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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2018.07.26 00:32

GAGE : 프롤로그 -2-

조회 수 3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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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은 현실 배경에 판타지를 가미한 퓨전 판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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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지(GAGE) 

    프롤로그

     - 2 -


   "허억.. 허억..."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멍하니 굳어버렸다. 이어 동공이 천천히 내려가며 눈앞의 시선으로부터 낯선자는 고개를 떨군채 왼팔로 몸을 지탱하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허억.. 허억.."

   "학... 학..."

  그리고 나는 이윽고 낯선자를 향해있는 내 오른손으로 서서히 시선이 향했다. 선명하게 남아있는 금속의 느낌과 사정없이 코를 찌르는 피냄새의 근원은 바로, 내 손에 들려있는 푸른색의 검이었다.

  "으아악"

  나는 놀라 뒷걸음질을 치며 땅을 마구 밀어냈다. 하지만 너무도 놀란 나머지 헛발질을 연이어 해댔고, 어깨에 찔린 상처 때문에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땅바닥에 얼굴을 몇번이나 쳐박아 대며 낯선자와 멀어지려 안간힘을 쓰다 어느새 투명한 벽이 손에 닿는 것을 느끼고 그 자리에서 멈췄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빛 한점 켜지지 않은 주택가 풍경은 정말 공포스럽기 그지 없었다. 나는 잠시동안 가쁜숨을 몰아 쉬다가 투명한 벽에 머리를 기대고 낯선자에게 시선이 향했다. 다시보니 낯선자의 왼쪽 가슴팍에 꽂힌 푸른 검은 등을 뚫고 나와 피를 몸에 적시고 있었다.  

  "허억... 허억.."

   휘이이이이이~잉

   갑자기 바람이 부는 소리와 함께 낯선자에게 꽂혀있던 푸른검이 바람과 함께 흩날리며 사라졌고, 동시에 피가 분수같이 쏟아져나오며 낯선자는 더이상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낯선자는 힘없이 털썩 쓰러지며 주변을 피바다로 만들었다.

  "하악... 하악..."

  불과 몇분전만 해도 낯선자는 내 머리를 꿰뚫으려 했다. 그런데 오히려 가슴에 칼을 맞고 쓰러져 죽어가고 있다. 내가 저 낯선자를 죽이게 됐다는 감정이 앞서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고, 나는 현실이 아니라며 필사적으로 이 상황을 거부했다. 가쁜 숨을 쉬던 낯선자가 말했다.

  "능력자였나... 하악... 아니... 능력자의 느낌은 없었다... 그렇다면 설마..."

  낯선자는 있는 힘을 짜내어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가 너를 죽이려 한 순간에 각성한 건가... "

  그리고 낯선자는 그 말을 끝으로 숨이 멎었다. 낯선자의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한 이 공간은 한층 더 나를 무섭게 만들었다.

  "흡... 흡... 힉..."

  갑자기 눈물이 터져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투명한 벽에 기대고 쪼그려 앉아 고개를 파묻고 엉엉 울어댔다. 

  "으아앙..."

  항상 보던 주택가였지만, 여느때와는 다른 텅빈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에서 서러움이 폭발해 한참이나 울었다. 그리고 이내 울음이 멈추었지만, 고개를 파묻은채 그대로 한참이나 있었다. 그리고 이게 현실이 아니길 바라며 고개를 슬적들어 낯선자가 쓰러져 있는 곳을 바라보았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빌며 고개를 파묻었다.

  그리고 이윽고 근처에서 땅에 발을 딪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들었는데, 눈앞에 짙은 갈색의 코트에 검은색 와이셔츠를 입은 남자가 하늘에서 내려오듯이 착지하고 있었다.

  "으아악!!! 살려줘!!!"

  또다른 낯선자에 의해 놀란 다는 괴성을 마구 질러댔더니 갑자기 앞에 있던 남자가 당황해 하며 멈칫거렸다. 그리고 살포시 한쪽무릎을 접어 앉으며 내 머리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또 나에게 해를 가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나는 눈을 질끈 감았고, 그 낯선자의 손이 머리에 살포시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갑자기 몸이 나른해졌다. 점점 편안한 느낌이 들며 마치 수면제라도 먹은듯 나는 스르륵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낯선자는 일어나 쓰러져 자는 아이를 보며 말했다.

 "13살부터 벌써 각성을 하다니. 아르휀 보다 빠른데... 이 아이. 지금부터 능력을 발달시키면. 가디언으로써 큰 사람이 되겠어. 이거 아르휀한테 알려야겠는데?"

  또다른 낯선자의 등뒤로부터 구둣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간드러지면서 아주 살짝 두터운듯한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로운 능력자인가. 재밌네."

   가슴이 파인 붉은색 드레스에 붉은색 하이힐을 신고 검은 웨이브 머리칼을 늘어트린 여자가 오른손에 와인잔을 든채 나타났다. 낯선자의 시선이 그 낯선 여자에게 향했다가 다시 아이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일단.. 길드로 데려가야 할 것 같아."

  "오호 이대로 즉시 영입인가?"

  낯선 남자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것도 괜찮군."

  그리고 낯선남자는 아이를 팔로 들어 안은뒤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어서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왼팔을 뻗으며 외쳤다.

  "공간역전. 클리어(Clear)! 그리고  엔드(End)!"

  주변에 투명한 막이 있는 듯이 공간이 일렁거리며 천천히 축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투명한 막이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뻗은 손으로 빨려 들어가며 주변이 평소와 다름없는 주택가 풍경으로 돌아왔다. 여기저기의 집에 불이 켜져 있었고, 가로등에도 불이 밝게 들어온채 주변을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쓰러져있던 낯선자의 시신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고, 피한방울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갈색코트를 입은 남자와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표정한 얼굴로 아이를 안은채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는 골목속으로 사라졌다.

  

  • PORSCHE 2018.07.26 01:07
    역동적으로 사건들이 계속 터지니까 읽는 재미가 나네! 다음 편도 기대합니다.
  • SKEN 2018.07.26 19:58
    13살의 아이를 험하게 굴려먹는 게이지! 시원시원한 전개에 빨리 다음편이 올라오길 바라게 됨
  • 불꽃휴먼 2018.09.29 19:45
    만연체 묘사라 늘어질 법한데도 은근히 전개가 빨라서 좋네요. 다만 [하지만 너무도 놀란....그 자리에서 멈췄다]부분은 세토막 정도 단문으로 끊으면 더 좋은 문장이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