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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1 10:24

GAGE - Season1 : 2. 학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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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 일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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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GE Season1 ~ Blood Gage ~

       2.  학교(1)


 자 다음 페이지는 ...”

 교실 안에서 분주하게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그사이 잠시라도 참지 못하고 이곳저곳에서 소곤소곤 얘기하지만, 선생님이 듣기엔 많은 사람들이 소곤소곤하는 소리이기에 웅성웅성하는 소리로 들렸다. 머리를 대충 묶어두고 안경을 쓴 여선생님은 일의 스트레스에 머리를 흔들며 깊은 한숨을 내쉰다.

 ! ! 그새를 못 참고 떠드니? 여기! 3! 읽어봐!”

 !”

 좌측 앞쪽에 있던 남학생이 일어나서 책을 펼쳐들고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창문 밖 운동장에서는 퍽하고 공을 차는 소리가 나며 축구를 하는 학생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교실 두 번째 줄 창가 쪽에 앉아 칠판을 응시하는 현중이는 선생님의 말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멍한 눈으로 공간에 있던 일들을 떠올리는데 정신을 쏟고 있었다.

 ‘ ··· 너 얼굴이 왜 이래 ···’

 현중이는 에이리아가 황급히 달려와 자신의 앞에 앉아 얼굴을 매만지는 그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에이리아가 다시 팔다리를 살펴보며 머리칼을 찰랑였고, 시선이 천천히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떠올렸다.

 ‘···일단 들어가자···’

 강현중?”

 현중이가 멍때리고 있는 사이 선생님은 현중이를 불러 세웠지만 아무반응이 없었다. 선생님은 한차례 더 현중이를 불러 세웠다.

 강현중?!”

 그 와중에도 현중이의 머릿속은 어제 일을 상기하고 있었다.

 ‘···환영하네! 소년이여! 게이지의 세계에 온 것을!···‘

 [, , ]

 강현중!”

 선생님은 현중이가 정신 차리라는 뜻으로 들고 있던 막대를 교탁에 몇 차례 내려쳤다. 그럼에도 현중은 정신이 팔려있었고, 학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 조용!”

 주변의 분위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현중의 머릿속에선 여전히 어제의 일들을 상기하고 있었다.

 이쪽 강북의 지방 의회로부터 공문이 내려왔습니다. 시안은 경기도청에서 내려온 것인데요···‘

 에이리아가 결재판을 엘로드에게 넘겨주며 살짝 허리를 숙인 후 자세를 고쳐잡는 모습이 슬로우 장면과 같이 떠올랐다. 묶고 있던 머리칼이 얼굴의 옆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제자리로 가는 모습에 시선이 향했다. 그리고 에이리아는 눈을 감았다 뜨며 맑은 눈망울이 보였다.

 강현중!!”

 

 그제야 현중은 정신 차리고 선생님께 고개를 돌렸다. 그사이 분필이 날아와 정확히 현중의 이마를 가격했다.

 []

 아옷"

 현중은 이마를 부여잡고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런 현중의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선생은 타박했다.

 공부시간에 그렇게 멍때리고 그러면 돼, 안 돼? 뒤에 가서 서있어!”

 현중은 슬쩍 일어나서 조용히 교실의 뒤편으로 갔다. 그 사이 교실의 아이들이 현중을 비웃는 소리가 들린다.

 멍청한 놈

 아 쟤만 보면 재수 없어

 현중은 덤덤한 표정으로 뒤편에 서서 칠판을 응시했다. 자신을 비난하고 헐뜯는 말들에 현중은 더 이상 상처받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여기에 서있는 자신이 현실인지, 아니면 다른 세상의 에르가 현실이며 자신인지, 현실감이 멀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그 공간으로 갈 생각에 들떠 벌을 서는 중에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현중은 학교를 마치고 난 뒤에도 또다시 일진들에게 끌려가 맞아 팔다리에 멍이 들어있었다. 그럼에도 신이 나서 길드의 자공간을 향해 숨이 턱밑까지 차올라도 내달렸다. 그리고 멍든 것을 보며 더 신이나 했다. 에이리아가 봐준다면 다시 치료해줄 것 같다는 생각에 들떠있었다. 대로 변 인도를 달려 병원과 오피스텔 사이의 골목을 지나 익숙한 회색 담벼락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득 눈앞에 뭔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가서 보니 회색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허공이 꿀렁꿀렁 거리는 눈에 보였다.

 이게 공간인가?”

 그리고 에르는 천천히 그 허공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 꿀렁꿀렁 거리는 곳 속으로 손이 들어갔는데, 마치 손이 허공에 반쯤 먹혀 보이는 모습이 너무도 신기했다.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며 손부터 몸까지 들이 밀며 에르는 공간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 눈앞에 익숙한 건물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에르는 공간의 위대함에 감명을 받으며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내부를 한번 더 감상했다. 양쪽으로 복도가 나있어 우측엔 처음에 눈을 떴을 때 있었던 병실, 그리고 좌측 편에 있는 편의점. 그리고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중앙 계단과 양쪽에 난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에스컬레이터 옆의 벽에 균형 있게 배치된 엘리베이터. 그리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금색의 고풍스러운 엔틱 느낌의 속이 텅 비어있는 거대한 지구본이 자신을 맞이했다. 에르는 다시금 눈을 깜빡이며 자기가 현실에 와있는 것인지 의심했다.

 어디가.. 현실일까..”

 [또각또각]

 익숙한 구둣소리가 다시금 들려와 고개가 그곳으로 향했다. 우측의 복도로부터 울려 퍼지는 익숙한 구둣소리는 에르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인영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또각또각]

 에르는 자기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키며 기대감에 차올랐다. 그리고 서서히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검은색 하이힐을 내딛으며 수첩을 곰곰이 읽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그 사람은 에르가 기다리던 사람이었고, 또 바래왔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수첩을 읽던 도중에 누군가 앞에 서있는 것을 느끼곤 수첩에서 시선을 떼고 정면으로 시선이 향했다. 그리고 깜빡이는 눈꺼풀 사이로 맑은 눈망울이 시선에 들어왔다. 작고 앳된 얼굴에 이곳저곳에 상처가 나있는 꼬마아이.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는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에르는 자신의 앞에 서서 눈을 깜빡거리고 있는 에이리아에 시선이 멈추었다.

 ...”

 에이리아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수첩을 꼬깃꼬깃 치마 주머니에 넣고는 에르의 앞에 살포시 앉아 에르의 손을 잡았다.

 아니, 얼굴이 또 왜이래

 에르가 에이리아의 말에 갑자기 쑥스러워했다.

 아니.. 별거 아니에요

 에이리아는 에르의 볼을 톡톡 건드려보며 말했다.

 뭐가 별거 아니야, 이렇게 어린데 얼굴이 이러면 어떡해

 에이리아는 에르의 손을 그대로 잡아 이끌며 병실로 데려갔다. 에르는 평소에 앉았던 벤치에 앉았는데, 주변 풍경들이 익숙하게만 느껴졌다. 우측에는 문이, 좌측에는 하얀 커튼이 쳐져 있었고, 그 옆엔 약들을 제조하고 보관하는 약보관실, 그리고 정면엔 그 병실을 관리하는 관리자의 책상과 컴퓨터가 너무나도 익숙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그리고 에이리아는 약보관실에 있는 사람을 만나 뭔가를 얘기했는데, 무슨 얘기인지는 몰라도 호호 웃으며 웃음꽃이 피어났고, 얼마 되지 않아 연고 하나, 과산화수소와 솜을 받아왔다. 에이리아는 받아온 약들을 에르가 앉아있는 벤치 옆에 올려둔 뒤 에르의 앞에 쪼그려 앉아 핀셋으로 솜을 잡고 과산화수소를 묻혀 에르의 얼굴과 팔 무릎에 난 상처에 톡톡 찍어 발랐다. 쓰라린 고통에 에르가 이따금씩 신음했지만, 에이리아는 개의치 않고 오히려 더 힘차게 과산화수소를 찍어 발랐다. 에이리아는 한동안 말없이 에르를 치료하는데 집중했고, 에르는 쑥스러운 듯 볼이 빨갛게 달아올라 아무 말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그리고 에이리아는 연고를 손가락에 묻혀 에르의 상처에 대고 손가락을 돌리며 연고를 분포했는데, 문득 손가락이 한번 멈추었다. 에이리아는 뭔가 생각하는지 잠시 가만히 있다가 다시 손가락에 연고를 묻혀 상처에 발라주며 말했다.

 수업 중에 멍 때렸다고 맞은 거니?”

 , 그걸 어떻게?”

 에이리아가 에르의 반응에 미소를 띄웠다.

 요즘엔 참 나쁜 애들이 많네. 겁도 없고 말이야.”

 에르가 에이리아의 말에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에이리아의 시선이 에르의 눈동자에서 멈췄다. 그리고 왼손으로 에르의 머리를 쓸어 넘겨주며 말했다.

 친구들의 놀림과 무시가 두렵고 슬프겠다.”

 에르는 이상했다. 마치 자신을 곁에서 지켜본 듯 세세하게 아는 에이리아가 너무도 신기했다.

 죽고 싶은 마음도 들었구나.”

 순간적으로 에르의 숨이 멎었다. 죽고 싶어 하는 것까지 알아낸 에이리아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했고, 눈가에 눈물이 그렁 맺혔다. 그리고 에이리아는 에르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괜찮아. 잘 참았어.”

 에르는 소매로 눈물을 닦아내며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지로 추스르며 말했다.

 ... ...”

 에이리아는 손수건을 꺼내어 에르의 눈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이젠 그것보다 더 힘든 일들이 많을 거야. 그러니 강해져야 해

 그리고 에이리아는 손수건을 집어넣고 한번 더 에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걔네 정말 나빴다. ... 그래도 수업 중엔 멍 때리면 안 되지.”

 헤헷...”

 에이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한번 앙다물더니 장난스럽게 말했다.

 ...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난다.”

 으앗

 에르의 비명에 에이리아가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늘 진지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꺄르르 웃는 모습에 에이리아에게 에르는 심장이 콩닥거렸다. 아무래도 에이리아에게 마음을 뺐긴 것 같았다.

 , 여기서 기다려. 오늘 커리큘럼... 아니 수업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안내를 해줄 거야. 잠깐만 기다려

 그렇게 에이리아는 일어서서 문을 열고 또각또각 하는 구둣소리를 내며 병실을 나갔고, 에르는 에이리아의 뒷모습을 시선에서 놓지 못했다.

 에이리아... 누나...”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던 도중에 에이리아가 들어와서 에르에게 손을 뻗으며 손을 잡으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에르는 에이리아의 손을 마다하지 않고 손을 잡았고, 에이리아와 같이 병실을 나섰다. 둘은 중앙 계단의 우측에 있는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에르와 에이리아는 나란히 서며 2층으로 향했고, 그사이 에르가 에이리아에게 물었다.

 그런데 에이리아 누나.”

 ?”

 에르의 질문에 에이리아가 밝은 표정으로 에르에게 시선이 향했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맞은 거랑 그런... 마음들을 알아냈어요?”

 에이리아가 빙그레 웃었다.

 네 눈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 그래요?”

 에르가 꽤나 심각한 표정을 지었고, 에이리아는 그걸 보며 깔깔깔 웃어댔다. 그런 에이리아의 반응에 에르는 더 혼란에 빠졌다.

 내 눈을 보면 나를 알 수 있는 건가? 그런 초능력인건가?’

 2층의 복도는 신식 대학교 교실 복도처럼 세련된 분위기였는데, 벽들이 짙은 색의 통유리로 되어 안쪽의 인영만 보일정도로 불투명했고, 문들도 심플하고 깔끔하게 되어있었다. 그리고 복도를 지나가며 지나가는 양 옆마다 있는 부실의 문에 이름표가 붙어있었는데, 알 수 없는 이름들이 많았다.

 공간 능력 클래스룸... 능력 저항성 클래스룸... 이게 뭐지?’

 에이리아의 손을 잡은 채 쫄래쫄래 따라가던 에르는 문득 무슨 생각에 미친 듯 에이리아를 한번씩 올려다보았다.

 이 누나 대체 뭐지?’

 그리고 에이리아가 멈춰선 곳은 기초 A-7이라고 적힌 문 앞이었다. 에이리아는 에르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앞으로 에르는 A-7반이야. 여기 있는 사람들과 친해져야 할 거고.. 아마 너보다 어린 사람은 없을 거야.”

 에이리아가 문손잡이에 손을 대다말고 에르에게 말했다.

 아 그리고 2일 후에 협회 등록하러 갈 거야. 그렇게만 알아두면 돼. 그때 내가 다시 얘기해줄게

 .”

 그리고 에이리아가 손잡이를 잡아 돌리며 문이 스르륵 열렸다. 교실 안쪽엔 1인 책상 30개가 나란히 있었고, 대략 10명 정도가 책상에 앉아 웃고 떠들고 있었는데, 빈자리가 다소 많아 보였다. 그리고 교실 내의 사람들은 에이리아의 등장에 급속도로 조용해졌다. 그중 제일 뒤쪽에 앉아있던 고등학생 정도로 되어 보이는 사람이 손을 흔들며 에이리아에게 인사했다.

 비서누나 하이!”

 응 안녕, 바론?”

 교실 안엔 여자 5명과 남자 5명 균형 있게 있었고, 그 시선들이 에이리아를 향했다가 다시 에르에게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 중 바론이라고 불리던 학생이 에이리아에게 물었다.

 설마 쟤가 바로 그 최연소 각성자?”

 바론의 질문에 에이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 앞으로 우리 길드의 일원이니 서로 잘 어울리길 바래. 자 에르. 소개를 한번 해줄래?”

 에이리아가 에르를 내려다보며 방긋 웃었다. 그런 에이리아를 한번 쳐다보고는 자신에게 시선이 향해있는 사람들을 보며 에르가 입을 열었다.

 저는... .. 아니 에... 에르입니다. ,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평소 학교에 있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의 시선들. 자신을 무시하는 시선이 아닌 반갑게 맞이해주는 느낌. 에르는 이곳에 참 잘 왔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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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에이리아와 주인공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납니다.

  • PORSCHE 2018.08.01 10:36
    에이리아가 참 착하고 이쁘다고 느껴지네. 흠흠.
  • SKEN 2018.08.01 15:49
    에이리아와 맞는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주인공만 기억에 남...큼큼! 학원물의 서막과도 같은 느낌. 앞으로도 일어날 사건들과 주인공과 엮이기 될 인물들이 기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