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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mson more , 글쓴이 : 에루


  물음표의 포인트, 이것은 소설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Cirmson more(이하 Cm)에서 작품의 특성상 저는 이 요소를 얼마나 잘 살렸는 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점에 있어서 독자가 궁금하게 만들 것이며 무슨 열쇠를 쥐어주고 퍼즐을 풀 수 있게 해줄 지 말입니다. 응모작들은 대개 서두로 볼 수 있는 부분만 올라오기 때문에 정확한 열쇠의 용도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적어도 그렇게 활용될 수 있는 조건이나 상황 또는 물건 등을 볼 수는 있었습니다.

  소설에서 설명은 줄이면 줄일 수록 좋습니다. 물론 시와 비슷한 수준까지 소설을 줄이면 그건 서사가 너무 약해져서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죠. 때문에 서사는 적당한 정도로 감추는 것이 요점입니다. 반대로 장면의 묘사는 자세하면 자세할 수록 잇점이 됩니다. 그런 면에서 Cm은 묘사의 자세함이 아쉬웠습니다. 에루님께서 글을 쓰실 때 머리속에 장면을 상상하고 그걸 설명하는 식으로 문장을 풀어나가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음부터는 장면을 그렸다면, 그 장면을 설명하지 말고 장면 그대로 보여주시면 됩니다.

  ex ) 그때 코트 장 앞에, BMW가 멈추어 선 다음, 한 명의 남자가 나왔다. 그 남자는 딱 보기에도 '집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집사의 이미지와 비슷했다.
  -> 테니스 코트 앞에 검정색 BMW가 멈춰섰다. 운전석에서 백발의 노인이 발을 내린다. 차 밖으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노인은 곧게 다림질 된 검은 양복에 코 끝에 살짝 걸치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한 쪽 팔은 그대로 늘어뜨린 채, 다른 팔은 직각으로 접어서 분홍 양산을 걸어두었다.

  예제는 예제에 지나지 않으므로, 반드시 저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점 숙지 해주시기 바랍니다.

  본의 아니게 예제까지 쓰게 되어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크림슨 모어를 읽으면서 크게 느낀 점은 작가의 지나친 개입은 재미 자체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감추고 또 감추고 다시 감추고 덮어두는 그런 수많은 비밀의 자물쇠로 이루어진 시나리오가 좋은 것만도 절대 아닙니다. 다만 최소한 독자가 읽으면서 가볍게 머리속에 그려볼 수 있는 정도의 자유는 있는 것이 좋습니다.
 
  묘사는 많이 아쉬웠지만, 서사를 편성하는 부분은 중반 부분부터 좋았습니다. 사실 글을 시작할 때 서두가 가장 힘들므로 다들 고생하실거라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시성의 학교에서 장면은 없어도 상관없는 장면이었지만, 그 뒤로 테니스코트 장면부터는 인물의 등장과 설명에 있어서 후에 어떤 이야기가 나타날지 적절히 생각해볼 수 있도록 배치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음부터는 대명사(소녀, 소년)를 쓸 때 문단 내에 명칭을 통일 시켜서 헷갈리는 일이 덜 하도록 하면 좀 더 톡톡 튀는 서사를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추신. 응모작들에 대한 감상에서는, 시나리오의 전반적인 얘기는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으므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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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루 2007.09.01 15:35
    으음.. 따끔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잘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개입이라는 부분에서는 뭔가 와닿지가 않습니다.
    그 부분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뭐랄까, 저도 저 모르게 해버리는 부분에 해당되니까요, 작가의 개입이란..;;

  • 도톨묵 2007.09.02 17:13
    cf) 잠이 많은 잠자는 시성은 왠만한 소리에는 반응을 하지 않아서 설치된 고육지책이었다.

    - 이 부분이 작가의 설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냥 시끄럽게 울려대는 자명종 시계를 시성이 코를 골면서 발로 걷어차는 묘사 정도로 해도, 독자는 '이런 놈이구나.' 라고 볼 수 있게 되죠. 걷어채여진 자명종은 꺼지고 옆의 깨끗한 자명종이 어떤 방식으로 시성을 깨우는지 묘사하면 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