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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한명의 혼혈아가 있었다. 바로 하인즈 워드였다. 미국 슈퍼볼의 영웅으로 귀환한 그를 보며 많은 이들은 이제까지 한국 땅에서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졌던 혼혈 차별에 대해 뒤돌아보게 됐다.(물론 뒤돌아보고 끝났다. 워드가 다시 혼혈아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들기 위해 돌아 왔을 때에는 처음만큼의 반향이 없었다. 원래 한국인이 냄비 기질이 있지 않은가?)

지금 이 시점에서 하인즈 워드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그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그의 부친 역시 주한미군 소속이었다. 이 땅의 혼혈아들 중 상당수는 주한미군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아니 인연의 시작 자체가 주한미군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주한미군 뿐만 아니다. 창녀를 뜻하는 미국 속어 hooker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남북 전쟁 당시 북군의 장군이었던 후커 장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후커 장군은 부대의 사기 유지를 위해(?) 위안부들을 부대 후미에 달고 다녔던 것이다.

미군…아니 전 세계의 군인들은 여자들이 없으면 전쟁을 못하는 것일까? 일본에게 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우리나라도 6·25때 위안부를 운용했고, 월남전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은 파월 한국군을 위한 위안부를 검토했던 적이 있었다. 과연 군인들은…특히 전 세계를 무대로 싸우는 미군은 여자들이 없으면 전쟁을 못하는 것인가? 전쟁을 위해 타국에 주둔할 때마다 어김없이 그 ‘씨’를 뿌리는 미국…이들이 ‘씨’를 뿌리지 못했던 전쟁은 있을까? 오늘의 주제는 미군이 여자 없이 전쟁을 치렀던 거의 유일한(?)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각하! 크…큰일 났습니다!”

“뭐야 또? 이번엔 또 뭐가 문제인데? 나 지금 골프 치러 가야 하거든? 중요한 거 아니면 다음에 보고해라.”

“그…그게 후세인 그 미친노무시키가 결국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뭐?”

“이라크 놈들이 쿠웨이트를 따 먹었다구요.”

“그게 어때서?”

“그게 어때서라뇨! 당장 기름값이 뛰는데요! 이라크 놈들 가진 석유에 쿠웨이트 석유까지 합치면…”

“흠…어쩌지? 일단 골프 치고 와서 생각하면 안 될까?”

“그러다가 대통령 자리에서 떨어지는 수가 있습니다.”

1990년 8월 2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바로 옆에 있는 쿠웨이트를 침공하게 됐다. 그 이후는 독자 제위들도 잘 알다시피 미국과 함께 ‘기름값’을 걱정하는 수많은 나라들이 연합해서 후세인을 다구리 놓고, 쿠웨이트를 다시 원위치로 돌려놨다. 이런 뻔한 이야기는 그때 당시 전쟁 생중계를 해준 CNN을 떠올리면,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이야 이미 승부가 결정 난 상황이었지만, 이때 미군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하나의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병사들의 ‘섹스’였었다.

“이거 참…아무리 생각해 봐도 방법이 없어. 야 네들 뭐 뾰족한 수 없냐?”

“……”

“그냥 뭐 애들한테 미수 수(手)하고 놀던가, 독수리 5형제의 도움을 받아서 혼자 해결하라고 하는 방법 밖에는…”

“야 그게 말이 돼? 아무리 우리 애들이라지만, 이것들 순 꼴통시키들이잖아! 고등학교라도 제대로 졸업한 놈이 몇이나 되냐? 반 이상은 고등학교 중퇴한 놈들인데, 이것들 보고 딸딸이나 치라고? 미쳤냐? 걔들이 머리에 총 맞았냐? 그것들은 머리를 무게추로 달고 다니는 놈들이야. 생각이 없어 생각이! 그냥 시키면 시키는 거나하고, 여자다 하면 덤벼들고…그게 다라니까!”

“에…그럼…어쩌죠?”

“당장 사우디아라비아에 우리 쪽 병력만 55만 명이 깔릴 예정인데…이것들은 완전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라니까…”

“뭐…애들 보고 업소를 사용하라고 하면…”

“여기 업소가 있냐? 여기 사우디아라비아거든?”

“없으면 만들면 되잖아요? 안되면 되게 하라!”

“머리 심고 시작할까? 그게 되면 내가 이런 고민 하겠냐? 여기는 사우디아라비아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냐? 사람이면 말귀 좀 알아먹어라!”

그랬다. 당시 미군이 주둔한 지역은 이제까지 미국이 접해보지 못했던 곳이었다. 이슬람의 본산지…메카와 메디나라는 성지를 가지고 있고, 이슬람 세계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였던 것이다. 만약 여기서 까딱 잘못했다간 10억 이슬람 신도들의 공적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 미군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그러니까…술도 안 되고, 여자도 안 되는데, 날씨는 무쟈게 더운 이 땅에서 우리 병사 55만 명을 사막에 던져 놓으란 소리인데…”

“폭동이죠.”

“…어떻게 사우디 애들 하고는 말 좀 섞어 봤어?”

“절대 안 된답니다. 성지를 더럽힐 순 없다면서 길길이 날뛰던데요?”

“이것들이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개념이 안 잡혀있는데…이것들을 그냥 확!”

“솔직히…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는 모르죠…”

그랬다. 이 당시 미군은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몰랐다. 물주가 사우디아라비아란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지만, 미군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쟁터의 지휘권을 다른 나라와 나눴던 것이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동등하게 수평적 지휘권(Parallel command)을 행사했던 것이다. 아직도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건네준 상황인 한국군을 생각하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미군은 창군 이래 최대의 난관(?)이라 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둔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술과 여자 없이 전쟁을 치러야 하는 미군…사우디아라비아는 절대로 이 두 가지는 허용할 수 없다는 상황에서 미군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가 들려왔으니…

“슈워츠코프 장군님! 사우디 이 호로자식들이 성경책을 반입하지 말랍니다.”

“뭐? 성경책을? 그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야?”

“그게…알라의 땅에 기독교의 성전이 들어오는 게 말이 되냐고…”

“그래서?”

“병사들한테 나눠줄 성경책이 그냥 묶여있습니다.”

“휴…민간 항공기말고, 군용 수송기편으로 보내라고 해! 우리 기지 쪽으로 보내면 되잖아!”

초반부터 꼬장꼬장하게 미군의 딴죽을 거는 사우디아라비아. 분명 갑은 미국이고, 을은 사우디아라비아였지만, 상황은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그러니까…에 또, 우리 쪽 병사가 사고를 칠지도 모르니까…미리 사고 수습방안을 이야기 해봅시다.”

“그럽시다. 말해보슈.”

“에또…우리 애들이 술을 좀 많이 마시는데…”

“술은 절대 금지!”

“아니 맥주 정도는…”

“알코올 금지!”

“…그럼, 일단 여자 문제인데…원래 이 동네에는 ‘업소’가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우리도 최대한 우리 애들 단속 할 테니까, 만약에…진짜 만약에 우리 애들이 사고를 치면, 어떻게 되는 거요?”

“사고란 게…성폭행?”

“뭐 그렇겠죠?”

“그럼…거시기를 잘라야지.”

“…뭐 어떻게 안 되겠어? 그래도 네들 도와주겠다고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거시기 자르는 건 좀 심했다.”

“그럼 안하면 되잖아?”

“아니, 그럼 업소를 만들어 주던가!”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룸살롱을 짓겠단 소리야?”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 한참 혈기왕성한 애들인데…어떻게 좀 안되겠냐?”

“흠…”

“좀 봐주라.”

“그럼 이렇게 하자. 우리도 꾸란을 어길 수 없으니까…만약에 너네 애들이 사고 치면…최대한 빨리 그 병사를 너네 나라로 보내라. 우리가 자르기 전에, 대신에…우리 쪽 사고여성은 우리가 알아서 해결해 줄게. 됐지?”

“오케이! 생큐 베리 감사!”

이렇게 해서 대충 성폭행 사후 대책까지 수립한 미군과 사우디아라비아군 수뇌부. 그러나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술이야…지들이 아쉬우면 만들어 마시던가 할 텐데…여자는 어쩌지?”

“뭐 없으면 안하겠지.”

“그게 말이 되냐?”

“없으면 지들이 알아서 구하겠지.”

“사우디 애들은 안 되잖아!”

“사우디 여자만 여자냐? 우리한테는 G.I 제인이 있잖아.”

“!”

그랬다. 이 당시 미군의 총 병력수는 55만명, 이들 중에는 여군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데, 그 수만 3만5천이었다.

“아하! 하긴 여군도 여자지…그런데 그게 또 그렇잖아. 얘네들끼리 눈맞아서 임신이라도 하면 전투력이 상실할 텐데…”

“확실히 피임을 시켜야지.”

‘업소’가 없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한 미군은 이 상황에서 무려 775,000개의 콘돔을 보급했다. 쓸 일도 없는데 이 정도의 콘돔을 보급한 이유가 무엇일까?

“제시카 일병…우리 같이 경계근무 서러 가지 않을까?”

“에…저는 4번초인데요.”

“후후, 우리 밀도 있는 다이알로그를 나눠보자고…”

당시의 이런 상황을 잘 보여주는 일례가 있는데, 90년 9월 걸프지역에 왔던 미 해군 보급함 아카이어호의 예가 그렇다. 아카이어호의 총 남자수가 890명, 여자가 360명이었다. 여기서 임신한 여군이 36명이나 되었다.(여자 총원의 1/10) 이들 중 9명은 출항 전에, 5명은 다른 배에서 왔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22명은 임무 중에 애를 만든 것이다.

걸프전이 끝나고 나서 미국의 여성단체들은 대대적으로, “이번 걸프전은 더 이상 미군이 윤락여성 없이도 잘 싸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전쟁이다!!”라면서 성명을 발표했다. 그때 미국의 또 다른 한쪽, 바로 미군 군병원에서는 ‘Baby storm’작전을 펼쳐야 했다. 미군의 군의관들은, “사회에 있는 가임기 여성들의 출산율하고, 비슷한 수준이다! 지극히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이다!”라면서 여군들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 항변했지만, 미군이 ‘업소’ 대신에 자신들 곁에 있는 여군들을 택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남의 나라 여자가 아니라 자기 나라 여자를 택했다는 점 하나만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