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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류시아 대륙에 그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고대의 마도국가 엘로니아의 유적 위에 세워졌다고 하는 리핀 토르

 

  대륙의 모든 마법사들이 모여 있는 천공탑과 대륙의 모든 난쟁이들의 고향인 수정 산맥이 있는 이 자그마한 국가는 대다수의 국민이 마법사 또는 난쟁이로 대륙에선 소위 미치광이들의 나라라고 불렀다.

 

  마법사들의 마법과 난쟁이들의 기술이 한데 모여 있는 리핀 토르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개발하는 것에만 모든 관심이 쏠려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많은 발명품들은 획기적이며 가치가 높았고 이는 에류시아 대륙의 모든 상인들이 좋아할만한 물건들이었다.

 

  하지만 리핀 토르의 지리적 위치 때문에 루스토니아를 제외한 대륙의 다른 지역에서는 리핀 토르의 물건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대륙의 서북부 끝자락에 위치한 리핀토르는 서남쪽에 루스토니아, 동북쪽에 라자헤임’, 동남쪽에 로하나스 제국이 위치해있으나 루스토니아를 제외하고는 루나키아 산맥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루나키아 산맥. 신수(神獸) ‘베르자네크의 보금자리가 있는 베르자네크의 영역. 산맥 자체는 그리 험한 산맥은 아니지만, 혼돈과 죽음의 권능이 있는 베르자네크의 영향으로 인해 루나키아 산맥은 죽음의 산맥이라는 이명이 있을 정도로 혹독한 자연환경과 이상 현상이 공존하는 혼돈의 땅이었다.

 

  단순히 거리상으로는 로하나스 제국의 국경에서 리핀 토르까지의 거리는 먼 거리가 아니었지만, 일반인들은 쉬이 넘어갈 수 없는 루나키아 산맥의 존재로 인해 대륙의 많은 상인들의 꿈이 좌절되어왔었다.

 

  적어도 루나키아 산맥의 자그마한 마을 라 게세르가 알려지기 전까진 말이다. 그곳은 루나키아 산맥의 유일한 거주민이자 산 민족인 자네크토후족이 살고 있는 마을로 그 마을에는 루나키아 산맥을 넘어갈 수 있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산 민족어로 길잡이란 뜻을 가진 샤나크라고 불리었다.

 

  라 게세르가 알려지고 샤나크의 존재가 알려지자 대륙의 많은 상인들이 앞 다투어 라 게세르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머물며 적절한 샤나크를 고용한 후 루나키아 산맥을 넘어 리핀 토르를 오가면서 대륙의 각지에도 리핀 토르의 물건들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어느덧 자그마한 산골 마을이던 라 게세르는 리핀 토르를 오가려는 상인들과 그들의 경호를 맡은 또는 맡으려는 용병들 등 많은 방문객이 찾아왔고 라 게세르는 대륙의 소도시 못지않은 생활수준과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리핀 토르와 루나키아 산맥 그리고 라 게세르의 상관관계K-

 

  오늘 하루 할 일을 다 마친 해가 그 빛을 줄이며 루나키아 산맥 너머로 뉘엿거리고, 밤이 다가옴에 따라 통행인이 줄어들고 있는 라 게세르의 거리에 짙은 석양이 드리울 때쯤. 라 게세르의 중심가에서 다소 외곽에 있는 레임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1층은 식당 겸 주점으로 나머지 2층부터 4층을 숙소로 제공하는 전형적인 주점 겸 여관인 레임은 1층에 있는 수개의 원형 테이블마다 다양한 손님들이 둘러 앉아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리핀 토르에 다녀온 후 이번의 성과를 만족해하며 자랑하는 상인, 곧 있을 리핀 토르로 가는 여정과 그곳에서 있을 거래에 들떠 기대감을 내비치는 상인, 산맥의 안내인 역을 고용하거나 고용받기 위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인과 샤나크, 과거의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떠들고 소리치며 웃는 용병들, 각자의 이번 여정에 대한 간단한 안부 인사와 함께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샤나크들 등.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건물 밖에서도 소리가 새어나올 정도로 왁자지껄했다.

 

  끼이익. 낡고 두꺼운 레임의 나무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바깥에서 유입된 바람이 실내를 비추던 촛불들을 흔들었고 내부에 드리워져 있던 수많은 그림자들이 일렁였다. 이윽고 쿵 하며 나무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수많은 목소리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다소 높고 크게 울려 퍼졌다.

 

엘라 퀴노스에 데려다 줄 샤나크를 찾고 있어요! 보수는 얼마든지 드리죠!”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여성의 목소리에 가게 안의 많은 사람들이 일순간 대화를 멈추고 문 앞에 서있는 적갈색을 띈 긴 머리칼의 젊은 여성과 금색 단발머리의 젊은 남성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 것도 잠시 뿐, 금방 두 남녀에게 관심을 끈 사람들은 하던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했고 가게 안은 다시 왁자지껄해졌다.

 

  문 앞에 서서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던 여성은 아무도 자신의 말에 대답도, 관심도 보이지 않자 짜증스런 표정으로 자리가 비어있는 가게 안쪽의 바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고 옆에 있던 남성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여성의 뒤를 쫓아갔다. 짜증이 잔뜩 묻어있는 얼굴의 여성은 바 앞의 빈자리에 털썩 앉으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도대체 뭐야? 지금까지 모든 주점을 다 돌아다녔는데! 마침 샤나크들이 다 나가서 마을엔 없는 거야?”

 

  여성이 앉은 자리 맞은편에 서있던 이곳의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은 그녀에게 물 한잔을 건네주며 옅은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샤나크들은 원래 갈 수 없는 곳을 요구하면 관심조차 갖지 않아요, 아가씨.”

갈 수 없는 곳? 샤나크들은 루나키아 산맥 어디든지 갈 수 있지 않나요?”

잘못 알고 계시군요. 샤나크들은 그저 루나키아 산맥을 넘어갈 수 있게만 해주는 안내인 일뿐, 그들도 루나키아 산맥의 모든 곳을 다니지는 못합니다. 더욱이 아가씨가 말한 엘라 퀴노스는 루나키아 산맥에서도 특별한 곳. 그곳을 갈 수 있는 샤나크는 한 명도 없습니다.”

 

  주인의 설명을 들은 여성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빠진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떴고 그녀의 뒤에 서있던 금발의 남성도 머리를 긁적이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살짝 벌어진 입술을 다무는 것도 잊은 채 잠시 멍한 표정으로 있던 여성은 이내 고개를 푹 숙이며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맙소사, 오로지 거길 가기 위해 이곳까지 온 건데.”

 

  크게 상심한 여성의 모습을 보고 주인이 이어 무언가 말을 하려 했지만, 어느새 다가온 다부진 체격의 사내가 여성의 옆자리에 앉으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아리따운 아가씨. 엘라 퀴노스엔 무슨 일로 가려는 거지?”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여성은 고개를 들어 시선을 돌렸다. 어느새 옆에 앉은 사내, 그 뒤편에는 그가 방금 전까지 있었던 곳으로 짐작되는 테이블에서 그의 일행들이 히죽거리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고, 옆에 앉은 사내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들의 불쾌한 시선에 여성은 눈썹을 찌푸렸고 옆에 앉은 사내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당신은 거기에 데려다 줄 수 있나요?”

아쉽지만 그건 무리지. 나는 안내인이 아니라 호위를 맡는 용병이고, 애당초 거기가 어딘지도 모르거든!”

 

  한 손으로 손사래를 치며 사내는 다른 한손에 쥐어진 맥주잔을 입에 가져갔다. 사내는 맥주를 한 모금 넘기며 눈앞의 여성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허리까지 흘러 내려온 선명한 적갈색의 긴 머리칼. 전체적으로 어려보이는 외모지만 새하얀 피부와 뚜렷한 이목구비, 어딘가 성숙해 보이는 표정과 분위기는 매혹적으로 느껴졌고, 두터운 검정색 겨울용 로브를 걸치고 있음에도 전체적인 체형으로 보아 로브 안의 몸매도 보통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

 

  탐욕스러운 시선으로 여성을 위아래로 훑어보던 사내는 맥주잔을 입에서 떼며 이어 말했다.

 

어차피 길 안내는 샤나크들이 알아서 할 것이고, 아가씨의 몸으로 험한 곳을 다니긴 위험하니 호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말이야. 특별히 서비스로 오늘 밤 잠자리부터 바로 옆에서 지켜줄까 하는데 어때?”

 

  사내의 희롱하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성의 뒤편에 서있던 금발 남성이 허리춤에 찬 검에 손을 가져가며 위협적으로 소리쳤다.

 

이런 무례한! 감히 지금 누구에게!”

 

  금발 남성이 당장이라도 검을 뽑을 듯한 기세로 노려보자 사내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일어나 금발 남성의 앞에 섰다. 앉아있을 땐 몰랐지만 일어서서 마주보자 사내는 금발 남성보다 머리 하나 정도는 더 컸고 두 사람의 체격도 그만큼 차이가 있었다.

 

뭐야 호위기사라도 되나보지? 귀한 집 아가씨 인가본데 그렇지만 역시 이런 비리비리한 녀석보다는 내가 더 호위로 낫지 않겠어?”

이런 쓰레기가 감히.”

 

  사내의 이죽거림에 흥분한 남성이 진짜 검을 뽑으려는 듯 손에 힘을 주려할 때. 여성이 손을 들어 남성을 제지시켰다.

 

그만둬 로이에르.”

하지만!”

 

  여성에게 로이에르라 불린 금발 남성은 뭐라 말하려 했지만 여성의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그녀 스스로도 지금 상황을 간신히 참아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로이에르가 그녀의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자 사내는 코웃음을 쳤다.

 

그래, 아가씨 말 잘 듣는 게 좋아 형씨. 괜히 허세부리다가 망신당하는 수가 있으니까.”

 

  으쓱해하는 사내를 보며 여성은 짜증스런 손짓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더니 깊은 한숨과 함께 나지막이 말했다.

 

하아기껏 먼 길 떠나 여기까지 왔는데 재수가 없으려니까 이딴 잡배나 꼬이고.”

?”

 

  여성의 말에 사내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한 듯한 사내를 똑바로 노려보며 여성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만하면 됐으니까 꺼져. 이곳만 아니었음 나한테 말도 못 붙일 잡배가 감히 주제도 모르고그렇게 여자가 필요하면 어디 창관 같은데 라도 가던가, 그럴 능력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표독스럽게 내뱉은 여성의 말이 끝나자 어안이 벙벙해진 사내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해 잠깐의 정적이 찾아왔다. 그 정적을 깨트린 건 사내가 원래 있던 테이블에 남아있는 일행들의 폭소였다.

 

거봐 내가 뭐라 그랬어요 대장! 어림도 없다고 했죠?”

그냥 가만히 눈요기나 하시지 괜히 나서서 본전도 못 찾으셨네!”

그만 집어치우고 이리 와요! 마시던 술이나 마저 먹게!”

 

  잠깐 동안 여성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곱씹어본 사내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졌고, 여기에 일행들의 웃음소리와 야유까지 더해지자 그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흥분을 참지 못한 사내의 주먹이 바 테이블을 향했고 쾅하는 소리와 함께 사내의 외침이 일행들을 향했다.

 

닥쳐! 이 빌어먹을 놈들아!”

 

  그들의 야유가 멈춘 것을 확인한 사내는 씩씩거리며 여성을 노려보았다. 사내의 위협적인 모습에도 여성은 표정하나 안 바뀐 채 분노한 사내의 두 눈을 똑바로 마주보았고, 그것이 오히려 사내의 심기를 더 건드린 듯 사내는 이를 갈았다.

 

적당히 농이나 던지고 끝낼 생각이었는데 이런 건방진 계집이네 년 입에서 우는 소리를 들어야 직성이 풀리겠군.”

 

  사내의 위협적인 행동이 선을 넘으려 하자 로이에르는 허리춤의 검을 뽑기 위해 손에 힘을 주었다. 여성이 받은 모욕적인 언사로 그도 사내만큼이나 흥분한 상태였고 여성을 향한 무례를 더 이상 참고 있을 수 없었다. 허나 그가 미처 검을 뽑기도 전에 이미 다른 것이 사내의 목 언저리를 위협하고 있었다.

 

적당히 하게나, 자네 가게도 아닌데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지.”

 

  맞은편에서 사내와 여성의 실랑이를 지켜보고 있던 주인은 어느새 기다란 톱칼-고깃덩이를 자를 때 쓰는-을 손에든 채 태연한 얼굴로 사내의 목을 위협하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에 사내와 로이에르는 물론, 사내의 위협에 표정하나 변하지 않던 여성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사내의 일행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상황이 파악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주인을 향해 소리쳤다.

 

어이, 지금 우리 대장에게 뭐하는 짓.”

 

  사내의 일행들은 하려던 말을 이어서 할 수 없었다.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그들 역시 대장이라 부른 사내와 비슷한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그들 테이블 근처에 앉아있던 샤나크들 몇몇이 검을 뽑아 그들의 목을 겨누고 있었고, 멀찍이 앉아있던 몇몇의 샤나크들은 한 손에 쥐고 있던 식사용 나이프의 끝을 잡고 여차하면 그들의 미간에 날려 버릴 기세로 노려보고 있었다. 샤나크가 아닌 주점의 다른 손님들중 일부는 그 광경을 익숙해하며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았고, 또다른 일부는 놀라움과 흥미가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라 게세르에서 행패를 부리면 어떻게 되는지 들어본 적이 없나보군. 부디 사지 멀쩡하게 나가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조용히 나갈 것을 권유하지. 먹고 마신 값은 안 받겠네.”

 

  주인은 사내의 목을 겨누고 있던 톱칼을 치우더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주인의 입술은 웃고 있었지만 두 눈은 여전히 날카롭게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고, 그 눈빛에 위압감을 느낀 사내는 엉거주춤 뒤로 물러나더니 자신의 일행들에게 손짓했다. 여성과 로이에르를 사납게 흘겨본 사내는 일행들과 함께 다른 이들의 눈총을 받으며 가게 문을 향해 걸어갔고,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키려는 듯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주점의 문을 거칠게 닫고 나갔다. 그들의 뒷모습을 못마땅한 눈빛으로 지켜보던 주인은 그들이 밖으로 나가고 나서야 미안해하는 표정과 함께 여성에게 말을 건넸다.

 

제 가게에서 이런 일을 겪게 하다니 미안하군요. 라 게세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건 언제나 저런 무식한 용병들뿐이지요. 많이 놀라셨을 텐데 따뜻한 차라도 드릴까요?”

부디 그래주시겠어요? 고맙습니다.”

 

  여성은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굳어있던 표정을 풀며 주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서 겁먹지 않고 당찬 언행으로 쏘아 붙이긴 했으나, 실상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는지 긴장이 풀린 그녀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잠시 후 주인이 따뜻한 차를 능숙하게 타서 여성에게 건네주었고 여성은 주인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현하며 찻잔을 양손으로 감싸 쥐었다. 감싸 쥔 두 손으로 차의 온기를 느끼던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엘라 퀴노스에 갈 수 없는 걸로도 머리가 아픈데 이런 일까지 겪다니.”

아참, 그러고 보니 아까 하려던 말을 마저 못했었군요.”

 

  깊은 한숨과 함께 중얼거리던 여성에게 주인이 말했고, 그녀는 주인이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궁금한 듯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주인을 쳐다보았다.

 

엘라 퀴노스에 갈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명 있긴 합니다.”

 

  주인의 말에 여성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난 그녀가 거의 소리치듯 말했다.

 

뭐라고요?! 하지만 아까는 그 곳에 갈 수 있는 샤나크는 한 명도 없다고 했잖아요!”

 

  주인의 말에 놀란 여성은 따지듯이 말했고, 그녀가 그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듯 당황한 주인은 미안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가씨 말대로 그곳에 갈 수 있는 샤나크는 한 명도 없는게 맞습니다. 제가 말한 한 명은 샤나크가 아니에요.”

 

  다시 자리에 털썩 앉은 여성은 주인의 말이 미덥지 못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루나키아 산맥에 있어서 절대적인 안내인인 샤나크들 중 단 한 명도 가지 못한다는 곳을 샤나크가 아닌 사람이 갈 수 있다는 말은 그녀가 생각하기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었다. 그녀는 속으로 반신반의하며 주인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게 누구죠?”

우리는 그를 엘라시 라쿠스라고 부릅니다. 산 민족어로 은빛 늑대란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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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9) 문장 수정

  • 홍차매니아 2018.08.22 01:05
    선리플!
  • SKEN 2018.08.23 02:12
    선대댓글!
  • 홍차매니아 2018.08.22 01:05
    선추천!
  • SKEN 2018.08.23 02:12
    그래서 평은?!
  • PORSCHE 2018.08.22 14:14
    아 리부트 전에 봤던 내용이구나! 그때도 눈여겨 봐서 기억나는 부분이었는데, 다시 쓰면서 문장이 한층 좋아져서 단번에 읽었음.
    레임 주막 처음묘사 부분이나 아가씨가 등장하는 부분 묘사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음!
    맨 처음에 지문이 아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니까 이해가 더 잘되었다. 길거 같았는데 금방 읽어서 짧다고 느껴짐.
    그러니까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 SKEN 2018.08.23 02:13
    에피1의 기본 뼈대 콘티와 플롯은 리부트전과 동일하다보니..
    에피1의 마무리까지는 어느정도 겹쳐지는 부분이 생길것..
    좋은 평에 감사하면서도 왜인지 마지막에 재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건 기분탓이겠져..?
  • 반딧불 2018.08.22 21:20
    이번엔 슈발리에의 배경을 볼수있는 흐름에
    군더더기 없는 문장력까지!
    기대감이 들게 하는 좋은 진행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빨리 연재해주셈
  • SKEN 2018.08.23 02:13
    히익..호평을 가장한 연재 독촉..!
  • 홍차매니아 2018.08.24 10:23
    세계관 묘사랑 배경묘사가 군더더기 없이 잘 이어지는군. 이거 전에 썻던거지?
    뭔가 느낌이 작화보정된 개정판? 리마스터 보는 듯한 기분이다.
    그러니 어서 빨리 다음편을 쓰라구 친구.
  • SKEN 2018.08.24 17:37
    기승전 독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