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09.11.18 20:17
09. 11. 18. 無題.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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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걸음을 멈춰버렸다
각각의 가로수, 두 개의 소실점
곧게 이어진 길을 사이에 두는 평행원리
길은 좁혀질 생각이 없는 것 같고
가로수는 끝없이 이어진다
소실점은 끝없이 멀어진다
그 두렵도록 무거운 사이의 공간
깨버릴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침묵은 다시 걷고
잠시 비틀거리더니 한쪽 가로수에 기댄다
어느새 빛은 꽤나 가까운 뒤에 와 있었고
그림자는 조금씩 천천히 자라난다
어딘가로부터의 소실점일지도 모를 여기와 저기
그림자가, 닿았다
지나가던 바람이 뒹굴던 낙엽을 데려와서는
그 약간의 휘어짐을 그림자의 얼굴에 살며시 얹었다
집어올렸다
낙엽은,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