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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7 11:14

이처럼, 언제나, 어둡게.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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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처럼, 언제나, 어둡게. 본 소설 - 1.



◆ 시작의 나라 ◇ 바르카란.



마왕이 나타나 세상을 한 번 휩쓸고 성자들이 나타나 마왕을 무찔렀다.

바르카란 나라는 본래 '제국 : 이리스필' 의 속국이었었다. 그랬던 바르카란국이 독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성자들이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시작지점으로 삼은 곳이 바르카란국이었기 때문이다. 성자들이 마왕을 봉인시키고 승전을 알리자 바르카란국은 이리스필로 부터의 독립을 요청.

그에 이리스필은 마왕을 봉인시킨 성자들의 요구에 응해 바르카란국의 독립을 인정했다. 독립이 인정된 바르카란국은 '시작의 나라 ◇ 바르카란' 이라고 국가의 이름을 변경하였다. 그리하여 이 나라는 이리스필로부터 용사를 선정할 특권을 가지게 되어 지금의 바르카란국이 되었다.



◆ 시작의 나라 ◇ 바르카란 ● 남부 지역 ○ 발다란.



바르카란국의 남부지역. 여기서 부터 용사로 선정된 주인공들이 북쪽으로 전진해 왕과 알현하고 정식으로 의뢰를 받아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발다란 도시의 지리는 대체적으로 물이 많다는 것이다. 북,서,동으로 울창한 숲이 있는 산이 배처럼 솟아져있고 남쪽으로는 큰 바다가 이어져 있다.


그래서 일까?
이 지역의 유행하는 업은 농,수산,어업이다. 산에서 내려오는 깊고도 맑은 물이 혈관이 물이나 피를 옮기듯이 기슭을 타고 내려와 농사의 필요한 물을 제공하여 농사도 잘되고 바다는 만조와 간조가 있어서 수산업도 어업도, 거기다가 관광업까지 잘되는 그야말로 최적의 조건을 갗춘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뿐이랴? 매 50년 마다 들어오는 관광객 덕분에 엄청난 성화를 이루고 있다.



나는 그 최적의 조건을 갖춘 발다란 도시에서 열리는 '성검의 인도' 라는 의식에 참가하기 위해 먼 이리스필에서 건너왔다. 그리고 지금은 대기자들 사이에서 본인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보통 성검의 인도는 마왕이 봉인에서 깨어나면 하기로 결정나 있었는데 그게 참 아이러니 하게도 무려 50년 마다 이놈의 마왕은 세상구경을 하러 나온다.

벌써 5회나 넘게 그러고 있으니 본인도 즐기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될 정도였다. 250년 동안 봉인만 당했다는 것은, 5대의 용사들이 무척이나 힘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성검의 인도' 의식은 세계각지에서 모여드는 용사를 지망하는 존재들이 종족을 상관하지 않고 대련을 벌이는 이른바 무투회이다. 대련을 벌이고 승리한 자는 성검을 하사받아 용사가 되어 마왕을 무찌를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 특권은 5대까지의 생활이 보장된다. 또한 용시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다 전사할시에도 이 특권은 적용되어 생활이 보장되며 출세 또한 보장된다.

이런 특권이 존재하고, 명예와 부 또한 보장되니 그 누가 발벗고 나서지 않을까.



나 또한 그 미래를 꿈꾸고 온 것이지만, 그것은 명목이고. 본심은 이 아름다운 세계를 동료들과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이상의 이 의식에 참가하게 되었다. 성검 중엔 인간화가 되는 성검도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만져보지는 못해도 실제로 만나서 담소를 나누고 싶은 그런 마음을 품고 이곳에 왔다.



저 멀리서부터 대기자들이 쑥 쑥 대련장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 차례를 기다리며 오늘을 위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보인 검은 철, '블랙 스틸'을 날의 소재로 만든 장도를 다시 한 번 날이 잘 서 있는지, 어디 얼룩은 없는지 확인했다. 그런 다음 검게 염색한 가죽 장갑을 확인하고 검게 염색한 얇은 철판을 붙인 가죽 재킷을 확인했다.

신발도 오늘을 위해 검게 염색했으며 머리또한 더욱 더 검게 염색했다. 목에 감을 목도리 또한 검게 염색했으며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피부 빼고 모든 장비를 검게 염색한 것이다.



그렇게 만전의 준비를 갖춘 나는 그 모든것을 확인 한 뒤, 조용히 좌석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순해보이는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아가씨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혹시 의식에 참가하러오신 분이신가요?"



그 목소리는 아침에 마시는 모닝 커피처럼 달달했다.

나는 그 목소리의 반응하여 고개를 돌려 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주인공을 만났다.



'...!'



고운 비단결 처럼, 고운 아마포처럼 그녀의 머리카락은 광이 나고 바람의 나붓꼈다. 마치 눈발이 내리듯이 살랑 살랑 거리는 머리카락이었다.

아마포는 천의 일종으로 옷감이 빽빽하고 열전도율이 높아 여름의 자주사용되는 옷감이다. 다만, 쉽게 구겨지는 단점이 있다.



내가 여기서 아마포를 언급한 것은 아마포의 쉽게 구겨지는 부드러움의 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실로 아마포처럼 통풍이 잘 되보였고, 참으로 부드러워보였다. 그래서 아마포를 그녀의 머리칼과 비교한 것이다.



그 밑으로 내려와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야 말로 인형과도 같은 미를 가지고 있는 얼굴이었다. 옅은 색의 순해보이는 눈매와 탐스러운 사과와도 같이 붉은 입술은 보는 이로하여금 감탄을 이끌어내었다. 머리카락의 밀림에서 겨우 살짝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귀가 참 귀여워 보였다.



그 밑으로 내려가 그녀의 옷 차림은 서늘한 가을이 연상되는 단풍잎색의 치마와 마찬가지로 단풍잎 색으로 물든 셔츠는 따뜻한 색채와 동시의 가을의 느낌을 듬뿍 주변에 뿌리고 있었다.



시야는 더 밑으로 내려가 그녀의 하반신과 양 손에 껴져있는 갈색의 장갑이 보였다. 장갑덕분의 손의 전체적인 감상은 말할 수 없었지만 장갑의 크기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미루어 그녀의 손은 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녀의 양 다리의 끝을 차지하고 있는 발은 검은색의 스타킹이 일차적으로 감싸고 있었고 이차적으로 가죽으로 된 신이 발을 보호해주고 있었다. 신발또한 그 크기가 작음으로 보아 그녀의 발은 작다는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부분적인 면을 본 다음 전체적으로 그녀의 외형을 보았다.

나 같은 녀석은 말도 걸지 못할것 같은 느낌에, 그래. 부잣집 아가씨 같았다.

그런 높은 자리, 금수저를 문 자가 금수저 조차 손에 대본 적도 없는 자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는 것은 두가지의 경우의 수를 들 수있다.



첫 번째. 단순히 그녀는 본인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나라는 없는 자를 찾아 와 본인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해 말을 걸어온 것일 수도 있다.

저런 미녀의 얼굴을 보면 그럴만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지만. 오히려 미녀일수록 독한 경우는 많다고 하니 이 경우도 가능성이 높았다.



두 번째. 그녀는 선의로 내게 다가온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가씨이다. 이런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첫 번째 경우보단 적다. 저런 마모의 소유자가 순수한 타입이라면 딱 어울리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았다.



그렇게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자, 다시 한 번 달달한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그 신선한 자극 덕분에 나는 쓸데없는 생각하기를 멈출 수 있었다.



"네,네?"



"놀라셨으면 죄송해요. 제 이름은 '레온하트 더 포론'이라고 해요."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레온하트' 가문의 포론 이라고 밝혔다.



'레,레온하트...!'



레온하트. 전 세계의 아기 빼고는 그 이름을 모르는 자가 없다고 하는 그 이름. 제 1대 마왕을 봉인한 7인 중 한 용사다. 그의 업적은 수를 셀 수 없이 많으며 그의 가문은 그 덕분에 엄청난 부와 혜택을 받고 있다. 아아, 그 이름을 모를리가 없지.



그 레온하트 가문의 아가씨를 여기서 만나게 될줄이야.

나는 레온하트 가문의 대해 충뷴히 알고 있다. 이 곳이 아닌 다룬곳에서 만날 일도 없겠지만 만나게 된다면 그 이름을 듣는 즉시 머리를 조아려야 할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는 그런 신분들의 휘광이 비추지 못하는 평등한 곳. 그렇기에 나는 기죽지 않고 태평하게 그녀와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 이름은 드리먼 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내가 태평하게 그녀와 인사하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반가워요 드리먼씨."



"저야말로. 레온하트씨."



래온하트는 내 옆자리에 앉아도 되냐고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영차..." 하며 내 옆자리의 앉은 레온하트는 경계를 풀어 살갑게 날 대해주며 물었다.



"드리먼씨도 용사가 되기 위해 아곳에 오신 건가요?"



"네."



"이렇게 와보니 어떤 느낌이 드세요?"



이럴땐 뭐라고 답 해야 할까.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말 할 수도 없는 노룻이지 않은가. 솔직한 감상을 말한다면 '저 수 많은 인파를 뚫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이 둘었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조금 막막한 느낌이 드네요."



"후후. 그렇게 느끼셨군요. 전 저 수 많은 사람들이 정의와 평화를 위해 먼 곳에서 오신 것에 감동 받아 버렸어요."



순수한 미모에서 나올법한 답변이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답변.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과연, 밝은 것을 보고 자란 화초답네.'하고 조금 삐딱하게 생각해 버렸다. 내가 저들을 보는 시각은 그녀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다.



저들 중 대부분의 사람은 용사의 특권을 누리기 위해 온 자들일 것이다.

몇명은 본인의 실력을 가늠,과시하기 위해, 몇몇은 단순한 흥미에 이 의식에 참여한 것일 것이다. '이거 아니면 저거' 라는 생각은 기회주의자의 모습이다. 나는 저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게 좋게는 보이지 않았다.



"레온하트씨는 그렇게 생각하시는 군요..."



"드리먼 씨는 뭘 위해서 여기에 왔어요?"



"전 제 이상을 이루고 싶어서 왔어요."



"이상이라~ 드리먼씨는 낭만적이시네요."



낭만적이라? 낭만적일지도 모른다. 어쩐지 어깨가 으쓱해 졌다.



"낭만적이라고 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네요."



"사실은 말이죠. 저도 알고 있어요. '용사의 특권'이라는 것에 대해서.용사로 인정받아 성검을 사용하면, 설사 죽더라도 자신의 가족들에게 그 특권으로 인한 특혜가 주어져 미래가 보장된다는 것도요. 모두가 하나가 되어 용사가 되려고 하는 것도 미래가 보장되어있는, 그 특권이 있기에 가능한 게 아닌가 싶어요."



나는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원래 인간이란 생물이 그런거잖아요. 절대로 대가 없이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요. 저도 인간이지만. 만일 용사라는 것이 해도 아무런 특권도, 이득도 없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었을 까요. 그런 걸 보면 바르카란국의 왕이 정책을 잘 만들어놓은 것 같아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그 달콤한 목소리로 웃으며 일어나 물었다.



"그러면 여기서 질문이에요. 드리먼 씨는 설사 아무런 혜택이 없다고 해도 용사가 되려고 하겠습니까?"



난 일말의 망설임 없이 즉답했다.



"네."



그러자 그녀는 웃으며 내 앞날을 격려해주었다.



"푸후후. 좋아요~ 그 마음. 잘 받았습니다~! 그러면 드리먼 씨, 힘내는 거에요!"



나는 그런 그녀의 격려를 받자 기분이 좋아져 자신감 있게 말했다.



"네. 레온하트씨."



그녀가 웃으며 다른 곳으로 가버리자, 나는 다시 홀로 앉아 차례를 기다렸다.

마치 소나기가 지나간 여름의 어느 날 처럼 나의 기분은 선선했다. 이건 다 그녀, 레온하트 더 포론씨의 덕분일 것이다.



그녀와 대화를 하고 나서 알아낸 것이 있다면 그녀는 내가 둔 두 개의 경우의 수 중 후자인 마음이 순수한 아가씨였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녀는 순수하고, 착하기까지 하다.



나는 자리의 앉아 그녀가 한 '만일 아무런 혜택이 없는데도 당신은 용사가 되고 싶어 합니까?' 라는 말을 다시 되새겨보았다. 그리고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역시, '그렇기 때문에 용사가 되고싶다.' 라는 대답이 나왔다.



"자, 그러면."



점점 줄이 빠지자, 나 또한 하나의 긴 줄로 이루어진 그들을 따라 움직였다.

그렇게 한 참을 따라가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길바닥에 넘어져 훌쩍 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훌쩍.."



뭔가 미심쩍었지만 나는 넘어진 사람에게 다가갔다.

다가가 상태를 묻고 옆에 사람에게 자리좀 맡아달라고 하고 근처의 목재 벤치의 앉혀 상처를 살펴보았다. 넘어지면서 바닥의 쓸린 상처가 무릎의 있었다. 다리의 굵기는 그다지 굵지 않았다. 상처를 입은 본인이 여성이여서 더 더욱 아프게 보였다. 나는 등의 맨 가방에서 구급상자를 꺼냈다.



그런 다음 소녀의 상처의 연고를 발라주고 밴드를 붙여주었다. 그런식으로 응급처치를 끝낸 나는 원래 있었던 줄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 때, 소녀가 나의 손을 잡으며 요청했다.



"저기... 제 이름은 드리피나인데요... 실은 지금 제가 곤란한 상황이 생겨서 그러는데... 절 도와주시겠어요?"



두 손을 꽉 잡고 무척이나 간절한 눈빛으로 나에게 요청하는 소녀의 그 청을 나는 들어주지 않고 있을 수가 없었다. 소녀의 요청이 너무나도 간절해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의식에 참가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소녀를 놔두고 갈 순 없는 노릇이 아닌가.



"곤란하네……"



나는 한 차례 고민했다. 소녀의 의뢰를 받아들일까, 그러지않고 무시해버릴까. 그 두 가지의 선택지를 놓고 나는 망설였다. 일단 그녀의 의뢰를 받아들였을 때 의식에 참가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것이지만, 나는 이래뵈도 마음이 무척이나 여린 남자다. 자기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가 좀 그렇지만 말이다. 이런 식으로 무시하는 것도, 박대하는 것도 내 성격에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는 것이다.



원래 도와주는 도움 이라는건 나를 희생하고 남을 도와준다는 것으로 많이 읽힌다. 이것이 보통이니까 말이다. 결국, 남을 도와주는 선의는 나의 시간을 희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기회비용' 이라는 것처럼, 내가 남을 도와주면서 얻는 이득이 있다고 친다면 그건 40%고 내가 시간을 희생한 기회비용은 60%를 차지하는 경우가 생긴다. 즉, 20%는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에도 도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본인의 선한 양심이 그것을 하라고 하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희생은 그 무엇보다도 값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양심을 가지고 있기에 그녀의 의뢰, 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 적어도 무슨 의뢰인지 알아볼 필요는 있었다.



"음…… 그러면 일단은 그 의뢰가 뭔지 들어보고 싶네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일단 의뢰내용을 나에게 간략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가 이번 의식의 해설 위원을 맡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같이하기로 한 다른 분이 그만 빠져버려서 공석이 생겨버렸어요. 다른 분들은 모두 의식에 참가하는 용사 지망생들 중 누가 이길까라는 내기에 빠져서 저의 요청도 무시하고 있어요. 그래서 곤란해하고 있던 찰나에 넘어져 버려서 상처가 나버렸지요. 조금 충격이었다고 할까요…… 아무도 다친 저를 신경쓰지 않았어요. 아, 이 세상은 어둡기만 하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찰나에 드리먼씨가 나타나서 절 이렇게 치료해주신 것을 보고 결심한 거에요 저는. 드리먼씨를 해설위원으로 앉혀보자고 말이죠……"



그녀의 이야기는 이해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해설위원을 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거기다가 나도 의식에 참가해야 해서 해설위원이 되어버리는 일을 못할 것 같다. 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드리피나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 공약은 내 편의를 봐준 공약이었던 것 같았다.



"그러면…… 이렇게 하도록 해요!"



"?"



"드리먼씨는 의식에 참가해야하고 저는 해설위원이 필요해요. 그러면, 드리먼씨가 출전하는 경우엔 어쩔 수 없이 해설위원 자리를 공석으로 해두고, 드리먼씨가 출전하고 난 다음에 빈 시간은 해설위원으로 움직여주시는 건 어떨까요?"



오, 합리적인 제안은 확실히 맞다. 출전 후는 조금 지치겠지만, 안 들어 주는 것 보다는 나은 것이겠지. 나는 드리피나의 제안을 승낙하기로 했다.



"그 정도라면 문제는 없을 것 같고…… 좋아요."



내가 승낙하자 드리피나는 기뻐하였다. 얼굴의 미소가 번지는 게 육안으로 보일 정도였다. 내심 마음이 흐뭇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해서 나는 그녀의 안내를 받아 의식장의 제일 위에 위치하고 있는 해설위원 자리의 앉았다. 배치되어있는 의자가 두 개 있었기에 드리피나는 오른쪽 의자에 나는 왼쪽 의자에 각각 앉았다.



의자의 탑승감은 딱딱한 나무의자에 방석을 걸친 것이라서 그런지 그저 그러했다. 일단 드리피나는 내가 의자에 앉는 것을 확인하자 뭔가를 말하기 전에 길이가 한 2척 정도 되어보이는 종이 뭉치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종이의 양이 꽤 많아보였기에 나는 조금 불안해져 드리피나에게 그녀가 건넨 종잇뭉치가 뭐냐고 물었고, 그녀는 해설의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있는 여러 도움말을 정리해둔 참고집이라고 대답했다.



'참고집…… 이라……'



전부 읽을 수 있을까 두려워지는 두툼한 종잇뭉치를 보며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끈적 끈적하면서도 미끌 미끌한 침이 침샘으로 부터 나와 혀를 적시며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것은 일반적인 침 삼킴이 아니라 두려움의 침 삼킴이었기에 더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내가 꺼낸 말이니까…… 번복도 하지 못하겠고…… 할 수 밖에 없는건가……'



일단 부딪쳐보자라는 생각으로 나는 종잇뭉치를 풀어 제일 위의 한장을 읽어보았다.



' '해설은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중계의 역할을 하는 하나의 콘텐츠이다.' 이미 여기서 부터 나는 아웃이 아닌가? 난 이 의식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데. '



' ' 성검의 인도는 50마다 이루어지는 특별한 행사로 바르카란국이 시작의 나라라는 이름으로 이리스필 제국에서 독립했을 때 용사를 좀 더 쉽게 효율적으로 모으기 위해서 만들어낸 정책을 도입한 의식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의식이 인정의 여신이 인정 하였기에 공인된 의식이 되어버렸다. 이 의식엔 매 50년마다 새로운 용사 지망생들이 실력을 겨루는데, 이것이 또 볼거리라서 관중들이 많이 온다. 해설또한 이 의식을 좀 더 달아오르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이다. 밑에 적어놓은 것들은 참고하면 좋은 도움말이다. 이 종이에는 특별한 마법이 걸어져 있으니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 ' 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건가. 처음부터 복잡하구나. '



드리피나는 나에게 열매의 씨앗가루로 우려낸 음료 [현 세계에선 커피라고 부르는 것이다.]를 주며 의식 시작전 까지 최대한 읽어보라고 격려하였고, 나는 그 음료를 고맙게 받아들여 마시며 종이의 적힌 글들을 읽어나갔다……



다소 어려운 내용들 투성이었지만, 드리피나……아니. 드라피나씨가 보충설명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신 덕분에 막힘이 없었다. 뭐, 이런 일이 없었다면 알 수도, 알 이유도 없는 것이었지만. 그런 생각이 사라지게 할 정도로 종잇뭉치에 든 글들은 하나 같이 주옥같은 도움글이었다. 단지 해설의 국한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처세술이나, 싸울 때의 대처방법이 적혀 있어서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야, 그래도 늦지 않고 이걸 전부 읽었네요……"



어느 새 나는 두툼했던 글들을 다 읽었고, 다 머리속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나를 칭찬하기 앞서 드리피나씨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을 우선했다.



"고마워요 드리피나씨."



"에이, 제가 뭘 한게 있다구요…… 다 드리먼씨가 이해력이 빠른 거지요."



'에이, 다 드리피나씨 덕분이었어요.'



그녀는 겉으로는 괜찮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속은 분명 기뻐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한- 2시간 정도가 흐르고 난 뒤. 의식이 시작되었다.

일단 의식에서 내 차례는 앞으로 30분은 더 남았기에 나는 안심하고 드리피나씨와 해설에 열중하기로 했다.



"자아! 또 다시 여러분의 곁으로 이렇게 오게 된 성검의 인도! 이번에도 죽지 않고 돌아온 불사신, 불사조 족의 드리피나입니다! 그리고─! 오늘 특별히 모셔온 특별 해설 위원이신 드리먼 씨와 함께 오늘 성검의 인도를 해설하게 되서 너무나 영광입니다! 자, 흥이 식기전에 서둘러 마무리를 짓도록 할게요! 용사가 되고싶은 자들이여 싸워서 용사가 되라! Let's F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