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09.08.30 19:09
09.8.30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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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탔다
약간의 온기도 남아있지 않은 카드 판독기는
찢어지는 괴음만 내뱉았다
빈 자리에 무너지듯 털썩 주저앉고
창 밖만 물끄러미 내다 본다
창문은 자신의 역할을 다 하는건지
오후의 햇살이 따갑다
하지만 그 따가움도 제대로 느끼기 전에
태양은 일순간 가라앉는다
떠있던 자리에 멍하니 시선을 내버려두고 있으니
허겁지겁 제자리를 찾는다
도처에 깔린 그림자의 늪에 가려져
수십 번의 일출과 일몰을 반복하는 빛바퀴
빛조각은 얼굴에 닿았다 멀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