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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9년간, 항구지역인 엘파트의 치안율을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다.

 엘파트 지역은 항구와 멀리 떨어지는 지역일수록 치안율은 급속히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는데, 문제는 막대한 경찰력이 투입되도 이 지역의 치안율은 날이가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항구쪽과 다른 지역과 접하는 일명 '외곽지역'은 치안율이 그럭저럭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엘파트 지역은 외곽과 내륙으로 양등분 되었고, 엘파트의 내륙지역은 '쓰레기 더미'라고 불리는 슬럼가가 있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물론 표면적으로, 엘파트 지역은 조용한 구역이었다.(물론 외곽지역 이야기다)  어쩌다보면, 총탄이 난립하는 구역이었지만 표면상으로는 정말로 조용한 구역이라는게 엘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의 의견이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살지 않는 외곽의 거주자들의 한정된 의견이지만 그들의 말은 정말로 맞는 말이었다. 그들의 일상은 큰 변화과 없을정도로 이렇다 할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였다. 

 

이 동네는 다른 지역의 현란하고, 거대하기만 한 다른 동네의 건물들과 달리 낮은 건물들 위주였고 엘파트 외곽지역 사람들은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 대다수 였다.

(사족으로 쓰레기 더미에서 살고 있는 놈들은 정말 되먹지 못한 놈들이다. 라는게 Dr.김의 의견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보튼 11번지 3번가는 엘파트 지역내에서 썩 치안이 좋은 지역에 위치 해있었고,  덕분에 빨간 아가씨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었다. 그 빨간 아가씨의 집주인인 요나 멕슨은 오전 11시부터, 프쇼 모이 코헤 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있었다. 오전 11시이라 평상시 북적거리는 모습과 달리 가게안은 5명밖에 없었다. 요나는 자신의 낡은 코드의 주머니에서 500룬을 꺼내, 바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가게주인중 한분에게 궁금한 것을 물었다.

 

" 아샤 누님, 어째 영감님은 안보이십니다?"

 

요나는 커피바Bar의 자리잡고 앉아, 카페 내부를 한번 훓어보더니 바에서 커피를 끓이고 계시는 분에게 묻자 백금발의 머리를 중세 귀부인처럼 곧게 땋아 올린 여성이, 잔잔한 웃음을 지었다.

 

그 여성은 하얀 블라우스에 딱 달라붙는 스키니 청바지, 그리고 검정색 앞치마를 입고 있었다. 딱 20대 처녀의 황금기의 몸매를 지닌 그녀와 너무나도 어울리는 복장이었다. 그녀는 슬라브 여인 특유의 아리따운 자태와 귀부인의 기품을 지니고 있었다. 활엽수의 가을 낙엽처럼 진하고 볼수록 빠져드는 붉은  눈동자는 잔잔한 여운이 가득했다. 기품있는 눈매와, 오똑한 콧날에 팽팽하고 탄력있는 하얀 피부, 보면 볼수록 키스를 하고 싶다는 욕망을 지니게 만드는 입술.....전반적으로 늘씬늘씬하고 글레머스러운 서양미인의 아름다움과 사람의 뇌속을 파고드는 강렬해 보이는 이미지, 그녀의 잔잔하고 기품있는 분위기에, 그녀가 이미 결혼한 유부녀라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남자들은 한트럭이 넘게 쌓여있었다.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요나 멕슨의 에스프레소 잔을 향해 야샤 누님의 하얀 손가락은 얇아서 힘이 없어보였지만, 커피 포트를 여유럽고 잡아 기품있게 커피를 더 부어넣었다.  

 

" 쩝, 벌써 3잔째인데... " 

" 괜찮아요, 서비스예요. 요나. 참, 그이는 커피콩을 받으러 부속섬 항구으로 갔답니다"

 

요나는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샤 누님을 보고 잠시 두근두근거렸다는 사실에 테이블에 잠시 머리를 처박았다. 그러니까 요나 멕슨이 아샤 누님이라 부르는 사람은, 볼보튼 11번지 3번가 빨간 아가씨의 1층을 차지하고 있는 통칭 니콜라이 부부라 불리는 가족의 구성원인 니콜라이 세르게예비치와 아나스따샤 세르게예비치 중, 한 명이라는 사실과 이리도 젊은 여성분이 실제로는 얼마 있으면 환갑이 다가오는 연상의 여인라는 사실이었다.

 

" 아샤 누님, 도데체 세월을 빗겨나가는 비결이 뭡니까?"

 

거울에 비춰지는 자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늘어나는 주름에 한숨을 몰래 나오는 터라, 요나는 이 굉장한(!) 여성에게 그 방법이 뭔지 물어봤다. 만약 아나스따샤 세르게예비치가 막대한 돈을 지불하라고 요구한다면, 요나 멕슨은 지금 당장 은행으로 뛰어갈 생각이었다. 

 

아나스따샤는 살포시 장난기 어린 눈웃음과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왼쪽 검지로 자신의 매혹적인 입술을 살짝 눌렀다가 때었다. 그녀는 웃음기가 가득한 답변을 넘겼다.

 

" 후후... 여자의 비밀이랍니다."

 

그 말과 함께, 아나스따샤는 커피 바bar의 작은 문을 열고 다른 손님에게 다가가 막 끓인 커피를 건네주었다.

요나 멕슨은 그 모습을 보다가, 오늘도 프쇼 모이 코헤에 죽치고 있는 경찰과 마피아 양반들에게 살짝 목례로 인사를 했다. 경찰과 마피아 양반들은 오늘 있을 프로축구 경기에 대해 열심히 토론하다가,  요나의 인사에 활짝 웃으며 인사를 답례한다.

 

 요나 멕슨은 잠시 에스프레소를 홀짝이면서 그들의 행태를 살짝 눈여겨 봤다.

 이래저래, 저들의 관계는 이상하기 짝이 없었다. 프쇼 모이 코헤 카페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그들이 서로 마주친다면 그들은 꽤나 격렬하게 으르렁 거리는 사이지만, 웃기게도 이 장소에선 로엔AS 축구클럽의 열광적인 팬으로써 존재하고 있는 사실에 요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요나도 이 이상한 현상에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로엔AS의 광팬들이 자주 찾는 볼보튼 11번지 3번가  빨간아가씨 1층 카페,  프쇼 모이 코헤는 로엔 AS가 이기면 서로 얼싸앉고 기쁨의 열광을, 지면 분노와 한탄의 탄식을 내뿜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요나도 당당한 그 인원중 하나였다. 그러니까 요나도 어제까지 저 모임에서 로엔AS의 감독을 실컷 욕하고 있었다.

 

 이상한 현상에 대한 생각을 접어버리고, 기지개를 크게 한 요나 멕슨은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온 아나스따샤에게 미리 꺼내놓은 500룬을 내밀었다.

 

"아샤 누님, 잘 마셨습니다 "

"오늘도 고마워요, 요나 "

"별말씀을.."

 

 요나 멕슨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리키 꼬마가 학교로 갔으니 최근 리키가 '바보상자 탑'이라 명명한, 8대나 포개놓은 TV의 리모컨을 쇼파에 달라붙어서 신나게 누를 생각이었다.

 

그래, 아마도 그는 좀더 빨리 문을 열고 나갔다면 그의 소원은 쉽게 달성됬을 것이다.

요나 멕슨이 프쇼 모이 코헤의 문을 열고 나가려고 손잡이를 잡으려는 순간, 나무문이 과격하게 벌컥 열렸다.  

바람종이 바닥으로 떨어져, 금속이 깨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요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늘한 금속과 나무의 조합물이 요나의 복근을 향해 빠르게 휘둘러졌다. 요나 멕슨은 갑작스런 타격에 허리가 뒤로 꺽였다.

 

"컥!"

 

요나의 단말마와 함께, 딱딱한 군화가 요나의 배를 걷어찼다. 요나는 배를 부여잡고 땅바닥으로 쳐박혔다.

요나 멕슨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단번에 알아버렸다.

자신은 ak 47의 개머리판으로 맞아 잠시 호흡곤란이 왔었다고. 하지만 이정도의 타격은 요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였다. 차라리, Dr.김과 대판 싸웠을 때 Dr.김이 후려쳤던 후라이팬이 100배 더 아팠다! 잠시 호흡을 고른 요나는 곁눈질을 했다.

 

땅바닥에 배를 부여잡고 뒹굴고 있는 척하는 요나를 무시하고, 일곱명의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이  프쇼 모이 코헤에 우르르 들어왔다. 그들은 재빨리 문을 닫고 하나밖에 없는 출구를 봉쇄했다. 하나같이 딱딱한 군화를 신고, 칙칙하기 짝이 없는 국방색의 군복을 입은 남자들이었다. 대검이 허리띠에 꽂아져 있었고, 그들은 하나같이 두꺼운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검정색의 양말같은, 발라클라바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그들은 ak47의 총구를 카페에 있는 손님들을 향해 겨누웠다.

요나를 걷어찬 남자가 천장을 향해, ak의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탕!

 

격발음과 함께 총구에서 불꽃과 화약연기가 동시에 튀어오른다. 하얀 천장에 구멍이 뚫려버린다. 탄피가 땅바닥으로 떨어져, 바닥과 부딪쳐 튕겨 오른다.

 

총을 발포한, 남자는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한다.

 

"안녕들 하신가? 우리는 벵키스 보이즈들이다. 그냥 좀 옴붙었다고 생각하라구"

 

그는 뭐가 신나는지 카페의 의자를 걷어차 넘어뜨리며, ak의 방아쇠를 다시 천장을 향해 당겼다.

 

타다다탕!

천장에 구멍이 연달아 난다. 아나스따샤의 눈이 천장을 보다가 굳어버렸다.

리더격인 남자가 나름 힘을 불어넣은 목소리를 깔아내린다.

 

"꼼짝마! 닥치고 있어! "

 

그리고 자신의 왼손을 깔딱인다. 그의 등 뒤에 있던, 한 남자가 ak 47을 카페바 안에 있는 아나스따샤에게 겨누고 스포츠용 가방 여러개를 바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리더격인 남자가 껄렁거리는 말투로, ak47로 가방을 툭툭치면서 말한다.

 

" 거기, 이쁜이. 여기 노친네들이 돈을 잘버는 건, 다 알고 있으니까  당장 가방에 넣어, 당장! "

 

요나는 피식 웃었다. 그의 웃음은 그가 땅바닥에 구르는 통에 보이지도 않았다. 그는 슬슬 준비가 됬겠지?라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 다음에, 구석진 좌석에 태연하게 앉았다.

ak47로 가방을 툭툭쳐도 반응이 없는 아나스따샤의 반응에, 그녀에게 ak47의 방아쇠를 당기려던 남자는 요나의 모습을 인기척에 재빨리 ak의 개머리판으로 요나의 얼굴 빰을 갈겼다.

두둑, 거리는 소리가 요나의 목뼈에서 들린다. 요나의 목이 격하게 꺽여 고개가 아래로 축쳐졌다. 

리더격인 남자는 씩씩거리는 호흡을 하며, 요나에게 침을 뱉었다. 침이 요나의 코트에 눌러 붙는다.

그리고 그는 욕설을 요나에게 퍼부었다. 

 

" 이 미친새끼! 어디서 움직여, 뒈지고 싶어서 환장했나! 어엉?!"

 

" 아 염병할 "

요나는 침을 땅바닥에 뱉었다. 입안이 터졌는지 진뜩한 피가, 체크무늬 대리석 바닥으로 달라붙는다. 비릿한 피의 향이 요나의 콧끝을 스친다. 요나는 양팔은 의자에  느긋하게 올려놓고는 고개를 느슨하게 들었다.

그의 새파란 눈은 평상시의 죽어버린 눈동자가, 아니였다.

올곧게 그의 시선은 리더격인 남자에게 향한다. 단 한번의 깜박임 없이, 그의 눈은 남자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인다. 요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 이봐, 병아리들... 여기가 어디인줄 알아? "

 

요나 멕슨의 걸걸하고 조롱기가 가득한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리더격인 남자의 ak의 개머리판이 요나의 머리를 향해 찍어 내렸다.

 

빡!

요나의 이마와 나무로 만든 개머리판이 부딪쳐 꽤나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요나의 고개를 꺽이지 않는다.

충격은 분명 요나의 두개골을 흔들었다. 이마가 깨져, 빨간 피가 요나의 얼굴을 물들여간다.

 

하지만 요나의 파란 눈동자가 뿜어내는 눈빛. 피가 얼굴에 흘러내려도 그 눈빛은 가라앉아 묵직하기 짝이 없어 리더격인 남자의 눈동자를 직시한다. 새파란 그의 눈동자는 무겁고, 진중하기 짝이 없어 마치 늙은 곰의 시선처럼 느릿하게 사물에 대해 관찰하는것 같았다.

 

요나 멕슨은  ak개머리판에 머리가 찍혀 있는 상태에서, 자신을 내려보는 리더격인 남자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 상태에서, 프쇼 모이 코헤의 손님중 한명에게 소리쳤다.

 

" 벵키즈 보이즈? 루보! 여기 법도를 모르는 병신이 있는데? "

   

" 엠병! 이 미친새끼들! "

 

루보라는 손님이 소리쳤다.

 

리더격인 남자는 고개를 돌려, 루보라는 손님을 쳐다본다.

가게에 있던 5명의 손님은 리더격 남자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 쌍, 조져버려! "

 

리더격 남자가 소리친다.

 

그리고 납탄을 날리는 총포음이 화염을 뚫고 튀어날라오른다.

타다다당!

 

 

" 엠..엠병!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

리더격 남자의 목소리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화약이 내뿜은 불꽃이 ak47에서 나온게 아니라, 베레타나 글록에서 뿜어져 나온거니까!

다섯 손님들은 일제히 손에 들고 있던 권총을, 허리춤에 홀스터에 집어넣었다.

절도있는 움직임과, 숙련된 속도.

 

권총에서 뿜어져 나온 탄피 5개가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에구구.. 오늘 영업은 여기까지네요"

"미스 아샤. 여기 커피좀 다시 타주겟소? "

"여기도 주시구려"

 

자신들의 좌석에서 태연하게 커피 리필을 부탁하는 손님들에게 아나스따샤의 이것참 곤란하네요~ 말에 리더격 남자의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다.

 

리더격 남자는 주변을 빨리 둘러봤다.

그와 한명은 멀뚱히 쳐다보고 있었다. 나머지는 미간에 바람구멍이 나서, 땅바닥으로 쳘버덕 철버덕거리며 우르르 앞으로 쳐박힌다.

 

" 미.. 미친!"

남자는 당황해 주변을 돌아본다.

그의 동료였던 5명은 시체가 되었고, 한놈은 당황해 리더격인 남자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묵직한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요나와 시선이 마주쳤다.

 

피가 날카로운 요나의 콧날을 따라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파란눈은, 한점 의혹없이 그의 눈동자를 바라본다. 광원이 없는 눈동자, 그것은 하나의 변질. 어찌 사람의 눈이 빛을 잡아 먹는단 말인가. 파란 눈은 무겁게 무겁게 가라앉는다.

 

" 슈발트! 그 년 잡아! "

 

리더격 남자는 살아있는, 슈발트라는 자신의 동료에게 소리쳤다.

 

" 어머, 숙녀에게 그 년이라뇨. "

 

아나스따샤는 싱긋 웃는다. 슈발트라는 남자가 바 테이블에 왼손을 기둥삼아 넘어간다. 그리고 ak의 총구를 아나스따샤의 머리에 딱 붙여버린다.

 

"게다가, 아까 노친네라고 했던가요?"

 

아나스따쌰의 웃음은 굳어있었다. 그녀의 잔잔한 분위기는 하나도 없었다.

따스한 봄같았던 그녀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한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로 바꿨다. 

 

" 뭔 헛소리야! "

 

슈발트라는 남자는 아나스땨샤의 말에 ak47에 힘을 주고 밀었다. 억센 목근육의 반동이 그의 손바닥에 느껴진다.

그게 그의 마지막 느낌이었다. 강력한 충격이 그의 뇌를 강타!

슈발트라는 남자의 허벅지의 힘이 일제히 빠져버린다. 남자가 휘청거린다. 그리고 발포음!

 

 

탕!

 

쇠구슬이 그의 턱벼를 부수고, 두개골을 관통한다. 뇌의 파편과 피가 프쇼 모이 코헤의 커다란 창문으로 일제히 튀어오른다. 그리고 슈발트라는 남자는 뒤로 철퍼덕 넘어졌다.

그의 얼굴은 산산조각이 나버려 목 위로는 곤죽이 되버렸다. 

 

" 어머, 우리 그이는 아직 정정해요~ 어제 밤에도 절 안 재웠다니까요~ 후후"

 

아나스따샤는 얼굴을 붉힌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손의 레밍턴을 재장전 시킨다.

빨간색 딴띠를 두른 탄피가 튀어 오른다.

 

" 오, 니콜라이는 여전한가 보군?"

휘파람과 함께 놀림이 가득한 손님들의 반응에 아나스따샤는 '어머머머, 제가 무슨 소리를 한건가요?'라 중얼거리며 레밍턴을 땅바닥에 떨어뜨려버렸다. 그리고 새빨간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버리고 커피 바 밑으로 숨어버렸다. 상당히 부끄러우신 모양이다.

 

" 뭐야! 뭐냐고! "

 

리더격인 남자의 목소리는 황당함이 가득했다.

방금 갸날픈 여자가 슈발트의 턱에 어퍼컷을 집어넣자, 건장한 남자가 그로기 상태에 빠졌고 어딘지 모를 장소에서 샷건을 꺼내, 남자의 얼굴을 날려버린 상황에, 거기에 당황도 안하고 놀리는 손님들 하고!

 

" 이봐,  병아리"

 

리더격 남자는 요나의 말에, 고개를 돌린다.

요나는 피식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미친듯이 떨리는 두 눈동자를 향해 말한다.

 

" 시사에 관심 있나? 그럼 저 양반들이 누군지 알텐데? "

 

요나의 검지는 한쪽을 가리킨다.

리더격 남자의 시선은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향한다. 그 방향은 커피를 마시고 있는 손님들.  그 손님들은 여유롭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하나하나, 얼굴을 본 리더격 남자의 얼굴이 굳어버린다. 그의 입술을 당당했던 상황과 달리 벌벌 떨린다.

 

 엘라이 오쇼.

철의 검사, 마피아 보스 6명을 철창으로 영원히 보내버린 냉혈한. 그를 증오하는 악당은 수도 없이 많지 않은가!

 클라이드 J. 뱅크

자신을 거역했다는 이유로, 40명의 부하를 시멘트에 담궈버린 마피아 보스. 법보다 30년 앞선 남자.

 미스터 초.

연방 정부의 영웅, 악명높은 게릴라를 소탕한 먼지조차 남기지 않고 날려버린 폭탄의 달인!.

 차우라 샤링.

엘파트 지역의 영원한 경관. 혼자서 갱 300명을 맨손으로 쓰러뜨려, 300인 후려치기라는 별명의 주인공

  루보. M. 딩크

움직이는 저격수! 사살한 이들이 얼마인가! 그는 3년전 연방정부의 수뇌부를 쏴죽이고 탈출한 살아있는 전설!

 

리더격 남자는, 자신이 왜 시사에 관심이 많았는지 후회가 몰려왔다.

그의 양손은 벌벌 떨려왔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들이 어딜 털러 왔는지! 그는 그저 돈많은 노부부가 카페를 한다는 이야기에 손쉽게 돈을 벌려고 왔지, 목숨을 파리처럼 날려버리려고 온게 아니였다.

이 카페가, 그 장소일 줄은 정말 몰랐다.

 

" ..거...거물들의 놀이터! 여..여기가 그 장소라니!  망..망할!! "

 

남자는 들고 있던 ak47를 떨어뜨리고 황급히 등을 돌렸다. 그는 다급한 움직임으로 프쇼 모이 코헤의 문을 황급히 열었다. 그리고 전력질주로 달려나갔다.

 

요나 멕슨은 휴지로 피를 대충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 병신, 넌 아무래도 1시간내로 뒤질껄? " 

 

그리고 멀리 둑길에서 총성이 울려퍼졌다.

 

 

 

요나 멕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나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잠시후 프쇼 모이 코헤의 나무문이 열렸다.

늙은 니콜라이씨가 눈을 찌부리며 들어온다. 그의 똑바로 세워진 허리와 움직임은 정적이고 또한 꽤나 동적으로 움직였다. 니콜라이 씨는 손에 묻은 피를 시체의 옷에 슥슥 문대더니 요나에게 조용히 묻는다.

 

" 요나, 어디 묻은데는 없지? "

" 네 "

 

만족하는듯, 니콜라이 씨는 테이블을 톡톡 두들겼다.

 

"아샤! 어디있어! .. 오, 아샤..."

" 니콜, 오.. 니콜.. 이제야 오는건가요? 얼마나 떨렸는지, 오 니콜.. 당신은 상상도 못할꺼예요 "

커피 바에서, 눈물이 글렁글렁한 채 아나스따샤가 니콜에게 달려와 그의 단단한 가슴근육에 고개를 파묻는다.

늙은 니콜라이는 자신의 아내가 울먹거리자, 괜찮아 괜찮아를 연발하면서 머리를 쓰다듬는다.

 

"청춘이구먼~ "

손님과 요나는 일제히 중얼거렸다.

 

요나는 한숨을 쉬더니, 여전히 닭살인 부부를 냅두고 커피 바안으로 뛰어들어가, 낡은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어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를 나누고는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 볼보튼 11번지 3번가! 와서 시체좀 치워! 뭐? 한달에 2번이나 살인이냐고? 얌마! 정당방위였어. 연방 헌법 74조, '시민 개개인은 자신을 보호할 권리'에 따라 이 경우는 합법이라고. 뭐? 걱정마. 하루이틀이냐? 지금 애들이 엘파트 지역에 돌아다닐 시간도 아닌데... 아, 둑길에도 한 놈있어. 니콜라이 영감님이 아샤 누님을 노친네라고 불러서 그런지 많이 화가 나셨더라고. 그건 내가 따로 지불할게. 얼마면 돼?  100,000룬? 알았어"

 

요나는 어느새, 불타올라서 딥키스를 하고 있는 부부와 환호성을 지르는 손님들의 행태에 잠시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30세나 어린 키워서 잡아먹은(!) 아내와 재미있게 살고 있는 인생의 승리자 니콜라이 씨에 대해 엄청나게 부러움을 느끼고는 이내 한숨을 내쉬어버렸다. 

 

 

 아무래도 오늘은 바보상자 탑과 쇼파보단, 술이 땡기는 날이 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