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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동부전선이 삐걱대던 시절의 일이다. 히틀러가 집무를 보던 도중 파리 한마리가 날라들어 시끄럽게 굴었다.
히틀러는 주변에 있던 장교에게 파리를 잡으라고 시켰다. 그러자 장교가 답했다.

"총통 각하, 그건 루프트바페가 할일입니다. 보십시요. 저놈은 날개가 있고 날아다니지 않습니까?"

몇일 뒤 그 장교는 동부로가는 군용열차에 몸을 실었다.
히틀러에겐 그 개그가 어지간히 재미없었던 모양이다.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은 프리츠 다르게스(Fritz Darges), 히틀러의 무장친위대 부관이었던 인물입니다. 프리츠는 1940년 히틀러의 보좌관이 됬었고 1942년부터 "늑대굴"에서 근무했습니다. 프리츠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히틀러의 신임을 얻었고, 그와 마치 가족같은 분위기로 지냈다고 합니다. 실제로 에바 브라운의 여동생이 프리츠에게 수차례 호감을 표했기 때문에 "정말로" 총통의 가족이 될수도 있었겠죠.

<프리츠 다르게스 무장친위대중령>


하지만 그 가족같은 분위기는 단 한마디의 실없는 농담으로 무너지고 맙니다. 1944년 7월 18일, 늑대굴에서 전략회의가 진행되는 도중, 파리 한마리가 날라 들어, 이리저리 날라다니면서 회의를 방해한거죠. 화가난 히틀러는 프리츠에게 파리를 죽이라고 명령했고, 프리츠는

"총통각하. 저놈은 날개가 있고 날아다니지 않습니가? 그러니 저 친구가 담당할 일이죠."

라면서 루프트 바페 보좌관 니콜라우스 폰 벨로우(Nicolaus von Below)대령을 지목하죠.

이 섹꺄... 내가 그래도 대령인데 이 짬밥에 파리 잡으랴?
 

 

그러나 히틀러는 별로 농담을 들을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너같은 새끼는 동부전선으로 가버려!"

결국 프리츠는 정말로 동부전선으로 발령나고 말았죠. 짬밥과 총통의 심기를 거스른 죄로 말이죠.

히틀러: 이 색꺄, 요즘 같은때가 그런 농담이 나오냐? 동부전선에서 함굴러봐야 정신차릴래?
프리츠: 아니 그게 분위기가 너무 험악하길래...



하지만 어떤면에서는 오히려 그에게 다행이었습니다. 그가 떠나고서 몇일뒤, 슈타우펜베르크 그룹의 히틀러암살시도가 있었으니까요.



프리츠 다르게스는 2009년 96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야 겠지만... 그가 최후까지 홀로코스트가 옳은 판단이었다고 믿는 인물이었던 만큼, 별로 그러고 싶진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