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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5 20:04

Sacrifice - Sound Horizon

조회 수 9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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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 · crifice Sacrifice.

Sa · crifice Sacrifice.

나에겐 엄마와 여동생이 있었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얼굴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나의 여동생은
신에게 사랑받았기에 천성적으로 정말 행복했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귀여운 천사같은 나의 여동생.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그녀'가 난 너무나 샘이 났었어.


그렇기에 난 언제나 이런 생각을 하고있었지.
'마음이 나쁜 저를 불쌍하게 보지 말아주세요..'


언제나 '그녀'만 사랑받았기에
난 언제나 비참한 생각만 들게되었다.
그리고 어느날,


난 이렇게 생각하게됬어.


「나에게 언제나 비참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여동생 따윈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Sa · crifice Sacrifice.


Sa · crifice Sacrifice.


이튿날,
여동생은 고열이 나서 자리에 눕게 되었지.


여동생은 정말 죽어버릴지도 몰라..


여동생이 아픈이유는 나 때문이야.
난 그저 '샘'이났을뿐인데..


그리고 난 하느님께 빌었어.


「죄송해요 하느님, 제가 빌었던 그 소원은 거짓말입니다.」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



참회가 들렸는지 곧 동생의 열은 내렸어.


하지만..


이번에는 엄마가 병으로 쓰러지셨지..
난 역시 하느님께 빌었어.
엄마를 났게 해달라며.


하지만 엄마는 났지않았어.


그리고 엄마가 임종 무렵에 나에게 말을 남겼어.


「동생은 다른 사람과는 다르니 언니인 네가 잘 보살펴주렴..」


Sa · crifice Sacrifice.


Sa · crifice Sacrifice.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지.
살아가기 위해서 나는 아침저녁으로 일을 했어.
마을 남자들은 다정하게 대해주었지.


하지만


마을 여자들은 점점 나에게 차가워져갔어.



지독히도 가난한 삶이었지만 나에게도 온기가 있었어.
동생과 서로 어깨를 기대고 살았었지.
나름대로 그것도 나에겐 행복했어.


그런데..


그랬는데 어째서 이런 잔혹한 처사를..


어째서..


가르쳐 주세요 하느님..


 


여동생이 잉태한 아이는 주께서 보내주신 하느님의 아이는 아닌가요?


여동생이 임신했다는 사실이 발각된 밤.
마을 남자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입을 다물고있었어.


그리고


그 무거운 정적을 가르는 것은 귀를 의심할 정도로 요란한 타음.
재봉소의 젊은 아주머니가 여동생의 뺨을 세게 때리는 소리였지.


아주머니는 동생을 보며 이렇게 말했어.


「도둑고양이, 불쌍한 아이라고 보살펴주었더니 은혜도 모르고..!!」


단편적인 기억, 단죄적인 욕설..


아아, 도대체 이여자는 무엇을 울부짖고 있는 거야?


「기분 나빠.」


그리고는 기우뚱하고 세상이 흔들렸고
나는 튀어 날아가듯 젊은 아주머니에게 붙잡혀 있었어.


 


정신이 들었을땐 나의 시야는 붉게 물들었고,
입가에는 씁쓸한 흙과 녹의맛,
그리고 머리 위를 어지러이 나는 언쟁들과
신부님의 노성.


「순결, 악마와 맺은 인연에 재앙의 씨앗,」
「마리아님 모두가 가브리엘에 화형이다!」


아니야..


내 동생은 악마가 아니야..


내 동생은 재앙의 씨앗이 아니야..


아아..


아니야..


「악마는 바로 너희들이야!!!」


형은 집행되었고,
타오르는 불길속에서 여동생은 피투성이인 나를 보고있었다.


그리고


여동생은 마지막으로,


「고마워.」


라고 말했다.


 


마음 없는 말, 마음없는 처사가
얼마나 그 아이를 상처 입혔을까.


그래도 모든 것을,
너무나도 착한 아이이기에 그아이는
모든 것을 용서하겠죠..


하지만


「나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어짜피 이 세상은 결국 낙원의 대용품에 지나지 않아.


너희들은 내 여동생의 죄가 깊다 하여 '재'로 만들었어.
하지만 이 세상에 죄가 깊지 않은 사람은 없어.
너희들이라고 죄가 깊지 않은게 아니야.


그러니,


「죄 깊은 자는 모두 똑같이 재로 변하면 돼.」


 


천천히 그자리에서 일어났다.


맨발의 소녀, 난 얼어붙는 듯한 미소를 띄우며


일렁이는 불꽃 뒤로 보이는 그 어둠의 저편에


『가면을 쓴 남자』를 보고있었어.



                                                                                          Sacrifice - Sound Horizon






                                                                                          

Who's 東 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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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불행했다

미로에 출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다음으로 그가 가장 불행했다

이 미로에 출구가 없다는 걸 모르니까

 이 이외의 여럿은 불행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미로속에 있다는 것 조차 몰랐으니까

                                                                        - 프레데리카 베른카스텔의 시 / 타타리고로시

  • 레그나 2008.06.25 23:30
    으아암, 사운드호라이즌 씨네요.
    저는 세크리파이스보단 스타더스트가 더 좋기는 하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