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유리 구두 한 짝


외로운 유리 구두 한 짝이 있네.
짝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구나.
수많은 신발들 중 너와 맞는 신은 하나 없네.
유리 구두라 생각했던 수많은 신발들이
다가갔던 너를 메몰차게 돌아버리는구나.

이런 걸 사랑이라 하지 마라, 쪽팔린다 유리 구두여.
오로지 너의 짝을 찾으라.
언젠가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너의 주변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아직 그대의 주인이 그대와 다른 신을 신은 적은 없다.
‘처음’을 소중히 알라, 유리 구두여.

누가 짝짝이 신을 신겠는가.
그러니 너는 너의 짝을 찾기 힘든 것뿐이다.
너의 주인은 너의 짝을 찾기 힘들어서 다른 신을 신고 밖을 나갈 뿐이다.
너의 주변에 짝지어진 수많은 신을 부러워 말라.
너는 유리 구두다.
너의 주제를 알라. 그대는 다른 신과는 다르다네.

찾기 힘든 희귀한 신발, 그대 유리 구두여.
그대가 외로워도 언젠가 그대가 짝을 찾는다면 그 어떤 신보다 아름다울 것이네.
그러니 그 때를 기다리게.
그대는 어떠한 신 한 쌍을 봐도 부러워하지 않고 우쭐할 날이 있을 것이네.

짝짝이 신발을 신지 않을 걸 다행히 여기게.
유리 구두는 다른 신과 같이 신으면 쪽팔리다네.
유리 구두여 또 다른 유리 구두를 찾게.
다른 신을 보고 부럽다 하지 말고 기다리게.
그대의 짝은 언젠가 나타날 것이네.

찾기 힘든 유리 구두여.
유리 구두여.
유리 구두여.
기다리는 게 힘들어도 참으시게.
인내의 대가는 그대의 짝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