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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될 수 없기에 시작된 인연, 글쓴이 : 발뭉

 
 우선 이전에 개인적으로 발뭉님의 소설은 메카닉물이 될 것이라 미리 들었던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은근히 기대했던 면도 없지 않아 있었죠. 제가 메카닉을 신봉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에 있어서 메카닉-그것도 로봇(robot)의 의미는 색다릅니다.

 그 이유로 첫째는 묘사의 난감함을 들 수 있습니다. 소설이란 그림이 아니지만 독자의 머리속에서 그림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작가의 임무이기도 하지요. 글을 읽으면서 독자가 머리속에서 그릴 수 없다면, 그 소설의 기타 요소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한들 효과는 반감되고 맙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쓴이 부터가 상상속에서 쓰기 시작하는 판타지는 웬만한 묘사의 힘을 갖지 않고서는 소설로서 힘을 얻기가 힘듭니다. 때문에 발뭉님이 메카닉을 과연 어느 정도로 세세하게 묘사할 것인지 자뭇 궁금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허나 아쉽게도, 메카닉의 묘사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메카닉의 비중보다는 캐릭터의 사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들 수 있지만, 위에서 말했던 대로 상상에서 시작된 작품은 그만큼 묘사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 작가조차 상상속에서 만들어낸 것을 독자가 아무런 재료도 없이 받아들이기는 힘들기 때문이죠. 

 둘째로 스토리입니다. 응모작은 고작 3편 정도만 받기 때문에 스토리를 모두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메카닉하면 떠오르는 단 한 가지 루트의 스토리 말고-흔히 용자,영웅물-어떤 이야기를 끌어낼 것인가? 였죠.

 아직까지는 쉽게 알 수 없었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메카닉 자체보다는 캐릭터의 비중이 높아보였습니다. 그래서 가볍게 예상할 수 없고, 일반 소설과 같이 인물간의 갈등 구조가 기대되는 형식인 것 같았습니다. 여기에 메카닉의 액션성을 확실히 가미할 수 있다면 갈등 구조의 효과적인 표현만으로도 재미를 증폭시킬 수 있는 요소가 보였죠.

 묘사의 정확성을 보강하고, 직설적으로 작가의 생각을 드러내기 보다 소설의 육중한 무게감으로 뜻을 전할 수 있는 간결한 문장을 연습한다면 메카닉도 무리없이 소화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신. * 이건 비단 메카닉만의 문제가 아니라,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으신 분들은 알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머리속에서 창조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그릴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읽는 독자는 갈피를 잡기 힘듭니다. 이건 독자에게 상상의 자유를 주는 수준을 넘어서 작가가 원하는 바 자체를 보여줄 수 없는 정도의 방임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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