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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설산속의 마검

 

일년내내 녹지 않는 만년설이 뒤덥힌 팔렌시아 산맥.

로마 권 실리아 동부와 실리아 중앙부 사이를 가르는 이 장대한 산맥은 오랜세월 두 개의 커다란 대륙판이 서로 맞물려 그 경계가 거대한 산맥을 형성하였다.

실리아 제국의 지붕이라 불리며 창세의 신룡 요르문간드가 몸을 뉘어 만들어졌다는 이 전설적인 산맥은 그 이름만큼이나....

겁나게 높고...

겁나게 험하다....

썅욕이 튀어나올 만큼이나..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개고생하고 있지. 갓뎀!

 

"후우...후우... 아 지친다!"

 

검은색 후드달린 망토를 뒤집어쓴 청년 알렉산더 구데리안 폰 도이칠란트는 투덜거리며 고글을 머리위로 올리며 뒤를 돌아봤다.

그의 뒤로 백금발의 엘프 한명, 갈색 재킷차림의 커다란 드워프 전투도끼와 연발식 소총을 등에 맨 드워프 한명, 근육질의 쌍검을 장비한 거구의 오크 한명이 따라 오고 있었다.

종족구성도 골라먹는 재미가 있을 만큼 개성적이다.

만년설에 비친 태양광에 눈을 찌푸린 알렉산더는 다시 고글을 쓰며 몸을 돌려 산을 타기 시작했다.

 

"알렉스. 얼마나 더 가야되?

 

뒤에서 따라오던 엘프, 세레나가 힘없는 목소리로 알렉산더에게 질문을 던졌다.

 

"좀만 더 가면 되."

"…아까도 그렇게 말했어."

"괜찮아. 괜찮아. 이제 안 멀었어."

"1시간 전에도 같은 말 한 거 알아?"

"거참 무슨 엘프가 그렇게 말이 많아? 내가 얼마 안 남았으면 안남은줄 알아! 나도 힘들다."

 

알렉산더는 세레나를 힐난했다.

그러자 이번엔 그녀의 뒤편에서 걷고 있는 드워프가 입을 열었다.

 

"야이 썅노무 새끼야! 뒤질래? 너 이 시발.... 5분만 더 가서 안 나오면 담가버리는 수가 있다?"

 

거칠고 솜씨좋은 대장장이라는 별명 답게 드워프 특유의 구수한 입담을 내뱉었다.

그러면서 진짜로 담가버리겠다는듯 등 뒤로 맨 전투도끼 자루를 만지작거렸다.

 

"아 글쎄 내 말을 믿으라니까, 레드스톤! 얼마 안 남았어!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있으니까 그만좀 징징대! 하여간 엘프나 드워프나 왜 이렇게 말이 많은거야? 나보다 나이 많은 것들이..."

"뭐 이 빌어먹을 자식이?"

"너무 한 거 아니야, 알렉산더?"

 

레드스톤과 세레나는 번갈아가며 알렉산더에게 불평불만을 늘여놓았다.

오직 뒤에서 따라오는 오크 쿤타킨 만이 말없이 뒤를 따를 뿐이다.

생긴 모습은 험상궂은 덩치인데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만 하는 성실한 성격인 오크였다.

하여간 일행은 티격태격하며 발걸음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 불평불만 많은 행군은 얼마 안되어 끝났다.

알렉산더가 불현듯 발걸음을 멈춘 것이었다.

세레나가 그 모습을 보더니 그녀 또한 발을 옴기기를 멈추었다.

뒤를 따르던 레드스톤도 멈춰서서 앞의 시야를 가린 투구를 위로 살짝 올리며 알렉산더를 봤다.

쿤타킨도 멈추었다.

 

"왜? 다온거냐?"

"음, 여기가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 거린 알렉산더는 품에서 곱게 접힌 종이 한 장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지도였다.

아랫마을 레인저에게서 산 인근 지역 지도인데 그는 그곳에다 목적지를 표시해 두었다.

갑자기 멈춰선 알렉산더를 향해 레드스톤이 다가갔다.

 

"뭐야? 무슨 문제야?"

 

알렉산더의 손에서 지도를 뺏은 그는 눈자위로 지도를 훑었다.

그런데 지도를 보자마자 그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린것이었다.

 

"으응?"

"뭔데 레드스톤?"

 

세레나가 뒤에서 다가와 몸을 숙여 지도를 봤다.

시선이 지도에 닿자마자 그녀는 입을 쩍벌렸다.

 

"헉!"

 

그 뒤로 이번엔 쿤타킨이 다가왔다.

그러나 그는 별 미동이 없었다.

다만 고개를 돌려 앉기에 적당한 곳을 찾더니 가까운 곳에 바위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몸을 돌려 그곳에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두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일까?

일행들은 왜 저마다 이런 반응을 보인걸까?

 

"야이... 개 썅노무 호로자식아! 우리가 호구로 보이냐? 너 우릴 낚아도 아주 대어로 낚는다? 이 십새끼가! 오 예스 마러 뻐꺼! 한판 뜨자 이 개만도 못한 씹장생아! 만년설산에서 먼지나도록 흠씬 두들겨 팬 다음에 그 입에 내 물건을 처넣어버리겠다!"

"으윽, 알-렉-산-더-!"

 

레드 스톤은 화려한 육두문자를 난무하며 지도를 집어 던지고는 전투도끼를 꺼내들었다.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알렉산더의 이름을 부른 세레나는 정령의 힘을 끌어올렸다.

정령 소환에 의한 마력풍이 그녀의 몸을 휘감고 위로 날라올라갔다.

그녀의 길다란 머리체와 망토가 마력풍에 나부껴 펄럭펄럭거린다.

더불어 그녀가 입은 스커트로 바람에 나부껴 펄럭거리며 새하얀 속옷이 들어나 잇힝~♡

반면 알렉산더는 왜 그렇게 유난을 떠느냐는듯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되려 짜증섞은 목소리를 냈다.

 

"왜 이 똥짜루야!"

"왜? 왜냐고? 이유를 몰라서 물어, 아앙?"

 

레드스톤은 눈에 반쯤 파묻힌 지도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지금 네놈 눈엔 저 지도 표시가 제대로 된 것처럼 보이냐?"

 

지도엔 산봉우리 전체가 동그라미 쳐져있고 그 동그라미 옆엔 '여기쯤?' 이라고 적혀있었다.

알렉산더는 피식 웃었다.

 

"에이, 뭐야? 그런 것 때문이 지금 이 오두방정을 떠는 거냐?"

"크오오오오!"

"아, 알았어! 알았어! 지금부터 제대로 하면 되잖아!"

"문답무용! 이얍!"

 

과학과 기술의 신, 마도니크의 신자이기도 한 레드스톤은 전투도끼에 성력을 불어넣어 성령의 칼날을 생성하며 성자의 투무 기도문을 외우며 돌진했다.

얼음의 정령과 흙의 정령을 불러내어 전방위 공격을 가했다.

알렉산더는 놀라해 하며 소리쳤다.

 

"우와아악! 심하잖아!"

"이악물어라! 이야아아-!"

 

레드스톤이 기합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달려들던 도중 어느 한 발자국이 만년설 위로 푹 박히더니 레드스톤이 밝고 있던 눈이 폭삭 내려앉으며 무너져버렸다.

결국 그가 내디르던 기합소리는 비명소리로 직결되었다.

 

"아아아아아악!"

"허허참! 좀 전에 내가 지나갈땐 괜찮았는데?"

쿠쿵-!

"레, 레드스톤?"

 

세레나는 정령들을 다시 되돌려 보내고 레드스톤이 떨어진 구멍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그를 염려하며 달려든 세레나는….

 

푹-.

"어, 어어? 꺄아아아아악!"

쿠쿵-!

 

가까이에 갔을 무렵 밟은 눈이 밑으로 푹 꺼지더니 레드스톤처럼 떨어졌다.

알렉산더는 어깨를 으쓱 거리며 담담히 말할 뿐이었다.

 

"그러니까 내말을 믿으라고."

 

어느 세 그의 뒤로 쿤타킨이 다가왔다.

이 행태를 끝까지 지켜본 그는 고개를 절래 절래 내저었다.

 

---------------------------------------

 

다행히 레드스톤과 세레네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쿤타킨과 함께 내려온 알렉산더는 회복물약을 꺼내어 레드스톤과 세레네에게 치료를 해주었다.

 

"아, 난 됬어."

 

세레네는 치료를 거부하고는 물의 정령을 소환해 다친 부위를 치유해 나갔다.

그래봤자 골절이라던가 그런 건 없고 타박상 수준의 상처 뿐이었다.

 

"자, 그럼 치료 끝났겠다. 휴식도 취했겠지? 탐험을 계속하자꾸나."

 

레드스톤은 투덜거리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자 그럼 가자. 여기서 게으름 피고 있으면 해지기전에 마을로 돌아갈 수 없을 거야. 뭐, 비상식량도 어느 정도 마련 되 있긴 하지만."

 

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쿤타킨이 걸어나왔다.

팔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킨 쿤타킨의 손 끝엔 이 공동의 꽉 막힌 벽이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검 한자루가 박혀있었다.

알렉산더가 소리쳤다.

 

"어라? 찾았다?"

 

잠시 멍하니 있던 알렉산더는 정신을 차리고는 검을 향해 달려갔다.

 

"오오, 이것이 그 전설속의 마검 칼라드볼그 인가?"

 

단검을 꺼내 검과 벽 사이로 쑤셔넣어 들어 올린 알렉산더는 간단하게 검을 빼낼 수 있었다.

멀리서 봤을 땐 몰랐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성인 남성만한 크기의 커다란 양손검이었다.

 

"흐음 생각보다 크네? 한 2미터는 될려나?"

 

검신을 들어보다가 아무 생각 없이 볼에 검신을 갔다 덴 알렉산더는 살짝 놀라했다.

 

"어? 진짜로 돌이네? 흑요석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그냥 전설인줄 알았는데?"

 

땅에 검을 내려놓은 그는 짐에서 팰트 천을 꺼냈다.

팰트 천으로 검을 둘둘 말은 다음 가죽 끈으로 묶어서 등에 맸다.

 

"이것으로 목표 달성! 오케이! 이제 내려가자! 왠지 너무 쉬운 것 같지만 뭐, 괜찮겠지?"

"…검을 꺼냈는가?"

 

검은색 로브, 검은색 후드, 검은색 망토.

온통 검은색 일색인 남자가 어둠속에서 나타났다.

체격도 상당한 남자였다.

187cm인 알렉산더보다 머리 하나 정도는 더 큰 거구의 남자였다.

거리를 벌리며 알렉산더는 그를 경계했다.

 

"누구냐!"

 

알렉산더의 동료들도 각자 경계를 취했다.

레드스톤은 연발식 소총을, 쿤타킨은 쌍검을 그리고 셀레네는 석궁을 겨누었다.

하지만 어둠속에서 하나둘씩 검은복면을 갖춘 이들이 나타나 알렉산더 일행을 포위했다.

알렉산더 또한 일행에 합류하며 버클러 방패와 브로드 소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마나를 끌어올려 심신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체 댁들은 뉘쇼?"

"검을 내놔라."

"앵? 목적이 그거야?"

"긴말은… 싫다. 그 검을… 우리에게 건네라. 그렇지 않으면…!"

철컥.

 

일행을 포위한 복면복장의 사람들로부터 쇳소리가 들려왔다.

검은색 로브 사이로 석궁과 총기가 머리를 든다.

일부는 마법지팡이를 겨누었다.

 

"…목숨 또한 내놓아야…."

"까고 있네."

타앙-!

 

레드스톤이 거구의 남자를 비웃으며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그들을 겨누고 있던 검은색 복면의 남자 중 한명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쓰러져버린다.

이어서 레드스톤은 다음 표적을 노리고 방아쇠 아래에 달린 레버를 아래쪽으로 내렸다 올리며 다음탄을 장전한 다음 재차 발포한다.

 

탕!

"아악!"

 

또 한명이 피분수를 뿌리며 쓰러졌다.

흑색복면들은 당황하며 일행에게 총탄과 화살을 퍼붇을려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쿤타킨이 질풍처럼 달려들며 흑색복면중 한명의 머리 위로 검을 휘둘렀다.

 

"으아악!"

쉬각-!

 

주위에 있던 흑색복면들 중 일부가 검을 빼들어 쿤타킨을 막아섰다.

쿤타킨은 씨익 웃으며 오크 특유의 송곳니를 들어냈다.

 

"천상제검 봉황윤무(天上祭劍 鳳凰輪舞)!"

쉬가가각-!

 

쌍검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무수한 검광이 허공을 수놓는다.

주위에서 달려들던 이들은 모두 마비된 듯 멈춘 그 자세 그대로 경직되어 움직이질 않는다.

도검을 꺼내들어 달려든 자, 총이나 석궁을 겨누던 자, 마법을 시전하려는 자 모두 너나할거 없이 얼굴 표정 그대로 동작을 멈추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달려들던 흑색복면들의 신체에 무수히 많은 균열이 생기더니 그 균열을 타고 각자의 몸이 무너져 내려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세상을 다스리는 진정한 주인이여. 대자연의 위대한 파수꾼이여. 내 앞에 나타나 나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셀레네가 합장을 하며 주문을 외우자 그녀가 사역한 모든 계통의 정령들이 나타났다.

물의 정령, 냉온의 정령, 대지의 정령, 바람의 정령 그리고 불의 정령까지.

그녀가 손을 뻗자 그것만으로 의도를 파악한 정령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방으로 퍼져나가 일행을 도왔다.

공격력이 강한 불의 정령은 거친 불바람을 일으키며 흑색복면들을 공격했고 냉온의 정령은 냉기가 실린 진공파로 흑색복면들을 갈기갈기 찢었다.

물의 정령은 일행들의 신체를 회복시키는 한편 대지의 정령은 골렘을 만들어 적들을 짓밟았다.

그리고 바람의 정령은 일행들을 마력 장벽으로 보호해주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한데 셀레네는 석궁을 들어 적들 중에서 중간 지도자로 보이는 이들을 골라 저격했다.

그녀의 화살이 바람을 가를때면 백이면 백 피를 뿌리며 흑색복면들이 죽어나갔다.

 

"후랴아! 간다아아앗!"

 

알렉산더는 방패를 앞세우며 돌진했다.

방패에 마나를 실어 커다란 마력 장벽을 형성해 돌격해 들어가니 석궁이든 총이든 무엇하나 그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다.

이윽고 흑색복면중 한명에게 당도한 그는 방패를 들어올리며 짤게 검을 찔러 넣었다.

 

"이얍!"

"크아아악!"

 

당한 이는 비명을 지르며 피가 요동치는 배를 움겨 잡았다.

그런데 그 힘이 어찌나 쌘지 알렉산더가 다시 뽑으려고 하는데 뽑히질 않았다.

그때 옆에서 다른 적이 나타나 도끼를 들고 달려들었다.

 

"죽어라!"

"거절한다!"

 

알렉산더는 냅다 투척단검을 뽑아 도끼를 들고 달려들던 이에게 던졌다.

정확히 이마 한가운데 단검을 맞은 그 사람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앞으로 엎어졌다.

검을 비틀어 뽑은 알렉산더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가까운 곳에서 저격용 롱배럴 라이플을 들은 흑색복면이 총 대신 전투도끼를 들며 흑색복면을 도륙하는 레드스톤을 겨누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알렉산더는 재빨리 몸을 날려 그자에게 다가가 총열에 발길질을 날렸다.

 

탕!

"제기랄!"

 

갑작스런 방해에 총탄을 허공으로 날린 그 흑색복면은 몸을 굴려 알렉산더의 검을 피한다음 커틀러스 도검을 빼들었다.

하지만 제대로 자세를 잡기 전에 알렉산더가 달려들어 방패로 머리를 후려치자 비틀비틀 대더니 벽에 기대고 쓰러졌다.

알렉산더는 그에게 검을 날렸다.

 

"아디오스, 아미고!"

 

또 한명 그렇게 처치한 알렉산더는 이후 흑색복면 사이로 뛰어다니며 적들을 도륙했다.

그 후 얼마 후 땅바닥엔 흑색복면들의 시체가 즐비했다.

워낙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일행들이다 보니 흑색복면들은 제대로 저항하지 못했다.

대충 정리한 일행은 가운데로 집결하더니 아까전에 알렉산더에게 말을 걸었던 덩치큰 흑색복면에게 압박하듯 걸어갔다.

 

"자, 니 똘마니들은 지옥으로 주민등록번호를 옴겼다. 어쩔래? 맞고 갈래? 가진거 다 내놓고 조용히 꺼질래?"

알렉산더가 검을 어깨에 두들기며 건들거리며 협박했다.

"놀랍군. 솔직히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그래? 그럼 알았지? 그럼 꺼져. 뒤지기 전에!"

"후후후후, 크하하하핫!"

우르르르르-!

 

남자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폭소를 터트렸다.

동시에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일행들은 깜짝 놀라며 한발자국씩 물러나 경계를 취했다.

 

"저항할 셈이냐!"

"저항? 쿠쿡, 저항이라? 키키킥!"

 

남자의 몸이 커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웅크렸던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덩치가 두배 세배로 커지며 그림자가 공간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하!"

 

어둠속에서 광소와 함께 남자의 말이 이어졌다.

 

"저항해야 하는 건 네놈들이다! 네 녀석들은 벌레처럼 꿈틀꿈틀 거리다 어처구니 없이 불타서 죽을 뿐이다!"

"맙소사! 나가(naga)?"

 

이 동굴을 뒤덮은 그림자의 형상을 알아차린 셀레네가 무심코 지껄인 말이다.

순간 거대한 날개가 펄럭하는 소리와 함께 펼쳐지며 동굴 천장을 완전히 뒤덮었다.

본래의 모습을 들어낸 드래곤은 천장을 뚫코 날아올랐다.

50m에 달하는 몸 길이, 4장의 날개, 마치 갑옷처럼 견고해 보이는 날카로운 붉은 비늘들, 사나운 눈동자.

그것은 나가들 중에서도 가장 난폭하다는 레드 드래곤이었다.

그것도 5000년 이상 묵은 에인션트급 드래곤!

산 정상 위를 한 바퀴 선회한 드래곤은 비릿한 웃음을 짓더니 입을 열며 몸안에 가득찬 파괴의 기운을 내뿜었다.

원추형의 길다란 불기둥이 알렉산더 일행이 있는 곳을 휩쓸었다.

 

화르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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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보니 깨닭은 건데 다음편도 제가 써야할듯 합니다;;;;;;;;

  • SKEN 2009.09.18 22:41

    뭐야 이건[..] 혼자 다 할거면 뭐하러 릴레이로 왓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