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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원이 혼자라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가지고 던전의 각 계층을 돌파해야 한다는 말이다. 길드원이 혼자든 두 명이든 권속의 운명은 던전의 돌파니까 말이다. 설령 혼자라해도 하지 않으면 거지가 되버리기도 하니 던전 돌파는 인원수와 관계없이 해야 하는 필수적 행동이다. 그렇게 잘들 말하지만, 던전을 혼자 돌파하는 것은 '무리한 짓' 이라고 말할 정도로 무모한 짓이다. 적어도 2인파티로 던전을 돌파하는 건 어느 정도 해볼만 하다. 왜냐하면 몬스터와 전투하다 배후를 노리고 들어오는 역습을 다른 길드원이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적으로 보면 효율이 좋고, 마음으로 본다면 든든하다. 혼자로서의 리스크는 배후를 노리는 역습을 막아줄 길드원이 없으며 자신을 노리는 모든 공격과 함정을 단신의 몸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들 돈을 털어부어서라도 길드원을 두 명으로 만든다. 하지만 그럴 돈이 있다면 혼자에 익숙해지는 게 더 효율이 좋지 않을까라고 난 생각한다. 혼자이기에 타인을 감쌀 필요도, 지킬 필요도 없으니까 오히려 그 편이 마음이 더 든든하지 않을까. 라고 말이다. 또한 금전적인 편에서도 혼자인 편이 이득이 더 높은 편이다. 이러한 장점을 놓고 봤을 때 혼자임으로 겪는 외로움따윈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럼으로 난 길드원을 모으기 보단 나 혼자 어떻게 던전을 돌파할지 강구하는 것이다. 물론, 제발로 들어오겠다는 길드원을 사양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내 돈을 털어서까지 길드원을 모을 필요는 없단 것이다.


던전은 어디까지 솟아져 있는지 모를 정도로 높다. 그리고 그 높이에 비례해 층수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가끔 던전앞에 게시판을 보면 최대 던전 돌파 계층 수가 적혀 있는 걸 볼 수가 있다.


'오늘자로 갱신된 게시판, 뭐 어둠이 덮이는 시간이니까 갱신은 되어있으니……. 놀랄 일도 아니지.'


이렇게 늦은 시간에 던전에 와본 적이 처음이였기에 게시판이 언제 갱신되는지 모를 만도 했다. 그래도 이렇게 늦게 오니 게시판이 언제 갱신되는지도 알게 되었네.


'어디보자… 오늘자 던전 출입 기록이…….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네.'


던전을 출입하는 모험자들이 던전을 출입하기 전에 게시판에다가 자기 길드의 이름을 써놓는데 이것은 전광판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또 얼마나 부지런한지, 얼마나 강한지, 얼마나 빠른지, 던전에 출입한 길드가 돌아오지 않을 시 다른 랭커 길드가 그 길드원을 구조해내는데도 도움이 된다. 난 근처에 적당히 나뒹굴고 있는 펜을 잡아 게시판의 오른쪽 상단에 출입 기록 부분에 내 길드 이름을 적었다. 오늘 기록엔 아무도 없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오늘은 내가 제일 먼저 인 것 같았다.


'그러면, 가볼까.'


난 발을 움직여 던전 안으로 몸을 움직였다. 던전의 내부는 밝은 횟불이 주변을 밝히고 있고, 익숙하지만 익숙하지가 않은 복도가 입구로 부터 이어져 있었다. 오늘 목표 층수는 5층이다. 일단 1층과 2층은 무난하게 진입할 수 있지만 3층 부터는 강력한 몬스터들이 출몰한다.
3층 부턴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서 움직여야겠다.


1층의 몬스터는 들개. 마석으로 만들어진 들개였다. 처음 던전에 출입했을 땐 들개에게 물리기도 하고 할퀴어지기도 헀었다.
들개를 상대할 땐 녀석이 경계태세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빠르게 자신의 주위를 돌고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녀석이 꼬리를 바짝 세우고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면 섣불리 공격하려 하면 안된다. 그 상태의 녀석을 공격하면 카운터를 받기 때문이다.


─크으으으…….


녀석이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 검이라도 들고 회전시키고 있으면 된다. 즉, 녀석에게 공격만 하지 않으면 된다라는 것.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어도 좋고, 녀석을 도발시키는 것도 좋고, 동료와 수다를 떨거나 오늘 저녁은 뭘까 하는 시간 죽이기를 하고 있으면 된다. 녀석은 마치 무슨 프로그램으로 짜여진듯이 경계태세 일땐 아무런 공격도 해오지 않으니까.


'그나저나, 티아님과 같이 있으면 조금 나도 자상한 남자가 되고 있는 걸까. 처음에 만났을 때 하고 지금 내 태도를 보면 나 자신도 놀랄 정도니까.'


이런 식으로 시간 죽이기를 하고 있으면 녀석이 경계태세를 풀고 빙빙 내 주위를 돌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공격할 기회이다.
녀석이 도는 방향을 보며 다음으로 돌 방향을 예측하고 그곳으로 녀석을 쫓듯이 공격하면 저절로 공격이 맞는다.
보통 이런 식으로 공격하면 녀석의 배나 다리, 잘하면 머리에 맞는다. 머리에 맞으면 바로 즉사이고 배나 다리에 맞는다면 녀석이 주춤하는 사이에 마지막 일격을 먹여주면 된다.


녀석과 같이 몬스터들은 모두 죽으면 소멸하면서 마석을 내뱉는데 그것이 나에겐 돈이 된다. 들개는 마석의 량이 매우 작다. 마치 부스러기 같다. 그렇지만 부스러기라 해도 마석은 마석이니 제대로 보따리에 집어넣자. 한 다~여섯마리를 죽이고 나니 위층으로 가는 계단이 보였다.


그렇게 1층은 돌파.


다음은 2층이다.


2층의 몬스터는 늑대이다. 갈기털이 푸른 푸른색의 늑대. 녀석들의 이빨은 뾰족하고 그 발톱도 날카롭다. 자칫 잘못하면 치명상을 입고 전투 불능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나도 처음엔 이 녀석들에게 많이 당했으니까 말이다. 들개하고 이 녀석은 카운터를 거는 자세가 같을 뿐 나머진 다르다. 일단 녀석을 공격하는 방법은 녀석이 날 덮칠 때이다. 그것이 녀석의 공략 포인트이다. 녀석이 달려들 때 살짝 뒷걸음질쳐 녀석의 공격을 피하고 그와 동시에 검을 휘두르면 녀석의 배 부분을 검이 베고 들어갈 것이다.


─!!


그렇게 되면 녀석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그 몸을 내동댕이 칠 것이고 나머진 괴로워하는 녀석의 숨통을 끊어주는 것 뿐이다.
깔끔하게 머리를 찔러주자. 사실 이렇게 하는게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피가 많이 묻는다. 피냄새가 싫은 녀석에겐 그다지 추천해주고 싶은 방법은 아니다. 녀석은 부스러기 마석보다 좀 더 두껍고 큰 마석을 떨어트리는데, 부스러기보다 클 뿐이지 새끼손가락을 반 정도 가리는 작은 크기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런것이라도 돈이 되니 잊어먹지 말고 보따리에 넣자.


'후우, 1,2층은 밤에도 변경사항 없음 인가.'


1,2층은 밤에도 몬스터들이 흉폭화 되지 않는 것 같다.
늑대 6마리를 죽이고 조금 복도를 걷자 3층으로 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난 계단을 올라가 3층의 발을 디뎠다.
3층은 들개,늑대가 같이 나타나고 붉은 늑대라는 성가신 놈이 등장한다. 난 오른손에 쥐고 있던 단도를 고쳐 잡았다.


'여기부턴 공기가 달라. 역시 여기부턴 밤의 영향을 받고 있는 건가!'


밤의 영향을 받고 있는 붉은 늑대라면 그 공격패턴이나 움직임도 사뭇 다를 것이니까 한층 더 주의를 기울여 녀석에게 접근하지 않으면…….


"꺄아아아-!"


그 때, 내 생각의 꼬리를 자르며 엣된 여성의 것이라고 생각되는 비명이 3층의 길다란 복도를 타고 울렸다.
설마 출입 기록을 적지 않은 모험가 인가? 아니면 지금까지 여기서 나가지 않은 잔존 모험가인가.
어찌 되었든 서둘러 목소리의 주인을 만나야했다. 난 걸음을 빨리해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발을 빨리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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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저렇게 수상한 소리가 들려서 가보면 복잡한 일이 꼬여버리죠. 그래서 여러분, 무슨 소리가 들리든 무시합시다. 그래야 오래살죠.
  • SKEN 2015.09.27 12:39

    반갑습니다~ 잘읽었어요!

    마지막에 고생 플래그가 뜨는군요.

    오래오래 편히 살려면 비명소리 같은게 들리면 반대방향으로 도망가야죠.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진행을 위해 그러질 못한다는거[..]

  • AA 2015.09.27 16:14
    그건... 어떻게보면 작가가 그리 만드는... (...) 하하하. 뭐, 위험을 동반한 모험은 재밌으니까요. 그래서 우린 모험을 하지말아야 해요. 재미가 날 죽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