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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3 21:51

StarDust [Remake] - Sound Horizon

조회 수 17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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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아졌네, 우리들.
이걸로 한 쌍이 됐네,


아아..


행복해.


StarDust.


 


 


전 언제나 새빨간옷을 입는 여자입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새빨간것이 좋을뿐입니다.
그것뿐입니다.


 


어느 화창한날.
너무나도 날씨가 좋기에 산책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역시 옷은 새빨간것이 좋겠군요.


새빨간 드레스, 새빨간 하이힐, 새빨간 립스틱, 새빨간 장미 한 송이.
거리에 나가 걷다 스쳐지나가는 남자들은 모두 뒤를 돌아보는군요.


하지만 그런게 무슨 소용일까요.


 


공원을 걷고있던 전 그만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 앞에 있는 저 남자때문일듯 싶어요.


온통 하얀 옷을 입은 남자,
전 그 남자를 보고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그렇군요.


아무래도 전 그 남자에게,


'첫 눈에 반했나 봅니다.'


그날 이후로 그 하얀옷의 남자를 만나기 위해 매일같이 그 공원으로 갔습니다.
그때마다 남자는 그곳에 있었고
전 용기를 내어 그 남자에게 고백했습니다.


남자는 저의 고백에 응해주었고
우리둘은 서로를 사랑하게되었다.


색은 다르지만
언제나 같은 색의 옷을 입고 같은 색을 좋아하기에
우리둘의 마음은 너무나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한 쌍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


지금까지의 일들은 그저 나만의 꿈에 불과했을뿐이다.


 


어느날 밤.



「별 가득한 밤하늘, 예쁘기도 하네.」


그것은 아름다운 여인의 한숨과 같은 말.


「당신쪽이 훨씬 예뻐요.」


그것은 그 남자가 나에게 해주었던 달콤한 한마디의 속삭임.


그저 그때의 그 속삭임이 진심이길 바랬다.


 


몇일째 내가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연락이 끊어져 버렸다.
난 점점 불안해져 갔다.


혹시 그 사람에게 무슨일이 생긴것은 아닐까..


난 두려운 마음에 그를 찾아 나섰다.


마을을 아무리 뒤져보아도 그는 찾아볼수없었다.
한참을 찾다 그 사람과 처음만났던 공원을 지나가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와 처음만났던 장소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본것은..



 
ㅡ 밤하늘을 우러르는 연인들이란 흔하디 흔한 풍경.
되풀이되는 사랑의 모습, 정말로 별 것 아닌 것.


그토록 변하기 쉬운 한 순간을 두고  영원이라고 믿기도 하고,
그토록 불확실한 것을 두고도 운명이라고 믿기도 하며,


울거나, 웃거나, 사랑하거나, 증오하기도 하고,
그 짧은 순간, 아득한 과거의 빛줄기에 소망을 떠올리기도 해.


저 별들은 이미 스러져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도 아직 소멸을 향해 계속 빛을 발하고 있는 걸까?
광년이라는 이름의 터무니없는 척도 앞에서는
사람의 일생따위 찰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몰라.


그토록 사소한 일,
하지만 우연이라고 해도


아아..


우연이라고 해도 결국 그녀는 그것을 보고야 말았다.


똑같은 하얀 옷을 입고 행복한 듯이 서로에게 기대어 걸어가고 있는


그와,


낯선 여인의 모습을.. ㅡ


 


저기 저 하얀 옷을 입은 여자는 누구인가요.
어째서 저 여자는 그와 함께 걷고 있는 것인가요..



난 그것을 믿을수없었다.
그래서 집으로 뛰어가 버렸다.
그리고는


내가 본것은 꿈이다.
내가 본것은 진실이 아니다..


라며 자기 자신에게 암시를 걸었다.
하지만 그런건 전혀 소용이 없다.


잠깐,


그래.
그거였어.


내가..


「내가 그랑 같은 '색'이 아니기때문에 그런거야.」
「하지만 난 그와 같은 '색'이 될수없어.」
「그렇지만 그는 나와 같은 '색'이 될수있어.」


 


왼손에는 꽃다발을,
오른손에는 '약속'을 들고있었다.


그리고..


질주하기 시작해 버린 이 충동은 이제..


막을수없어.


 


난 그의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초인종을 눌렀다.


띵동..


「네, 지금 나갑니다.」


덜컹..


「..!!」


그는 나를 보자 점점 뒷걸음질 쳤고
난 그런 그를 천천히 몰아붙힌다.


그리고 난
오른손에 들고있던 그와의 '약속'으로


그를..


'쏘고야 말았다.'


탕..!


털석..


그는 쓰러졌고
난 쓰러진 그의 옆에 주저앉는다.
그리고는 점점 차가워지는
그의 얼굴을 보며 말하기 시작한다.


「여자는 말이야 말하지 못하는 귀여운 인형이 아니에요.」
“사랑스러운 그대, 알겠어요?”
「하찮은 그대의 자존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도 아니에요.」
“달밤의 Another[다른 인격]는 제멋대로 인건가요?”
「목을 조르면 조여지는건 당연한거잖아요?」
“혹시 Luna[달빛]이 그대를 미치게 한것인가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요? 당신을 사랑해버렸으니까요.」
“그게 아니라면 Stellar[별]이 저를 미치게 만든 이유는 어째서죠?”


 


ㅡ 같아졌네, 우리들.
이걸로 한 쌍이 됐네.


아아..


행복해.


그대의 하얀 셔츠도 이제는 선명한 Scarlet[진홍빛].


같아졌네, 우리들.
이걸로 한 쌍이 됐네.


아아..


행복해.


 


같아졌네, 우리들.
이걸로 한 쌍이 됐네.


아아..


행복해.


그대의 하얀 셔츠도 이제는.. ㅡ


 


이제야 말로 같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어째서지?」
「어째서인 거냐구!!!」


산소와 맞닿은 나와 그의 빨간색은 이윽고 검은빛에 가까워진다.
이제야 깨달았다.


우리 두 사람은 이제 영원히 하나로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ㅡ 얼어붙은 은빛의 유리같은 별들, 그 불타오르는 절멸의 광채여,
잃어버린 낙원의 꿈을 꾸는 나를 이끌어주오.


“The Light of StarDust[무수한 별들의 환등]” ㅡ


 


추억을 과거의 빛으로서 매장하지 못하는 한,
고독한 망령은 황야를 계속 방황하겠죠.


여자의 손은 슬플정도로 짧아 무수히 흩어져있는 별들에게는 닿지가 않는다.
하지만 그 손을 누군가가 잡아 주었다.
그리고 여자는 자신의 손을 잡아준 누군가에게 말할다.


「후후..」
「부스러기 먼지라도 상관없어요.」
「언젠가 별이 될 수 있다면..」


「빛나고 있나요?」
「네?」
「저 지금 반짝이고 있나요?」


아아..


그 슬플정도로 짧은 손을 잡아준 것은, 『가면을 쓴 남자』였다.



                                                                                          StarDust - Sound Horizon

Who's 東 皎

profile

내가 가장 불행했다

미로에 출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다음으로 그가 가장 불행했다

이 미로에 출구가 없다는 걸 모르니까

 이 이외의 여럿은 불행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미로속에 있다는 것 조차 몰랐으니까

                                                                        - 프레데리카 베른카스텔의 시 / 타타리고로시

  • 레그나 2008.07.06 22:57
    으으음.. 저는 완전히 '소설'로 주구장창 늘어놓는 것을 기대했습니다만..
    괜찮습니다! 재구성한 사호도 멋져요. 건필하십쇼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