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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2 23:22

대하 판타지 -해적-

조회 수 528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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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도라의 해적-

 

 

과거 융통성 없는 페틀리아 제국이 몬도라의 해적들을 정벌하기 위해 전쟁을 벌인 때가 있었다.

6년 동안 지속된 이 소모적인 해전들은 페틀리아 제국이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없다. 페틀리아의 함대들은 놀랍게도 섬하나는 커녕 상륙조차 한번 못하고 6년 간의 기나긴 해전을 패전으로 마무리 지었다.

 

당시 가장 발달한 화포기술과 거대한 함대를 가지고 있던 페틀리아가 어떻게 일개 해적단 조차 이기지 못했는 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당시 처음 몬도라스 섬의 해적왕에게 선전포고-사실 몬도라의 해적단들에게 선전포고를 했다는 것이 더 정확하지만-를 했을 당시 몬도라스는 힘들겠지만 주변의 소규모 해적단들은 쉽게 무너지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선전 포고를 선포한 첫 해 페틀리아의 해적 정벌을 맡은 제 3함대는 제국과 가장 가까운 '피놋('P'nout)'섬 조차 상륙하지 못했다.

 

그들이 자랑하는 긴 사거리의 함포는 야간에 불빛 하나 보이지 않고 다가오는 해적선들에게 무용지물이었으며,

백병전은 아무리 잘 훈련된 해군이라 할지라도 바다 그 자체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해적들에게는 당할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특히 해적선은 배에 비해서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돛을 달고 다녔는데, 몬도라 해역 특유의 강한 바람은 그들의 배를 누구도 따라잡지 못하게 만들었다.

 

또한 빽빽한 섬들은 하나같이 높은 산과 절벽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그로 인하여 바람길이 생겨났다.

그곳이 자신들의 집인 해적들은 바람길을 잘 알고 있었다.

 

무거운 함포를 가득 실은 제 3함대의 함선들은 그 몸집에 비해 작은 돛을 달고 있었고, 바람길을 알지 못하여 역풍을 맞아 난감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특히 섬과 섬사이에는 치명적인 암초들이 숨겨져 있었기 때문에 큰 배가 드나들기 좋은 조건이 아니었다.

3년 동안 수많은 함선들을 잃고서야 제 3함대는 이 전쟁에서 물러나게 되었지만 페틀리아 제국의 황제는 억지를 부렸다.

 

"섬에 발을 디디지 못한다면, 섬을 없애버리면 될 것을!"

 

이 한마디는 후세에 길이길이 남을 패전의 시작이었다.

 

페틀리아의 제 2함대는 '베크로트(Vaec-rot)'라는 함선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로 해변의 절벽위에 세워진 천연 요새들을 말그대로 박살내기 위한 함선이었다.

 

배의 선미 전체가 대포로 된 무지막지한 함선이었는데, 속도가 느리고 선회 또한 힘들며 커다란 대포 이외에는 아무런 무장이 없는-포탄을 적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공간이 필요했으므로-함선이었다.

 

하지만 일단 해상력이 장악되고 목표물이 충분히 사정거리에 들어오게 되면 실로 무자비한 포격이 시작되었다.

남대륙의 동쪽에 위치한 작은 군소왕국들은 해안의 거대한 절벽으로 인해 절벽 자체가 요새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제국은 바로 이런 목표를 파괴하기 위해 베크로트를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해적들과 전쟁은 해상력 장악이 불가능했다.

주변에 호위 함대들을 대동하고도 빠른 속도로 치고 빠지는 해적들 앞에서 베크로트는 눈뜬 장님일 수 밖에 없었다.

 

대다수가 대포한번 못 쏳아보고 달아나거나 장악당하기 일수였다.

빠른 속도로 접근한 해적선들은 선채에 구멍을 뚷고 달아나거나 대담하게 함선에 난입하여 백병전을 벌였다.

호위함들이 도망가려고 해도 워낙에 기동력이 없는 베크로트 때문에 함대 전체의 기동력이 굼뱅이 처럼 느려질 수 밖에 없었고 우왕좌왕 하다가 대열이 흐트러지기를 반복했다.

 

한번 건조에 1년이 걸리는 베크로트를 수없이 침몰시키고서야 제국은 이 전쟁이 무의미 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황제는 그렇게 3년을 더 버티다가 끝내 함대를 돌리고 말았다.

 

해상력의 상당수를 손실한 제국은 그 후 군소 왕국들의 침략에 바람 잘 날 없었고, 내부에서 공화파들의 등장으로 나라 전체가 썩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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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차매니아 2009.11.25 14:57

    페틀리아 제국의 틀을 시로 바꾸면 바로 페르시아 제국[퍽!]

  • 홍차매니아 2009.11.25 15:07

    그런건 중요하지 않고 흥미로운 설정이네요

  • 홍차매니아 2009.11.25 15:12

    범선 시대의 전함에 대해 중얼거리자면 18세기의 가장 일반적인 전함인 75문급 전열함은 건조하는데 3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 PORSCHE 2009.11.26 18:57

    페틀리아의 모티브는 남부 유럽입니다.

    예전엔 강력한 제국이었으나 소설의 배경에는 해적과 오랜 전쟁 및 재앙으로 쇠약해저 나라가 나뉘어졌죠.

    '베크로트'는 그냥 거대한 대포를 물에 띄운식이라고 생각하면 될꺼에요.

    대신 다른 무장도 없고 오로지 앞만 쏘죠. 대포만 만들면 다른 함체는 배처럼 건조만 하면 되니 대포 만드는데만 1년이 걸린 거죠.

  • 홍차매니아 2009.11.27 04:11

    .....갑자기 땜목 위에 탑재힌 투르크식 거대한 바실리스크 사석포가 생각나는 군요;

  • 태공망 2010.01.27 21:42

    아. 갑자기 스펜인의 무적함대를 잠재운 빅토리아 여왕을 도왔던 해적이 생각나네요. 그 해적이 누구였더라?;

  • Shine 2010.01.28 19:55

    빅토리아 여왕 기간에는 모르겠고 엘리자베스 1세 기간에 활동한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