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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4 14:18

無題2

조회 수 2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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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구부려서 평평하게 한 채로 팔은 이쪽에 다리는 건너쪽에 두고 있었다 반대일지도 모르겠다 팔이라 믿는 곳을 조금씩 디뎌 올라갔다 군데군데 페인트가 벗겨진 곳에 시뻘겋게 핏자국이 들어있었다 회색빛 각진 피부는 거칠거칠해서 발이 미끄러지지 않았다 등 위에 올라서자 가로등 두어 개가 철심처럼 등을 깨고 파고 들어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박힌 자리를 쓰다듬어본다 사방팔방 풀뿌리처럼 뻗은 균열 사이에 어제 내린 빗방울들이 고여있다 이 풀뿌리들은 물을 먹지 못하는구나 일어서서 심호흡을 했다 半공중의 공기였다 땅의 공기는 너무 진득해서 숨이 막히고 하늘의 공기는 너무 옅어서 답답하다 등의 어딘가로 뱉어내는 한숨에는 적당한 습기와 적당한 외로움이 섞여있다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 오래되었다 쓰레기조차 없었다 하나의 쓰레기덩이로라도 남을까 했지만 이미 중력에 질질 끌려 내려간다 지구의 중력이 아니다 다리를 내려가는 다리가 습기를 잔뜩 먹어 무겁다 멀어지는 발이 한숨을 내쉰다 습기 빠진 외로움이 섞여나왔다 녀석의 한숨과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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