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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4 17:50

나에게 하고픈 말.

조회 수 25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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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이른 아침, 학교도 쉬는 일명 놀토.
나는 멍하니 앉아있다가 문득, 뭔가 떠오르려고 했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왠지 자신에게 심통이 나선 공부는 재낀체 약 한시간 거리에 있는 친구의 집으로 갔다.
그 친구는 반갑게 날 맞아주었다.
그러나, 그는 내 진정한 친구는 아니었다.
물론, 다가오는 사람에겐 기본적으로 친절한지라 나쁜소리도 안하고 충고도 해주며 친하게 지내지만. 그와 나는 유대가 있어보이진 않는다.
그는 새로나온 게임을 알려주며 자랑을 하다가 자신이 게임을 하는것을 보여주었다.
그것을 보고있던 나는 금세 질렸다. 같은 패턴에 같은 화면만이 반복되는 게임. 변하는 것은 시간뿐.
잠시 시계를 들여다 보던 나는 그의 집에서 일어났다.

"미안,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아."

그렇게 말하자 그는 씨익 웃으며 날 배웅해준다. 손에는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게임화면이 떠있는 포터블 게임기를 들고서.
그곳에서 나온 나는, 그나마 여지껏 사귄 친구들 중에서 좀 나은 녀석을 찾아갔다.
그러나, 그날 깨달았다. 그녀석도 나의 친구는 아니었다.
그는 살갑게 미소짓고 나를 잘 대해주며 간간히 먹을것도 잘 챙겨주었지만, 내가 그의 부모님에게 워낙 좋은 인상을 심어준걸 이용해 놀 뿐이었다.
충고를 해줘도 흘려듣는데다가 자신이 필요할때만 날 찾아왔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넘어간다. 그도 그럴게 처음 들렸던 친구 집에서 여기까지도 한시간 거리였던 것이었다.
아직 버스가 끊길 시간은 아니라 갈까 싶었지만, 친구의 부모님이 자고가라고 타일르셔서 그냥 친구와 예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집으로 출발하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이 근처에 다른 친구가 있다는 걸 생각해내고 그곳으로 향했다.
그는 전에 만났던 친구들과는 달랐다.
내 예기를 경청하고 그에 대해서 확실한 답변을 해주었고, 나 역시도 그렇게 해주었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주고 있는 친구여서 가는 마음도 편했지만, 공고에 다니는 녀석이라 아르바이트로 나갔다고 하신다.
조금 침울해져선 집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걸터 앉아 아무렇게나 내팽겨친 책가방을 보았다.
내일까지 해야 하는 숙제가 있는 교과서와 문제집이 보이지만 무시한다.
잠시만 컴퓨터를 한다고 생각하고 컴퓨터를 킨 뒤 밤 늦게 방황하다가 컴퓨터를 켜둔 체 드러누워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그 다음날, 학교에 가보니 같은반 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은 단순히 아는 사람일 뿐이었다.
상대가 나를 알려고 오지도 않았고, 내가 상대를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지독한 단절감이 나를 외롭게 하지만 애써 무시한체 할짓없이 책이나 본다.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고 혼난다.
매를 맞으면서, 숙제는 해야지 하지만 이게 몇번째 생각인지 이젠 떠오르지도 않을 만큼 흔한 생각이기에 피식 웃어버린다.
집에 돌아왔다.
문득, 나는 토요일 아침에 떠오르려던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걸 알 수 있었다.
나는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다른 누구에게도 아닌, 나 자신에게.

'너는 과연, 남에게 있어서 친구하고싶은 사람이니?' 라고...


                                                                                       -fin

p.s : 문득 떠올라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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