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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4 06:39

[월희] 막장의 달밤

조회 수 11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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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이연.
일본의 모 고등학교로 전학을 오게된 평범한 한국인이었다.
그렇다.
분명 평범했을 것이었을 나는...
보고 말았다.
그것은... 내가 거주하게 된 빌라...
짐을 다 옮기고 편의점에 가려는 내 앞에서..
한 사람이 17등분으로 갈라지고, 다른 한 사람이 그 고깃덩어리를 내려다보며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쓰러져버린 사람은 여성이었는지 여기저기 여자 특유의 모습이 보였고, 그런 그녀를 베어낸 사람 역시도 여성인지, 검은 흑발을 치렁이며 잘록한 허리나 매끄러운 s라인이 두드러진다.
이내, 그 자리에서 그 소녀가 쓰러졌다.


"히익?"


조심스레 다가가본다.
천천히 다가가서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를 내게 기대게 하여 어깨를 붙잡고 잠시 흔들어보았다.


"이봐요? 주.. 죽은 겁니까?"


내 머릿속에선 양패구상이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갔지만 쓰러진 흑발의 소녀의 몸엔 어디에도 상처라곤 보이지 않는다.
그런 내 앞에, 비상식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닥에 떨어진 17개의 육편..
그것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팔이 움직여 이리저리 흩어진 신체를 끌어모은다.
처음엔 잘려진 머리 덕분에 촛점이 안맞는지 발을 어깨에 붙히려고 하고 여러모로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나중에는 착실히 몸을 맞춰나가며 잘려나간 부분에 옅은 흉터만이 남아있었다.
자신의 모든 몸을 맞추고 일어난 그녀의 금발은, 마치 아까전까지의 일이 거짓말이라는 것 처럼 생기있게 흩날렸다.
하지만, 그 자신은 전혀 괜찮지 않은 모습이다.
금방이라도 쓰러져버릴 것 같은 모습에 그녀도 마저 부축해주며 어정쩡하게 현관에 서 있던 나는 됄 대로 돼버려라 라는 심정으로 그녀들이 쓰러진 현관에서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간다.
내부는 별다른 장식이 없었다.
집으로 들어와서 잡기들을 확인해봤을때 이 집은 혼자서 쓰는 곳이다.
몸도 제대로 못가누고 히덕이는 금발 소녀의 집이던지, 그녀를 죽이고 기절한 흑발 소녀의 집인건지 중요하진 않지만...
어찌됐건 이 일이 커지지만 않기를 바라고 있다.
살인 사건도 이상한 방향으로나마 해결된 것 같고 말이지..?


"목... 목이... 타버... 려...."


금발의 소녀가 중얼거리는것을 들은 나는 혼자 자기에는 너무나 커보이는 침대에 두 소녀를 뉘여두고 재빨리 부엌으로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냉장고 문을 열어보았다.
하지만 내부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수돗물을 먹이는건 더 위험할지도.
아니, 애시당초 과다 출혈후에 갑자기 물을 먹는것도 위험하다니 그만두자.
자신의 짧은 생각에 어이없어하며 침실로 돌아가니 금발의 소녀가 힘겨운 몸짓으로 흑발 소녀의 목을 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2차 살인을 방지하기 위해 금발 소녀의 손을 붙잡았고, 그 다음 순간..


"어라..?"


몸이 기운다.
방금 전까지 17등분 되었다가 되살아나서 힘들다는건 거짓말이라는 듯이 나를 잡아끌어당기는 여린 손...
그리고, 나는 금발의 소녀가 보이지 않는 상태로 방의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뭔가 날카로운게 내 목 어림에 머물러 있는 것 같지만 딱히 무슨일이 벌어지진 않았다.


'가벼운 현기증인가?'


몸을 일으켜세우니 어느세 금발의 소녀는 잠들어버렸다.


"아하하하..."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헛웃음만 흘리던 나는 실례지만 일단 부엌으로 걸어가 구석구석을 뒤져보았다.
조미료들이라곤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다가 다시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 아까전에 아무것도 없었지..?"


무심코 연 냉장고 안이 텅 비어있자 그것을 닫아버린다.
그리고, 혹시나 뭔가 있지 않을까 싶어 집을 뒤지던 나의 손에 걸려든것은 이 집의 열쇠로 보이는 키 였다.
대문을 열어두고 열쇠임을 확인한 나는 문을 닫아 잠궈두고서는 인근 편의점으로 향했다.


*


"그러고보니, 어째서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거냐..? 응? 답해봐라 자신..."


편의점으론 부족해서 인근 할인마트로 직행해서는 요리 재료를 잔뜩 사들고 멘션으로 향하는 자신에게 중얼거린다.
근력 한계치에 가까울 정도로 성대하게 음식 재료를 가져오느라 텅텅 비어버린 지갑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나는건지, 점심 즈음에 먹을거 사러 나가다가 이런일에 말려들어서 저녁때까지 아무것도 못먹은 내 배가 꼬르륵 거리는건지 햇갈릴 즈음, 나는 맨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직도 두 사람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한숨을 푹 내쉬며 그나마 작동은 하는 듯 싶은 가스레인지를 켜며, 음식이 없어 쓰이지 않아 완전 새것인 언제 구입되었을지 모를 조리기구들을 한차례 씻어낸 나는 요란하게 저녁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비된 저녁상은 꽤나 호화로웠다.
일단 가볍게 데쳐낸 야채들을 사이드에 두고 중심에는 잘 익은 연어구이라던가 소고기라던가 얇은 회가 놓여져있고, 고슬고슬하게 지어진 밥에 구수한 냄세가 감도는 된장국까지.
참, 금발의 소녀를 보았을때 외국인이 분명해서 주방에서 잊고나온 거위요리를 들고 나왔다.
그 향기가 버무려져 침실을 강타한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두 소녀가 비몽사몽간에 서로를 의지하며 간신히 걸어나온다..


"이모... 오늘은 웬 진수성찬....?"
"으응? 우리집에 이런게 있었나...?"


확실히, 제정신은 아닌 듯 싶다.
나는 아이들을 달래주는 심정으로 빙긋 웃으며 말했다.


"두사람 모두 피곤해 보이니 일단 세수라도 하고 오는게 어때?"


그러자 둘은 느긋한 목소리로...


"네...?"
"네...?"


서로를 인지했다.
빤히 쳐다보던 두 사람..
갑자기 두 사람의 눈에 생기가 도는가 싶더니 한사람은 공포로, 다른 한사람은 증오로 물들었다.


"히, 히이익?!"
"어! 너어어어?!"


정신없다...
금발의 소녀가 금빛 눈동자를 빛내며 양 손을 휘두르는게 싸울 포즈다.
하지만 그 금발의 소녀가 때릴 대상인 소녀는 무력하게 맞아버릴 것 같은데..?


"두사람 다 거기까지."


재빨리 개입한다.
금발의 소녀가 휘두른 두 손은 어찌나 빠르던지 내가 조금만 더 늦었다간 흑발의 소녀에게 닿을 뻔 했다.
저 스피드로 보아서는 저런 소녀는 박살나는게 아닐지?


"이렇게까지 말려들어준 날 봐서라도 일단은 좀 씻고 앉아주면 안됄까?"


가벼운 부탁조로 말하자 금발의 소녀는 잠시 뾰루퉁한 얼굴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단순하게도 알았어, 들어주지 그 부탁. 이라며 화장실로 들어갔고 흑발의 소녀는 아직도 공포에 질린 모습이다.
그런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 준 나는 금발의 소녀가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위협하는걸 막아주며 들여보내주었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이쪽을 여전히 뾰루퉁한 얼굴로 바라보는 금발의 소녀에게 머쓱하게 인사했다.


"안녕...?"
"...."


답변이 없는걸 보아하니, 오늘 일도 있고, 저기압인걸까?
그런 금발의 소녀에게 작은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을 걸어보았다.


"저기, 나는 이연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왔고..."
"너랑, 저 여자애는 뭐지?"


날카로운 눈매로 이쪽을 보며 질문하는 금발의 소녀.
그 모습에 화내며 묻고싶은건 이쪽이다.


'어째서 내가 새로 이사온 멘션에서 범죄를 저지르다 말더니 도와준 사람에게 화나내고 있는거야!!! 아아, 어머님.. 어찌하여 저를 이렇게 쓰잘데기없는 인정의 소유자로 만드셨나이까..?'


속으로 상대방을 골백번이고 괴롭혀준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랄까?"
"그리고 덤으로 교회에서 일하는 거겠지?"


참을 수 없다는 듯한 분위기의 금발 소녀의 모습에... 나는 황당하다는 듯 답변했다.


"저기, 난 개인적으로 교회를 싫어하는데?"
".......뭐, 뭐..? 아, 아니지.. 그녀석들은 임무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뭔가 의구심이 남은 듯한 모습으로 이쪽을 바라보며 질문하는 그녀.


"그렇다면, 예수를 욕할 수 있어?"
"뭐어..?!"


어처구니없는 질문에 당황한 나에게 그녀는 금빛 눈동자를 빛냈다.


"역시나 교회의 사람!!"
"아니라니까!! 애시당초 내가 왜! 나랑 관련도 없는 사람을 욕해야 하는건데?!"
"그럼 무엇으로 증명해 보일건데?!"
"증명이고 자시고! 어째서 넌 사람이 도와줬는데 인사도 안하는거야!!"


마지막 발악이 효과가 있었는지, 급작스레 금발의 소녀가 침묵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가 뭔가 실수한 것일까?
사과라도 해야 하는건지 고민하고 있는 찰나에 소녀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아주작게 뭐라고 중얼거린다.


"....."
"응?"
"....."
"미안, 잘 못들었어."
"그러니까, 고맙다고!! 됐으니까 신경 꺼!!"
"우, 우왓?!"


엄청난 기세에 눌려 뒤로 넘어질뻔 했다.
그런 나를 받쳐준것은 막 화장실에서 나온 흑발의 소녀였고, 그녀가 나타나자마자 금발의 소녀가 다시 적의를 불태운다.


"그래, 이 허약한 남자녀석은 그렇다 치고, 너까지 교회의 사람이 아니란 법은 없지..."


그리고, 이 집안이 진정되기까지 무려 30분이 흘렀다.
지금은 조용히 식어버린 요리들을 나를 포함하여 셋이서 처리중.
자신을 알퀘이드라 소개한 금발의 소녀라던가 시키라고 소개한 흑발의 소녀가 어째서? 라는 표정을 짓긴 했지만, 자신들을 도와준 답례로 여기고 먹어만 주신다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하자 군말없이 한두점씩 집어먹기 시작하더니, 조금은 가속이 붙어서 더 식기전에 처리해버릴 수 있었다.


"후아, 배부르다!"
"아아... 맛있었다."
"그런데, 너희 둘은 언제까지 여기 있을꺼야?"


한참 포만감에 젖어 기분이 좋은 내 심상을 와르르 무너트리는 발언이었지만, 나는 주저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일단 이거 정리는 끝내놓고 봐야겠지. 한참 걸릴 것 같으니까."
"아, 도와줄게."


시키가 나서서 팔을 걷어붙히자...


"여긴 내 집이라고!"


라며 팔을 걷어붙히는 알퀘이드.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니 내가 또 중재해야겠지..?


"자자, 일단 쓰레기는 내가 처리할테니 시키는 다 쓴 식기를, 알퀘이드는 남은 찬반의 정리를 부탁할게."
"응!"
"에에? 나 정리하는건 잘 못하는데...?"
"하다보면 늘거야."


무책임한 발언을 마친 나는 거위 뼈등을 모아 비닐에 싸두고 마침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날이었기에 근처 쓰레기 투기장까지 다녀왔다.
그러는 와중에..


"실례합니다. 여기서 이정도 되시는 키에 흑색 단발을하시고 OO고등학교-제가 월희 고등학교 이름을 모릅니다..-의 교복을 입고계신 여자분을 보셨는지요..?"


라고 질문해오는 메이드복장의 소녀와 마주친건 우연이었다.


*


"고마웠어요."


방긋 웃으며 인사한 시키라는 소녀는 아키하 라는 사람이 보낸 시용인, 히스이라는 메이드와 함께 돌아가버렸고, 알퀘이드의 집에는 나와 그녀 뿐.
시키가 하다 만 식기 정리를 마친 나는 내 뒤에 서서 불만스러운 눈초리로 이쪽을 쏘아보는 알퀘이드에게 말했다.


"식기 정리도 끝났으니 일단 이쯤 해 둘게."
"이제야 가는거야?"
"뭐, 그렇다곤 해도 바로 두칸 건너가 우리집이니까,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부탁해 줘?"
"넌 어디까지 사람이 좋은거야? 오늘 낮의 그 일만 봤어도 보통 사람은 질릴텐데..."
"하하, 그런 말 자주 들어. 그럼."


현관에 다소곳이 놓아진 알퀘이드의 신발과는 대조되게 아무렇게나 놓여진 내 신발을 한숨을 쉬며 다 신고 나서 뒤를 잠시 돌아보자, 갑자기 따듯한 느낌이 뺨에..?!?!@#%!$^!$@$^!!!!!!!!!!!!!!


"으헉?!"
"괜히 화낸것에 대한 답례. 미안했어, 잘가?"


마지막엔 웃는 얼굴로 배웅해준 알퀘이드가 현관문을 닫아 잠궈버렸다.
무심코 손에 넣어버린 그녀의 집 키가 손에 쥐어지기에 그 문을 다시 열고 건네준뒤 집으로 돌아오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벌어졌지만서도..
오늘 밤은 잠들기 힘들 것 같다.


*


다음날 아침이 되어, 나는 내 방 침대의 위에서, 화사하게 웃음짓는 금발의 소녀가 어째서 자신의 사이즈에 맞지 않게 큰 와이셔츠 한장만을 입은체 뒹굴고 있는지 심각한 고민을 거듭하였다.


"알퀘이드, 어째서 여기에..?"
"응? 이렇게 하면 남자들이 기뻐한다고 들어서."
"어디서 줏어들은 정보인거냐, 아니 그 이전에 제대로 된 상식은 갖고 있는거냐?"
"응? 날 바보취급 하는거야 지금?"


화났다는 듯이 이쪽을 보는 알퀘이드.
하지만 뚜렷한 적의가 담긴게 아니라 귀엽기만 합니다만?


"아니, 어째서 어제 하루 도와준 것 가지고 여기까지 해주는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만?"
"그렇지만, 사정도 모르고 아무렇게나 대해버려서 미안했는걸."
"아, 그렇다고 너무 들러붙지는..?!"


정신이 이상해질 정도로 밀착해오는 그녀를 간신히 떼어놓으며 이성을 회복시킨다.
확실하게 알 수 있는건, 꿈은 아니다.


"뭐, 뭐야?! 기껏 좋은일 해주려고 했더니!"
"좋은일이고 자시고 간에..!"


라고 싸우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흑발의 소녀가 검은 오오라를 풍기며 이쪽을 보고있어?!


"알퀘이드, 연이씨.. 두사람, 지금 뭐하는거죠?"
"아, 저 시키..? 오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싶은..."
"흥. 저번에 당한 것에대해 복수해주겠어!"


알퀘이드가 나서자 시키는 어디서 꺼냈는지 전에 본 적이 있는 단검을 쥐고 있었다.


"얼마든지요."


시키의 그 말에 나는 당황하며 소리쳤다.


"어, 어이! 두사람 다 스탑!! stop it now!!!!! 조또마테쿠다사이!!!!! 이봐!!! 내말 안들려?!!@#!%$@!#!@!!!"


주, 죽을뻔했다...
무리하게 둘의 사이에 끼어들어 두 사람의 전투를 막긴 했지만 섬뜩한 칼날과 어느세 날카로워진 손톱이 나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 두 눈 앞에서 번뜩이고 있는걸 보는건 심장에 좋지 않다.
아니, 그 이전에 이상하게 된 손톱에 대해 알퀘이드에게 질문하고, 엽기적인 진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나는 흡혈귀. 그들 중에서도 원래부터 흡혈귀였던 진조들의 공주. 지금은 어떤 흡혈귀를 찾아서 이쪽에 와 있는 거지만."


이라는...
아주 아주 판타스틱한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믿지 않을수도 없는게...
몸이 조각조각나서는 회복하는 인간따위 있을까보냐...
그리고 진정된 시키는 조금 놀랐다는 눈초리지만... 어라?


"어, 시키 그 교복..?"
"그러고보니 학교에 늦어버렸네."


시계는 이미 9시. 늦어도 엄청난 지각이다.
거기다 덤으로..


"나도 그 학교로 오늘 전학가는데..?"
"에엑?!"
"에엑?!"


두 여성의 황당하다는 듯한 비명이 들려온다.


*


교복을 입고, 가볍게 토스트를 하나씩 먹은 셋은 학교로..?


"잠깐, 알퀘이드. 너도 이쪽 학교였어?!"
"난 여태껏 본 적 없는데 말이야."
"에헤헤, 재밌을 것 같아서 그 학교라는데. 나도 데려가줘!"


엄청난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리는 알퀘이드.
진짜 따라올 기세다.


"잠깐!"
"응? 왜그래 연아?"
"너같은 미인이 그렇게 갑자기 사복으로 학교에 나타나면 큰 지장이 생길 수 있으니 일단 자중하는게 좋다고 나는 생각해."
"어째서 큰 지장이 생기는데?"
"어째서냐니... 그야.."


알퀘이드를 이곳저곳 쓸어본다.
역시... 그녀를 데리고 갔다간 전학 첫날부터 찍혀버리는 덤으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 없겠지?
라고 고민하는 차에, 시키가 이쪽을 본다.


"어차피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 순진한 질문에, 나는 고개까지 저어가며 답했다.


"절대로 문제가 일어날거야..."
"그런가요?"
"뭐야,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내가 어쩔 도리 없는 사고뭉치로 보이잖아."


알퀘이드가 부루퉁해지자 나는 그것에 수긍한다.


"맞아, 그 말대로야."
"....연이씨, 그건 좀 심하지 않나요?"
"흐, 흥! 몰라! 베에에."


알퀘이드가 어디론가로 가버린다.
일단 이것으로 한건 낙찰인가?
아니 그것보다, 대충 넘어가는거냐 작가놈...
왠지모를 분노를 느끼지만, 이미 지나간 일... 학교로 서둘러야 겠다.
학교로 가는 길은 꽤나 한적했다.
이미 등교 시간이 지났으니 그럴법도 하지...
교문앞도 여전히 썰렁하지만, 가까운 복도 창문에서 꽤나 많은 수의 학생들이 돌아다니는 걸로 보아선..


"1교시, 끝나버렸네?"


손목시계를 보아하니 이미 1교시는 끝나버렸다.
일단 반으로 가봐야겠다는 시키와 해어져 나는 학교를 둘러보았다.
그러는 도중에..


탕탕탕탕탕...


뭔가 작업하고 있는 사람이 보입니다만?


탕탕탕탕탕...


설마, 이번에도 억지인거냐 작가!! 제발 나를 구렁텅이로 밀지마!!
라는 어디로 발산하는지 알수없는 절규에도 불구하고 내 다리는 멋대로 진행하여..


탕..!


바닥에 무언가를 대고 못질을 하던 소녀와 만나버렸다.


"아하하..."
"음, 이 학교 학생인 것 같은데 제게 무슨 볼일이라도..?"


내 웃음에 차갑게 대꾸하는 상대방의 모습은 차가운 얼음장 같았다.
마치,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으니 떨어져달라는 모습.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체 그녀를 바라본다.


"이것 때문인가요?"


그녀가 망치를 들어올리며 이쪽을 보고 질문했다.
그리고, 아까전까지 못질하던 것으로 보이는 화단의 파편을 잠시 내려다보고서는 망치를 내려두고, 몸을 일으켜서 이쪽으로 다가온다.


"쉬는 시간마다 하고 있지만 여간 중노동이 아니라서요."


다가오는 동안 그녀의 눈이 일순 이질적으로 느껴진건 기분 탓일까?
갑자기 머리가 깨질듯한 느낌이 들며 다리가 풀렸다.
그런 나를 다가오던 상대방이 껴안아서 받쳐주었다.
비몽사몽간에.. 그녀가 중얼거리는것을 듣는다.


"정신을 차렸을때엔, 모두 잊었을 거에요. 앞으로 나같은 사람에게 신경쓰지말고, 면학에 힘쓰세요."


말을 마친 그녀가 날 놓아두고 어디론가로 가버리는게 느껴진다.
이렇게 뚜렷한데.. 어째서 잊을거라고 말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에 나의 의식은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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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빠넷에도 올려볼까나...[초코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