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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1 15:40

GAGE - Season1 : 2. 학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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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 일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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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GE Season1 ~ Blood Gage ~

       2.  학교(2)

 저는... .. 아니 에... 에르입니다. ,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에르의 소개가 끝나기 무섭게 교실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에르는 생전 처음 느끼는 따스함으로 인해 평소 학교에 있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시선이었다. 자신을 무시하는 시선이 아닌 반갑게 맞이해주는 시선들을 느끼며 이곳에 참 잘 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반가워!”

 “꼬맹아 반갑다.”

 “잘 부탁한다.”

 시끌시끌한 분위기 사이로 다들 가볍게 에르에게 인사를 했다. 에르는 그런 인사에 쑥스러워하며 시선을 맞추고는 고개를 살짝살짝 숙여 인사했다. 그 중 참머리가 삐죽삐죽 솓아 뻗친 머리에 장난끼가 가득한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에이리아에게 물었다.

 “그럼 쟤 우리 반이에요?”

 “

 이어서 옆에 있던 보이시한 짧은 머리카락의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소녀가 이어서 물었다.

 “능력이 뭔데요?”

 “... 그건 아직?”

 이어서 옆의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단발머리의 풋풋한 소녀가 다시 물었다.

 “쟤가 아르휀보다 1살 어리다던데 맞죠?”

 에이리아가 시선을 위로 올려 뭔가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대답했다.

 “아마도...?”

 에이리아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서로 쑥떡쑥떡 되는 분위기가 되는 것을 보며 에이리아가 한숨을 쉬며 얘기했다.

 “나한테 묻지말고, 에르한테 직접 물어보는게 좋지 않을까?”

 에이리아와 비슷한 포니테일을 하고 있던 까무잡잡한 소녀가 물었다.

 “네츄럴 게이지에요?”

 특별한 질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에이리아가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 ,... 네츄럴 게이지야.”

 “그렇구나...”

 교실의 뒤편 에르와 다소 가깝게 맞닿아 있던 바론은 미남형에 키도 늘씬해서 흔히 킹카라고 말할 수 있는 소년이었는데, 에르를 불러 물었다.

 “

 “,

 “네 능력은 뭐야?”

 아이들의 질문공세가 시작되는 듯한 분위기를 느낀 에이리아가 에르를 보며 말했다.

 “저기 원하는 자리 아무데나 가서 앉아서 얘기해.”

 “..”

 에르가 쪼르르 교실의 책상사이를 비집고 들어갔고, 그걸 본 아이들은 자신의 옆자리로 오라며 손짓을 했다. 에르는 그냥 적당히 비어있는 줄의 가장자리에 앉았고, 그 에르의 뒷모습을 보며 에이리아는 미소를 머금은 채 교실문을 향해 나갔다. 그사이 돌아서 가는 에이리아의 뒷모습을 에르는 가만히 지켜보았는데, 주위에서 질문공세가 들어오며 에이리아에 대한 생각이 끊어졌다.

 “어떻게 각성했어?”

 보이시한 짧은 머리카락에 남성미가 풍기며 태도가 당당해 보이는 소녀가 물었다. 이에 에르가 대답을 하려는 찰나에 그 소녀가 다시 얘기했다.

 “아참, 나는 이나리라고 해, 본명이 아니라 게이지 예명이야.”

 이어서 옆에 있던 단발머리 소녀도 불쑥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 나는 다니카야

 그리고 어느새 아이들이 에르의 주위에 모였다. 에이리아와 비슷하게 포니테일을 한 까무잡잡한 소녀가 말했다.

 “나는 마르셀이야

 그리고 동시에 손을 뻗으며 악수하자는 제스쳐를 취했다. 에르는 뭣도 모르고 뻗은 손을잡아 떨떠름하게 악수하며 말했다.

 “.. .. 저는 에르..”

 에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서 금발의 양갈래로 머리를 땋은 귀여워 보이는 소녀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멜리나야.”

 에르는 이런 반응에 혼란스러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저 악수를 요청해 오는 통에 말없이 손을 덥썩 잡아주었다.

 “... 나는 에르..”

 그리고 멜리나라고 한 소녀의 등 뒤로부터 고개를 슬적 내밀며 살포시 왼손을 뻗는 소녀가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나는.. 아가시아야..”

 그러자 멜리나가 손을 뻗은 소녀를 슬쩍 쳐다보며 미소 띤 어조로 애기했다.

 “얘는 부끄럼이 많아. 그런 누나려니 해

 에르도 부끄러워하며 아가시아의 손을 잡아주었는데 손이 닿자마자 아가시아는 손을 쏘옥 품안으로 넣고는 멜리나의 등으로 고개를 넣었다. 에르는 그 모습에 떨떠름해 했지만, 이어서 소년들이 뒤에서 둘러싸는 바람에 정신없이 인사하기 바빴다.

 “나는 비서누나가 말했듯이 바론이야. 여기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아. 3이지.”

 키도 180가량 돼보이는 훤칠하고 잘생긴 바론이 에르 앞에 다가오자, 평균 13세살의 평균키보다 조금 작은 140의 에르는 마치 난쟁이와 같은 모습이 연출되었다. 바론이 손을 내밀었는데, 에르가 손을 갔다대자 마치 아기 손같이 작게만 느껴지는 것을 보곤 바론은 신이난 듯 허리를 숙여 양손으로 에르의 손을 잡더니 탄성을 질렀다.

 “, 진짜 아기 손처럼 쪼꼬매. 이런 애가 능력자라고?”

 바론의 옆을 비집고 장난끼 많아 보이는 소년이 에르 앞에 다가왔다.

 “나는 불리! 아마 병실에서 잠시 나를 봤을 걸~?”

 사람은 생긴대로 논다더니, 말투에서부터 장난끼가 한껏 묻어나오는 어조로 불리라는 소년은 말했다. 그리고 옆으로 불리의 어깨를 잡아당기며 에르의 앞으로 성큼 다가온 통통한 소년이 이어서 말했다.

 “나는 틸리. 얘랑 쌍둥이야. 근데 내가 뚱뚱하다고 얘랑 형제로 안봐. 얘는 너무 말랐거든.”

 “.. .”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보니 틸리는 굉장히 순박해 보였다. 표면상으로 통통해 보이기는 했지만, 나름 애환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바론의 옆으로 다른 소년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나는 카오루야.”

 바가지 머리에 순수하게 생긴 소년이 에르의 옆에 섰고, 에르는 바론의 손을 놓고 카오루와 악수했다.

 “.. ,에르에요..”

 “하아..”

 카오루가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에르는 영문을 몰라 당황해했지만, 이 소년도 제멋대로 묻지도 않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 루카스라는 예명을 하고 싶었는데.. 조지 루카스! 스타워즈의 거장감독이름을 하고 싶었는데! 이미 있더라구...그래서 어쩌다보니 적은 예명이 카오루야..”

 뒤에서 멜리나가 카오루의 신경을 긁는 말을 툭 던졌다.

 “그래서 쟤 별명이 오타쿠야.”

 “?!”

 그러자 주변에서 아이들이 깔깔깔 거렸다. 이어서 멜리나가 아이들이 다 들으라는 듯이 크게 얘기했다.

 “쟤 에반게리온에 나오는 카오루라는 케릭터명을 쓴걸 껄?”

 “그게 왜! 어때서!”

 카오루가 흥분하며 대뜸 반문했지만 멜리나는 그저 코웃음을 칠뿐이었다. 카오루는 무슨말로 반문을 할까 궁리하다가 멜리나에게 소리쳤다.

 “! 그러는 너도 어떻게 에반게리온을 아는 건데! 그게 나온지 얼마나 오래된 애니인줄 알긴 아냐?”

 “! 에반게리온을 안본건 아니거든! 그리고 아무도 애니메이션 케릭터명으로 이름을 하진 않아요~”

 척봐도 카오루가 기가쌘 멜리나에게 말빨이 되지는 않아보였다. 보통의 여자아이들이 말빨이 좋은건 사실이지만..

 “! 그게 뭐! 어때서!”

 “그래~ 그래서 너 오타쿠라고 꺄르르르

 멜리나가 카오루를 놀리는데 재미가 들린 것 같았지만, 분위기는 묘하게 그렇게 나빠보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즐거워 보였고, 카오루도 그렇게 기분 나빠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이들의 뒤편에서 묵직한 음성이 들리며 머리 위로 손을 뻗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지크. 잘부탁한다.”

 지크라고 한 소년은 칠판으로 시선이 향한 채 무심하게 손을 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런 지크를 보며 에르도 인사로 화답했다.

 “저는 에르에요.. 잘 부탁드려요..”

 에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나리가 무섭게 치고 들어왔다.

 “네 능력이 뭐냐니깐?”

 “?”

 이나리의 질문에 에르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는데, 그걸 눈치 챈 멜리나가 이나리를 보며 말했다.

 “자기도 그걸 모르지 않을까.”

 “~?”

 멜리나가 에르를 가리켰고, 시선은 이나리에게 향한 채 말을 이었다.

 “에이리아 언니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고. 바론도 물었고. 너도 물었는데, 딱히 자기 능력에 대해서 잘 아는 눈치는 아닌데?”

 “그럴라나?”

 뒤에서 바론이 허리춤에 손을 댄 채 멜리나의 말에 덧붙였다.

 “맞아. 능력을 각성했다곤 하지만. 게이지의 능력이 같은 네츄럴 게이지라 해도, 저마다 발동하는 방법이나 조건도 다르고, 특정한 상황이나 훈련을 거치지 않고선 스스로 모를수도 있어. 너 같은 공간 능력자가 아니라면 말야.”

 바론의 말에 멜리나가 웃음 띤 표정으로 이나리를 보며 고개를 여러번 끄덕였다.

 “.. 그런가..”

 이나리가 뒷통수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공간 능력자들은, 자기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바로 알 수 있으니까.. 나도 뭐 그런 건줄 알았지

 “니 말대로라면 이 아이는

 멜리나가 이나리의 말에 덧붙이자마자 약속이나 한 듯이 바론이 대답했다.

 “일반 게이지 능력자일 확률이 크단 얘기지.”

 “..! 되게 궁금하다!”

 “그치, 그치, 그치?”

 “뭘까?”

 여자애들은 활기찬 반응을 비추며 에르에 대해 굉장히 궁금해 했다. 다들 에르에 대해 관심이 많은 모양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교실의 앞 쪽 문이 드르륵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고,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신속하게 제자리로 착석했다. 그곳에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바이스였다. 엘로드와 나가며 한번 봤던 사람이기에 에르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바이스는 눈이 풀린 채 한손에는 책을 들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교탁 앞에 섰다.

 “...”

 그러자 바론이 바이스에게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선생님?”

 그러자 바이스가 손가락을 탁 튕기며 말했다.

 “좋은 질문이야, 잘생긴 바론군. 역시 잘생긴 애들이 물어보면 기분이 좋아.”

 바론은 바이스의 말에 그저 실실 웃었다. 그런데 아가시아를 제외한 여자아이들의 표정이 떨떠름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바이스가 고개를 너털 떨구며 말했다.

 “.. 드라마에 너무 심취해서 밤새 몰아서 봤지 뭐냐...”

 그 말에 아이들이 고작 그거였냐는 듯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여자아이들은 갑자기 신나서 바이스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래서 뭐보셨어요?”

 멜리나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이스에게 물었다. 멜리나는 사소한 질문에도 텐션이 넘치는 소녀인 듯 했다. 그러자 바이스가 교탁에 풀석 엎드리더니 잠깐 텀을 두고 대답했다.

 “내가 널 가질거야 라는 김수현이 나오는 드라마야..”

 “꺄악!”

 “나도 그거 보는데!”

 여자 아이들이 신나서 꺅꺅 거렸고, 남자아이들의 반응은 심드렁거렸다. 아무래도 남자아이들은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그리고 너무 시끄러운 와중에 바이스가 아 김수현 완전 내스타일라는 말을 했지만, 듣는이는 없는 듯했다. 그렇게 시끌벅쩍한 분위기 사이에 카오루가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바이스쌤! 공문봤는데 맥도날드 들어온다면서요! 햄버거는 솔직히 버거킹 아닙니까?”

 그 사이에 멜리나가 쏙 끼어들었다.

 “맘스터치도 괜찮은데!”

 그러자 바이스가 교탁을 쾅 치면서 몸을 일으켰고, 표정이 카오루를 못마땅하듯이 노려봤다.

 “맥도날드 미국 주식을 샀고!”

 다시한번 바이스는 손으로 교탁을 내리쳤다.

 “어젠 또 떨어졌고!”

 이번엔 전보다 더 크게 손으로 교탁을 내리쳤다.

 “원금도 다 잃고!”

 바이스는 이번에 양손으로 교탁을 잡아서 뽑아들 듯이 흔들었고, 이내 멈추었는데, 그 무서운 분위기에 놀란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카오루도 들던 손을 슬적 내리며 바이스의 눈치를 보았다.

 “, 치즈버거랑 상하이 디럭스 버거를 좋아하기도 하고.”

 “어휴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긴장된 분위에 다들 별거 아니었네라며 안도하는 듯 했다. 그리고 바이스가 마지막으로 카오루를 향해 소리를 내질렀다.

 “내가 들이는 거니까. 불만 있으면 니가 자공간 능력자 하시던가.”

 “... ...”

 카오루가 멋쩍게 웃으며 바이스의 말에 당황해하며 시선을 요리조리 돌리며 대답했다. 그리고 바이스는 가져온 책을 시크하게 툭툭 넘기다가 문득 멈추더니 에르를 향해 삿대질했다.

 “어이, ! 꼬맹이!”

 “?”

 에르의 대답과 함께 바이스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래 여기서 꼬맹이가 너 밖에 더 있냐? 뭘 네는 네야 쪼끄만 짜샤

 바이스의 악담에 에르가 주눅이 들었지만,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라 그냥 헤하고 웃었다. 그걸 본 바이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래, 그렇게 웃으란 말야, 짜샤

 “..

 그사이 멜리나가 대뜸 바이스에게 물었다.

 “쟤 네츄럴 게이지에요?”

 멜리나의 질문에 바이스는 시선만 슬적 멜리나를 향했다가 다시 에르를 보곤 곰곰이 생각하더니 손을 내리면서 말했다.

 “에이리아가 애널라이징 하기로는 그냥 네츄럴 게이지라고 하긴 하던데..”

 바이스가 교탁에 책을 여러장 넘기면서 말을 이어갔고, 특정 페이지를 찾은 듯하더니 손으로 책을 탁 내리치며 말했다.

 “내가 느끼는 쟤의 기운은 뭔가 이상하단 말야?”

 바이스의 시선이 다시 에르에게 향했다.

 “...”

 “꿀꺽

 바이스에게 주눅이 든 에르가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질 정도로 크게 들렸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바이스에게 집중했고, 바이스가 에르를 향해 삿대질하곤 한동안 아무 말하지 않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 다시 책의 페이지를 넘겼다.

 “아냐, 별거 아냐. , 이번엔 168페이지. 빨리 펴라. 1초 만에 펴라. 0.5초 만에 펴라.”

 “, !!”

 아이들은 부산하게 서랍에서 책을 꺼내거나 가방에서 책을 꺼내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고, 에르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책이 없어 당황스러워 했는데, 어느새 바이스가 에르 앞에 다가가 책을 건내었다.

 “.. 감사합니다...”

 “우린 168페이지 하니까. 넌 다음 시간까지 여기까지 다 읽어와.”

 “?”

 바이스의 말에 에르가 화들짝 놀랬지만, 바이스는 교탁으로 돌아가며 심드렁하게 얘기했다.

 “농담이야, 짜샤

 그리곤 바이스는 교탁 앞에 서서 교육을 시작했다.

 “.. 오늘 배울 것은...”

 바이스가 책을 잠시 읽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공간의 파훼성이다. 너희들도 알다시피. 공간이란 건 완벽하지 않다. 에르는 처음 들어보기 때문에 간단하게 리뷰를 해주자면, 일반 능력자는, 공간 능력자만큼 큰 공간은 생성하지 못한다. 그리고 유지할 수 있는 시간도 그리 길진 않지. ... 예를 들자면...”

 바이스가 이번엔 볼펜을 잡고 에르를 가리켰다.

 “그나마 니가 알만한 인물들 중에 잠꾸러기 아저씨.”

 “마스터 엘로드..”

 바이스의 말에 에르가 답한게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이 바이스가 말한 잠꾸러기 아저씨가 엘로드인 것을 안듯이 대답했다.

 “그래 길드장 엘로드. 그 양반 기준으로 얘기하면 슬립 게이지(Sleep Gage)인데 희귀한 게이지지. 그만큼 게이지 능력이 강하면 공간을 생성하는 능력은 반대로 작아질 텐데, 그 인간은 의외로 공간 능력은 나쁘진 않아.”

 바이스가 아이들이 앉은 교탁 사이를 거닐며 말을 했고, 어느덧 교탁 근처에 우뚝서서 네모난 모형을 뜻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 800세제곱 미터 정도?”

 바이스가 뒤를 돌아 교탁을 지나치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에르가 보기엔 굉장히 산만한 교육자세였다.

 “굳이 예를 들면 한 6블럭 정도를 감쌀 수 있는 범위정도 되는데.”

 바이스가 다시 교탁 옆에 멈춰서서 허공을 쳐다보며 한동안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그 정도 규모의 공간을 시가지에서 만들면 꽤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겠지?”

 “

 학생들이 일제히 바이스의 질문에 대답했고, 바이스는 이어서 말했다.

 “, 그럼 보자. 공간이 큰 만큼 뚫는 방법도 쉬울까?”

 학생들 중 유일하게 공간 능력자인 이나리가 손을 번쩍 들었다.

 “아뇨! 취약점은 언제나 한군데 정도밖에 없습니다!”

 “빙고!”

 바이스가 손가락을 탁 튀기며 말했다.

 “이나리 말대로 공간의 취약점은 딱 한군데 밖에 없다. 근데 그게 천장일지, 밑일지 어디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보통은 애널라이저들이 공간을 애널라이징하고 난뒤에 공간 능력자들이 그 부분을 약화시키는 식으로 파훼를 한다. 이것이 기본적인 파훼법.”

 바이스가 아이들의 책상을 거닐다가 에르의 앞에 멈춰 섰다.

 “그런데 개중에는 정말 약점을 찾기 힘든 공간도 있지. 최근에 화성시에서 발생한 자공간의 경우 대대규모의 길드들이 자공간을 해제시키기 위해 덤볐지만, 아직까지 성공한 사람은 없다. 그 말은 즉슨 공간 능력으로써도 굉장히 탁월하고, 약점도 찾기 힘들다는 건데.. 애널라이저로도 찾을 수 없다면 마지막 방법은 단 하나다.”

 바이스가 에르를 지나쳐서 교실 뒤편으로 서서 아이들을 지켜보았고 아이들도 따라서 바이스를 향해 몸을 돌렸다.

 “시전자가 누구고. 어떤 성격을 가졌고,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뭔 상처가 있는지 등등등! 그 시전자의 특징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바이스가 왼손을 펴며 들어올렸다.

 “아 물론 화성시 같은 경우엔 정말 특이한 경우지만.”

 그리고 말이 끝나자마자 바이스의 왼손에서 초록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얼마 되지 않아 바이스의 손보다 조금 더 큰 초록빛 정육면체가 바이스의 손바닥 위에서 둥둥 떠서 천천히 회전했다.

 “. 여기서 어느 면이 약점일까. 알아낼 사람? 기회는 각자 1번 뿐.”

 바이스의 말에 아이들이 바이스의 손에서 생긴 작은 공간을 뚫어져라 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에르는 하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바이스가 생성한 공간을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다들 알지? 공간은 한사람 당 한 개밖에 생성하지 못한다는 거? 그래서 이 교실의 공간을 다소 특수하게 성질을 변경했다.”

 카오루가 손을 들며 물었다.

 “약점이 있긴 있는 거죠?”

 카오루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이스가 무섭게 대답했다.

 “카오루 너 땡!”

 “히익...”

 그리고 번개같이 멜리나가 손을 들었다.

 “좌측면이요!”

 “멜리나, !”

 그리고 다니카가 이어서 슬쩍 대답했다.

 “, 위쪽면이요...”

 “다니카, !”

 “...”

 바이스가 짝다리를 짚고 눈을 부라리며 분노에 차오른 투로 말했다.

 “이것들 그냥 아주 막 지르지? ?”

 이때 유일하게 공간 능력자인 이나리가 손을 들었다.

 “저요! !”

 “, 이나리

 “밑쪽 면이요

 “이유는?”

 이나리가 살짝 고민하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보통 저렇게 공간을 띄울 수 있다면 아래쪽에도 공간면이 생기는데, 보통 아래쪽에 약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아니, 약점이 있다는 말은 같은 의미로 입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바이스가 들고 있던 축소형 공간을 앞으로 뻗어 더욱 크게 만들며 아랫면이 보이기 쉽게 공간을 돌렸다.

 “시전자도 이렇게 떠있는 공간엔 들어가야 해. 그렇다면 보통은 바닥 쪽으로 입구가 생길테지. 그러니까 이렇게 떠있는 공간일 경우 약점은 바닥이 된다. 반대로 공격당하기도 쉽겠지만.”

 바이스는 들고 있던 공간을 거두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교탁 앞에 우둑 섰다.

 “에르를 위해서 첨언 하자면, 자공간 내부에는 이렇게 시전자 마음대로.”

 바이스가 왼손을 주머니에서 꺼내어 허공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바이스가 가리킨 허공에서 초록빛들이 생겨 서로 테두리를 그리더니 서로 이어져갔고, 그 테두리들이 의자형상을 하며 얼마 되지 않아 의자가 툭하고 튀어나오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모든 물건을 생성해 낼 수 있지. 공간 내부에서 생성한 물건은 외부로 가져갈 수 없으며, 들고 나가면 소멸한다. 왜냐하면 당연하게도 공간에서 만든 물건들은 전부 허구성을 띄기 때문이지.” 

 이때 바론이 손을 들며 물었다.

 “그럼 여기 교실 안에 있는 물건들도 대부분요?”

 바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시전자의 능력에 따라서 디테일한 물건을 생성해 낼 수도 있고, 시전자에 따라서 자공간의 사이즈도 달라진다. 그리고 외부의 물건을 들였을 땐 다시 들고나가도 문제가 되지 않겠지. 그런데 만약 자공간을 생성했던 시전자가 사망할 경우 외부의 물건들은 공간의 틈새에서 전부 쏟아져 현실로 나가버린다. 그리고...” 

 바이스가 유일한 공간 능력자인 이나리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일반 공간이든 자공간이든, 협회의 허가 없이 공간을 생성하면 협회에서 잡으러 오니까, 잡혀가기 싫으면 알아서 잘 하길 바래.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 다음 주에 보자.”

 바이스가 책을 챙겨들고 쏜살같이 나가며 한마디 했다.

 “드라마 마저 보러가야 돼

 문을 쾅 닫는 소리와 함께 바이스가 나가자마자 아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진짜 바이스쌤은 괴짜라니깐...”

 멜리나가 투정거리 듯이 말했는데 다른 학생들도 동조하는 분위기였고, 다니카가 멜리나에게 슬적 얘기했다.

 “여기 길드 공간 생성자라서 무슨 말을 하든 조심해야 돼.”

 멜리나가 손을 오므리며 덜컥 겁에 질린 듯이 얘기했다.

 “에이 설마 들었겠어?”

 그 말을 들은 바론이 덥썩 대답했다.

 “혹시 모르지. 들었을 지도.”

 옆에서 불리가 다가와 말을 거들었다.

 “너 찍힐지도 몰라 히히

 불리의 말에 멜리나가 불리를 쏘아보았고, 그 눈빛에 불리가 멜리나를 무서워하며 슬슬 피해갔다.

 “하여간에 저 주둥아리 그냥

 멜리나의 욕 짓거리에 마르셀이 걱정하듯이 말했다.

 “너 점점 말투가 바이스쌤 닮아간다?”

 멜리나가 마르셀의 말에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 제발 이상한 소리 하지마아~”

 언제부터 멜리나의 등 뒤에 찰싹 붙어있었는지 아가시아가 멜리나의 어깨위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멜리나... 말투... 원래부터...”

 “그치? 그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오가는 분위기에 정감을 느낀 에르는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자기가 바래왔던 학교의 삶이 이런게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에 다시 아이들이 에르의 주위에 모여 에르를 피곤하게 만들었지만, 에르는 그저 이것마저도 너무 즐거워했다. 그러다 갑자기 뒷문을 세차게 쾅 여는 소리가 들리며 교실에 있던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그곳으로 쏠렸다. 문을 당기며 벽에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복도에서 허리를 숙인채 긴머리칼을 늘어트린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를 본 아이들의 반응이 왠지 심드렁했고, 멜리나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또 저저저 자다가 늦었구만.”

 “으어어

 복도에 있던 소녀는 허리를 들고 일어나 좀비와 같은 자세로 어정쩡하게 어기적 교실 안으로 들어온 뒤 에르의 옆에 찰싹 앉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천천히 들며 늘어트린 머리칼 사이로 얼굴이 드러났는데, 다크 써클이 가득한 앳된 얼굴이 보였다. 에르는 그런 소녀의 행동에 당황하며 바라보았는데, 소녀가 서서히 고개를 에르에게 돌리며 물었다.

 “여긴 내 자린데... 넌 누구야...”

 심지어 굉장히 피곤해 보이는 표정으로 에르를 바라보았다. 멜리나는 그 소녀의 앞에 앉아 볼을 잡아당기며 장난 굳게 얘기했다.

 “, , , 귀여운 것, 요새도 불면증 때문에 고생인가 보구나. 아르휀

 “으어허~ 언니 살려줘요. 죽을 거 같아요~ 으어어

 “히히 엘로드 아저씨한테 긴급처방!”

 아르휀이라고 불린 소녀는 양팔을 번쩍 들어 만세와 같은 자세를 취하더니 책상 위로 고개를 그대로 박았다. 어우야.

 [퍼억]

 “으어어~ 프로포폴 아저씨 어디갔엉....”

 에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르휀이라는 이름을 몇 번 들었던 것 같았다.

 “이 사람이.. 바로 아르휀...”

 멜리나가 아르휀과 억지로 어깨동무를 하며 에르를 향해 말했다.

 “인사해 꼬맹아. 얘가 바로 우리 길드의 천재 능력자 아르휀! 유일하게 18세 미만으로 협회에 인정을 받은 능력자지!”

 에르가 아르휀의 이름을 작게 읖조렸다.

 “아르휀...”

 멜리나가 상쾌한 목소리로 찡긋 거리며 말했다.

 “아 물론 불면증에다가 이름도 잘못써서 예명이 아르휀이 된 애니까 잘 알아둬.”

 축 늘어진 아르휀이 다시 뭔가 중얼거렸다.

 “으아아 프로포폴 아저씨....”

  • 별바 2018.08.01 16:00
    캐릭터간 대화만으로도 캐릭터가 누구고 누가 말했는지가 보이네요 좋습니다
  • PORSCHE 2018.08.01 16:23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지는게 좋았다! 이번 편은 게이지 능력에 관한 정보를 알수 있어서 궁금증이 약간 해소되는 편이네.
  • 홍차매니아 2018.08.01 20:42
    생동감 있는 표현이 좋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이미지들이 파스텔톤이라고 해야하나? 산뜻한 작화의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한 기분이군
  • SKEN 2018.08.01 21:08
    대량의 인물 등장!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산만하지는 않고 딱 적절한 밸런스가 유지된거 같아 좋음. 바이스의 괴짜적인 면도 잘 묻어남
  • 홍차매니아 2018.08.03 00:44
    너도 추천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