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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53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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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6일 새벽, 프랑스 랑빌

1.
암흑 사이로, 새벽의 완연한 암흑 사이로
가느다란 빛의 줄기, 검은 죽음의 솜사탕.
폭음이 귓전을 때린다.

안전인가, 위험인가.
뜻모를 초록 램프와 함께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암흑사이로
나는 모든 것을 초월한 채, 도약한다.
내 삶의 도약이 되길 바라며.

-화악!

잠깐 동안의 무중력.
그리고 살을 에는 듯한 바람들.
상쾌하다.
삶도 죽음도 더이상 아무것도 아니다.
단지 상쾌하다.
나는 모든 것을 초월한 채, 즐긴다.
잠시 간의 쾌락을,
어쩌면 다시는 겪어보지 못할 그 쾌락을.

불덩어리가 되어 떨어지는 새들.
솟구치는 빛의 줄기.
죽음의 검은 솜사탕.

-아아악!

맨몸으로 바람을 느끼는 공군장교.
바로 여기가 지옥인가.

2.
골목마다
스텐 기관단총의 속사음이 들끓고
골목마다
백린의 섬광이 명멸한다.

어두운 새벽안개 사이로
대검이 맹호의 안광처럼 번뜩이고
어두운 새벽안개 사이로
야전삽이 흙 대신 피를 탐한다.

탄두는 인간의 피와 살을 파먹고
백린은 산소와 단백질을 연료삼아 맹렬히 산화한다.
대검은 살가죽을 훑어내리고
야전삽은 철모마저 무시한 채 머리를 쪼갠다.

솟구쳐 오른다, 피가.
맹렬히 타오른다, 살덩어리가.
삶도 죽음도 없다.
뒤엉켜 노는 지옥일 뿐.

그대, 원하던 것이 무엇이던가.
배수구로 흐르는 내장인가.
무수한 탄피의 무덤인가.
재가 되어버린 손가락인가.
박살난 장갑차의 파편인가.

대답은 없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언제나 그렇듯.......

거함의 지프 내달리는 듯한 포성과 함께
노망난 프랑스 노파의 비명도 그쳤다.
침묵.......

?
  • 루비 2004.12.27 20:12
    이런 시를 부르는 표현이 있었는데ㅡ.
  • SKEN 2004.12.27 20:40
    에 저도 그 생각을 하고 있는데ㅡ. 그 뭐라더라 -_-;
    문학 수업 시간에 배운건데 쩝
  • 카오스 2004.12.27 23:59
    표현이 느무느무 멋져요
  • Captain 2004.12.28 00:11
    어떤시??
  • 샤이넬 2004.12.29 15:44
    ...암흑...같네요.
  • Kropi 2004.12.29 17:48
    프롤로그같은..이런느낌 좋아한다는!!
  • 아누비스 2004.12.31 02:02
    이건....... 뭐드라? 메달 오브 아너 메뉴얼에도 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