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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기계식 키보드 시험용 회전 연습

 

알렉산더 셰익스워드는 길게 뜬 눈으로 지평선 부근에 진을 친 로나크-라티나 도시국가 연맹군의 위용을 살펴보았다.

알렉산더 자신은 브리타니아 연합왕국의 대장군이자 히스타시아 제국군의 최고 지휘권자인 카를로스 황제의 대리 장군으로써 브리타니아-히스타시아-플랑드르 연합군의 총 사령관으로 위임받은 10만의 군대를 이끌고 눈앞에 보이는 오만한 황제폐하와 브리타니아 연합왕국 국왕폐하의 눈에 가시인 로나크인과 거만한 반도의 거만한 라티움 인을 쳐부셔야 한다.

지난 십수년간의 시간 동안 라티나 반도를 둘러싸고 진행된 로나크인과의 복잡하게 얽히고 섫긴 물밑 싸움은 이렇게 실체를 들어내고 말았다.

그저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가문을 드높힐 생각 밖에 없었던 알렉산더 자신은 그 사이에 제국 뿐만 아니라 브리타니아에서도 상당한 지위를 갖춘 명망있는 고위층이 되었다.

단순히 그뿐만 아니라 에우로시아 판도 전체를 뒤 흔드는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 칼을 빼들고 서 있다.

이것은 어쩌면 도박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10년에 걸친 장대한 도박.

에우로시아의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어떠한 것이든 판돈을 걸고 곳곳에서 천제로 이름난 인제들을 그들에게 부와 권력을 가져다줄 경주마로 삼았다.

알렉산더 그 자신은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오히려 기꺼이 그것을 감수하고 혼란한 창칼과 권모술수의 회오리에 몸을 던졌지.

그 역시도 경주마다.

판돈은 10만의 병력.

승자는 라티움 반도의 주도권을 갖게되리.

 

이제 주사위를 던져야 할차례 군.”

 

나지막하게 중얼거리고는 검을 빼들었다.

검집을 타고 울리는 강철의 공명음이 알렉산더 주위에 선 모든 병사와 부사관, 장교들의 긴장된 이목이 집중된다.

뽑아 올린 검은 그의 머리 위로 길게 치켜 세웠다.

이제 이 검을 적진을 향해 겨누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이후는 이제 신만이 아실 것이다.

그리고 검을 휘둘러 앞을 겨눈다.

 

개전 신호를 울려라!”

 

이에 기다렸다는 듯 중장한 나팔 소리가 온 진형을 뒤흔들었다.

긴장감에 잠들어 있던 군진은 진군 소리와 장교와 부사관들이 내지르는 소리에 씨끌벅적해졌다.

긴 창대의 숲이 움직이고 전위에선 십자궁을 든 병사들이 파비스 방패를 등에 지고 앞서고 그 뒤에서 장궁으로 무장한 브리타니아의 궁수들이 뒤따른다.

좌우 양익에선 이에 맞추어 중장기병들이 경보로 진군한다.

그보다 훨씬 더 너머에선 지금 이순간보다 앞서서 가볍게 무장한 히스타시아 기병과 카탈로니아 레인저들이 적군의 동태를 살피는 한편 라티나의 파핀스 산악병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을 터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알렉산더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판돈을 걸고 주사위를 던졌다.

권력 투쟁의 경마 속에서 경주마가 또 다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이제 이후는 신만이 아실 영역이다.

 

--------------

 

기계식 키보드 사서 간만에 습작을 썻습니다.

평상시 우리나라 사극에서 전쟁장면 묘사한거 보면 멱따듯 소리 지르며 물러서지마라! 이렇게 하는데 전 그냥 닥치고 짱구굴리며 필요할때 자신의 호위대를 결정적인 순간에 써먹어서 승리하는 장면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여기까지 써보네요.

 

그런데, 이 글을 몇이나 볼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