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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1 10:37

해바라기 1장

조회 수 14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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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  바  라  기

                                                                                  작:rey


1장 소년 그리고 소녀


구름 한 점 없는 어느 가을날 조금은 쌀쌀한 바람이 이는 어느 늦은

오후 시냇가에 두 아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송사리를 잡아보겠다고

조금은 제 나이에 비해 키가 작고 까무잡잡한 남자아이가 힘에 겨워 보

이는 바위를 힘겹게 보이는 바위를 들어 올리고 그 아이보다는 조금은

커 보이는 여자아이는 우유 빛처럼 뽀얀 얼굴에 홍조를 뛴 볼에 환한
 
미소를 보이며 까르르 웃는 모습이 너무나 천진난만해 보인다.



여자아이는 고사리 같은 손가락 사이로 이리저리 빠져나가는 송사리보

며 조금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얼굴을 찡그리다 제 손에 잡히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까르르 웃어대고 있다. 그 옆에 남자아이는 수줍은 그 모

습을 훔쳐 보듯 힐끔 거리며 여자아이의 이랬다 저랬다 표정을 보며 그
 
모습이 너무 좋아 제 힘에 겨운 바위들을 이리저리 들춰본다.



설희야 네 송사리가 그렇게 좋노?



어야. 좋다



설희가 웃는다.



내 송사리 잡아다 울 할베 줄끼다



설희는 물고기 잡아다 할아버지 갖다 드리면 얼마나 기뻐하시는 줄 알

기에 더 많이 잡고 싶은 마음에 해가 점점 기우는 줄도 모르고 송사리
 
잡기에 여념이 없다.



락희는 이미 바지와 소매가 젖은 상태에 가을날씨에 해가 기울어 바람

도 점점 차가워지기 시작해 이미 한기를 느낀 지 오래였다.



하지만 설희에 마냥 웃고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아 집에서 부모님이 기다

리시고 가면 분명 회초리 맞을 생각에 등골이 서늘하지만 설희의 얼굴

을 보면 차마 그말이 입에서만 맴돌고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설희의 들통이 어느 정도 채워질 때쯤 설희가 남자아이를 부른다.



희야 네 어무이가 부른는가보다



동네 어귀를 떠나갈 듯 락희를 찾는 우렁찬 엄마의 목소리가 들른다.



저녁때를 놓치면 어김없이 저녁을 굶겨버리는 가차없는 락희의 어머님

이시다.



  해는 이미 산 어귀를 넘어간 지 오래다 어둠이 동네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   1년전    *
 

  락희는 어릴 때 보통 남자아이들 보다 체구도 작았지만 그만큼 잔병

치레도 많았다.



  감기는 늘 달고 있었고 열병으로 홍역으로 남 들다 넘어가는 병도 락

희는 늘 힘겹게 명을 유지를 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쇠약해져 가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소님이 대문 밖에서 물 한 모금 동냥 할 수 있냐는

말에 락희 어머니는 얼른 물을 떠다 스님께 드렸다.



넌 몇 살이니?



한참 후 수줍은 듯 입을 연다.



5살인데예..



제 나이에 비해 체구도 작았지만 목소리마저도 기운이 없는 듯 기운이
 
없는 듯 드릴 듯 말 듯 대답하는 락희였다.



넌 이름이 뭐니?



또 한참 후에 락희가 입을연다.



강락희라예..



스님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 듯 락희에 얼굴을 바라보얐다.



그리곤 한숨을 내쉬고는 그 아이의 어미에게 말을 전했다.



아이에 이름은 제 아이의 어깨를 누르는군요.



20살 성인이 될 때 까지는 집에서만이라도 락을 빼고 부르시는 게 저
 
아이에게 좋을 듯 합니다.



제 어미가 이상한 듯 되물었다.



와 멀쩡한 이름을 바꾸라 한단 말입니꺼?



스님이 환한 미소로 제 어미에게 조근조근 설명 하는 게 좋을 듯 싶어 자세하게 말을 전한다.



락이 돌림자이기는 하나 제 아이를 힘들게 하는군요. 혹 잔병치레가

많지 않습니까?



네 그렇기는한데예…”



계속 그리 부르는 건 아니고 제 아이 성인이 될 때 까지만 하면 무사

20살을 넘기고 그 이후에는 제 이름대로 불러도 될 듯 합니다.?



그러고 보니 락희가 태어날 때부터 자고 까무잡잡한 게 많이 힘겨워했

.



5
년을 사는 동안 한해 보내기가 제 아비와 볼 때도 힘들었다.



몇 고비를 넘기며 지금 까지 살아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네 스님 말 함 믿어 보겠습니더…”



고맙습니데이..스님



별말씀을요 목마른 땡중에게 이리 시원한 물 한 모금 주셨는데 제가 더 감사하죠



스님은 눈가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환히 웃으며 호탕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곤 짐 꾸러미 주섬주섬 어깨에 들춰 메곤 곧 자신 갈 길을 아는 듯
 
터벅터벅 가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 락희는 집에서 희야 라고 불리게 되었다.



 


 


      *                *                               *


 


락희의 어미가 한 손에는 이미 어디서 구했는지 한 손에는 회초리를

들고 종종걸음으로 락희를 찾아 온 동네를 헤매고 있던 중 동네 입구에

서 윗집에 사는 설희와 함께 걸어 오는 게 눈에 보이자 종종걸음은 점

점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희야 네 어디갔다오노?



해 떨어진지가 언젠데 네 저녁밥은 없는 줄 알아라이



..결국 예상대로 오늘 저녁밥도 없다. 그리곤 어느새 표정이 바뀌

어 옆에 있던 설희를 보며 환희 웃으며 락희의 어머니가 설희를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전한다.



설희야 네 어디갔다오노 네 할베가 네를 얼메나 찾아느지 아나?



저녁은 먹었는가?



아니요 아직.



설희는 말을 흐렸다. 할아버지께 어죽이라도 해드릴라고 많이 잡으려

다 그만 할아버지 배고파 하실 텐데 걱정이 앞선다.



네 할베는 걱정말거라



이 아주메가 저녁밥 챙겨드리고 왔다



그러자 설희의 하얀 얼굴이 뉘웃 해지는 밤하늘을 환히 비추 듯 밝게

웃고 있다.



그런 설희를 안쓰러운 듯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참말이예?



하모. 걱정하지말고 네 밥도 집에 챙겨 놨으니 퍼뜩가서 챙겨 묵으

.



고맙습니데이



설희가 웃는다.



오야



설희는 작년에 락희 6살 되던 해에 비어있던 윗집에 허름한 집에 할아

버지와 손녀 설희가 이사를 왔다.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아들과 며느리가 사고로 같은 날 저 세상으로 보

내어 자식놈이 남겨 놓은 어여쁜 손녀만 남겨 놓고 가슴에 묻었다고 한

.



제 부모가 없어도 늘 천진난만한 미소로 지 할아버지가 유일한 혈육을

제 나이에 아는지 극 진이도 할아버지를 챙기는 모습이 너무도 예뻐 보

였다.



박여사 입장으로도 숙기 없는 머슴아 하나 키우다 작년에 이사온 설희

가 마치 친딸처럼 예뻐 늘 안쓰러워하면서 박여사는 설희를 친딸처럼

어여삐여겼다.


 


 


 

  • 옆뱀 2008.02.01 14:50
    처음 오신 분인가? 안녕하세요~ 자유게시판에 글좀 남겨주시길;
    레카에서 보기 드믈다면 드믄 흠...... 순수 문학이네요. 맞나?
    앞으로 건필해 주세요^^
  • 벨로린 2008.02.02 06:38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간결체이신데 비해 처음의 문장이 유난히 긴 건 의도하신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네요.
    문장이 길수록 문장호응을 맞추는 것은 어려워지겠지요. 전체적으로 몰입도는 좋았습니다. :)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