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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0 12:16

버스를 두번이나 놓쳤는데.

조회 수 36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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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버스를 두번이나 놓쳤다.
한번은 내가 실수를 했지만 두번째는 주변인물들에 착오였다. 버스시간을 잘못알려준 것이었다. 내 마을에 버스노선을 모르는 것은 스스로가 한심 하지만 그래도 내 잘못이 아니라고 짜증을 내며 집에서 혼자서 모든걸 집어 던졌다. 짜증나고 모든게 다 더럽고 쓰레기 처럼 느겨졌다. 얼추 그렇게 십여분이 지났을까? 내 눈에 목도가 들어왔다. 난 나도 모르게 목도를 집어들고 밖으로 나갔다. 왠지 그렇게 하면 뭔가 상황이 나아질듯 싶었다. 밖으로 나가 목도를 휘둘렀다. 쌍수검법1번에서 12번까지 하고, 가볍게 기마자세를 잡고 기본기로 베기를 했다.

한번 도를 휘두를때는 정진을 위함이요,
두번 도를 휘두를때는 심성을 위함이요,
세번 도를 휘두를때는 분노를 날려버리며,
네번 도를 휘두를때는 증오를 무로서 돌려라.

관장님이 내게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신기하게도 짜증이나 그런게 맑끔히 날라갔다. 베기를 100까지 하고 잠시 목도를 내려 놓고 가만히 한르을 봐라봤다. 그러다가 천천히 주위를 둘러봤다. 아, 문득 세상이 참 맑게 보였다. 절로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버스를 두번이나 놓쳤는데, 화는 않나고 웃음만 나오니 내가 스스로가 미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심무명(無心無鳴). 마음이 없다면 눈물도 없다. 즉, 마음이 없다면 증오도 없을 것이요, 마음이 없다면 번뇌도 없으리라.
무명무제(無命無制). 목슴이 없다면, 막을 것도 없다. 즉, 죽기를 각오한 자에겐 더 이상 두려울게 없다는 뜻도 되겠지.
새삼 간단한 이치를 께닫는 아침이었다.












BYTOOLK
참고로 저 마음은 약 15분이 지나서, 버스를 3번째 놓쳤다는걸 아는 순간 증오로 돌변함을 알려드립니다.
?
  • ago 2005.01.20 13:17
    오타 6부분.
  • 태공망 2005.01.20 13:30
    음 어고씨. 악플은 그런게 아니에요 이렇게 해야죠

    "그래서 어쩌라고?"
  • ago 2005.01.20 17:56
    '작가 누구야?' 라고 하려다 참았음(푹)
  • 카오스 2005.01.24 15:52
    어고님 목도를 조심하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