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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0 01:18

GAGE : 프롤로그 -3-

조회 수 3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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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지는 최초에 능력의 사용가능한 횟수에 따라서 사용 했으므로 능력의 명칭을 게이지라고 정립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세계관에선 능력자체를 뜻하므로 게이지는 대명사라고 볼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게이지가 횟수제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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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지(GAGE)

     프롤로그 

       - 3 -

  눈은 뜰 수 없지만 허공에 떠 누워있는 것 처럼 나른한 감각 주위로 고요함과 적막만이 존재했다. 몸이 움직이지는 않아 수 없이 여긴 어디일까라고 되네였다. 그러자 갑자기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구둣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리고 나는 그 구둣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구둣소리가 얼마 들리지 않아서 낯선자가 나를 찌르려했던 모습이 눈앞을 선명하게 스쳐지나갔다. 깜짝 놀라 몸을 움추리려했지만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이어서 갑자기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아주 시원하고 편안한 바람이 몸을 훍고 지나가는 것을 반복했으며 점점 바람이 강풍으로 변하며 귀를 때렸다. 그리고 그 시끄러운 바람소리 사이에서 누군가의 말이 들려왔다.

  "하하하하! 역시 너도 알고 있었겠지. 네 놈이 빌부르크의 ···그걸 조사하고 있다는 건 이미 ··· . 내가 ··· 이상으로 빨리 눈치···"

  정확하게 들리진 않지만 누군가의 말소리였고, 중간중간에 말소리가 끊어지며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었다. 이윽고 다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군.. 네 말도 맞아. 하지만 그건 ··· 같은 게 아니 ···"

 이 말도 분명히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다. 대체 어디지?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나른한 기분 때문에 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다.

  "좋아.. 내가 말할 것은.."

 다시 들려오는 말에 나는 귀를 기울였다.

  "세상이··· 세상이 세상을 버린다···"

 순간적으로 나풀거리는 머리칼 사이로 붉은빛과 푸른빛이 일렁이는 매서운 남자의 눈빛이 머릿 속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오르페우스!" 

  매서운 눈빛이 사라지기 직전 일갈과 함께 주변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며 화염이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매섭게 짖어댄다. 나는 몸을 움츠리려 했지만 식물인간이 된것처럼 몸에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않아 겁을 잔뜩 먹은채 오만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건 꿈이야.. 이건 꿈이야..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제발.. 제발..'

  그렇게 한참이나 불길 사이에 있다가 하늘에서 우르릉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화염이 으르렁 거리를 소리 사이에서 명확히 들려오는 이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뭐지.. 뭐지.. 이것은... 번개!

  [콰쾅]

  이것이 현실이라면 나는 100번 기절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번개라는 생각이 끝나자마자 내 옆으로 번개가 귓전으로 내리치며 고막이 터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당최 이게 무슨 일인가, 몸은 움직일 수 없고, 온갖 위험들이 나를 위협해오고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그렇게 두려움에 떨며 이어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소나기가 내릴 듯이 무거운 물방울들이 하나 둘씩 떨어지더니 이내 홍수같이 쏟아지며 나를 덮쳤다. 홍수에 잠긴 채 물이 이끄는 방향으로 어디론가 끝없이 쓸려 내려갔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숨이 막히지는 않았다. 숨이 멎어서 죽을 것 같다라는 느낌은 전혀없었다. 그렇게 어디에서 얼마나 쓸려내려 간 걸까.. 나는 어떤 땅위에 안착했고, 빗물들은 순식간에 전부 쓸려내려갔다. 이제서야 몸이 움직이는 듯 땅을 딪고 어기적, 어기적 일어났다. 머리에 빈혈이 핑돌아서 손을 이마에 대곤 정신을 차리려 한참이나 머리를 털었다. 얼마가 지나서야 괜찮아 지는 듯해서 눈을 뜨고 주변을 살펴보니 홍수가 나를 인도해 준 곳은 바로 우거진 숲이었다. 그런데 땅이 마치 칼로 자른 듯이 평평했고, 이게 땅이 맞는건 지 궁금해서 발로 몇 번 툭툭 밟아본 뒤, 궁금증을 뒤로한 채 곧바로 커다란 잎사귀들을 손으로 해치며 아무 생각없이 끌려 나가듯 앞으로 전진했다. 전진하는 와중에도 내 자의적으로 걷는 느낌이 없었다. 대체 여긴 어디지? 무섭다. 무엇이 나를 더 위협할지 몰라 머릿속은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그렇게 끌려 나가듯 인도되는 발걸음의 끝엔 크레이터와 같은 움푹 파인 형태의 자연 경관이 나를 맞이했다. 크레이터의 밑엔 크리스탈처럼 투명한 호수가 있었고, 나는 그 모습에 감격해서 한동안 입만 쩍 벌린 채 멀뚱히 서있었다. 그리고 몸이 어느정도 자유로워졌음을 느끼고 몸의 이곳저곳 확인하고 난 뒤에 시선이 호수로 향했다. 호수를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저 호수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 떠올랐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다 호수의 반대편에 어슴푸레 돌부리들이 크레이터 밑까지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곧바로 풀들을 해치며 호수의 반대편으로 나아갔다. 생각보다 한참이나 풀들을 해쳐가며 호수의 반대편으로 향했고, 겨우 호수의 반대편에 도착했지만, 어디까지나 그 길이 내려갈만해 보였다는 것 일뿐, 친절하게 계단이나 나무판자가 존재하지는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돌부리들을 발로 딪으며 호수를 향해 내려갔고 이 험난한 길로 가는 와중에도 무아지경으로 호수만을 향해 발을 옮겼다. 한발 한발 돌부리들을 조심히 딪으며 대략 5층 높이 정도 되는 크레이터의 깊이를 내려가 겨우 호수에 도착했다. 나는 땅을 딪자마자 호흡을 가다듬으며 내려왔던 길을 둘러보았다. 밑에 내려와서 보니 저길 어떻게 내려왔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호수에 다가갔다.

  "와아..."

  보기만해도 탄성이 터져나오는 호수였다. 마치 별이라도 넣어둔 듯 오색 크리스탈 같이 반짝반짝 빛나는 호수였는데, 금방이라도 빠져들 것만 같았다.

  "이 호수는 대체..."

  나는 넋이 나간 듯 한참동안 호수의 경관을 감상했다. 내가 어째서 여기에 와있는 것인지, 무엇을 위해 와있는 지조차 까먹을 정도로 호수의 경관은 아름다웠다. 그러다 갑자기 주변에서 잔잔하게 불던 바람소리와 풀들이 스치는 소리들이, 마치 음소거 되듯이 완전하게 멈추며 고요한 적막이 나를 맴돌았다. 곧바로 이상함을 느낀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원인을 알 순 없었다. 그러다 문득 시선이 닿은 곳은 호수의 반대편이었다. 내 시선이 호수의 반대편에 닿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호수의 안쪽에서 피같이 짙은 붉은 색이 뿜어져 나오며 크리스탈 호수를 물들이기 시작했다. 붉은색으로 물드는 호수는 마치 투명한 물에 물감을 타는 것처럼 변질되어 갔고, 그 불길한 모습에 나는 놀라 뒷걸음질 치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얏..."

  엉덩방아를 찧으며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지만, 반사적으로 나온 신음 소리 였을 뿐 고통은 전혀 없었다. 엉덩이를 몇 번 문지르며 충격의 감각이 있는지 엉덩이를 되짚어 보았지만 아무느낌이 없기에 다시 호수를 향해 시선을 돌렸는데, 그새 호수는 좀 전의 아름다운 호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서운 피의 호수가 되어있었다. 변질된 경관에 온몸에서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온몸에서 경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얼마가지 못하고 호수의 반대편에서부터 파도가 일렁이며 넘실대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몸이 굳어졌음을 느꼈다. 정면으로 멍하니 호수가 일렁이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엔 없게 되어버렸고, 붉은 호수는 점점 더 크게 일렁이더니 결국 반대편 끝자락부터 커다란 파도가 되어 나를 덮쳐오고 있었다. 나는 그저 호수가 나를 덮치는 모습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는데, 그 광경은 공포 그 자체였다. 파도는 점점 커지며 커다란 해일이 되었고, 해일은 내 앞까지 다다르며 나를 덮치려 입을 쩌억 벌렸다. 그 모습에 나는 무서움을 참지 못하고 팔을 치켜 올리며 고개를 숙였고, 그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악!"

 

  "괜찮니?"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눈알을 굴려 주변을 둘러보았고, 내가 있는 곳은 좀 전까지 있던 호수가 아니었다. 나는 웬 침대에 앉은 채 호수에서 마지막으로 해일을 맞던 그 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주변에는 낯선 몇몇의 사람들이 둘러싼 채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이 황당한 상황에 나는 그저 멍하니 입을 쩌억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내 앞에 갈색 포니테일을 하고 있던 여성이 문득 눈치를 알아차린 듯 주변을 정리했다.

 "저기, 이렇게 시선이 집중되면 당황스럽지 않겠어요?"

  그제서야 사람들은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부리는 척을 했고, 갈색 포니테일 여성은 상황이 대충 정리 된 듯싶어 나를 돌아보곤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저기... 혹시..."

  그 여성의 말은 다 끝내지도 못하고 괴성이 울려퍼졌다.

   "으아아악!!!!!!!!"

  • PORSCHE 2018.07.30 06:05
    숨막히게 몰아치는 전개가 일품이다! 같이 꿈을 꾸는 듯한 몰입감이 장난아니어서 재밌게 읽었다.
  • 홍차매니아 2018.07.30 09:25
    뭐여. 이거 꿈꾸는거여? 르쉐 말마따라 아스트랄한 꿈을 꾸는거 같네.
  • 홍차매니아 2018.07.30 09:25
    그리고 가독성 떨어져 임마. 좀 띄어서 써
  • 반딧불 2018.07.30 09:27

    즉시 적용!

  • SKEN 2018.07.31 00:01
    문장력이 짧은 사이에 상승하는 당신의 흡수력은 도덕책..
  • 불꽃휴먼 2018.09.29 20:06
    묘사 자체는 머리에서 영상이 틀어지는 듯 괜찮은 거 같네요. 다만 중간 중간에 엔터로 끊으면서 효과음을 넣었으면 가독성 부분은 조금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ㅎㅎ
    간결체 위주로 쓰는 제 입장에선 굳이 '꿈' 부분에 저만한 비중을 넣었어야 했나 하는 의문이 들면서도 디테일한 묘사가 나름의 연출을 창출한다는 느낌이라 괜찮군요.
    다만 주어를 조금 더 생략했으면 더 스피디한 느낌이 들었지 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