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너머 벚나무 잔가지에 이는 바람에
저의 코 끝도 발갛게 시었습니다.
오늘도 적막이 쌓인 골방에 웅크리고
겨울비를 몸 속에 적실 당신,
안타까움과 그리움에 저는 흐느끼고 말았습니다.
하늘을 거슬러 오르는 잿빛 무리들에게
하나 하나 사연을 보내어 안부를 여쭙니다.
그들에게 여비를 보태지 못한 까닭을 헤아려
당신이 곡식 한 움큼만을 맥여 돌려보내주세요.
당신이 전송할 안부에 미리 서글퍼
제 코 끝은 겨울비 그치도록 시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