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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는 대로 잘하는 군. 이제 메일을 확인하라. 발신인은 '놈'이다."

부인은 숨을 죽이고 포탈사이트 '다음'에 로그인을 했다.  가장 첫 페이지 맨 위에 '놈'이 있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클릭을 했다. 버퍼가 있는지 페이지가 열리기까지 시간이 생겼다.

부인은 자신의 두눈을 의심 할 수 밖에 없었다. 참으려, 참으려 해도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누가 도데체 이런 짓을 했는지.....어디서 이 사진이 찍혔는지, 사진은 자신이었다.   

침대에 누어서 발가 벗고 있는 자신이었다. 브래지어도, 팬티도 입고 있지 않았다. 어디서 찍힌 사진인지, 누가 찍은 사진이지 알 수 없었다. 그녀의 기억 안에는 그러한 파일이 존재 하지 않았다. 이 자는 자신을 협박하려는 것이다. 순간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어디서 찍엇냐?"

부인은 너무도 기가 막히고 충격적이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자신은 이런 사진을 찍을 여자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놈은 대답은 안 하고 웃고만 있었다.

"합성 사진이지. 어서 말해봐?"

"몸도 합성 할 수 있나?"

분명히 사진 속의 나체는 자신의 것이었다. 부인은 사진이 합성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서 구석구석 유심히 보았다. 배꼽아래 희미한 일직선의 털, 커다라고 검 붉은 유두......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나 자신이 소유한 육체였다.

"다음 메일도 확인하라."

메일이 하나 더 왔다. 부인이 눈을 감은 상태에서 모자이크 처리 된 짐승 같은 남자와  섹스를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남편은 아니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사내였다. 그녀는 이러한 사실이 전혀 기억 나지 않았다.

"이건 내가 아니야.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도 이건 내가 아니야."

경진부인은 목줄이 터지도록 소리 내어서 울었다. 이건 모두 허구야. 이건 가짜야.  꿈일거야 했지만 눈 앞의 사진은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 사실에 저항 할 수 없었다.

마침내 계속 될것 같던 눈물은 멈추고 놈의 속내를 알고 싶었다.

"원하는 게 뭐야? 돈? 이 사진으로 나를 협박 하려는 거야?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다. 원본 파일을 돈과 교환 하자. 오천이면 적당하냐?"

놈은 이 사진을 퍼트릴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내서 그들이 사진을 볼 수 있도록..... 그러면 자신은 끝장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의심 할 것이다. 더러운 년이라고 손가락질 할 것이다.  남편도 가정도 잃어버릴지 모른다. 어떻게 자신이 낯선 남자와 나체로 뒹굴고 있는 사진을 공개 할 수 있단 말인가? 남편은 도저히 용서 하지 않을 것이다. 돈을 주어서라도 막아야 한다. 그리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경찰에 신고를 하지고 결심을 하였다.

"부인 진정 하시죠? 동영상도 있습니다."

놈은 더럽게 웃었다. 한탕을 크게 할 심산 같았다. 이어서 말한다.

"다음 메일을 확인 하시죠?"

부인은 동영상인가 하는 의심을 버릴 수 없었다. 클릭을 하는 순간 웨이브 파일이 있었다. 그것을 클릭하지 이상한 소리가 진동을 했다. 그녀는 점점 음에 빨려 들려갔다. 그리곤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 그것을 '아이도저'라는 음파로 된 사이버 마약이었다.  그중에 수면을 유도 하는 것이었다.

 

경진부인은 악몽을 꾸었다. 한 마리 짐승이 자신을 겁탈하려고 달려들고 있었다. 꿈속에서 팬티가 벗겨졌다. 안간힘을 쓰면서 저항을 했다. 그 꿈에서 벗어나려고 모든 힘을 집중했다. 꿈에서 탈출하자 팬티에 가려져 있던 음부가 드러나 있었다. 안방에 그녀 혼자 누어있었다. 시간은 한 시간이 지났다. 그녀는 감촉 같이 잠이 든 것이다.

브래지어는 사라지고 팬티만 무릎에 걸쳐진 벌거숭이였다. 그녀는 강간 당한 것인가?  꿈이 사실이 되었단 말인가? 그때 안방에 딸려있던 화장실에서 남자 소리가 났다. 전화기속의 목소리였다.

"중요한 순간에 오줌을 참을 수 없단 말이야."

놈은 화장실안에서 혼잣말을 했다. 그럼 아직 일은 벌어지지 않은 것인가?

"놈이 어떻게 들어왔지?"

부인은 소리죽여 혼잣말을 했다.

부인이 누어있던 자리에 위족에 위치한 컴퓨터에서 브래지어와 원피스를 짚어들었다. 안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 하는 순간 놈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너는 누구냐?"

"세상에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이 어디 있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의 남성은 포식자의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놈은 자신의 물건을 잡고 흔들었다.

"아직 사용하지 않았는데 깨어 있으니 더 흥분 되는군. 지난번엔 잠들어서 시시했어. 이년아 니년의 더러운 육체를 갖고 싶다."

놈은 부인에게 한 걸음씩 다가 왔다. 그녀는 짐승 같은 놈의 접근을 주체하지 못하고 문지방에 엉덩방아를 찌고 말았다.

"지난번이라니?"

"지나번 너에게 마약을 먹이고 그짓을 했다.  다행이도 너는 하나도 기억을 못하고 있지. 내가 누군지 모르겠나?"

놈의 얼굴을 기억하려 애를 썼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인데 기억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 당황스럽고 화가 나며 불안해서 자신의 머릿속 어딘가에 있는 놈의 영상을 찾을 수 없었다. 순간 떠오르는 기억의 파편이 있었다. 현관 문틈 앞에서 자신을 쳐다보던 짧은 장면의 음흉한 시선. 그 시선을 잊을 수 없었다. 얼굴을 전체적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눈빛만은 확실했다.

"당신은 파출부의 아들?"

"그렇다. 너는 나를 한 번 밖에 보지 못했지만 나는 너를 잘 알고 있다. 어릴적 우리는 한 동네에 살았다. 네가 나를 알아 보지 못하는게 당연 하지 군대에서 폭발물 사고로 잘생겼던 얼굴은 엉망이 되었지. 몇 번의 성형 수술로 겨우 이 모양을 건지거야. 그게 누구 탓이지 아나?  바로 잘난 니 남편 덕이다. 중대장으로 있던 놈은 나한테 연습용 수류탄이 불량이지 확인 하라고 했어. 내가 얼마나 그놈을 저주 하는 줄 알아? 너는 알지 못할 거야. 그리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어릴적 나는 너를 좋아했다. 네년의 팬티를 훔쳐서 밤마다 냄새를 맡아보곤 했지. 처음 부터 그런 건 아니야. 내 인생이 꼬이기 전까진. 박만수 내가 기억 않나나?"

놈의 얼굴은 더럽게 흉찍했다. 인상은 우는 건지 우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가면 같은 얼굴은 흉물스럽게 일그러져 있었다. 광대의 웃음이 감도는 것 같기도 하고 우는 것 같기도 했다.

기억속의 박만수는 그녀를 따라다니던 초등학생이었다. 특별하게 나쁜 구석은 없었지만 왠지 놈이 싫었다. 그에게선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 그녀는 그게 싫었다.

"이 년아. 어서 그 일을 시작하자 구나?"

놈은 부인의 다리를 잡았다. 그리곤 올려진 팬티를 벗겼다.

"싫어. 만수야 그만해."

그녀는 만수라고 불렀다. 초등학생시절 만수를 떨쳐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신을 좋아했던 어둡지만 착한 소년. 그녀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남편의 잘못으로 안면이 처참히 일그러진 소년은 그녀에게 동정심을 느끼게 하였다.

"만수..... 나를 만수 라고 불렷니? 경진아?"

놈의 손은 떨렸다. 팬티를 끌어내던 손은 주춤했다. 그는 어둡고 그늘진 소년이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그녀를 공주 처럼 떠 받들어주고...... 그녀의 표정 하나 손짓하나에 감동하던 순진한 소년이었다. 그녀를 너무도 흠모했다.

"그래 만수야. 이제 그만해. 내 잘못을 알겠어. 그리고 남편의 잘못도.....네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제야 알겠어. 내가 너를 싫어 했던 건 아니야. 그땐 너무나 어려잖아."

그녀는 만수를 달랬다. 그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이렇게 까지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경진은 팬티를 올렸다. 브래지어도 착용했다. 그가 그녀의 허벅지에서 손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던 순간 안방에 있던 남편과 다정히 찍은 커다란 액자가 떨어지면서 요란한 소리를 냈다. 금이간 유리의 액자속의 남편은 놈을 비웃고 있었다. 순간 놈은 돌아버렸다.

"이 쌍년. 나를 가지고 놀아. 내가 속을 줄 알아."

그녀의 빰을 사정없이 갈겼다. 그 손길에 여자는 기겁을 하였다. 놈은 더 이상 순진한 소년의 눈동자가 아니었다. 궁지에 몰린 초식동물의 숨을 단명에 끊으려는 포식자의 눈빛이었다. 포식자는 계속 사정없이 갈겼다. 더러운 순으로 부인의 유방을 쥐어짰다. 너무 아파서 부인은 비명을 질렀다. 물컹한 유방은 단단해지고 놈의 손길에 유방은 피멍이 들도록 비틀어지고 있었다.

여자는 비명을 토하면서도 죽고 싶을 정도로 치욕스러웠다. 놈은 여자의 다리를 벌렸다. 그녀는 다리로 놈을 찾지만 놈이 엉겨 붙어 있어서 다리는 펴지지 않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물건을 세워서 다리 사이로 짚어 느려 했고 경진에 손에 원피스가 잡혔다. 그것으로 놈의 얼굴에 쉬어서 숨을 못 쉬게 목을 쫄랐다. 놈은 닥치는 대로 팔을 움직여서 그녀를 때렸다. 놈의 손에 머리카락 뭉치가 잡히려는 순간, 경진은 양 다리를 모아서 놈을 날려 버렸다. 뒤로 나자빠 지면서 침대모서리에 머리를 짓고 말았다. 아파서 발버둥치고 주춤하는 사이 경진은 달아났다.

달리면서 팬티라도 주서 올렸다. 그녀는 어디로 도망칠까 생각했다. 생각하려 해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때 전화기가 보였다. 112에 다시 한 번 전화를 하자.

숫자를 누르는 손가락은 당황하고 있었다. 겨우 진정하고 수화기를 들었다. 놈이 정신을 차리기 까진 시간이 있을 것이다.

"소용 없다. 전화기와 비상경비 시스템은 무능화 했다. 네년은 독안에 든 쥐 꼴이다."

놈은 경진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엔틱풍의 도자기 전화기를 던졌다. 전화선이 티 테이블 다리에 걸려 있었는지 전화기는 멀리 날아가지 않고 바로 앞에 떨어졌다. 전화기 코드를 빼어서 수화기를 잡은체로 전화통을 빙빙 돌렸다. 그것은 무기가 되었다.

"과연 대단 하군 내가 니년을 쉽게 생각한 모양이야."

가면 같은 누더기 얼굴은 일그러졌다. 얼굴을 향해서 전화통을 날렸다. 놈은 몸을 기울여서 날라 차기로 날아 오는 것을 걷어찾고 전화통은 경진에 복부에 명중했다. 전화기의 수화기를 놓는 튀어나온 쇠 부분이 명치에 파고들도록 아팠다.

놈의 오른쪽 엄지 발가락은 피가 나고 다른 쪽 다리에 돼지 꼬리 같은 수화기 선이 말려져 있었다. 전화통이 날아 가면서 수화기도 그녀의 손에서 떨어진 것이다. 그것이 날아가는 힘에 의해서 놈이 차는 순간 공중에 떠있던 왼쪽 다리에 감겨져 분리 된 것이다. 왼쪽 다리에 무엇이 감겨져 있는지 의식하지 못했다.

놈은 복부를 움켜잡고 있는 경진에게 다가가서 머리끄댕이를 잡고 비틀었다. 놈의 남근으로 경진의 얼굴을 같다대고 입을 벌려서 오랄 섹스를 시도 하려 했다. 경진은 저항했고 놈은 머리체를 잡은 손으로 다시 비틀었다. 경진은 저항할 때마다 그 만큼의 고통을 맛보았다. 놈은 강제로 경진의 양 볼을 손의 억센 힘으로 입을 벌어지게 했다.

발기한 양물이 입으로 들어오자 경진을 질근 씹었다.

"아~~ 싸발년."

놈은 비명과 함께 쓰러지고 신음을 토했다.  더럽게도 아팠을 것이다. 근데 놈은 예상치 못했나? 이런 사태를 여자가 순순히 있을 것라고 생각했나?

도망치려는 사람을 놈은 바닥에 뒹굴고만 있을 뿐 쫓아 갈 수 없이 고통만 감내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경진은 눈물 자국을 훔치며 부엌으로 향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지나쳐 하얀색과 붉은 색의 조화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카펫의 감촉을 맨발로 느끼면서 뛰었다. 팬티만 입고서 맨살에 뛰때 느껴지는 바람이 어색하기만 했다.

평창동 집은 경진에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물려준 집이다. 대지 500평의 300평의 집은 그녀가 좋아하는 산세베리아, 스파트필름, 마리안느, 안시늄, 바키라, 홍콩야자 같은 관상식물이 즐비하게 집을 체우고 있었다.

경진은 달리고 뒤에서 놈의 말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는 사이 여자 키만한 홍콩야자를 정면으로 들이 박고 같이 넘어졌다. 야자가 넘어지는 바람에 진열장도 우르르 솟아졌다. 진열장에 각종 꽃이 그려진 큰 접시들이 떨어지면서 와장창 깨졌다.

놈은 피가 조금씩 세는 양물을 움켜 잡고선 경진에게 다가갔다.

화분에서 떨어진 흙이 버범이 되었다. 남근을 움켜잡고 괴물이 된 듯한 나체의 남자에게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도자기 접시가 깨진 사금파리를 잡았다.

"더 이상 다가오지 마. 이것으로 페니스를 그어버리겠어."

"그래 잘라 봐? 그것으로 모자란가? 나를 죽여 봐? 너도 죽일 테니."

경고에도 너무 가같이 다가오는 바람에 사금파리로 놈의 눈을 겨냥해서 찔렀다. 놈은 주먹을 지르면서 막았고 찔려진 주먹에선 검붉은 피가 샘솟았고  사금파리를 잡은 경진의 손에서도 피가 떨어졌다. 날아오는 주먹의 힘에 의한 충격으로 인한 상처였다.

 경진은 그것을 떨어트렸다. 배인 상처는 팔을 타고 목까지 시린 찌릿함이 올라왔다.

놈은 피가 나는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관자노리에 적중한 타격감에 안 쪽 입안에서 피가 터졌고 턱뼈에 금이 가는 듯한 충격이었다.

놈은 계속해서 같은 곳을 공격했다. 경진이 쓰러지지 않게 한 쪽 손으로 머리릴 잡고선 공격은 계속 되었다. 얼굴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부어오른 왼쪽 볼에 의해서 눈이 감겼다. 공격이 멈추어지는 순간 그녀는 쓰러지고 말았다. 남자는 그렇게 느껴지만 착각이었다.  발에 매달린 수화기선을 끌어 당겨서 놈을 쓰러트렸다. 주위의 키가 높은 관상식물들을 놈의 머리와 배, 다리에 차래로 넘어트리고 적당한 크기의 화분을 짚어서 놈의 머리통을 갈겨주었다.

화분들의 무게를 감당 못하고 놈은 바닦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나체의 여자의 화분 공격은 계속 되었다. 여자는 맞은 만큼 그 이상으로 두둘겨 팼다.

계속된 공격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놈의 머리에선 피가 흥건하고 흙이 얼굴을 덮고 있어서 산체로 매장 된 듯 보였다.

경진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호흡곤란과 혼수상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독성식물인 잉글리쉬 아이비가 보였다. 얼마 전 모 TV쇼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것이 그녀에게 영감을 주었다. 이 자를 혼수상태로 만들어서 경찰에 신고하자, 성인남성이기에 죽지 않을 정도로 죽지 않을 정도로 조금만 먹이면 사태는 굼방 끝났 것이다. 이파리를 짤게 짓어서 물과 함께 먹였다.

 

놈이 화분 더미를 치우고 일어섰다. 그녀는 주방에 있어서 알 지 못했다.

경진부인은 허브티를 마시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키려했다.  어느새 여유있게 모닝커피를 마시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뒤쪽에서 다가오는 어두운 그림자를 인식하지 못하고  진정 효과가 나는 허브티를 마시고 있었다.

"이년 내가 죽었는지 알았느냐?"

누른색의 썩은 고름 같은 가래가 끄르는 목소리를 듣자 소름이 끼쳐서 들고 있던 유리잔을 깨트리고 말았다.

"너는 이제 정신을 잃을 거야. 아니면 죽던지. 내가 독을 먹였거든."

"그전에 니년이 먼저 죽는다."

놈은 날렵하게 뛰어올라서 한손으로 식탁을 짚고 넘으려 공중부양을 했지만 착지하는 순간 유리잔의 파편에 발이 찔리고 말았다. 고통스러워하면서 한 쪽 발을 들고 깡충 거렸다. 그것도 잠시 놈의 아드레날린은 가파른 해일처럼  솟아나서 그녀의 팔을 잡았다.

허브티를 타기 위해 방금 끊은 주전자를 다른 손을 짚어든 경진은 놈의 팔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결과는 마찬가지의 고통인 것을 놈은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아파서 쩔쩔매고 있었다. 생 살이 벗겨지는 듯한 고통에 신음 하면서도 그는 경진이 도망 칠 수 없게 신경을 썼다.

경진은 독이 퍼지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당장 정신을 잃을 줄 만 알고 이런 사태는 대비 하지 못했다. 이제 조금만 있을면 놈에 몸에 독이 퍼질 것이다. 잉글리쉬 아이비를 먹인지 몇 분이 지났다. 얼마나 지나야 독이 온몸에 퍼지는가? 한 시간 아니면 두 시간?

칼을 짚어들었다. 그 시간 까지 놈이 함부로 공격 하지 못하도록 칼로써 대치 해야 겠다. 함부로 달려 들지 못할 것이다.

"가까이 오지 마. 죽여 버리겠다."

경진은 경고의 신호로 식칼을 허공에 휘둘렀다.

"이미 독이 퍼져서 죽을 것인데..... 그런 말은 통하지 않는다. 나는 곧있으면 끝장이야. 그러니 너를 끝장내고 죽겠다. 시간이 얼마나 있지? 30분 한 시간. 그 동안 나를 막을 수 있나?"

 죽는다는 말은 단지 겁을 주기 위한 말이었을 뿐 치사량까지는 먹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도 잉글리쉬 아이비를 얼마나 먹어야 죽는지 알지 못 햇다. 단지 TV프로에서는 어린이가 그것을 먹고 죽었다고 하였고, 부주위한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부모의 주위가 필요하다고만 하였다. ㄸ 그 식물이 호흡곤란과 혼수상태를 만들 수 있지 심해야 죽을 수도 있다고 하였다. 어린이가 죽을 수 있다고 하였지 성인남성이 죽는 지는 알수 없었다.

혼수상태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만큼만 견디자.

놈은 차가운 물을 틀어서 화상이 난 부위를 식히고 있었다. 죽을 지도 모르는 놈이 여유가 있었다. 남자는 성기에 생채기가 나고 머리통은 피가 나고 발바닥엔 유리 파편이 박히고 팔에는 화상을 입었다. 이만하면 놈은 그녀를 순순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싱크대 위의 트리오를 짚어던진다. 경진은 피했다. 계수대의 커피 잔은 날아가서 식칼에 맞았다. 그 바람에 칼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차가운물로 화상을 식힌 것은 경진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다. 놈은 유리 파편에 찔린 절름거리면서도 째빨리 다가온다. 경진은 칼을 짚어들려고 했지만 놈이 걷어차버렸다.

경진은 뒤로 주춤하면서 무러나고 남자는 다가온다. 놈이 칼을 짚어들면 끝장이다. 서로가 눈치를 보았다. 칼은 경진의 오른쪽 뒤 2미터에 45도 방향이었다. 놈은 남자지만 경진은 한 가지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놈은 유리 파편 때문에 절름발이이다.

경진은 뒤를 돌아보았다. 제 빨리 뛰어서 칼을 짚는다. 그녀의 뒤쪽에 있기에 그녀가 더욱 가깝다. 하지만 뒤를 돌아야한다.  그전에 놈이 여자를 때리던가 어떻게 할 것이다. 상대는 죽음을 각오한 성인 남자이다. 이미 죽는 다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

경진은 여러 군데 이번 전투에  부상을 입은 놈이지만 올려다 보아야 하는 백팔십 이상의 키와 날렵하면서도 거친 육체와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누더기 얼굴에 식은 땀이 났다.

긴장된 침묵이 시간과 함께 지났다. 놈을 한 번 더 쳐다보았다. 놈은 성기가 유난히 아팠을 것이다. 그것을 잡고 있었다. 그렇다. 좋은 수가 생겼다.

경진은 놈의 절름발이 발을 짓 발고 비명을 토하는 사이 시칼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것을 잡고 허공에 경진이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실어서 휘둘렀다.

놈은 한 발짝씩 절름거리면서 다가왔다.  경진은 계속 허공에 칼을 휘둘렀다. 놈이 다가 올수록 경진은 뒤 걸음질치고 있었다.

칼을 들고 있는 것은 경진이지만 다가오는 놈의 기선제압에 그녀는 초조해졌다. 그녀는 시간을 벌 생각이지 마지막을 각오 할 생각은 아니었다. 놈은 마지막 죽을 힘을 다해 달려들었다. 칼날을 손으로 잡고 뚝뚝 떨어지는 피에 광기 어린 눈빛을 하고 괴상한 비웃음을 웃었다.

"마지막은 나와 함께. 이제 너도 죽고 나도 죽는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따로 없지 않나? 아아악 크히."

바닥에 쓰러진 경진의 위에 올라타서 목을 조른다.

경진의 목에 손 도장이 나도록 조르고 있다. 더욱 거센 힘으로.... 숨이 막히고 얼굴이 빨가케 달아올랐다. 놈은 더욱 힘을 준다.

"헉......헉......헉헉."

경진의 위에 타고 있던 놈은 가뿐 숨을 토해내고 있다. 눈알이 뒤집히면서 옆으로 쓰러진다. 그리곤 끝났다.

 

잉글리쉬 아이비에 독이 퍼진 놈은 곤하게 자는 듯 했다.

경진부인은 경찰에 전화를 하고 자신을 죽이려던 놈과 사투 끝에 놈을 잠제 웠다고 했다.

경찰은 한 참 만에 왔다.

"부인 다친데 없습니까?"라고 물어보지도 않고 놈이 누어 있는 데로 갔다.

"어떻게 된 겁니까?"

"그가 나를 죽이려 했어요."

"부인은 살아있지 않습니까?"

"그래요."

그 소리는 후련하지 않았다.

  • PORSCHE 2011.11.24 00:50

    후련하지 않은 결말이네요. 잘봤습니다.

    중간 중간에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 있는데 보완해주면 더 몰입하기 좋은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