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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7 20:01

두통

조회 수 126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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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빈 속에
추위만 들어앉아
부유浮流하는 생각들 대신하여
우두커니처럼
식은 커피처럼
아파한다.

지금 비록 내 머리속은 열병으로 가득해도
촛점없이 충혈된 것만은 개안開眼하여 시를 쓰자.

본디 머리로 쓴 시는 머리로 읽혀지고,
가슴으로 쓴 시라야 비로소 가슴에 읽히는 법ㅡ.

나는 아직 가슴에 감동을 지니지 못한지라
아둔한 머리로만
앞서 시를 적어
이토록 따뜻한 방에 이불덮고 앉아서도
무거운 머리의 체증으로 고생하나보다.

무거워,
고개 떨구고
손가락 끝에 피맺힌 자국이 문득
욱씬대고
또 아려온다.

머리는 잊겠다 하는데
여전히 가슴이 잊지 못하여
머리가 무뚝뚝한 가슴 대신하여 아파오나보다.

피흘릴 수 없는 내 정신을 대신하여
칼에 그인 손가락 핏덩이가
어리석은 머리 대신 피흘리나보다.

흐르며,
뜨겁게
시 쓰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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