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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09.02.27 02:27

좀비 로드(가제) - 서장

조회 수 1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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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으으어어어..."

미칠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나는 양손으로 얼굴을 부여잡은 채 한동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머릿속이 새하얗다. 아무생각도 들지 않는다. 단지 이 빌어먹을 고통해서 해방되고싶은 생각 뿐이다. 사람이 살면서 언제 이렇게 형언하기 힘든 고통을 겪을 수 있을까!

"사람...?"

단 한 가지 단어로 나는 고통을 잊으며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라스타 왕국 변방의 작은 마을 미스론딜. 우리는 놈들로부터 미스론딜을 지키러 이곳에 왔다. 하지만 예상외로 막강한 놈들의 힘에 밀려 결국 도망쳐야만 했다. 급박한 상황이라 한명의 희생자가 필요한 때가 왔었다.
그게 바로 나다.

"우워어어어..."

고통이 서서히 멎어가는 것 같다. 고개를 든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바로 깜짝 놀랐다.
수없이 많은 시체들. 죽었지만 죽지 않은 자, 이 작지만 소박한 마을 미스론딜을 죽음의 늪으로 만든 좀비(Zombie)들이 곳곳에 우글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아..."

나는 절망했다. 미스론딜은 내가 정을 붙였던 많은 이들이 살았던 곳. 하지만 지금 그들은 모두 좀비로 화해 정처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시퍼렇게 부패한 피부. 분노와 살육이 어른거리는 눈동자. 피로 점철된 몸뚱아리...
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좀비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감지하면 무조건 죽이려든다. 그들의 코앞에 바로 내가 있다. 하지만 나를 죽이지 않는다. 고통에 쓰라려 무방비상태임에도 관심도 없다는 듯 내버려두고 엉뚱한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마치 죽은사람인 마냥...
잠깐, 죽은사람?

"후후. 라켈. 무슨 소리 하는거냐... 넌 이렇게 살아있잖아. 내가 좀비라면 내 자아가 있을 수 없어."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기 위해 그렇게 독백한 나는, 근처의 호수로 다가갔다. 일단은 이 찝찝한 얼굴을 씻어야만이 이런저런 생각이 들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수에 얼굴을 들이민 나는 내 눈을 부정해야만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니까!

"하하하. 아니야. 이건 말도 안돼..."

 꿈을 꾸고 있는 거다.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 맞아...꿈일 거야. 난 지금 태어나서 사상 최대의 악몽을 꾸고 있는 거다!

툭.

누군가가 나의 발을 건드리고 지나갔다. 나는 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미스론딜에서 단골로 찾던 술집 주인 베르주. 그가 좀비가 된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을 물어뜯으려는 탐욕스러운 눈빛이 아닌 공허한 눈빛을 띄운 채. 한참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내 얼굴을 비치는 호숫가로 시선을 돌렸다.
시퍼렇게 부패한 피부, 파먹혀 없어진 오른쪽 귀, 그리고 하얗게 뜬 눈동자, 피로 물든 얼굴...
그렇다. 난 좀비가 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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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를 소재로 한 판타지소설은 없는거 같아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창작욕구를 만들어주게 한 매체는 데드셋(드라마), 28주후 등과 같은 좀비영화와 제가 요즘 한참 하고 있는 워크 유즈맵 유럽좀비대침공(게임까지 좀비물을 하고있다는;;)...좀유침이 결정적인 소재를 제공햇다고 해야할까요...아무튼 음..잘써지네요 원래 쓰던거는 한달째 못쓰고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