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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9 00:52

[독백]외로운 유리 구두 한 짝

조회 수 45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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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은 한편의 절망의 시다. 하지만 끝까지 절망적인 건 아니다. 끝은 독자들을 위해 여운을 남기고 있다. 내가 살날은 많이 남았으니까. 아직 죽은 건 아니니까 여운은 남겨야한다. 빌어먹을 인생에 건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걸 보니 충격이 꽤 큰가보다. 언제 한번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노래나 실컷 불러야겠다. 내 빌어먹을 인생에 신께 감사드린다. Amen.
주말엔 기도나 드려야지. 망각의 선물을 주신 하나님 아버지. 존경하며 따르옵니다. 그대가 주신 인생 멋지게 살아보려 했건만. 죄송합니다, 나의 아버지시여. 위대하고 위대하신 하나님 아버지. 그대의 아들에게 축복을.
이번에도 잊어야겠다. 중학교 들어와서 몇 번째일까. 아무튼 잘 살아남겠지. 머리가 아프다. 이번에도 결말은 Bad Ending. 친구들아 박수쳐라. 나의 인생은 외롭고도 고독하도다. 세상아 건배해라 나를 나타내는 외로운 유리 구두 한짝. 그 한쌍을 찾기에는 너무나도 험난하고 고달프도다.
나는 유리 구두 한 짝. 다른 한 짝을 찾으려고 애를 써도 잘 안된다. 짚신에도 짝은 있다. 나에게도 짝은 있다. 다만 유리 구두이기에 찾기 힘든 것뿐이다.
나의 인생은 험난한 대기만성이다. 나는 그렇게 자부한다. 언젠간 크게 돼서 모두 앞에 당당히 설 것이다. 일단 공부부터 열심히 하고 소설도 열심히 써야겠지.
영민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백혈병에 걸리고서도 열심히 사는 그녀석의 모습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나의 그애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유리 구두 한 짝을 찾은 듯한 느낌을 조금이라도 주었으니까. 나의 모든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난 망각이라는 신의 선물을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샴페인을 터뜨려라, 언젠가 인생의 축복이 있을 때를 기념하여. 언젠가를 위해 샴페인을 터뜨려라. 거품이 쏟아져 나올 때 나의 기쁨도 쏟아져 나올 것이다. 친구들아 마음 속의 위로는 필요 없다 나의 인생은 외로운 유리 구두 한 짝. 눈물은 안 흘리겠다. 빌어먹을 세상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긴 싫다.
외로운 유리 구두 한 짝. 언젠가 짝이 있겠지. 나의 인생은 영원한 고독 속에 있네. 랄라라. 분위기와 상관없는 멜로디 한음. 작사 불명의 이 멜로디에 나는 경의를 바치네.
내 머리 속은 혼란의 바다. 세상의 지식도 못받고 있지만 내일이면 괜찮을 거야 내일이면 나아질 거야.
친구들과 함께 패드를 잡고 게임이나 즐겨, 그러면 언젠가는 잊혀지겠지. 언젠가는 잊혀지겠지….
외로운 나의 인생 위로 따윈 필요 없어. 그저 웃으며 즐겨. 속으로 통곡을 하겠지만.
웃어라. 웃어라. 웃어라. 주문을 외워
나는 웃을 것이다. 나는 웃을 것이다. 항상 웃어왔으니.
차가운 너의 눈빛 보고 싶지 않으니 친구들과 즐겨야겠다. 미성년자이니 술은 못 마신다.

건배, 나의 외로운 한 짝의 유리 구두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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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영민 2005.01.29 01:50
    뭐-ㅅ-; 열심히사는건아니라 그냥 포기하는듯이사는건데 ㅎ_ㅎ
    한번왔다가는인생 어차피 홀로왔다홀로가는인생,.
    짧고,덧없는인생에 연연할필요가있을까-ㅅ-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