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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석..


퍼석..


퍼석..


 


전 모든것을 잃은 듯 한 눈으로 당신을 보며,
당신의 유해에 흙을 뿌렸습니다..


 


퍼석..


퍼석..


퍼석..


 


절대 해서는 안될일을 해버렸습니다.
만약에 제가 한 일이..
그것이 비록 금지된 것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전 그것을 어기고 해버렸습니다..


 


전 당장이라도 깨져버릴듯한 정신으로
당신의 추억에 열쇠를 채웠습니다..


만약에 제가 한 일이..
그것이 비록 이롭지 못한것이라고 해도 말이지요..
전 또 그것을 어기고 해버렸습니다..


 


 


1974년 10월 23일 어느 시골마을.


 


전 이 시골마을에 사는 여자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는 제가 저주를 받았다며
절 언제나 멀리했습니다.


이 마을에는 이런 설이 있습니다.


ㅡ 이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이 마을을 떠나선 안된다.
만약 이 마을을 나가게 되면 『오야시로님』의 저주를 받는다.


라는..


전 한때 집안사정으로 인해 잠시 마을을 떠나 다른곳으로
이사를 간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적응을 하지못해 2년만에 이곳으로 돌아왔지요..


기껏 돌아왔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습니다.
우리가족을 마치,
『귀신』을 대하듯 멀리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리라도 나갔다 하면 사람들은
저를 무서운 눈으로 쳐다보거나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이유는 알수없습니다.
단지..
저희 가족이 저주받았다고 밖에 할수없게 되겠지요..


하지만 그런 저에게도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사랑한 그 이지요.
그는 사람들로 부터 언제나 저를 지켜주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저의 편에 서주었습니다.


전 그렇게 그를 사랑해버렸습니다.
그 역시 절 사랑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정말..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렇게 우리둘은 한 쌍의 연인이 되었습니다.


아니..


되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197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전 그를 만나기위해 집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일까요.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을 중앙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향했습니다.
아,
보입니다.
그가 보입니다.
보입니다..


다른여자와 함께 있는 그가..


왜죠..?
왜 당신은 지금 제가아닌 다른여자와 같이 있는것인가요..?


전 가까스로 마음을 진정시키고 사람들속에 숨어
그와 그녀가 하는말을 들었습니다.


「있잖아, 언제까지 그애랑 만날생각이야?」


「어쩔수 없잖아, 부모님이 불쌍하다고 잘 대해 주라는데 어쩌겠어.」
「그리고 나에겐 너하나 뿐이야.」


..


..


그랬습니다.
그가 저에게 해주었던 모든것은 거짓.


전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네요..
두 눈이 왜이렇게 뜨거운 것일까요..


전 그렇게 깨져버린 저의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974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저녁.


 


전 마을뒤쪽에 있는 산으로 그를 불러냈습니다.
이곳은 아무도 알지못하는 저만의 공간.
다른사람은 아무도 알수없습니다.


아,


그가 도착했네요.


「무슨일이..」
「..!!」


그는 저의 모습을보고 꽤나 놀랬나 봅니다..


하기야..


하얀옷에 붉은액체로 도배를 해놓은 소녀를보고 놀라지 않는게 이상한것이겠죠.


「이제야 오셨네요.」


전 미소를 띄우며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모습은 제가 보기에도
마치..


그래,


『귀신』이라 할수있겠네요.


제 발밑에는 붉은액체로 가득히 칠해진 삽과
무언가 집어넣을 듯한 구멍이 있었고
저기 바위 옆에는 고장난 스프링 쿨러가 되어버린 여자가 있었습니다.


어라..?


그가 굳어버렸습니다.
저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않네요.
몸은 사시나무 떨듯 요동을 치고
눈은 달걀처럼 완전히 풀어져버렸네요.


전 왼손에는 아름다웠던 그녀의 머리를,
오른손에는 달빛에 비춰지는 것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칼을.


그리고 주의가 얼어붙는듯한 미소를 띄운채


그를 살해했습니다.


전 그의 뼈와 살을 분리하여 그의 뼈만을 구멍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뼈위에 흙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뼈를 완전히 묻어버린뒤 전 그자리에 무릎을꿇었습니다.
다리가 풀려버린 것이겠지요..
그리고는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달빛을 올려다 봅니다.
왠지 모르게 또 두 눈이 뜨거워집니다.


그때,


「인간의 자식이여.」


라는 목소리와 함께 저의 앞에 무녀의 옷을 입은 한 명의 소녀가 나타났습니다.


「당신은..?」


「너희 인간들이 흔히 말하는 『오야시로님』이라고 할수있겠지.」


「그렇군요.. 당신이.」


「너의 그 순순한 눈빛의 쾌락에는 더는 숨길 수 없는 유혹이 있었구나.」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너의 그 미칠 듯이 애정 어린 속마음에는 억누를 수 없는 충동이 있었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뼛조각은 너무나도 하얗고 끝없이 계속되는 이 어둠을 유혹했다.」
「그리고 넌 깨져버린 마음의 조각들을 주워 모으며 그 꿈이 끝나길 기다렸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야시로님』, 어째서 죄가 있는 것일까요.」


「죄가 있는 것은 네가 체념하고 있기에.」


「『오야시로님』, 어째서 벌이 있는 것일까요.」


「벌이 있는 것은 네가 갈구하고 있기에.」


그렇게 말하고 『오야시로님』은 조용히 사라지셨다..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고는
곧,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모든 것이 덩그러니 홀로 남겨져서
계속 돌고 돕니다.


과연 아침이 오면 웃을 수 있을까요?
그날처럼 웃을 수 있을까요?


잃어버린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저는 그렇게 바라고 또 바라고 있습니다.



                                                                                대상A - ひぐらしのなく頃に 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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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불행했다

미로에 출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다음으로 그가 가장 불행했다

이 미로에 출구가 없다는 걸 모르니까

 이 이외의 여럿은 불행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미로속에 있다는 것 조차 몰랐으니까

                                                                        - 프레데리카 베른카스텔의 시 / 타타리고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