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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2006.12.11 12:19

현마대전(現魔大戰) - 2

조회 수 20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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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광은 더 이상 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아까부터 탁록의 대전이니 뭐니 알지못하는 소리만 잔뜩 늘어놓고는 마도의 절학을 받으라고 하는 자를 정상으로 보는 건 힘든 것이다. 그래서 효광은 퉁명스럽게 한 마디 내뱉고는 고개를 돌렸다.


" 귀하가 무슨 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군. 난 이만 가겠소."


" 흐음."


청년은 효광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자신이 생각해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청년은 정공법으로 나가기로 했다. 다른 지식은 이후에도 전해줄 수 있는 것이다.


" 자네가 어떤 곳의 출신인지 알고싶지 않은가?"


" ... 그딴 거 관심없소."


" 그렇게 말은 하지만 방금 몸이 떨리고 멈칫거리는 게 보이던걸. 자신을 속이는 건 안 좋은 버릇이지."


" ......."


청년은 머리를 긁적였다. 왜인지 효광은 지독하게 보수적인 것 같았다. 천지마검류의 비급을 전해주는 일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귀찮음에 입을 다실 때 효광이 나직이 말했다.


" 나도 알고 있소. 당신이 주려는 게 대단한 무공의 비급일 거란 사실은..."


" 흐음? 그렇다면 어째서 받지않는 건가."


" ... 그것 하나로 간단하게 강해질 수 있다면, 지금까지 노력해온 게 너무 허무해서 그렇소. 이해가 안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강해지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소."


" 흠..."


청년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효광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그 또한 재능이 없다고 한탄하는 동생을 옆에서 지켜본 적이 있었고, 그때 도와준다고 하는데도 필요없다는 동생의 모습에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야 그것이 무인 특유의 자존심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 ... 하지만. 이것을 익힐 수 있느냐 없느냐는 그대의 몫이지.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천 년 이래 가장 강력한 검학(劍學)의 하나이다. 그렇게 쉽게 익힐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거다."


" 그건..."


" 보고 있자니 조금 짜증이 나는군. 내가 그대라면 바짓가랑이를 붙들어서라도 이 비급을 달라고 애원을 할 것이다. 그대는 언제고 깨달을 것이다. 강호에서 약한 것은 죽어 마땅한 죄라는 것을."


" ......."


효광은 순간 말문이 막혀서 대답하지 못했다. 갑자기 강력해진 청년의 기세때문이었다. 그는 조금씩 화를 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혹시 자신이 잘못하고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강호에서 약하면 살 수 없다는 것은 주위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들어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피식.



" 받게."


청년은 기세를 풀고 씨익 웃었다. 그리고 천지마검류의 비급을 효광의 손에 꼭 쥐어줬다. 효광은 더 이상 뿌리칠 수 없음을 알았다. 효광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꾸벅.


" 고맙소!"


" 고맙다는 말까지 들을 처지는 아니다. 말했듯이 이건 원래 그대의 것이니까."


청년은 고소를 머금고는 품에서 두 알의 환약을 꺼내었다. 그리고 효광에게 건네주었다. 효광은 의아해서 반문하려고 했지만 청년의 대답이 더 빨랐다. 처음부터 준비한 모양이었다.


" 증진이 더딜 때 먹으면 좋을 것이다. 물론 운기는 종남파의 심법만으로도 충분하다."


" ... 음. 고맙소... 그런데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오?"


" 유천화라고 한다. 이 년 후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지."


슈욱!


마치 무언가에 쫓기기라도 하듯, 유천화는 그 말을 끝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의 신법이 너무 고절해서 효광의 실력으로는 알아볼 수 없었던 것이었지만 효광은 그가 도깨비가 아니었나 의심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