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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이 살아가는데 느끼는 시간과 우주가 느끼는 시간이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아마, 인간이 골백번 죽어도 우주의 시간을 느낄수는 없을 것이다.
 우주의 짧은 시간이 흘렀다.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듯한 짧은 찰나의 시간. 빛이 눈을 따갑게 노크하고 도망치는 장난을 하는 짧은 시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그 찰나의 짧은 시간.
 그런 짧은 시간도, 우주가 느끼는 시간과 인간의 느끼는 시간의 거리감이 있다.
 아마, 그 거리감을 우주와 타협하기로는 이 년의 시간으로 잡았다.

 "후우 - ."

 검은색 선글라스 사이로 담배 연기가 슬며시 피어올랐다. 새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백색의 긴 롱코트를 입은 울리히는 향 연기 처럼 피어올라가는 담배 연기를 선글라스 사이로 물끄러미 보다가 다시 입에 담배를 물었다. 

 "벌써 이년이야."

 세계는 그 짧은 이년이란 시간안에 급격히 변화했다. 지구 곳곳에서 괴생물이 번식하기 시작했고, 죽은자들이 다시 살아나기도 했다. 다시 살아난 자들을 지능없이 강한 파괴본능을 가지고 살인을 저질렀다. 괴생물과 다시 살아난 자, 그리고 알 수없는 자들이 정부와 대항하며 강한 무력을 지니고 인간들의 문명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그 알 수없는 자들은 그들 스스로가 이계에서 온 마족이라고 말했다.
 
 울리히는 담배를 입에 물어 '흐읍'하고 빨며 허리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정면을 향해 피스톨을 당겼다. '탕' 하는 소리가 고요한 공간을 울렸다.

 "키엑-!!!"

 뭔가 괴기스러운 비명소리가 짧게 공간을 갈기 자르고, 함께 검은재로 검개 타서 재가 되었다. 마물이었다.

 "내레이 종간나 생히들. 아주 쉴틈을 않주네."

 울리히는 퉁명스럽게 중얼 거리곤 입에 물던 담배 꽁초를 땅으로 내던지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폐건물에 득실거리는 끈적한 마물의 기운을 느끼며 울리히는 권총을 장전하며 복도를 걸어갔다. 족히 몇 천 마리는 되는듯 했다.
  일년 전 갑자기 등장하며 엄청난 숫자로 증가한 '괴 생물체' 로 이 건물은 폐교가 되었다. 정확히는 7,8,9,12 가 전체가 폐 건물이 되었지만.

 "그리고, 그 7,8,9,12 가의 중심이 바로 이 건물이지."

 울리히는 그러며 다시 정면을 향해 총을 겨눠 피스톨을 당겼다. '탕!' 하는 소리가 복도를 울리고 동시에 울리히는 빠르게 뒤로 빠졌다.

 "키엑-!!!"
 "캬앙!"

 한 마리의 마물이 재가 되어 휘날리면서 그 사이로 족히 수십은 될듯한 검은색 마물들이 튀어 나왔다. 순시간에 복도를 가득 채웠다.

 "닥쳐, 병신들아."

 울리히는 빠르게 중얼 거리곤 코트 사이에서 기관 단총을 꺼내 들었다.

 "크왕!"

 한 마리가 단숨에 울리히에 면전에 다가왔다. 울리히는 기관단총을 한번 당겼다. 마물을 뚫고 수십발의 총알이 마물들에게 쏟아졌다.
 복도의 가득찼던 마물들이 순시간에 재로 변해 복도를 가득 채웠다. 휘날리는 마물의 재를 뚫고 울리히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인상을 쓰며 뚜벅뚜벅 복도를 지나쳐 걷기 시작했다.

 "아놔, 드라이 했는데 또 맡겨야 되잖아."

 울리히는 궁시렁 거리며 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마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건물의 중심으로 이동해 갔다. 복도에서 살짝 코너를 돌자 갑자기 긴 복도에 그늘에서 몇 명의 인형이 나타났다.

 "크릉- 인간! 인간인가!"
 "응. 인간, 인간이다."

 인형의 중심에 있던 한 사내가 크르렁 거리며 소리쳤다.

 "인간은 보낼 수 없다. 죽인다!"

 인형의 중심에 있던 사내, 아니 마족이 그렇게 소리치고는 '크르렁'하는 소리와 함께 족히 2m는 될듯한 크기로 부풀어 올라 늑대인간으로 변해갔다.

 "늑인이라. 반 마족이로구만."

 울리히는 '호오'하는 소리를 내며 흔치않은 광경을 본다는 듯이 선그라스를 내리고 자세히 관찰했다. 그리고 기관단총을 어깨에 대고 툭툭 치면서 여유로움을 지켜냈다.

 "크아앙!"

 늑대인간이 거대한 울음 소리를 내자 뒤에 있던 인형들도 같이 소리 지르며 변화했다.

 "전부 변신하는 거야? 대단하구만. 근데, 내가 시간이 별로 없어서 말이지. 니들 능력치는 봐줄 시간이 없거든. 이해해줘."

 울리히는 그러며 양손을 모아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곤 기관단총을 당겼다. 변화를 끝 마친 늑대인간들은 한 순간에 뛰어올라 사라졌다.

 "크아앙!"
 
 순시간에 공중 사방 팔방을 점령한 늑대인간들이 울부짖으며 울리히를 둘러쌌다. 울리히는 선그라스를 눌러쓰곤 코트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들었다.

 "bye~."

 울리히는 그러곤 코트 안주머니에서 꺼낸 무언가를 바닥에 던지고 빠르게 복도를 빠져나갔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은빛과 불꽃이 터져올랐다. 거대한 폭발을 아슬아슬하게 피한 울리히는 뭐가 좋은지 입가에 미소를 한가득 머금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자자~ 그럼 마지막 문을 열러 보러 가볼까나."

 울리히는 뚜벅뚜벅 걸음을 옭겨 복도의 끝을 향해 걸어갔다. 복도를 향해 가는 도중에 몇 마리의 마물이 덤벼 들었지만 전부 재로 만들어 주고 복도의 맨 마지막 거대하게 서 있는 쇠문에 다가섰다. 족히 4~5m는 될듯한 무지막지한 크기였다.

 "휘유~. 오늘은 재법 월척인데? 반항이 있어서 재법 기대 했는데~. 고생한 보람이 있겠어."

 울리히는 그러며 코트 안자락에서 마이크 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가볍게 버튼 몇개를 연달아 눌렀다.
 곧 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낭낭한 아나운서 톤의 여성의 목소리였다.

 [여기는 본부, 무슨 일이죠?]
 "아, 여기는 초절정 얼짱 섹시남 울리히. 큰거 하나 낚았음."
 [큰거? 뭔데요?]
 "뚜겅은 않열어 봐서 모르겠는데, 뚜껑이 대따 크네. 크큭."

 울리히는 그러며 권총을 쇠문에 겨누고 피스톨을 연달아 당겼다. 곧 '타타탕!'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쇠문이 삐걱삐걱 거렸다. 그 소란에 복도 전체가 울리기 시작했다.

 [무슨 소리에요? 전투가 시작된 건가요? 울리히님?]
 "아아, 난리 피우지마. 지금 뚜껑 따니까."

 울리히는 말끝과 동시에 발로 거대한 쇠문을 걷어 찼다. 그러자 거대한 쇠문이 곧 쿵 하고 넘어갔다.

 "체크메이트."

 울리히는 뿌옅게 피어오르는 먼지 사이를 손으로 몇번 휘젓고 쇠문을 건너며 나직히 중얼 거렸다. 울리히는 절로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폰에 대고 말했다.

 "아아~ 여기는 울리히. 게이트웨이 발견. 곧, 터미네이트 하겠다."
 [보고 받았습니다.]

 마이크 폰에서 여자의 목소리를 끝으로 코트 안주머니에 마이크 폰을 챙겨 넣자 곧 먼지가 가라 앉았다.
 거대한 대강당, 아니 무슨 체육관 만한 공간에 한 가득 천장에서 벽까지 마족과 마물들이 득실거렸다. 족히 수천은 넘을듯 싶었다. 끈적끈적한 마기에 울리히는 픽-하고 코웃음치고는 저기 맨 끝에 보이는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거대한 세개의 보석과 타원형의 건물. 그 중간에는 이차원과 통하는 구멍이 뚫려서 차원을 흔들고 있었다.

 "이봐요들! 내가, 그 게이트웨이를 좀 쳐 부셔야 되거든? 그래서 그 것만 부시고 갈테니까 나 보내 주라고 하면 않보내 줄꺼지?"
 "끼엑!"

 울리히의 말의 의미를 알아듣었는지 천장에 붙어있던 수십의 마물이 그를 덮쳐들었다.

 "아니면 말고 븅신들아."

 울리히는 그러며 기관단총을 꺼내들어 덮쳐드는 마물들에게 총알을 쏟아대고 단숨에 뛰기 시작했다. 수십의 마물이 재로변해 그에게 뿌려졌다. 곧 그를 향해 수천의 마물과 마족들이 달려들었다.

 "마물들을 정면에 보내고 우리는 마법을 차지한다!"

 마족 무리의 수장인지 저 멀리서 고함소리가 울리자 곧 대열 정비를 시작했다. 울리히는 쳇, 하고 말하고 자신을 가로막는 마물들에게 다시 한번 기관단총을 쏟아댔다. 그리고 멈춰서서 기관 단총을 장전하고 빠르게 권총으로 달려드는 한마리 마물의 머리를 박살내고 소리쳤다.

 "좋아, 결정했어. 너희들은 내 일을 방해했고, 나는 화가났다. 그래서 너희에게 내릴 벌은,"

 울리히는 기관 단총과 권총을 들고 정면에 대고 난사하기 시작했다.

 "고이고이 죽여주마, 망할 개 잡종들아!"

 울리히는 사방 팔방에서 달려드는 마물들에게 총을 다 쏴버리고 총을 않맞고 달려드는 마물 하나의 머리를 다리로 차서 날려버리고 곧 허리에 차있던 얇고긴 레이피어를 꺼내들었다.

 "신성한 아버지, 당신의 이름에 권능과 영광이있으 오리니."

 짧게 기도를 마치자 곧 레이피어에 환한 은빛이 머물렀다. 울리히는 곧 그것을 크게 한번 휘둘렀다. 그러자 주위에 가득찼던 마물들이 재로 변해 터져 주위로 휘날렸다.

 "개놈의 짜식들아 공포와 충격이다!"

 울리히는 혼자 고래고래 소리지르고는 기관단총에 장전을 끝내고 정면에 뿌려댔다. 그 순간 저 멀리서 불덩이 하나가 그를 향해 날라왔다.

 "어이쿠!"

 울리히는 레이피어로 가볍게 불덩이를 자르고 그 순간에도 달려드는 마물을 회전하며 걷어찼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앞을 쳐다보자 수십개의 불과 전격, 얼음 덩이가 그를 노리고 날라오고 있었다.
 울리히는 코트 자락을 휘날리고 곧 코트로 몸을 가렸다. 코트 위로 엄청난 양의 마법이 난사되어 덮쳐들었다. 그 순간 코트에서 환한 은색의 빛이 감돌며 베리어가 생성되었다.
 마법이 전부 방어되자 울리히는 다시 일어나 레이피어를 휘두르며 정면을 뚫고 지나갔다.

 "도데체 네놈의 정체는 뭐냐!"

 어느새 마물들의 방어라인이 무너져 내리자 마족 중 한명이 소드를 꺼내들고 울리히를 막아서며 소리질렀다.

 "내 이름은 울리히, 직업은 신의 용병. 헤헤헤~"

 울리히는 나근나근 설명하고 웃음을 보였다.

 "회색 인간?"
 "빙고!"

 울리히는 하얗게 질린 마족의 심장의 레이피어를 꼳아 넣고 등에 차 두었던 쇠덩이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쇠덩이를 빠르게 이어 붙여 족히 2m는 될듯한 기다란 총을 만들어 냈다.

 "거리 75m, 적정 사정거리구만."

 울리히는 그러며 자기에게 달려드는 마물과 마족들은 무시한체 총을 들고 게이트웨이로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단숨에 피스톨을 당겼다.

 "케엑!"
 "크악!"

 게이트웨이로 향해 날라가는 거대한 은탄이 날아가는 범주 사이에 있던 마물과 마족들을 재로 만들며 쭉하고 게이트웨이로 뻗어갔다.

 "막아! 막아!"

 마족들의 수장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천천히 날아오는 은탄을 향해 마족과 마물들을 계속해서 던져 댔다. 하지만 속속들어 재가될 뿐이었다. 그리고 곧 게이트웨이를 은탄이 뚫었다.

 "BUMP!"

 울리히는 씩 하고 입으로 웃으며 선그라스를 울려 손으로 펑하는 모션을 취했다. 그리고 게이트웨이는 콰콰쾅!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그 폭발을 망연자실하게 보던 마족들은 천천히 노기를 띄며 울리히를 노려봤다.

 "죽여! 죽여!"

 마족들은 한결 같이 외치며 울리히에게 달려들었다. 울리히는 다시 레이피어를 꺼내 달려드는 마족들을 베어갔다.

 "거, 성격도 참."

 울리히는 웃으며 마족들의 심장과 목을 도륙해 갔다.



 -2-

  차원과 차원의 사이에는 좁은 틈이있다. 그 틈 사이에는 차원간의 균형을 맞추는 게이트스트림이 흐르고 있는데, 이 게이트스트림은 강력한 마력을 지니고 있었서 왠만한 힘을 갖지 않고서는 견디어 낼 수조차도 없다. 
 회색빛만이 가득하고 다른 이차원의 깨진 틈으로 여러 공간이 비추어졌다. 한발자국 차이로 어떤 곳은 빛이 가득하고, 어떤 곳은 달빛이 흘렀다. 바람이 부는 곳도 있고, 눈이 내리는 곳도 있었다.
 그 신비하면서도, 게이트스트림이 무시무시하게 흐르는 공간, 이차원의 틈에서 치우는 따뜻한 빛이 내리찌는 곳 아래에서 느긋하게 느려져 누워 술병을 입에 물고 시간을 띵까띵까 보내고 있었다.

 "으아~ 이거 간만의 휴과가가 아주 최고네."

 치우는 그러며 손을 휘둘러 가볍게 안주 삼아 건 오징어를 소환해 입에 물었다. 한입 물어 뜯고 가볍게 술 한자 다시 마시고. 신선 노름이 따로 없었다.

 "치우님~ 치우님~"
 "응?"

 차원의 구멍을 열고 어린 꼬마 천사 하미엘이 후다닥 튀어나왔다.

 "인간계로 대량의 신족의 피의 흐름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미엘은 헐레벌떡 말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치우를 봤다. 치우는 무덤덤하게 술과 오징어를 한번씩 더 뜯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다 생각한 대로잖아. 대충 뻐기다가 꼬맹이 보내면 되."

 치우는 그러며 다시 술을 마시고 돌아 누웠다.

 "문제는, 그 양이 사상 최대라고 합니다."
 
 치우는 그말에 살짝 호기심이 동했는지 하미엘을 쳐다봤다. 하미엘은 잠시 침을 삼키고 여유를 가졌다가 입을 열었다.

 "20명 분의, 최상급 신족의 피라고 합니다."

 치우는 다시 인상을 쓰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술병을 내려놓고 한손으로 이마를 집고 가만히 생각했다.

 "인간에게 넣은거지?"
 "인간계니까요."
 "용병의 능력치는?"
 "베이스 능력치는 5명 정도는 받아 들일 수 있고 무리해서 10명 정도는 넣을 수 있다고 봅니다."
 "기간이 얼마나 지났지?"
 "겨우 발견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신족들의 피의 흐름은 마신들도 알아차리지 못하니까요. 2년 정도 지난듯 하네요."

 치우는 이년이란 말에 한숨을 푹 쉬고 오징어를 뜯었다.

 "완전 골병들었겠네. 20명 분이면 도데체 얼마야? 2L는 되겠네. 그럼 수명이…… 5년? 4년?"
 "그렇죠. 근데 바로 전투에 들어가서 4년도 간당간당 입니다."

 하미엘의 말에 치우는 묵묵히 술을 입에 댔다.

 "조건은 뭐 같애?"
 "영혼의 구원, 이라내요."
 
 치우는 다시 하미엘의 말에 술잔을 내려놓고 어이없다는듯 '허'하고 웃었다.

 "주신에게, 아니 일개 종족이 언제 부터 영혼의 구원이 가능해졌지?"
 "속인거죠, 뭐."
 "완전 마음에 않들어, 망할 신족 놈들."

 치우는 그러며 술을 벌컥벌컥 들이켜 자리에 누웠다. 골똘히 고민하는 치우를 보며 하미엘은 '흠' 하고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드디어 치우가 입을 열었다.

 "하미엘. 꼬맹이에게 가봐. 세달안에 꼬맹이를 밖으로 내보내야겠다. 상황이 급해졌어. 잘못하면 영혼 하나가 '소멸' 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난 신족들의 기운을 다스리는 법을 모르지만, '그놈'이라면 알꺼아냐. 그놈도 '그 쪽' 출신 이니까. 그 놈을 찾아가 봐야겠어."
 "에, 그 놈, 아니아니~ 그 분이라면?"
 "신의 최초 용병."
 " 최초 용병, 신예! 맞죠?"

 하미엘은 꺄르르, 하고 웃고는 단숨에 차원의 경계를 넘어갔다. 치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남은 술을 입에 털어 넣고 오징어를 입에 질겅질겅 물고는 차원의 틈새를 걸어 어딘가로 향해 갔다.
 
 "어디부터 뒤져볼까? 헤요헤요~ 술을 들이켜라~ 크크크큭."




 -3-

 평범대학 뒷문 바로 근처에는 너무나 평범해 도저히 시선이라곤 가지 않는 기이한 집이 한 채 있다. 그 집의 주인은 어딘가로 휴가를 떠나 버리고 한 명의 평범한 예비 대학생, 아니 이제는 대학생이된 한명의 소년에게 헐값에 내놓고 떠나 갔다.
 그 소식을 듣은 몇몇의 사람은 "와 거참 집 잘 구했다." 라고 말을 하지만, 그 소년은 언제나 이렇게 말한다.

 "니미. 이 딴 집 절대 사는게 아니었어."

 현은 그러며 몇 칠째 씻지 못한 머리를 긁으며 힘겹게 일어 났다. 회색의 넓은 공터 만한 방에 박살난 2m의 목각 인형들과 석상들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아니, 산을 이루고 있다고 봐도 될만 했다. 그 무더기를 깔고 앉은 현은 초췌한 얼굴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은 2년 전과 비교해서 훨씬 달라졌다. 호리호리 하다 못해 말라보이던 몸은 재법 단단해졌다. 하지만 너무 부풀어 오르거나 하지 않고 어느 정도 단단하게 느겨졌다. 머리도 재법 길어지고 창백하던 피부는 보기 좋게 혈색이 조금 흐르지만, 여전히 하앴다.

 "하아~ 이제 특급 인형 만인 대전도 끝인가?"

 현은 방문을 나서고 문을 닫았다. 그러자 방문이 사라지고 벽만 남았다. 현은 복도를 터벅터벅 걷다가 엘리베이터 들어가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으으윽. 대학 방학이라서 좀 무리하게 수련을 하는게 아니었나?"
 
 대학이 방학을 맞이해서 20시간 풀 타임으로 수련을 하다보니 삭신이 쑤셨다. 하지만 확실히 몸이 강해진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지라 그만 둘 수도 없다.
 현은 주방으로 들어가 가볍게 식사를 준비했다. 식사는 내단과 영약을 생으로 먹는 거다.

 "으윽, 진짜 맛없다."

 현은 호두보다 조금 큰 내단을 입에 넣고 단숨에 삼켜넣고 물을 들이켰다. 물은 내단보다 더 독했다.
 이 물은 치우가 특별히 보내준 '정체 모를 녹색 물' 인데 정말 독하게 썼다. 물이야 사다 먹으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현은 사다가 물도 사보고 음류수도 들고 와봤지만, 집 안에 물이나 음류수 무엇을 들고 오든 그 물로 변한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만 물을 않 먹고 살 수없기에 물을 억지로 들이켜서 이제는 전보다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적응이 안돼. 역겨워."

 현은 그러고 나물 모양에 약초를 먹었다.  입에 선 이제 한약 비슷한 냄새가 확하고 풍기기 시작했다.
  현은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무황기를 운용했다. 거대한 해일 같은 무황기는 새로 들어온 기운을 가볍게 흡수하고 몸을 더 크게 불렸다. 그리고 스스로 몸 전신을 다독이면서 강하게 두들겨 갔다. 몸은 조금 더 튼튼해지고, 내장과 혈관 모두 단단해졌다. 그리고 혈관의 구멍은 조금 더 커졌다.
 현은 몸에 움직이는 무황기를 그러려니, 하고 놔두고 제 할일을 해갔다. 먼저 욕실로 들어가 물로 몸을 씻고 TV를 틀어 놓친 드라마를 시청했다.

 "아~ 바보야! 니 마누라 바람 났잖소!"

 현은 드라마의 완전 동화되서 큰 소리로 소리쳤다. 그 때쯤 무황기도 제 할일을 마친듯 스르륵 하고 멈추고 현의 몸 주위를 가볍게 휘휘 돌았다.
 
 "아악! 가지마 가지마!"

 현은 드라마 남주인공이 차에 들어가 집을 떠나자 발악하듯 악을 질렀다. 그리고 화면이 어두워 지자 현은 긴장하고 TV에 눈을 모았다. 그러자 TV에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응? 설마?"

 현은 인상을 쓰고 TV를 가만히 쳐다봤다. 

 "하마엘 왔어요 뿌우~"

 하마엘이 TV를 타고 쑥 하고 튀어나왔다. 현은 '억?' 하는 소리를 내곤 맨 처음 손에 잡힌 부엌칼을 내던 졌다.

 "억?!"

 하마엘은 날아오는 부억칼을 피하고 당황한듯 현에게 파닥 거리며 다가갔다.

 "뭐에요~ 하마엘 그러면 아야해요~"
 "이 요망한 것! 내 돈을 노리고 온게냐!"
 
 하마엘은 현에 과민 반응에 살짝 땀방울을 흘리곤 아니라는듯 손사래를 치며 입을 열었다.

 "아아~ 아니에요~ 민, 아니 하마엘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현은 그제야 살짝 긴장을 풀었지만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하마엘을 쳐다봤다.
 
 "뭐야 그럼 여긴 어쩐 일로 온거야?"
 "상황이 않좋아요. 신족들이 용병을 풀어서 마신들과 대항을 하기 시작했는데, 거짓된 계약이에요. 잘못하면 큰일이 날지도 모르고 또 마신들도 무슨 꿍꿍인지 전면전 보단 게릴라 전술로 시간을 벌고 있었요."
 "흠, 그래서?"
 "세달 후에 현이 세상으로 나가야 겠어요. 그래서 제가 도와주러 온거고요."
 "세 달?"
 
 현은 '음' 하고 침음성을 내다가 다시 입을열었다.

 "뭘 도와 줄껀데?"

 현의 말에 하마엘이 '크흐흐흐' 하고 음흉한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현에게 다가 갔다.

 "지금 당신은 너무 나약해서 마왕 한 마리 상대하기도 힘들다고요. 너무 나약해서, 제다 특별히 조교를 해드리죠. 좀더 강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좀 더 파워풀하게 만들어 드린다고요. 나약하다 못해 썩어버린 바나나 만양 흐물거리는 당신의 나약한 신체는 정말인지 역겹다 못해 씹어 터트려 발로 짋밟아 박살내 버리고 싶군요. 앙? 않그렇습니까?"
 "예, 예."
 
 하마엘이 검은색 흉흉한 포스를 풍기며 주저리주러리 말을 늘어놓자 현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천사 아니냐? 아닌거냐?'

 현은 하마엘에게 달린 새하얀 날개를 보며 머리 속으로 생각했다.

 "자, 어서 수련을 하죠. 당신의 그 발랑까진 몽키의 (삑-) 같은 신체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죠."
 "아, 하하하, 예."

 현은 화들짝 놀라 하마엘을 따라 엘리베이터의 올랐다.


 -4-

  은색의 번쩍이는 오토바이 한대가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렸다. 텅 빈 도로에 단 한대의 오토바이, 은색의 ZZR1400이 고속으로 달려갔다. 거뜬히 300은 될듯한 속도였지만 커브에서도 줄이지 않고 빠르게 스쳐지나가듯 흘러갔다.
 
 [치칙, 치치직, 울리히님. 카이로에서 대량의 몬스터, 마물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근처 캠프에서 이동 부탁 드립니다.]
 "ok."

 잡음과 함께 귀에 끼고있던 마이크폰에서 무전이 왔다. 오토바이의 엑셀을 한번 더 세게 당기며 울리히는 짧게 대답했다.
 울리히는 신족의 피를 대량으로 흡수했다. 그것도 신계의 순수 최상급 신들의 엄청난 양으로. 신들의 피는 울리히의 신체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뼈와 내장과 피부는 강철처럼 단단해졌고, 뼈가 처음 부터 다시 맞추어져갔다. 신체의 흐름이 바뀌고 울리히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신체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이어 근육이 팽창하고 단단해져 갔다. 그리고 안력과 청력 같은 감각들이 극도로 발달했다.
 하지만 그러고도 신의 피는 굉장한 양으로 남았다. 그 남은 신의 피는 울리히의 피와 섞였다. 그리고 울리히의 몸을 맴돌며 흘러다녔다. 그리고 울리히의 신체가 더욱 단단해지면 여지없이 흘러들어가 더욱 강력하게 증진시켰다.
 
 "잡 것들이 몰려오는구만."

 울리히는 나직히 중얼 거리곤 오토바이의 속도를 천천히 낮추기 시작했다. 200km까지 속력이 내려가자 울리히는 몸을 뒤로 젖혀 오른손으로 코트 안자락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빠르게 세번 피스톨을 연달아 당겼다. 
 울리히는 다시 몸을 앞으로 젖혀 양손으로 엑셀을 당기며 오토바이의 속력을 높여갔다. 그리고 귀에 끼고 있던 마이크폰의 버튼 몇개를 누르고 신호를 보냈다.

 "여기는 울리히, 캠프 응답하라."
[치칙- 여기는 캠프. 여기는 캠프.]
 "좋아, 앞으로 2분 후 캠프에 도착한다. 하지만 뒤에 떨거지가 좀 있다. 그것 좀 맡아라."
 [치칙- ,치치- 무슨 말입니까?]
 "보면 알아."

 울리히는 고속도로의 가까운 지점에서 커브를 돌아 곧 비포장 도로를 달렸다. 점차 울리히의 뒤에서 검은색의 하늘을 나는 마물들과 몬스터 무리가 뒤쫒았다.
 울리히는 백 미러로 그것들을 보며 '픽-'하고 미소를 짓고는 엑셀을 더욱 세게 당겼다. 곧 300km로 계기판의 표시되었다.
 
 "모두 대기!"

 어느새 울리히의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군인들과 군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캠프였다. 군인 무리의 맨 뒤, 사령관이 긴장한 눈빛으로 울리히를 보고 있었다.
 울리히는 엑셀을 조금 더 당기고 가볍게 앞바퀴를 당기며 공중으로 날아 올라 진 안으로 들어섰다.

 "fire!!!"
 "fire!"
 "fire!"

 곧 사령관의 지시가 내려오고 주위 군인들이 사령관의 말을 따라하며 피스톨을 당겼다. 총알 세레가 몬스터와 마물들에게 뿌려졌다. '투탕탕'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키엑'하는 마물과 몬스터의 괴성이 가득했다. 울리히는 곧 건물 앞에 오토바이를 세우로 건물로 들어섰다. 곧 한 명의 요원이 울리히에게 뛰며 다가왔다.

 "울리히님! 카이로로 급 파견 임무가 내려왔습니다!"
 "들었어. 비행기는 준비 되었나?"
 "예. 경비행기가 준비 되었습니다."
 "ok. 가보자고."

 울리히는 선글라스를 닦으며 수행관을 따라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