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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4 23:54

이것은 심각한 고민입니다.

조회 수 18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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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고민이 생겼다.

간만에 써본 코믹판타지보기좋은날.
재미가없다. 쓰는 내가 빵빵터지지도 않고 다 쓰고 읽어봐도 재미가없다.
썰렁하기 그지없는 소금안쳐진 아몬드를 오두둑 씹었는데 오두둑 씹힐 거라 생각한 아몬드가 물렁하고 속안에서는 곰팡이가 핀 느낌이다.

쉽게 말해 틀려먹은 것이다.

뭐, 그따위 잉여 소설이 뭐 안써지는게 대단히 큰일이냐고 고민씩이나 해대냐, 바보냐? 하고 묻는다면 목소리 높여 그대에게 말해 보겠으니,

"이건 내 프라이드야. 내 존심이라고. 내 마지막 남은 멘탈이란 말이야!"

라고 외쳐보겠다.
글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재미없다, 재미없다는 생각만 든다.

"부족한게 뭐지? 소스가 뭐가 떨어진거야! 내 감이 뒤쳐진거냐!!!"

최악이다.
판타지를 쓰는 작가가 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개그 코드가 뒤떨어진 다는 것은, 웃음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최악을 넘어선 극악이다. 극악! 타르타로스 밑 바닥에서도 지하로 두바이를 꽂아 넣은 정도의 깊이로 극악이다.

생각해보자, 당신이 책을사서 보는데, 어쩐지 작가는 웃으라고 집어 넣은 부분 같은데 웃음은 커녕 비웃음도 안나고 무표정하게 페이지를 넘기는 독자를 눈앞에서 본다면?
그 기분은 어떻겠는가?
더럽겠지? 걸레를 입에 물어 넣은 기분 아니겠어? 그렇지 않겠는가? 나만 그런거야? 아니잖아, 당신도 그렇잖아? 이쯤에서 고개를 끄덕여 주기를 바란다.
억지로라도 끄덕여 보란 말이다. 내 생각의 동의한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그래서 곰곰히 고민을 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겨느냐? 범인은 손을 들어보아라, 라는 소설에 나오는 어이쿠, 크험 만큼의 생사를 존립하는 깊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 어째서 빵 터트리지 못했을까? 웃기고 싶은 글이었는데.'

.그렇게 깊은 고뇌를 하다 깨달았다.

"아 그렇구나. 그랬던 거였어. 내 똘끼가 부족하구나!"

그 걸 느끼자 수없이 많은 시간동안 정체되고 점잔해진 내 자신을 떠올렸다.
이럴 수가, 오 똘끼신이시여 죄송하나이다, 이제 술을 먹으면 반드시 빠찌를 가슴까지 올리고 쿨한척 미소지으며 발라드를 부르겠나이다. 똘끼를 부릴 수 있는 장소에서는 반드시 내 심장을 걸고 선배의 멱살을 잡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제게 똘기를 돌려주소서......

.

.

.

라는 망상을 해봤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글이 생각되로 안풀리면 참 답답합니다. 슬픈 대목인데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치거나, 진중한 대목에서 빵 터져 버리는 것을 볼 때는 젠장, 하고 욕도 나오죠.
어려운 것 같아요.
읽는 사람에게 내 감정을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
그렇다고 억지로 전달시키면 독자는 인상을 찡그릴테니 그러지도 못하고.
단순하게 극단적이거나 상투적으로 밀어붙이면 어쩐지 내 능력 부족이란 느낌이들기도 하고, 또 흔해빠졌단 소리 듣고.

 

아아.... 글이란 왜 이리 어려운겁니까?

?
  • 아도루 2009.12.29 18:15

    자네 소울이 필요하군.
    일단 내게 고기를 사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