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7부작인데 사실 4부작) 4. Loco Motive
#4 ‘Loco Motive’
다음날 오후, 제임스는 8번가에 도착했다. 넓지만 오래되어 울퉁불퉁한 4차선과 오래된 공장이 늘어서 있고 대형 트럭들이 분주하게 물건을 싣고 달리는 지역이었다. 날씨는 곧 비가올 것 같이 습하고 흐렸고 때문에 주변은 온통 회색빛으로 삭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웨이드가 말한 튜닝샵을 찾는게 오래 걸리진 않았다. 그가 편의점에 들러 잠시 담배를 피던 중 아는 얼굴이 그를 불렀기 때문이다.
“우리 크루에 들어오기로 했어?”
어제 봤던 빨간 머리 남자였다. 제임스가 그의 이름이 궁금해서 물어보려하는 차에 그가 먼저 대답했다.
“아, 난 잭이라고 부르면 돼. 나도 가는 길인데 따라와.”
그리고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한입에 넣고 포장지를 휴지통에 버렸다. 제임스가 차에 타고 시동을 걸자 잭도 흰색 GT-R에 시동을 걸었다. 생각보다 조용한 배기음이 들려왔지만 일부러 조용한 것을 선호하는 듯, 배기음 자체의 성질은 장난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한번 같이 경주해보고 싶었지만 잭은 규정속도를 지키며 매우 조용하게 앞서갔다. 신호를 세 번 쯤 받고 작은 샛길로 빠지더니 오래된 폐공장처럼 보이는 곳에 다다랐다. 어떤 간판도 없고 조용한 곳이었지만 폐공장 앞에 있는 공터에 잘 달릴 것 같은 스포츠카들이 튜닝되어 있는 것을 보니 이곳이 튜닝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 아지트야. 로코 모티브에 온 것을 환영해.”
“조용한 곳이네.”
공장 외부에는 자동차가 들어 갈만 한 넓은 셔터가 닫혀있었고 살짝 위로 들려 있었다. 잭이 셔터를 슬쩍 올려 사람이 지나갈만큼 공간을 내주자 제임스가 따라 들어갔다. 내부에는 자동차 두 대가 리프트에 올라가 있고, 작업복차림의 남자 두 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쪽에 대충 놔둔 소파에는 처음 보는 금발 여자와 돈이 앉아 있었다.
“누가 왔는지 보라고!”
잭이 소리치자 모두들 고개를 돌려 제임스를 보았다. 그러자 돈이 일어나 소리치며 다가왔다.
“오! 왔군! 이봐, 내가 말한 그 놈이야.”
“생각보다 키가 큰데? 돈이 말한 남자는 약쟁이라고 들었는데.”
금발머리 여자가 뒤에 따라오며 말했다. 흰색 반팔티셔츠에 검은색 브래지어가 비치고 거의 엉덩이까지 보일 듯 한 짧은 핫팬츠가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탄탄한 몸매와 진한 화장으로 예쁜 잡지 모델을 보는 듯해서 제임스의 눈썹이 약간 올라갔다. 그녀 뒤로 나머지 정비복을 입은 두 남자가 걸어오며 각자 한마디씩 뱉었다.
“반가워! 새로운 고객인가?”
“얘기는 들었다. 아우디 S6을 무섭게 몰고 다닌다던데, 한번 봐도 될까?”
제임스가 갑자기 주목받아 어색했는지 헛기침을 한번 하고 대답했다.
“음. 제임스라고 해. 내차는 밖에 있고. 곰돌이는 여전히 시끄럽구만.”
“하! 머슬카를 몰아보면 너처럼 조용하진 않겠지. 이참에 너도 머슬카로 바꾸는게 어때? 남자가 뭔지 보여주라고!”
“네 남친은 저번 주에 제시한테 당했잖아?”
“시끄러! 남자니까 여자한테 져주는 거라고.”
한바탕 농담이 오가고 잭이 정비사로 보이는 히스패닉계 남자와 동양인이 각각 소개했다.
“이 멕시칸은 로드리고야 이 녀석은 진이고.”
제임스가 진이라는 동양인을 보고 톰이 어울릴거라 생각하던 차에 제시가 한마디 했다.
“저 녀석은 톰이라고 불러. 아무리 봐도 진같이 생기진 않았다니까?”
“뭐?! 대체 톰같이 생긴게 어떤거냐?”
제임스가 그 말에 웃음을 터트리자 톰 아니, 진이 팔을 휘저으면서 말했다.
“에이! 너도 그렇게 생각해? 뭐냐고 대체?”
“너 빼고 다 동의하는 거라고. 이제 그만 톰으로 바꾸라니까?”
다들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졌다는 듯이 진이 두 손을 들고 한숨 쉬었다.
“난 일단 밖에 있는 아우디를 보고 싶다.”
제임스가 동의하고 다들 밖에 주차되어 있는 제임스의 애마로 걸어갔다. 그리고 제임스가 S6의 보닛을 올리자 돈과 잭이 말했다.
“V8이군.”
“그래 그리고 아마도 휘발유를 먹을 것 같아.”
그 말을 듣던 제시가 인상을 쓰고 말했다.
“너네들은 한결같구나?”
로드리고가 피식 웃고는 엔진 가까이로 얼굴을 들이대더니 진에게 보라는 듯 손짓했다.
“배열은 그저 그렇다. 그러나 마력은 상당하겠다.”
“그래. 아마 650마력쯤? 근대 이렇게 하면 토크가 안 나와. 젠장, 어떤 초짜가 베인을 이딴식으로 달아 놓은 거야?”
제임스가 뜻밖의 평가에 놀라 물었다.
“무슨 문제가 있나?”
그러자 진이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
“지금 토크가 65정도 나오냐?”
“음, 66.5”
진이 한숨 쉬더니 로드리고를 바라보며 말했다.
“터보 배열만 잡으면 73, 75정도는 충분히 뽑아낼 수 있는 놈이야. 로드리고, 저번에 RS에 쓰던 녀석 있지?”
“그냥 배열만 바꿔보자.”
로드리고의 대답에 제임스가 망설이자 제시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V8에 토크가 낮으면 아무 쓸모가 없어. 이 녀석들 문제는 가끔 일으키지만 실력은 최고야. 믿어봐도 좋아.”
제임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진이 손뼉을 치고 로드리고와 함께 차고로 뛰어가며 외쳤다.
“그 녀석 안으로 들여보내 잠깐이면 될 거야.”
제임스가 차에 타고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더니 진에게 외쳤다.
“이봐! 얼마나 줘야하지?”
“됐어! 들어 오기나해!”
그리고 차고로 들어가는 S6를 보던 돈이 웃으면서 말했다.
“저기에 더 괴물이 되면 내 카마로와 붙여보고 싶군.”
“내 GT-R도.”
잭이 거들자 제시가 두 남자의 등짝을 치면서 말했다.
“새벽에 웨이드를 부르자. 오랜만에 우리 크루 스프린터 두 명이 타오른다고 말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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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슬슬 대충 쓰기 시작하는 스트릿레이싱 단편 7부작인데 4부작, 4부 끝.
작가의 나태함으로 완결
Who's PORS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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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양아치 작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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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헷... 언젠가 재연재 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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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를 출현시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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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재연재하면 가능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