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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8 22:14

사라지다-prologue

조회 수 24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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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다_P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은 검정 도화지에 누군가가 살포시 뿌려놓은 가루처럼 질서 없이 유유히 빛나고 있었다.

그의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했다. 필시 그는 중대한 고민에 빠져 있으리라.

......

......

파국으로 치닫게 될 줄 알았더라면 좀 더 용기 있게 행동해야 했었다. 그의 일생에 처음으로 진정 사랑했던 여자. 짧은 몇 번의 만남이었지만 다신 볼 수 없을 거라는 그녀의 한마디는 그의 왼쪽 가슴의 뜨거운 무엇인가를 도려내는 듯 치명적 상처로 다가왔다.

다신 그 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 사이...... 죽음조차 무료함으로 다가오던 그 시간 속으로는 두 번다시는....

11월의 밤공기는 아직 쌀쌀하기만 했다. 검정색 트랜지 코트 사이로 들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저절로 얼굴을 찌푸린 그는 코트 주머니에서 담배 갑을 꺼내 한 개비 불을 붙였다.

‘다신... 오지않아, 때로는 함께하지 않기에 더 행복한 것도 있는거야.’

그녀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을 휘저으며 그의 마음을 심난하게만 만들었다. 영원히 하자던 그녀의 말과 그녀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은 너무나도 모순된 것이어서 그도 어찌 그녀를 곁에 두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다시 그때의 생각에 그는 목이라도 졸린듯 와이셔츠의 카라를 왼손으로 지긋이 눌렀다.

‘ 몇 년간 지내온 곳인데...’

낮 설게만 느껴지는 그의 집 옥상에 그 스스로 조차 이해 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에 그는 눈앞에 펼쳐진 서울의 밤거리를 보았다.

알록달록한 불빛들의 향연은 필시 그녀와 함께 보고 싶었 던 것이리라.

그의 천근같은 발이 서서히 움직여 옥상난간에 올라섰다.

‘끝내자......’

담배 한 모금을 깊숙이 빨아드린 그는 손을 천천히 내렸다. 손에 쥐었던 담배는 아찔한 모습으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체 바닥으로 추락했다. 미동조차 없는 그는 그저 자신이 버린 담배가 추락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

신......신이 존재한다면 지금 그를 구해 줄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그 조차 그저 그 신이라는 존재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건 아닐까? 그의 얕은 한숨은 밤하늘의 차가운 바람이 되어 그에게서 떠나갔다. 마치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한마디만 하지요... 당신이 존재한다면... 잘 들어요 지옥이건 어디건 간에 날 사라지게 해줘요, 그래서 아무것도 못 느끼고, 듣고 볼 수 없게 해줘요, 당신이 내 곁에서 빼앗아 간 것 때문에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당신을 저주하고 있으니까!’

순간 그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단정하게 자른 검정 반곱슬 머리가 나부끼고 트렌지 코트의 자락이 펄럭였다. 눈을 감은 그는 그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 시간에 마지막 장면 속에 천천히 녹아 들어갔다.

......

......

그의 머리가 지면에 맞닿는 순간.

그의 몸은 작은 입자가되어 그곳에서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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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너무 ㅋㅋ 오랜만입니다. 전역후에 다시 팬을 잡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컴퓨터앞인가여...ㄷㄷ

여튼간에  이 소설은 대략 sf연애소설? 쯔음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ㄷㄷㄷ

과연 제 필력이 이 소설을 완성지을지 만무하지만.. 모쪼록 이번만큼은 열심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격려와 조언 및 비판은 달고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또 수용하도록 하겠습니다.

  • 홍차매니아 2010.12.09 04:39

    헐;;; 갑작스럽게 등장하신 분이다 생각했는데 지난 작성글 검색해보니 2년됬군요;;;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