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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14.07.12 20:01

습작

조회 수 15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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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왔지만 항구도시는 아직 잠들지 않았다.

유흥가에는 싸구려 와인이나 진, 맥주를 들이키며 왁자지껄 떠드는 사내들로 가득하다.

제각기 선원, 상인, 군인, 용병등 저마다 직업도 다르고 엘프나 드워프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힘차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광장 분수대를 배경으로 집시들이 춤을 추고 골목 어귀나 붉은 빛을 밝힌 건물에는 지나가는 객을 유혹하는 창녀와 그런 창녀와 흥정하는 남자들도 있었다.

유스티누스는 흑갈색 후드를 뒤집어 쓰고 광장 한쪽 구속 벤치에 앉아있었다.

허리춤엔 장검과 한손검을 차고 있었다.

벤치의 빈자리엔 가죽천으로 둘둘 말은 길다란 짐이 있었는데, 10살짜리 어린애만했다.

벤치 등받이에 기대어 앉은 그는 멍하니 인파 가운데로 시선을 두고 있을 뿐이었다.

어떤 남자가 그에게로 다가왔다.

양고기 꼬치구이와 맥주잔을 양손에 나눠든 그 남자는 헝클어진 머리와 콧수염과 구렛나루가 연결된 그런 면모였다.

어디서나 흔하게 찾을법한 인상의 중년 남자였다.

 

"축제를 즐기지 어떤가? 유스티누스."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다가와 옆자리에 앉으며 유스티누스에게 말을 걸었다.

고기 한점을 입으로 물어 잡아 빼 씹은 그 남자는 뒤이어서 맥주를 한모금 마셨다.

 

"그런 심심한 표정을 지으면 인생이 재미없다구."

 

입안에 음식물을 나뒹굴리며 말하느라 발음이 뭉게져 나오는 가운데 유스티누스는 그를 슬쩍 돌아봤다.

입에서 흘러나온 육즙이 턱수염을 타고 그의 상의를 적실려고 하고 있었다.

 

"제노스 경. 나는 당신을 위대한 기사고 깔끔한 신사라고만 들었습니다."

"흐음. 그래?"

 

유스티누스는 인파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누군가 반쯤 헛소리를 한 모양이군요."

"그래."

"언제 시작합니까?"

 

질문을 받은 제노스는 맥주를 들이키는 바람에 곧바로 대답할수 없었다.

답이 나온건 고기 하나를 더 빼어먹고 입안에서 씹어서 어느 정도 넘기고 나서였다.

 

"시간도 무르 익었으니 지금 하지."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난 제노스는 지나가던 어린애 하나를 붙잡더니 맥주와 음식을 손에 쥐어주었다.

 

"너 먹어라."

 

함박 웃음을 지으며 좋아해하더니 아이는 신이나서 인파속으로 달려가 금세 사라졌다.

 

"애들한태 잘도 술을 주시네요."

". 조기교육이 중요하지. 어렷을적부터 버릇 들여야 커서 추태를 부리지 않는다구."

 

그말을 듣고 유스티누스는 피식 웃었다.

짐을 등에 지고 자리에서 일어선 그는 제노스를 따라갔다.

인파를 피해 거리 가장자리를 따라 걷는 제노스와 유스티누스를 따라 어디에선가 일행들이 하나둘씩 따라 붙었다.,

방향을 틀어 좁은 골목으로 들어갈려는 차에 유스티누스는 뒤를 돌아다보니 어느세 여섯명쯤 되는 동료들이 따라붙어 있었다.

자세히 귀를 기울여 보면 기왓장을 밟는 소리가 위쪽에서 들려왔는데, 주변 건물 지붕을 따라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 외에 보이는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과 행동을 함께하는 이들을 어렴풋 하게 나마 느낄수 있었다.

 

"파티 준비로 하나같이 다들 바쁘군."

"어련하겠어?"

 

그들이 발을 디딘 골목은 제법 어두웠다.

간간히 불이켜진 창문이 보이긴 했는데, 저 너머의 번화함과는 한참 떨어진 광경이었다.

술과 마약에 취한 사람들이 널부러져 있었고 늙거나 못생긴 창녀들이 짙은 화장에 상당히 노출되있고 선정적일뿐인 싸구려 넝마를 걸치고 일행들을 처다보았다.

게중 몇몇은 어설프게나마 유스티노 일행을 유혹했다.

 

"거기 잘생긴 용사님. 같이와서 놀아요. 잘해줄께요."

 

우연히 유스티노와 눈이 마주친 한 창녀가 억지 눈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을 걸었다.

후드 그림자속에서 잔뜩 찌푸러진 유스티노의 표정에는 불쾌함이 역력했다.

 

"왜 이런데 온겁니까?"

"그건 빌어먹을 히스타시아 돼지세끼들을 만났을때 물어봐. 나도 기분 더러우니까. 낸들 이런줄은 알았겠냐고."

 

제노스의 대답에 뒤따르는 일행들은 킥킥댔다.

 

"이봐 유스누스. 아까 그 아줌마 자네한태 푹 빠진거 같던데? 일끝나고 만나보는건 어때?"

", 라우렌시오! 자네 빌어먹을 목 젓을 내 외할머님 치실로 묵어버리고 싶군."

 

가볍게 잡담을 나누는 사이 그들의 발걸음은 더욱더 깊숙한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불이 완전히 꺼진 거리가 나오는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불이 켜진곳은 찾아볼수 없는 완벽하게 칠흑같은 곳이었다.

쥐죽은듯이 인적이 없는 거리에서 일행의 관심이 다은 곳은 한 허름한 여관 건물이었다.

주변 다른 건물처럼 창문이 닫혀있고 조용히 있는 곳이었지만 2층 한쪽 구석 닫힌 창문 사이로 얄팍한 빛줄기가 세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유스티누스는 멍하니 건물에 시선을 두고 있었는데, 그의 의식을 깨운 것은 제노스 경의 지시사항이었다.

 

"로베르트. 실버스와 요한과 함께 후문으로 가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체구에 무슨 나무꾼 마냥 밧줄같이 굵은 힘줄이 인상적인 팔뚝을 지닌 남자가 지시사항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장."

"브릭스피어와 파울은 각각 좌,우에서 퇴로차단. 나랑 레오폴드, 유스티누스는 정문에서 돌입한다."

"."

"알겠습니다."

 

청산유수처럼 이어지는 지시사항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한 유스티노는 등짐을 끌어내렸다.

짐 한쪽을 풀어내니 들어낸것은 길다란 자루와 크로스가드였는데 이는 필히 도검의 손잡이 임이 틀림없었다.

짐의 크기로 보건데 동쪽의 고트인들이 즐겨쓴다는 양손검인듯 했다.

그 밖에 다른 동료들은 십자궁이나 숯검뎅이를 묻혀 방광처리한 장검이나 방패를 꺼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