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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04:14

인터넷과 글에 대해...나는?

조회 수 166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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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이라함은 학교 국어시간에 배우길 신변잡기라 하였다.

신변잡기라. 한자 그대로 몸 근처에 일어나는 잡다한 일들을 적은글. 이란 뜻 아닌가.
내가 이 글을 적음에 수필이란 제목을 단것은 마땅히 적을 공간도. 마땅히 적을 주제도 없었음이고.
내가 적는글이 수필이 아닌 이유는 난 방망이 깎는 노인을 만난적이 없다는것.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오만 새벽에 키보드를 깔작거리는 이유는 단지 뭔가
적고싶은 기분에서 더이상 벗어나지 않음에 슬플 따름이다.

나름대로.. 뭐.. 20도씨나 전민희씨에 비하면 글이란놈을 접한지도. 세상을 산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만.
내가 내할말 다하고 살겠다는데(사실 이렇게 살기 힘듦이 엄연한 현실임에도.)누가 뭐라 할것이며.또 누가 막겠는가?

처음 이놈이 글을 적은건 아마 하이텔 무림동일게다.

이 무지한놈에게 그건 충격이었다. 나름대로 신선한..
아무렇게나 막 적어진 글들. 버젓히 소설이나 시 따위의 제목을 달고 있지 아니한가?
왜 난 그 글들을 읽으면서 이상한 기분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이상한 기분이 어떤거냐..? 글쎄.. 이상한 기분이 치과 가야할것 같은 기분이 아닐까?

아.. 그 손에 든 돌이나 칼. 망치. 렌치.몽키스페너. 쇠파이프 따위는 내려놓기 바란다.
거기.. 채찍과 초를 든 당신은 뭔가?
안타깝지만 본 타자에게 그런 요상한 취미따윈 없단걸 미리 밝히지 못한게 안타까울 뿐이다.

각설하고..
여태까지 글이란건 딱딱하고. 무겁고. 펴면 잠오고. 또 무거운것이었다.
무거운것? 국어사전을 들어보라. 그래. 무겁지 아니한가?
인터넷이란 공간에 글이란녀석이 쓰여지기 전에 다가오던 글의 이미지는 딱 그거였다.

타자가 존경해 마지않는 소설가 이외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원고지 파먹고 살려면 굶어죽을 각오부터.!"

그래.. 저런거였다. 굶어죽을 각오하고. 말 그대로 9평 골방에 갇혀서 담배 수십보루와
바퀴벌레나 쥐 따위와 친구하며 적는게 글이었다.

하지만 요즘세상에 누가 그렇게 글을 적는가? 적어도 따듯한 집에 앉아서 (뭐.. 개개인따라 추울수도..)
모니터 앞에 앉아 담배한대 꼬나물고 키보드만 두드리면 얼마든지 글이 적히지 않는가?

글쎄.. 그때 하이텔 무림동에서 본 그것은.. 심하게 표현해 마치 도색잡지를 보는듯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이놈의 인터넷 문학이란게 우리나라사람의 심리를 그대로 표현하는것 같다.
인터넷이란 공간이 정직하디 사기틱해서. 정말 때때따라 색이 변하고 향기가 변한다.

월드컵때는 온통 붉은물결이 넘실거린다든지. 모씨의 이라크 참수때는 검은빛으로.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계절따라 물른 흰색에서 푸른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문학역시 지 맘대로 방향이 틀어진다.
무협이 주류더니. 판타지가 주류가 되고. 그다음은 인터넷 소설이란다.

인터넷 소설이라.. 사실 타자가 존경하는 인터넷 소설 작가 몇몇분을 빼고
대표적으로 귀여니양의 글들. 자기 마음대로 적은 글의 효시라 할수 있겠다.

어디가서 내가 인터넷에 글쓴다는 말 잘 하고다니지도 않지만 타자 근처의 지인들은 타자의 유난으로 인해
익히 알고있다. 특히  타자가 중학교때 국어 선생님과는 지금 졸업한지 6년이 다되어가는 요즘도 가끔가다
차를 마신다든지. 영화를 보러 간다든지 할정도로 친분이 두터운고로..
(허참.. 그선생님.. 올해로 32살이구만.. 결혼해야 할텐데.. 인제 노처녀 반열에 들어가는데..)

어찌 그 선생님이 아셨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귀여니가 누구냐.?"
귀여니라.. 한마디로 말해서 -_- 가 아닐까?

우리나라 인터넷 소설의 선두주자....? 가벼운 비웃음 하나 날려본다.

훗.


아.. 글을 끝낼 무렵에 즈음해 하나 떠오르는게 있다.

타자가 글을 쓰면서. 혹은 읽으면서 가장 싫어하는 무리들이 있다.
정당한 태클은 환영이다. 얼마든지. 예를 들어 환상이 왜그렇게 잘생겼느냐 따위의 태클은
얼마든지 환영이며 언제든 답글이나 리플을 달아줄 용의가 있다.

왜 그렇게 연재속도가 느리느냐? 하는 태클역시 환영이다. 내 글을 읽어주고 있다는 반증일테니.

하지만 어줍잖은 태클. 대가리에 든거 없는 몇몇 강아지의 울부짖음은 듣지 않겠다.
이미. 판토피아. 올포유. 삼룡. 황금용. 무림동. 포에티카를 전전하며 갖은 태클에 시달려온 타자다.
이젠.. 태클 걸리면 일일히 답하는것도 지쳤다. 왠만하면 모니터 저편의 다른공간. 다른시간에
당신이 적은 태클을 읽고 열받아할 사람은 생각해주는게 어떤가?

다시한번 말한다. 강아지의 울부짖음은 즐! 이다.

세상에 사람이 두명이상인 이상 분쟁은 필요악. 그렇다면 기분좋게. 선의의 분쟁을 하는건 어떨까?


자.. 본론으로 돌아가서 모두 자기가 쓴 글을 뒤집어 들어 비평해보자.
내가 여태까지 적었던 글들은 과연 어떤 글인가? 국어사전인가? 아니면 -_- 인가?

글 쓰는 당신에게 묻겠다. 당신이 원하는건 쥐나 바퀴벌레랑 친구하면서 종이파먹는 원고지 기생충인가?
아니면 -_- 인가?
도색잡지나 평생 쓸것인가? 아니지 않는가?

한번 펜을 잡은고로 아마 죽을때까지 놓기 힘들것이다.
손에선 놓았어도. 머릿속에선 힘들것이다. 젊은 그대들이여 환영한다. 원고지 기생충의 무리에 합류한것을.


인터넷에 쓰레기를 오늘 또 하나 가중시킨 본 필자에게 돌은 던져도 좋지만.
제발 그 채찍과 초는 내려놓고.. 와주기 바란다. 솔직히 흥분된다.


자.. 그럼 다음에 또 보는 날까지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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