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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퍽-! 둔탁한 충격음. 검을 잃고 무방비가 된 로이에르의 가슴팍에 사내의 발길질이 꽂혔다.

 

커억!”

 

  거친 발길질에 나자빠진 로이에르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명치를 제대로 얻어맞은 그는 숨을 가누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였다.

 

  퍼억-! 다시 한 번 둔탁한 충격음이 울려 퍼졌다. 이어진 상대의 발길질이 복부에 충격을 가했고 로이에르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뒤로 굴러갔다. ‘일어나야해!’ 로이에르의 이성이 필사적으로 외쳤다. 안타깝게도 그의 몸은 밀려오는 통증으로 그의 요구를 행할 여력이 없었다.

 

이봐. 아까의 기세는 다 어디로 가셨나 응?”

 

  쓰러진 채 아등바등 하는 로이에르. 그런 그에게 이죽거리며 다가오는 사내. 만약 이 상황이 기사단의 대련 수업이었다면, 다가온 상대는 이제 오른손을 로이에르에게 내밀고 그는 그 손을 맞잡고 일어나 못 당하겠단 표정과 함께 옷을 털어내며 대련을 끝냈을 것이다. 허나 다가오는 사내의 손에 꽉 쥐어진 날카로운 검은 그런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로이에르의 앞으로 다가온 사내는 오른손을 내미는 대신 오른발로 로이에르의 가슴팍을 밟고 짓눌렀다.

 

!”

 

  사내의 발이 가슴을 짓누르자 격통을 동반한 짧은 신음이 터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음과 함께 숨이 터져 겨우 숨을 고르게 된 로이에르. 그의 두 눈에는 서슬 퍼런 검을 들고 히죽 웃고 있는 사내의 얼굴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뭐 나름 잘했어. 먼저 가서 쓸쓸하겠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마. 모시는 아가씨도 좀 기다리긴 해야겠지만 뒤따라가게 될 거야. 물론 어엿한 여자로 만들어 준 다음에 말이지!”

 

  이죽거림과 함께 검을 쥔 사내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곧이어 일어날 일에 로이에르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남겨질 에이페리아에 대한 걱정도, 패배에 대한 분노도, 마지막 이죽거림에 대꾸해줄 말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겨우 이렇게 죽는 건가? 이렇게 허무하게?’ 그저 눈앞의 현실로 닥쳐온 죽음이란 결과 앞에 로이에르는 눈을 질끈 감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내의 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자신을 향해 내려쳐지는 것이 느껴졌다.

 

  깡-! 강렬하게 울리는 금속음. 차가운 검이 자신의 목을 꿰뚫는 대신 뜬금없는 금속음이 귓가를 때리자 로이에르는 질끈 감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눈을 뜨자 사내의 검 끝이 그의 코앞에 있었고, 사내의 검을 익숙한 다른 검이 가로 막고 있었다.

 

끼어들어 미안하군. 상황이 급박해 보여서 말이야.”

 

  로이에르가 낯익은 목소리에 시야를 넓히자 어느새 자신의 검을 한손에 들고 사내의 검을 받은 라쿠스의 등이 보였다. 로이에르는 급격하게 변한 상황을 머리로 미처 받아들이지 못한 채 두 눈만 껌벅거렸다. 라쿠스는 그런 로이에르를 등 뒤에 두고 시선은 사내에게 고정한 채 이어 말했다.

 

정신 좀 들었으면 뒤로 좀 물러나있게.”

 

  어안이 벙벙한 로이에르는 라쿠스의 말에 그가 자신을 보고 있지 않음에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걷는 법도 잊어버린 듯, 쓰러져있던 자세 그대로 땅을 기며 뒤로 물러났다. 등을 땅에 붙인 채 팔과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뒤로 움직이는 그 모양새는 꽤나 볼품없고 우스웠다. 멀리서 그 모양새를 지켜보던 에이페리아는 로이에르가 무사함에 안도하면서도 볼품없는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

 

아참.”

 

  라쿠스가 무언가 생각난 듯 뒤로 물러난 로이에르를 향해 말했다.

 

미리 허락받고 쓸 시간은 없을 것 같아서 자네 검 좀 무단으로 사용했네. 괜찮겠지?”

 

  라쿠스가 자신의 손에 들린 검을 가리키며 로이에르를 향해 잠깐 고개를 돌렸다. 라쿠스의 물음과 손짓에 로이에르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로이에르가 괜찮습니다. 마음껏 사용해주십시오.’ 라고 대답을 해줘야하는 건가 고민을 하는 사이. 난데없이 끼어들은 라쿠스가 여유를 보이자 사내는 얼굴을 구겼다.

 

넌 또 뭐야! 어차피 다음은 네놈 차례였는데 너부터 먼저 치워주마!”

뭐 치울 수 있다면 한번 해봐.”

 

  사내는 자신의 으름장과는 대조적으로 무미건조하게 대꾸하는 라쿠스에게 발끈했다. 사내는 쥐고 있는 검에 힘을 줘 맞닿아 있는 라쿠스의 검을 짓눌러 내리려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사내가 아무리 힘을 줘도 라쿠스가 쥔 검은 미동도 않았다. ‘뭐야? 대체 무슨 놈의 힘이?!’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한 사내는 검을 떨어뜨려 놓았다 다시 내려칠 요량으로 자신의 검을 힘껏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 상황을 보는 사내와 로이에르 둘 모두가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광경이 벌어졌다.

 

  뒤로 물러나있었다고는 하나,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그 광경을 목격한 로이에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내가 검을 들어 올림과 동시에 마치 검 두 개의 날붙이가 서로 붙어있는 것처럼 라쿠스가 쥔 검도 그대로 따라 올라갔다. 거기에 더해 라쿠스의 검과 팔이 쭉 올라가 하늘을 향함과 동시에 그는 반원을 그리듯 오른팔을 오른쪽으로 크게 돌렸다. 그 과정에서 라쿠스의 검과 밀착되어있던 사내의 검도 라쿠스가 그리는 반원을 따라 끌려갔고, 그렇게 어느새 땅바닥에 닿은 사내의 검을 라쿠스의 검이 내리 누르고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이 두 사람의 검이 딱 붙은 채로, 잠깐의 떨어짐도 없이, 그다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물 흐르듯이 이루어졌다. ‘말도 안 돼!’ 로이에르는 눈앞에서 이루어진 일에 속으로 경악했다. 라쿠스의 검은 일련의 움직임에 있어 어떠한 저항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라쿠스의 검과 사내의 검은 애당초 한 개로 만들어진 것처럼 딱 붙어서 떨어지지도 않았다. 그것은 서로 간에 합을 맞춘 상태로 사내가 검을 가볍게 쥐기만 한 채 아무런 힘도 가하지 않은 듯 했다. 그래야만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보였다. 하지만 검을 쥐고 있는 사내의 손은 힘을 빼기는커녕 잔뜩 힘을 주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대체! 이게 무슨?!”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경악하는 로이에르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그보다도 더. 현 상황의 당사자인 사내는 말조차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당황했다. 검을 쥔 손에 힘을 준 것이 무색할 정도로 사내의 검은 라쿠스의 검에 그저 끌려가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지금도 땅바닥에 내리 눌러진 검에 아무리 힘을 가해봐도 미세하게 흔들리기만 했다. 끼긱-! 두 검의 검날이 맞붙은 채 마찰하는 음이 신음소리처럼 새어나오기만 할뿐, 사내는 아무리해도 라쿠스의 검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안간힘을 쓰는 사내의 모습과는 반대로 라쿠스는 무심한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봤다.

 

해보라고는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되지?”

 

  라쿠스의 말에 사내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냥 멀리서 놓고 보면 별거 아닐 수 있는 동작과 검의 움직임. 이 움직임이 결코 자연스러울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이루어졌다. 일어날 수 없는 일과 그 일이 일어난 현실. 이 사이의 괴리감은 사내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 되어 극한의 공포로 다가왔다.

 

자 그럼. 이쯤에서 알려주자면 우선 하나.”

 

  라쿠스는 말을 멈춤과 동시에 한 발을 휘둘렀다. 사내의 검을 내리 누르고 있던 라쿠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내의 검을 발로 걷어차 날렸다. 갑자기 가해진 충격에 검을 놓쳐버린 사내가 짧은 신음을 내뱉었고 멀찍이 날아가 버린 사내의 검이 둔탁한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무기를 치운다면 상대가 당장 잡을 수 없는 곳으로 치울 것. 그리고 둘.”

 

  다시 말을 멈춘 라쿠스는 쥐고 있던 검을 거꾸로 바꿔 쥐었다. 그는 검끝이 땅바닥을 수직으로 향하게 잡은 후. 검을 놓쳐 비어있는 사내의 손을 그대로 내리 찍었다.

 

상대를 제압할 때는 철저하게 제압해놓을 것.”

끄아악-!!”

 

  날카로운 쇠가 뼈와 살을 꿰뚫는 거북한 소리. 이어지는 사내의 비명소리. 쥐고 있던 검을 놓쳐 할 일을 잊어버린 사내의 손이 미처 까닥거리기도 전에, 라쿠스의 검이 사내의 손등과 손바닥을 꿰뚫고 그대로 땅에 박혔다. 겨울의 땅바닥은 제법 단단했지만, 라쿠스의 검은 마치 진흙 속을 찌른 것처럼 너무 쉽게 그것도 제법 깊숙이 박혔다.

 

  극심한 고통에 울려 퍼진 사내의 비명소리는 그 상황을 바라보고만 있던 사람들의 정신을 일깨웠다. 에이페리아는 놀라 움찔거렸고, 사내의 일행들은 사내를 돕고자 급히 각자의 무기에 손을 가져갔으나 이어지는 라쿠스의 말에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었다.

 

충고하는데 무기를 뽑아들면 그 순간부터 전부 죽는다.”

 

  그저 안부인사 건네듯 평범한 어조였다.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리지도 고함을 지른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라쿠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에이페리아를 제외한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같은 감각에 휩싸였다.

 

  숨 쉬는 것이 불편할 정도로 주변의 공기가 무거워지고 줄어드는 것 같았다. 공기가 신체를 짓누르는 것 같은 압박감이 몰려왔고, 등줄기에 서늘함이 일었다. 사내의 일행들은 그 감각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한 가지 사실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덤비면 죽는다.’ 공통된 하나의 생각 속에 머리가 온전히 인지하지 못할 상황이 연속되자 사내와 그 일행들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로이에르는 지금 느껴지는 이 감각들이 자신이 어제 레임에서 겪은 것과 동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이에르가 이 감각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생각하는 사이. 사내의 부하들이 옴짝달싹 못하는 것을 확인한 라쿠스는 검을 쥔 손을 놓으며 로이에르를 쳐다보았다.

 

애송이 아직 사람 죽여본적 없지?”

 

  라쿠스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의 말이 단서가 되어 로이에르는 어제와 지금 겪은 이 감각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달았다. ‘설마살기? 풍기는 기운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살기라고?’ 로이에르는 얼빠진 표정으로 라쿠스의 물음에 답했다.

 

그걸 어떻게.”

그냥 딱 봐도 그래 보이는군. 죽이기는커녕 사람을 찔러본 적도 없겠지.”

로이에르! 괜찮은 거야?!”

 

  라쿠스가 어느 정도 상황을 정리했단 생각이 들었는지 에이페리아가 소리치며 달려왔다. 로이에르 앞으로 달려와 어디 심하게 다친 곳은 없는지 그의 몸을 살피던 그녀는 주저앉아있던 그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라쿠스는 잠시 뭔가 고민하듯 턱 끝을 만지다 이내 로이에르에게 말했다.

 

이참에 한번 죽여 보는 것도. 그게 아니군.”

 

  로이에르를 향해 말하던 라쿠스는 옆에 있는 에이페리아를 보자 생각이 바뀐 듯. 대화의 대상을 그녀로 돌렸다.

 

이 자는 어떻게 할까 아가씨? 죽일까?”

 

  라쿠스는 손이 검에 뚫린 채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사내를 손짓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그의 물음에 순간 에이페리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 뭐라고요?”

일단 현재 아가씨가 고용인 비슷한 입장이니까. 먼저 물어보는 거야.”

 

  에이페리아는 라쿠스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의 아무렇지 않아 하는 태연한 표정으로 알 수 있었다. 정말, 그냥 단순하게 저 사내를 죽일지 살릴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여기서 자신이 죽이라고 말을 하면, 라쿠스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저 사내를 죽일 것이다. 에이페리아는 사람의 생사를 마치 왼쪽 길로 갈까? 오른쪽 길로 갈까?’라는 느낌으로 묻는 라쿠스의 행동에 위화감을 느꼈다. 그녀는 시비를 걸었던 사내와 그 일행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손을 꿰뚫은 검을 어쩌지도 못하고 고통에 찬 신음 소리만 내고 있는 사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저 이쪽의 눈치만을 보고 있는 사내의 일행들. 에이페리아는 차례로 눈에 들어온 그들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죽일 것까진 없어요! 이만하면 충분하니 보내줘요!”

 

  에이페리아의 말에 라쿠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내의 손에 박힌 검을 가볍게 뽑아들었다. 이윽고 사내의 일행들 몇몇이 사내에게 다가와 그를 부축하여 데려갔다. 잠깐의 시간 후 그들은 라쿠스의 눈치를 살피며 멀어져갔고, 라쿠스는 멀어져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가씨도, 애송이도 둘다 너무 무르군.”

당신 정말 죽일 생각이었어요?”

 

  라쿠스의 말을 들은 에이페리아가 인상을 찌푸리며 따지듯 되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라쿠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당연한 걸 왜 묻느냐는 식으로 대답했다.

 

그래서 물어본 거잖아.”

당신은 어떻게 사람의 목숨을 그렇게 쉽게 이야기하는 거죠?”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가씨랑 애송이가 너무 무른 생각인거야.”

 

  여전히 태연자약한 태도로 말하는 라쿠스. 그 모습에 발끈한 에이페리아가 다시 대꾸하기도 전에 라쿠스가 그녀와 로이에르를 쳐다보며 이어 말했다.

 

검은 장난감이 아니야. 흉기지. 상대는 사람을 죽이려고 검을 들었는데 사람 한번 죽여본적 없는 애송이는 대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니 그 꼴이 난거지. 결과적으로 지금은 별 일 없이 끝났지만, 내가 없었다면? 애송이는 이미 시체로 변해 썩어갈 테고 아가씨는 온갖 능욕만 당하다 버려졌거나 더 비참하게 죽었겠지.”

 

  라쿠스의 이어진 말에 에이페리아는 쉽게 대꾸할 수 없었다. 그의 말대로 만약에 라쿠스가 없었다면, 이후 벌어졌을 일들은 불 보듯 뻔했다.

 

아가씨와 애송이 단 둘이서 라 게세르까지 무사히 온 것 만해도 운이 좋았다는 걸 모르는군. 어제 나에게 엘라 퀴노스를 꼭 가야만 한다고 말했던 아가씨의 목적과 인생의 무게는 그런 비참한 최후를 겪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가벼운 거였나? 실제로 비참한 최후를 주려했던 자들을 그냥 보내줄 정도로?”

 

  라쿠스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본인이 죽을 각오도 없이 남을 죽이려하는 자들의 머릿속만큼이나 이해가 안 가는군.”

 

  라쿠스는 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이 무심한 어조로 이야기 했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가볍지 않았고, 에이페리아와 로이에르는 왠지 모르게 라쿠스가 자신들을 꾸짖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로이에르는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숙였고, 에이페리아는 뭐라 대꾸할 말이 없어지자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아무렇지 않게 할 말을 다 마치고 로이에르의 검에 묻은 피를 가볍게 털어내던 라쿠스는 두 사람이 한참을 아무런 대꾸도 없이 그러고 있자 다시 입을 열었다.

 

뭐하나?”

 

  라쿠스가 부르자 그제야 멀뚱멀뚱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는 에이페리아와 로이에르. 그런 두 남녀를 보며 라쿠스는 의아한 표정과 함께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엘라 퀴노스로 안 갈 건가?”

  • 반딧불 2018.09.28 09:23
    상대의 검의 움직임을 꿰뚫듯 따라간 1초식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라쿠스의 실력 캬 잘보았습니다
    처음 라쿠스가 등장했을때부터 무심했던 그의 태도와는 상반적인 대사가 하나 눈에 띄었는데요
    “미리 허락받고 쓸 시간은 없을 것 같아서 자네 검 좀 무단으로 사용했네. 괜찮겠지?”
    이 말이 어쩌면 애송이니 하며 상대를 쉽게 생각하는 라쿠스와는 다른 대사였지만
    검에 대한 그의 태도를 진지하다는게 느껴졌습니다
    이전화에서 끌고왔던 로이에르의 어설픈 마음 가짐에 대한 포인트도 역시 실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것이었네요
    로이에르가 애송이라고 불린 이유가ㅋㅋㅋㅋ
    반대로 따지면 에이페리아에 대한 경험 역시 부족한 것으로 잡히겠네요
    일말의 반전을 두는 복선일지 아지면 라쿠스로 하여금 에너지가 떨어지는 포인트가 그대로 일지
    여전히 에이페리아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네요
    잘보았습니다 늦은시간에 쓰느라 고생하셨어요 ㅋㅋ
    더불어 스켄님 생일이시라면서요? 생일장 소설이네요 ㅋㅋㅋ
    생일 축하드립니다
  • SKEN 2018.09.28 23:56
    축하 감사합니다. 호평도 감사합니다.
    드디어 재촉과 채찍이 안보이는군요! 우왕.
  • PORSCHE 2018.09.28 14:44
    라쿠스는 정말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네요. 라쿠스로 인해 로이에르와 에이페리아가 세상을 알아가고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쿠스는 냉정하고 비판적인 태도 이면에 큰 상처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여정이 순탄치 않을 것 같지만 저런 사람이랑 함께라면 목숨은 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제 출발인듯 한데 다음편이 보고 싶습니다!
  • SKEN 2018.09.28 23:57
    라쿠스의 캐릭터성이 잘 묻어나오고 있는거 같아 다행이네요.
    호평 감사합니다! 는 언제나 다음편에 대한 재촉의 마무리..흐규흐규
  • 불꽃휴먼 2018.10.04 17:37

    에이페리아X로이에르 고구마 듀오의 답답함을 우걱우걱 먹다가 라쿠스 사이다를 벌컥이는 시원함이 느껴지는 편이네요.
    라쿠스의 말대로 무난히 여기까지 온게 신기할 정도로 온실속화초같은 물러터짐이 깊게 느껴집니다.
    라쿠스의 말투나 캐릭터 자체는 제가 좋아하는 '반지의제왕'의 순찰자 아라곤같은 느낌이 나서 좋네요.

  • SKEN 2018.10.04 23:26
    고구마 듀오ㅋㅋㅋ 적절한 표현이네욬ㅋㅋ
    말그대로 온실속화초에 철부지 특성들로 도배된 고구마 듀오입니다.
    라쿠스라는 캐릭터가 생각보다 잘 뽑혀나오고 있는거 같아 다행이네요!
    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