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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두 대가 그쪽으로 접근중이다. 하나는 밴 차량이고 다른 하나는 벤츠 S500L 이다. 이쪽에서 최대한 저지해 보겠지만 대비하길 바란다."

-롸져. 호텔 투. 건투를 빈다. 이상!

"호텔 투 카피."

 

통신을 마치고 총을 든다.

스코프의 십자선은 목표상의 창고로 향하는 밴 차량을 조준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차량 내부의 운전의 머리였다.

 

픽!

 

소음기를 빠져나온 총탄이 차량의 합성수지 천장을 뚫코 들어가 운전수의 옆머리를 박살냈다.

머리를 운전수는 몸에 움직임에 따라 핸들을 잡은 팔을 움직였다.

당황해 하며 조수석의 야쿠자가 핸들을 잡았지만 그도 역시 총탄에 머리를 맞고는 핸들을 조작할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급하게 달려오던 밴 차량은 급격하게 커브를 그리더니 이내 차량의 속도와 중량을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쓰러져 바닥을 굴렀다.

차량의 뒷문을 열고 야쿠자 몇몇이 바깥으로 기어나왔다.

호출부호 호텔 투, 홍수진은 그 중 하나를 골라 머리 위에 십자선을 올려놓았다.

방아쇠위에 손가락이 얹힌다.

 

핑-!

 

방아쇠를 당기려던 순간, 총탄의 파공음이 들리며 열영상 필터로 보던 시야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딘가의 다른 저격수가 나타나 그녀를 노린 것이다.

수진은 깜짝 놀라는 대신 혀를 차며 총을 품으며 창고 지붕 제일 첨단부에서 내려와 음영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 사이에 한 번 더 총탄이 날아왔지만 다소 떨어진 엉뚱한 곳에 불꽃을 일으킬 뿐이었다.

완전이 몸을 은폐 엄폐한 수진은 자신의 총 상태를 들여다보았다.

애석하게도 열영상 조준기 옆 면에 총탄이 박혀버렸다.

수진은 똥씹은 표정을 지었다.

 

'이런!'

 

그녀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열영상 조준기를 때어내버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캡 모자를 벗어서 엄폐물 위로 살짝 들어내 보였다.

그 순간 총탄이 날아왔다.

 

핑-!

 

총탄은 곧바로 날아왔다.

다행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총탄은 캡 모자를 맞추지 못했고, 지붕 근방의 다른 구조물을 후려쳤다.

아무래도 상대의 실력은 미숙한 모양이다.

게다가 총탄이 날아온 방향이 좀 전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 새로운 저격 포인트로 움직이지 않으니 경험 또한 부족한 듯 했다.

 

"쉽게 처치할 수 있겠군."

 

사격에 소질이 있고 나름대로 잔뼈가 굵은 그녀에게는 저따위 애송이는 식은 죽 먹기이다.

상대는 아마도 프로는 아니고 아마추어 인 듯 했다.

미리 봐둔 새로운 저격 지점으로 이동해 쏴버리면 그만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대처하는 사이의 창고로 움직이는 야쿠자들을 향해 그녀가 아무런 손도 못 쓰는 몇 분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

 

 

"오야붕! 어서 탈출하십시오!"

"고맙다!"

 

창고에 도착한 야쿠자들의 증원 병력은 미리 소식을 듣고 온탓에 제대로 무장을 갖추고 있었다.

로켓포에 기관총에 여러 중화기를 제대로 갖추고 있었고, 나머지 조직원들도 돌격소총으로 무장하고 총격을 퍼붇었다.

그러는 사이 쿠스케는 창고 밖으로 나갔다.

 

"씨발 빌어먹을 쪽빠리 세끼들!"

 

유스티나는 악에 바쳐 야쿠자들을 도살했다.

그녀가 입은 갑옷, 발키리 브룬힐데의 갑주에 걸린 신의 가호 중 아스가르달의 수호신 헤임달의 성력이 임한 가호 갈랴르 호른은 여러 위협으로부터 갑주 착용자를 완전하게 보호했다.

총탄 따위는 그녀에게 아무런 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잔뜩 열이 올라서 야쿠자들에게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이번엔 구식 RPG7 로켓포를 들은 야쿠자가 표적이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유스티나를 보며 겁을 집어먹은 야쿠자는 얼떨결에 로켓포 방아쇠를 당겼다.

푸슝-. 하는 소리와 함께 발사관을 빠져나온 로켓탄은 삐뚤빼뚤 탄도를 그리며 유스티나를 향해 날아갔다.

날아오는 로켓탄을 향하여 장검을 양손으로 쥔 유스티나는 내려베기로 로켓탄을 정확히 양등분했다.

좌우로 양분된 로켓탄은 각각 비틀어진 방향으로 날아가다 애꿋은 창고 내부 기자재에 맡고 폭발을 일으켰다.

 

꽈과광!

 

강렬한 화염과 함께 돌풍이 창고 실내를 휩쓸었다.

그 여파로 다른 야쿠자들은 쓸려나갔다.

로켓포를 발사한 야쿠자도 자기가 쏜 로켓탄 덕분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었다.

그 야쿠자를 찾은 유스티나는 장검을 들어 내려 찍었다.

창고 내부를 둘러본 그녀는 야쿠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몸을 돌려 창고 출입구로 향했다.

바깥으로 나와 보니 벤츠 한 대가 황급히 저편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젠장 빌어먹을!"

 

욕지꺼리를 내뱉은 유스티나는 차량을 쫏아 황급히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발키리 브룬힐데의 갑주를 입은 그녀는 평소보다 수십배나 빠른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이 상태에선 신체의 모든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점프해서 근처 다른 창고 지붕 위로 올라간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파트너인 홍수진을 호출해 냈다.

 

"호텔 투! 뭐하고 있었어. 놈이 도망가고 있잖아!"

-놈들에게도 저격수가 있었습니다. 아가씨. 처리하긴 했지만….

"그런건 변명이 못 되! 그것보다 놈의 위치는 파악 됬어?"

-예, 저도 보고 있습니다.

"녀석은 목표 '양키 브라보'로 부여한다."

-호텔 투 카피.

"잡을수 있겠나? 호텔 투. 가급적이면 생포해야 한다."

-유니폼 원. 여기는 호텔 투. 현 위치에서 장애물이 너무 많다. 하지만 북동쪽 대로 24-B 도로라면 가능하다. 그쪽으로 몰수 있겠나?

"해보겠다."

-알았다. 유니폼 원.

 

통신을 끝내고 지붕과 지붕 사이를 넘나들며 녀석이 탄 차량을 추적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막 코너를 돌은 벤츠 차량 한 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았다!'

 

내심 쾌제를 부른 유스티나는 왼팔을 뻗어 아까 창고에서 야쿠자들을 들쑤셔놓을때처럼 장궁을 전개해 보였다.

브룬힐데의 갑주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무장중 하나인 활이었다.

활이 완전한 모습을 들어내는 데 까지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벤츠 차량은 유스티나가 있는 곳 까지 가까이 왔다.

화살을 하나 먹인 유스티나는 시위를 팽팽히 당긴 다음 막 다시 속도를 높이려는 벤츠의 왼편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운전자가 첫 화살에 놀란 듯 벤츠의 진행 경로가 흔들렸다.

하지만 연이어 차량 왼쪽을 향해 화살이 계속해서 날아오자 벤츠 차량은 오른쪽으로 붙어 달렸다.

이윽고 진행로상에 있던 삼거리에 다다르자 벤츠 차량은 오른쪽으로 핸들을 틀었다.

유스티나는 시야에서 사라진 차량을 찾아 추적해 간 다음 좀 전의 방식처럼 화살을 날려댔다.

그러자 차량은 화살이 꼽힌 방향의 반대 반향으로 차를 몰았다.

그렇게 대여섯 차례 화살을 퍼붙자 차량은 창고 지대에서 빠져나와 북동쪽의 커다란 대로. 24-B 고속도로로 나와 달려 나갔다.

요청한 바를 완수한 유스티나는 홍수진을 호출했다.

 

"호텔 투! 양키 브라보가 북동쪽 대로로 나왔다. 현 위치를…."

-Thank you. Uniform one.

타앙-!

 

길거리에 총성이 울려퍼진다.

그 순간 저 멀리 달려가던 벤츠의 유리가 박살나며 차량은 균형을 잃고 길바닥을 미끄러지더니 곧바로 전복되어 뒤집혀지며 대로 한가운데를 질주한다.

그 광경을 본 순간 유스티나는 환호성을 내질렀다.

 

"HOOOOAAHHHHH-! Get-sum!!!"

 

마치 지원 폭격을 받아 전세가 한순간에 역전된 것을 보고 기뻐하는 미군 병사처럼 유스티나는 미군도 아닌데 미군처럼 환희의 배틀 크라이를 내지른다.

 

"나이스 럭키 샷! 홍수진, 프리티 굳 잡! 정말 멋진 사격이었어! 끝내줬다구!"

-감사합니다. 아가씨.

 

리시버 너머의 수진의 목소리도 심하진 않지만 기쁨의 감정이 실려있었다.

헌데 벤츠 차량은 어찌나 심하게 구르던지 충격에 차창을 뚫코 무언가가 튕겨져 나와 밤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

어둠속에서 순식간에 달빛으로 나온 그것은 한 소녀였다.

플라타나 블론드의 달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은발에 옷을 입었지만 웃옷 위로 들어나는 가녀린 몸매의 소녀.

이것을 유스티나가 봤다.

 

"Oh my…."

 

허공에 뜬 소녀를 보며 유스티나는 탄식과 같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달을 배경으로 허공에 뜬 소녀는 이윽고 호를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순식간에 환희에 가득차 있던 유스티나의 심정은 착잡함으로 뒤바뀌어 버렸다.

기분이 착 가라앉은 가운데 유스티나는 회선을 열었다.

하지만 그 대상은 수진이 아닌 풍기단속반 중앙 본부였다.

 

"HQ. 여기는 고등부 셀레시우스 학교의 유스티나 란스터다. 긴급 지원을 요청한다. 특히 의료반이 필요하다. 최우선 사항이다."

-알았다. 란스터. 조치를 취하겠다. 이상.

"롸져."

 

통신을 마치고 유스티나는 재빠르게 사고 현장에 다가갔다.

사고 현장의 차량에는 막 차에서 빠져나온 기름범벅의 쿠스케가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고 있었다.

뭐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지만 그다지 신경쓸 가치가 없는 내용인거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자 쿠스케는 유스티나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이런. X 질기긴 더럽게 질기군."

"하세가와 쿠스케. 날 이렇게 고생시킨 대가로 넌 사형이다."

"하아, 계속 그렇게 나만 봐도 될까? 저기 피범벅이 된 가련한 소녀가 죽어가는건 어떻게 할 거지?"

"...네 녀석은 그저 뒷간에 굴러다니는 X같이 더러워서 상대 안해줬었던 것 뿐이다 30초는 견디겠나? slut!"

 

말을 마치고 그녀는 검을 양손으로 잡아 머리 위로 치켜 올리며 상단세를 취했다.

이에 반응하여 쿠스케는 품안에서 권총을 꺼내들었다.

7.62미리 토카레프였다.

한국에선 떼떼권총으로 알려진 그것은 러시아제 답게 고장이 적은 간단하고 단순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지만 안전장치가 없는 까다로운 물건이었다.

게다가 이미 오래전부터 9미리 마카로프 권총에 밀려 동구권의 제식 권총에서 밀려 나와 이젠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총기였다.

참으로 클래식 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런거야 어찌됬든 권총은 따위는 그녀 앞에서 물총이나 딱총처럼 무의미한 물건이다.

총구를 보며 피식 웃음을 터트린 유스티나는 빨리 일을 처리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그러던 찰나.

도로 저편에서 붉은 빛이 꼬리를 끌고 늘어지며 쏜살처럼 닥쳐왔다.

 

"What the hell?"

 

그것을 본 유스티나는 입가에 의문을 띄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은 그것은 유스티나와 쿠스케를 향해 쇄도했다.

깜짝 놀란 쿠스케는 목표를 바꿔 그것을 향해 총구를 돌렸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아래를 내려다 보며 외쳤다.

 

"얌마! 정신 차렸으면 갈겨!!!"

 

깨진 앞유리창에서 운전수가 기어나왔다.

운전수의 손엔 구식 AK소총이 들려있었다.

운전수도 쇄도하는 붉은 빛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발포

 

드드드드득!

 

사격은 얼마 가지 못했다.

바람을 가르는 예리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몸을 중심으로 수많은 섬광이 일었다.

비명도 지를세 없이 남자는 수많은 고깃덩어리로 분해되어 버렸다.

쿠스케 또한 뭐라고 하며 총질을 하는 거 같았지만 붉은 빛이 그에게 다가갔다.

이어서 그가 무어라고 외치는거 같았지만 사타구니에서부터 시작되어 정확히 정수리까지 이등분되어 그 시신이 길바닥에 쓰러졌다.

뒤이어 끼이잉 하는 쇳소리가 나며 차체가 양쪽으로 갈라져 버렸다.

 

"Holy shit."

 

그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던 유스티나는 중얼거리듯 감탄사를 내뱉었다.

갑작스럽에 일어난 이 사태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의아함을 표했다.

 

'젠장. 다된 밥에 재 뿌렸군! 녀석을, 쿠스케를 생포했어야 하는 건데…!'

 

그리고 그녀는 박살난 차량 너머로 도깨비 불 처럼 번뜩이는 두 개의 붉은 빛을 볼 수 있었다.

두 개의 붉은 빛의 주인은 한 마른 몸매의 소년이었다.

소년의 두 눈은 핏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음산하게, 또 어찌보면 음울하게 빛나는 두 붉은 눈빛은 유스티나의 시선과 마주하고 있었다.

순간 유스티나는 등골을 타고 알수 없는 오싹함이 관통하여 지나가고 있음을 느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살인 병기들과 싸워왔지만 이런 느낌이 든적은 별로 없었다.

그녀가 익히 알아온 살기와는 차원이 다른 무언가 였다.

뭐지 인것은? 대체 이 느낌은 뭐냔 말인가!

 

-유니폼 원. 호텔 투 다. 거리가 너무 멀어 이동표적에 대한 저격 지원은 극히 힘들다. 현 포인트에서 중거리 저격에 알맞은 곳은...

"됬어 수진. 내가 알아서 하지. 지시 없이 쏘지마."

 

무전기 리시버에서 들리는 수진의 통신을 중간에 차단하고는 유스티나는 장검을 머리 옆으로 세워들었다.

흡사 야구의 타자 준비자세와도 유사해 보이는 그것은 천장자세라고 부르는 것 중 하나이며 독일 장검술에서 가장 기본중의 기본으로 취급하는 자세이다.

검을 잡기 시작한 이례로 셀수 없을 만큼 취해본 그 자세로 유스티나는 붉은 눈빛의 주인을 마주했다.

 

"이래저래 생포하는 게 좋았는데 다 물건너갔어. 그야말로 갓뎀 에스홀이지."

 

얼굴을 가린 면갑 아래로 그녀는 낮게 중얼거렸다

 

"바로 너 같은 놈이 앞뒤 사정 안가리고 맷돼지 처럼 달려들었기 때문이야. 책임 질거야 앙?"

 

순간 말을 마치고 한바퀴 검을 휘두른 그녀는 검을 자신의 머리 위로 치켜올려 상단세를 취했다.

독일 장검술의 천장자세 중 높은 천장자세다.

약간 무릅을 굽힌 두 다리, 조금 앞으로 숙인 상체, 그위에 치켜 세워진 장검.

자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공격권 안에 들어온 어떠한 물체든 배어버릴듯 했다.

그런 위협적인 자세를 취한 가운데 유스티나의 양 입술이 떨어져 나온다.

 

"기왕 이렇게 된거 서로 해야할 일을 하자고. 응? 이 개자식아. 어디 한판 붙어보자! 니 녀석이 퍼킹 페니스가 달린 사내세끼라면 피하진 않겠지?"

 

조용히 시작된 그녀의 말은 갑자기 볼륨이 높아지며 언성에 가득찬 시비조로 변했다.

결투 신청을 받아들인 붉은 눈빛의 주인은 흔들리는가 싶었다.

피식 웃음을 터트린 유스티나.

그 순간  붉은 눈빛이 움직였다. 눈빛이 움직이려는 순간 타앙- 하고 울려퍼지는 총성과 함께 도로 저편 어둠속 너머에서 밤공기를 가르며 날아온 총탄이 붉은 눈빛의 주인공을 노린다.

하지만 섬광과 함께 총탄은 두갈래로 갈라져 도로에 박혔다.

붉은 눈빛의 주인은 아까전 유스티나가 로켓탄을 두동각낸것과 비슷한 마술을 대구경 총탄을 상대로 일으킨 것이다.

여기에 깜짝 놀란 유스티나는 무전기로 수진을 호출해 냈다.

 

"수진 오늘 따라 어려운 묘기를 두번씩이나 부리네? 난 쏘라고 한적 없다!"

-전 아가씨를 보호해야 합니다.

"내 실력을 못믿는 거냐? 아니면 갑자기 베이비시터 노릇이라도...!"

-아가씨는 저에게 소중하니까요.

"....앵?"

 

통신을 나누는 한편 유스티나는 정신을 집중시켜 오감을 활짝 열었다.

정신을 차리고 진지하게 대결에 임하려는 데 투구의 디스플레이어에서 순간 상대의 모습이 사라졌다.

상대가 다시 나타난 것은 바로 코앞에서 였다.

동시에 투구의 디스플레이가 빨갛게 물들더니 스피커에서 앵앵 대며 경보음을 울린다.

 

-접근 경보!

챙!

 

공격은 위에서 비스듬히 몸통을 노리고 가해졌다.

순간 유스티나는 한발 앞으로 나가며 동시에 검을 마주 내려 배어 그 일격을 막았다.

너무나도 빠른, 고도로 단련된 전사이기도 한 그녀가 이 일격을 막은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속도가 빠른 만큼 그 충격량도 무시무시 했다.

 

"크으으윽!"

'젠장!"

 

유스티나는 대전차의 성형작약탄을 정면에서 맞은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라고 있을 틈은 없었다.

 

쉬각!

챙!

 

연이은 이격 삼격.

계속되는 연타와 충격은 난생 처음 무기술 대결에서 일방적으로 뒤로 밀려나본적이 없던 그녀에게 생소한 감각이었다.

비록 천상의 갑옷과 신의 가호로 몸을 보호하고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된 상태이지만 그일격 하나하나가 한순간에 몸에 힘이 풀려버릴거 같은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씨발. 비아그라 한다스 복용했냐?"

 

실로 무시무시한 괴력이었다.

대체 저놈의 정체는 뭐지?

생긴건 곱상하게 생기고 몸도 호리호리한 주제에 말이야.

얼굴 생긴거로 보아하면 분명히 남자일탠데.

초인들 가운데에서 이런 공격력을 발휘할수 있는 존재는 드물었다.

그럼 모처에서 개발되고 있다는 사이보그라도 되는 건가?

헌데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많이 본 익숙한 얼굴이었다.

아니 익숙한 정도를 넘어서 이미 로엔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다 아는 그런 면상이었다.

네녀석은!

 

"네녀석! 동영상의.....?"

-조회 완료. 이름 : 김선현, 국적.....

 

그때 투구의 스피커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갑주의 전체 통제 시스템이 정보를 알려왔다.

순간 붉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때를 놓치지 않고 검을 맡붙은 상태에서 유스티나는 살짝 힘을 빼어 상대의 균형을 무너트렸다. 

검과 검이 맡붙은 상태에서 검신의 괘도를 살짝 틀어 상대에게 그대로 찔러넣었다.

그의 검을 타고 유스티나의 검이 목을 노리고 찔러들어간다!

깜짝 놀라 몸을 옆으로 틀어 뒤로 물려나려는 붉은 눈빛의 주인 선현.

하지만 선현의 검이 유스티나의 검으로 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순간 자루 끝의 폼멜을 잡았던 유스티나의 왼손이 그녀의 장검 검신 중간 부분을 잡는다.

검신을 잡은 왼손은 강하게 몸쪽으로 끌어당겼으며 그에 따라 선현의 검이 따라 들어갔으며 뒤이어 선현의 안면이 유스티나의 코앞까지 순식간에 다가간다.

폼 안에 들어온 왼손의 반대로 그립을 쥔 오른손은 마치 지랫대의 원리처럼 왼손의 끌어당김의 반동으로 튕겨진 화살처럼 선현의 안면을 향해 날아들었다.

마치 총검술 같은 이 기술은 서양 검술에서 이런 초근접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기술이다.

하프소딩!

장검의 크로스가드가 선현의 눈앞까지 당도한 순간.

선현은 흐릿한 잔상을 남기며 유스티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결국 하프소딩의 크로스가드 일격은 허공을 가를뿐이었다.

 

"젠장! 잡을수 있었는데...."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유스티나는 혀를 찼다.

그때 재차 선현의 공격이 들어왔다.

이에 맞서 유스티나는 검을 세워 검격을 막았다.

이번에도 역시 상당한 충격이 검신을 타고 손목으로 전해져 양팔과 어깨를 얼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비껴막아 측면으로 흘려버렸기 때문에 아까처럼 무지막지하진 않았다.

상대할만하다고 생각한 순간 여유가 마음속에서 피어나며 좀더 합리적이고 집요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상대도 아까처럼 연격으로 들어가다간 자칫 잘못한 순간 좀전과 같은 초근접전 상황에 내몰려 순식간에 KO당할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 모양인듯 공격이 실패하자 마자 이탈하며 재돌입하며 검격을 퍼붇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유스티나의 장검에 가로막혔다.

불행히도 공격에 들어간 그의 힘은 검을 타고 옆으로 흘렵렸으므로 충격은 아까와 같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곤란해 지는 것은 오히려 선현쪽이다.

거리를 벌린 선현은 검을 겨누어 유스티나를 견재했다.

중단세를 취한 그 자세에서 주춤 물려나며 뒤를 살핀다.

시야에 보이는 은발의 소녀의 주위로 핏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안되! 시간을 늦출순 없어!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평정심이 유지되는 얼굴 표정과 다르게 속마음은 초조함에 검게 타들어간 그는 눈앞의 여유로운 모습으로 그립을 오른쪽 옆구리에 끌어 당긴 중단세를 취하고 있는 유스티나에게 달려들었다.

검을 쥔 그의 움직임이 더욱더 빨라졌다.

 

 

 

 

 

========================================================

 

.................힘들쿤요.

이제 잠시 바톤은 발뭉에게 맞겨두겠습니다.

 

아! 좀 추가했습니다!

그러니까

댓글좀 굽신굽신

  • 홍차매니아 2010.05.27 04:49

    헌데 이것을 쓰고 나니 아침새의 지저귀는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