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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펠졸트너 앞으로!”

 

명령을 내뱉기 무섭게 그의 거구가 쏘아지듯 나아간다.

몇 걸음 달려 나가기도 전에 커다란 할버드를 휘두르며 방패를 든 라만티아 병사를 몰아치는 적군이 보였다.

어찌나 사납게 무기를 휘두르는지 그 병사는 조금도 다가갈 수 없었다.

갖고 있는 방패를 앞세워 몸을 보호하며 뒤로 물러서기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살바토르는 그런 적군의 뒤를 잡고 잡초치기라도 하듯 가볍게 무기를 후려쳤다.

칼날이 정확히 적군 목덜미에 떨어진다.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다.

피분수가 요란하게 솟구친다.

 

감사합니다. 살바토르 대위님!”

 

도움을 받은 병사는 환한 표정을 짓고는 오른손으로 주먹 쥐어 왼쪽 가슴을 치며 군례를 올렸다.

살바토르는 대답대신 디에고 중위가 있는 파란색 라만티아 군기 쪽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집결지로 가게.”

이야아아압!”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어디선가 내지르는 기합이 들려왔다.

본능적으로 병사를 밀친 살바토르는 그 반대쪽으로 춤을 추듯 빙그르 몸을 돌렸다.

그가 있던 자리에 푹 하는 곡괭이가 땅 파는 듯한 소리와 함께 도끼날을 달을 창이 떨어졌다.

할버드였다.

양손검을 근접전에 대비해 짧게 고쳐 잡은 살바토르는 상대에게 제대로 눈길도 주지 않은 체 위에서 곧바로 검을 찍어 내렸다.

 

푸쉬이익-!

아아아악!”

 

살바토르의 검은 정확히 적군 병사의 쇄골에 깊숙이 박혔다.

역습을 당한 병사는 비명과 함께 표정을 잔뜩 일그러트리더니 양손으로 쇄골을 부여잡았다.

칼날을 빼고 싶어 검신도 잡았으나 자신의 피에 잔뜩 물이 들어 잡은 손은 자꾸만 미끄러졌다.

거구의 남자는 칼을 비틀어 뺌과 동시에 발로 걷어차 버렸다.

검을 휘둘러 묻은 피를 털어냈다.

그리고 아직 적중에 포위되어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리만티아 군기를 양손검으로 가리켰다.

 

밀어붙여라!”

 

그와 그의 병사들을 막아설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입고 있는 판금 갑옷은 방어력이 무척 뛰어나 엔간한 무기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무기와 검술은 놀라울 정도라 막아서는 적군들은 단 한 번의 칼질도 막을 수가 없었다.

방패로 막으면 방어가 잘 안 되는 아래쪽 측면에 검신을 슥하고 집어넣었다 당겨 배면 허벅지가 썰려나가거나 무기를 거꾸로 쥐어 십자가 모양의 손 보호대를 방패에 걸어 당겨 방어를 무력화 시켰다.

할버드를 휘두르면 측면으로 몸을 날려 장병기로 대응하기 어려운 간격 안으로 순식간에 육박해 칼을 찔러 넣는가 하면, 옆으로 살짝 빠지면서 몸을 낮추며 검을 깊숙이 찔러 넣는다.

어떠한 병기도, 어떠한 병사들도 빛나는 갑옷과 양손검의 검객들 앞에서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그 최선두엔 살바토르가 있었다.

 

으아악!” “아악!” “!”

 

단 한 번의 칼질에 각기 다른 무장을 갖춘 셋이 쓰러졌다.

마치 상대가 그렇게 나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 마주 몸을 날린 그의 감격은 거구에 걸맞지 않게 빠르고 예리했다.

실제로도 그는 왕국 공인 검술길드인 칼 막스-루트비히 형제단에서 인증 받아 소드마스터 자격을 획득한 검술의 달인이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디에고 중위를 포함해 그의 부대원 대다수가 소드마스터 이기도 했다.

세 명의 적군을 베어 넘기고 주변을 둘러보니 주위 적들은 거의 사라져 있었다.

대위와 그의 부대가 몰아붙인 결과였다.

거침없이 적병들 베어 넘기는 도펠졸트너들의 모습이 힘입어 다른 라만티아의 병사들도 힘을 낸 이유도 있었다.

적들은 도망치고 있었다.

전세는 확실히 이쪽으로 넘어왔다.

 

얼마 안 남았다. 도펠졸트너들이여! 배신자들과 마호멧 교도들을 물리쳐라!”

! 대위님.”

 

그들은 기세를 살려 계속하여 쇄도해 나아갔다.

양손검으로 무장한 그들 뒤로 다른 라만티아 병사들도 뒤따랐다.

그들 가운데 몇몇은 디에고 중위가 마련한 집결지로 향하기도 했지만 상당한 숫자의 병사들이 뒤따라 왔다.

마치 새로 투입된 병력처럼 그들 모두 사기가 충천하여 달려 나갔다.

 

살바토르님이 앞장서신다!” “배신자들과 이교도들에게 죽음을!” “모두 쳐 죽이자!”

 

살바토르 입장에선 썩 달가운 모습은 아니다.

전투가 끝나려면 한참 남았는데, 난전을 정리하고 대열을 재정비하기 위해선 가급적 집결지로 향했으면 했다.

그러나 그는 구태여 이를 말리지 않았다.

어느덧 대대장과 1백인대가 포위된 지점이 코앞이다.

 

대위님 보십시오. 1백인대 입니다. 아직 버티고 있습니다.”

 

부대원 중 누군가가 살바토르에게 말을 걸었다.

그의 말마따나 제 1백인대는 대대뿐 아니라 연대 전체에서 가장 정예한 전력답게 포위를 버티고 있었다.

사방으로 창을 내뻗은 원형 방진인 왕관 대형을 취한 체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 대대장인 할슈타인 중령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 주위로 배신자들인 로하녜스인들과 머리 중간부분이 볼록 튀어나온 투구를 쓰고 판금조각과 사슬로 만든 갑옷을 입은 마호멧 교도들이 온갖 무기로 위협을 가해오고 있었다.

 

마르코. 왼쪽을 맡아라.”

 

살바토르의 명령이 하달되자 왼편에서 같이 진군하던 도펠졸트너 대원 하나가 군례를 올렸다.

마르코는 검을 치켜세웠다.

 

“1번대! 공격!”

우와아아아아-!”

피와 영혼을 다하여!”

  • SKEN 2018.08.03 01:12
    역시 전투신을 가장 맛깔내게 살리는건 홍차지! 무기술이나 전술같은 많은 지식이 머리에 있어서 그런지 쓰는게 조금 더 구체적이면서 잘 표현을 하는듯. 굳잡!
  • 홍차매니아 2018.08.03 01:21
    사실 전투씬 묘사할때마다 고민이 많음.ㅋ 이해가 잘가게 하면서 어찌해야 합당한 묘사가 나오는지 ㅎㅎ
  • 반딧불 2018.08.03 01:29

    아니 이거 뭐 무쌍이네;;;
    근데 마치 입체적으로 카메라 휙휙 돌아가며 슬로우 모션이 나오기도 하는 한편의 반지의 제왕 전투씬을 보는 듯했음
    생동감 넘치는 전투씬 역시

  • 홍차매니아 2018.08.03 01:57
    난전속에 정예부대 투입인데 저정도는 해줘야지 'ㅅ'
    쓰고나니까 내딴엔 묘사글이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했는데 다른사람들이 보기엔 또 아닌듯한가봐ㅎㅎㅎ
    땡큐
  • PORSCHE 2018.08.03 06:36
    전투속에서 역동적인 모습을 묘사한게 재밌네.
    문맥을 약간 더 다듬으면 좋을듯! 전투 한가운데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 홍차매니아 2018.08.03 10:45
    땡큐!

    그리고 너님 말대로 지금 다시 보니 퇴고 하면서 문장이나 문맥을 더 다듬어야 겠다.

    이건 내 고질병인듯 하네 ㅎㅎㅎ
  • 불꽃휴먼 2018.08.28 17:23
    다 좋았는데 초반 도입부에 '도펠졸트너'라는 양손검사들과 짜임새있게 호흡 맞추면서 적들을 격살해 나갔으면 그림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읽다보니 문득 도펠졸트너들이 쐐기대형을 짠채 달려들면서, 선봉의 살바토르가 최초로 습격하고, 뒤이어서 양손검을 늘어뜨린 도펠졸트너 들이 적들을 일격에 두동강내 나가는 그림이 그려졌는데
    내용상으로는 살바토르 혼자 원맨쇼한 부분밖에 나오지 않으니까요 ㅎㅎ
    전투신 자체는 긴박함이 넘쳐 흘러서 좋았습니다.
  • 홍차매니아 2018.08.28 17:26
    아, 그게 난전이어서 그렇습니다. 초점도 살바토르에게 맞춰져서 그렇고요.
    근데 다른 부대원이 어떻게 싸우는지 좀더 할애했어야 한거 같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