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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7 23:13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조회 수 45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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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버스,지하철. 항상 이 두 가지를 애용하는 나로선 어느 쪽을 더 선호하는가 하면, 당연히(?)..버스다. 빠르기는 지하철이 더 빠르지 않냐, 라고 한다면 그건 맞는 말이다. 시간 절약면에서 우위다. 요금 차이도 안 난다. 실제로 학교 왔다갔다할 때 주 교통편은 지하철이다. 
 하지만 어떤 날에는 굳이 버스를 탄다. 의자에 앉든 바닥에 서든 '창 밖만 보이면' 아무래도 좋다. 시각의 탈출구랄까 뭐랄까. 혹시 지하철을 한 번이라도 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조금만 지나면 눈꺼풀이 천근만근이 되고, 거기에 굴복해버리거나(이런 경우에 내릴 역을 놓치면 상당히 곤란하다), 이겨보고자 슬쩍 꿈틀거려보기도 하고, 눈을 괜시리 맞은 편에 앉은 사람에게 두다가 이리저리 굴려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문득, 창문 밖으로 시선이 나가는 순간. 뭔가 떠오른 적이 있는가? 나 같은 경우에는..무기력하게 눈을 껌벅이며 땅굴을 기어다니는 두더지가 된 기분이었다. 자신만이 겨우 통과할 정도의 길만 뚫어놓고, 그저 앞뒤로 움직이는 일에만 열중하는 나. 옆을 천천히 둘러볼만한 약간의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걸까.
 이쯤되면 왜 버스를 더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창 밖의 풍경,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수도 있는, 마치 따로 움직이는 별개의 공간인 듯 뒤로 휙휙 흘러가기만 하는 모든 것들. 하지만 이 모두가 사실은 내 스스로가 그렇게 찾아다니려고 애쓰던 하늘색 쪽문이었던 것이다. 가끔 시간이 촉박함에도 불구하고 버스를 고집해서 탔던 건, 어쩌면 은연중에 내 이면의 영혼이 '한 번쯤은 쉬어가자'하고 탈출구로 인도해줬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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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리오네트〃 2007.05.23 21:19
    이런 수필들에 답글이 안달리니..

    약간 슬프네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