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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9 21:54

[카오스] Seven Gate - hypocri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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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칸젤은 크논이 선착장에 헐레벌떡 달려오자 의아했다. 크논은 칸젤의 동생으로써 같은 블레이즈 라이더였다. 배에서 내려 선착장으로 도착한 칸젤은 크논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가?  크논."
"칸젤 형님, 먼길을 가야하는데 잡아서 미안합니다."

칸젤은 크논이 선착장에 온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암흑신전의 참사를 본 후 세티어는 세티어대로 중앙에서 사건의 전모를 알아볼 생각이었고 칸젤은 최전방에서 센티넬과 싸우며 신전을 습격한 적의 정체를 알아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크논이 온 시각은 지부에서 업무를 보는 시간이었다.
칸젤이 아는 크논은 업무를 팽개치고 개인적인 일로 움직이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런데 10여명이나 되는 자들을 이끌고 선착장까지 왔다는 것은 무슨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무슨 일인가?"
" 부탁을 할 것이 있습니다."
" 개인적인 일인가?"
" 그건..."

칸젤의 질문을 받은 크논의 안색이 한순간에 변했다.
크논의 안색을 본 칸젤은 무슨 일인지 궁금해졌다.

"한 번 말해 보게, 사촌."
"후우~, 다름이 아니라 네크로폴리안에 가는 배에 몇 사람을 승선시켜 주게나."
"허~, 도대체 누구인데 자네가 부탁하는가? 그리고 이 선박은 내 것이 아니네. 네크로폴리안, 스콜지 본부가 운영하는 군선일세."

칸젤은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크논은 칸젤의 표정을 보고는 안색이 사색이 되었다. 세티어는 크논의 안색이 급변하자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두 사람의 대화에 세티어가 갑자기 끼어 들었다.

"자네가 크논인가?"
"예."
"나는 세티어라고 하네."
"아~, 반갑소. 세티어."
"누구를 승선시키고 싶은 것인가? 칸젤은 몰라도 내 권한으로 승인할수도 있네."
"세티어 어른도 아시리라고 믿지만... 이 사람들입니다."

크논은 같이 온 10여명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섯 사람은 스콜지 간부 복장을 하고 있었고 세 사람은 일반 언데드 천옷이었다. 크논의 시선은 천옷의 세 사람을 향했다. 세 사람은 크논의 시선을 받자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들 중에 가운데 에 있던 스켈레톤은 칸젤과 세티어에게 인사했다.

"레오닉 왕 휘하의 키레도스라고 합니다."
"류마라고 하오."
"바곤이라고 합니다... 세티어님의 위명에 평소 감동하고 있었습니다."
"말은 많이 들었소. 반갑소."

키레도스의 인사를 받은 세티어는 담담했다. 그러나 크논의 반응은 달랐다. 크논은 키레도스와 나머지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누자 안색이 이상할 정도로 어두워졌다.

"크논. 안색이 안 좋네. 무슨 근심거리가 있는 건가?"
"아! 아니네."

크논은 칸젤의 질문에 허둥지둥 했다.

"걱정 마시오. 크논. 이 세 사람 때문이라면 더 이상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네."
"그럼..."
"저 큰 선박에 세 사람을 모실만한 공간이 없겠나!"
"고맙습니다, 세티어."

크논은 세티어의 호언장담을 듣고도 안절부절 했다. 키레도스는 세티어의 대답이 나오자 뼈를 달각이며 감사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아니오. 키레도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떠날 생각입니다만..."
"저희 세 사람은 몸만 실으면 됩니다. 특별한 준비는 필요 없 습니다."
"알겠소. 그럼 오르시오."
"알겠습니다."

칸젤은 키레도스를 비롯한 세 사람을 배에 태웠다. 세 사람이 배에 오르자 크논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크논은 칸젤과 세티어가 이별인사를 하자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오물거리다 포기했다. 세티어는 크논의 안색이 이상했지만 친지에게 쓸데없는 부탁을 해서 마음이 심란한 것으로 치부했다. 크논에게 작별 인사를 나눈 칸젤이 배에 오르자 크논의 안색은 절망에 휩싸 여 있었다.

배는 바람을 타고 강을 가르며 네크로폴리안으로 향했다. 크논의 안색은 시간이 갈수록 일그러졌다. 그때 바람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나타났다.

"가시지요, 크논."
"두 아이는 무사하겠지."
"물론입니다. 저희는 약속을 지킵니다."

크논은 스콜지 간부 복장을 한 다섯 사람을 향해 매섭게 말했다.
다섯 사람은 크논의 질문에 대해 이죽거리며 대답했다.
그러나 크논은 그들에게 무어라 할 수가 없었다. 아들과 딸이 다섯 사람의 수중에 있는 이상 어떠한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약속을 지켰으니 두 아이를 돌려 다오."
"네 그렇게 하지요. 그러나..."
"그러나!"

크논은 그들의 어투에서 약속을 어기려는 느낌이 들자 반문했다.

"이곳은 안됩니다. 저희를 따라오시면 두 젊은이를 볼 수 있 습니다."
"무슨 소리냐?"
"눈이 많다는 이야기이지요."

크논은 부르르 떨었다. 순순히 그들을 따라 가자니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몰랐다. 그러나 칼자루는 저들이 가지고 있었 다.

"알았다. 어서 앞장을 서라."
"그럼 앞장을 서겠습니다."

그들의 입가에는 비릿한 미소가 흘렀다. 크논은 그 미소를 보는 순간 피가 꺼꾸로 서는 것 같았다. 그러나 두 아이의 생명이 저들에게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자 어떤 표현도 할 수가 없었다. 크논은 다섯 사람의 포위를 받은 채 으슥한 골목으로 향했다.

미로와 같은 골목을 지나 한적한 숲 속에 있는 작은 집에 그들이 도착했다. 크논은 두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집안으로 뛰어 들었다. 집안에는 작은 탁자와 침대가 있었다. 집 안에서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자 크논은 분노했다. 문이 열리고 다섯 사람이 들어오자 크논은 노성(怒聲)을 터트렸 다.

"아이들이 어디 있느냐?"
"이곳에 있습니다."
"너희들 눈에 내가 장님으로 보이느냐!"
"장님이라니요. 저희가 어찌 크논님을 그리 보겠습니까?"
"더 이상 나를 놀리지 말고 아이들을 데리고 오너라."
"침대를 보시지요."

다섯 사람 중에 우두머리로 보이는 인물이 침대를 바라보며 말하자 크논은 퍼뜩 정신이 들었다. 침대로 달려간 크논은 이불을 제꼈다. 순간 피비린내가 집안에 가득 차 버렸다.

"헉!"

크논은 너무나 놀라 엉덩방아를 찍었다. 침대 안에 옷이 찢겨진 딸의 가슴에 작은 칼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작은 아들이 목에 칼이 박힌 채 죽어 있었다.

"카밀~!!"

크논은 자리에서 일어 딸의 시신을 향하며 울부짖었다. 카밀의 시신을 안고 부들부들 떨던 크논은 다섯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죽일 놈들. 네놈들이 그러고도 센티넬이라 칭하며, 정의를 말하는가?"

다섯 사람은 크논의 욕을 듣고도 무표정했다. 도리어 미소마저 지었다.

"크논! 아들인 크레스는 궁금하지 않으시오."
"너희들이 크레스마저 죽였느냐?"
"제가 가르쳐 드리지요."

크논은 다섯 사람 중에 앞으로 나서서 말한 사람을 타오르는 시선으로 노려봤다. 그는 방안에 있는 상자를 향해 걸어갔다. 크논의 시선은 그의 움직임을 따라갔다. 그는 크논이 볼 수 있도록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사내의 미소가 짙어졌다.

"여기 있습니다."
"허억! 이놈들..."

상자 안에는 피에 절은 크레스의 시신이 구겨져 넣어 있었다.

크논은 상자를 향해 달려갔다. 상자 안에 구겨져 있는 아들의 시신 앞에서 크논은 주저 앉고 말았다. 현실이 아닌 것만 같았다. 사내는 빙글빙글 웃으며 칼을 뽑았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가가 사이 좋게 염라국에서 지내도록 해드리죠."

한 사람이 아들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크논의 등 뒤에서 말했다. 그는 왼손으로 크논의 턱을 잡고 강제로 입을 벌렸다. 그리고 오른 손에 들려 있는 반 자 길이의 가느다란 세침(細針)으로 크논의 왼쪽 귓구멍을 찔렀다.

[푹.]

섬뜩한 소리와 함께 크논의 두 눈이 튀어나올 듯이 돌출되었다. 크논의 온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부르르 떨더니 쓰러져 버렸다.

다섯 사람은 바닥에 쓰러진 크논이 몇 번 꿈틀거리다 숨이 멎자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크논의 귓구멍에 박힌 세침을 뽑아 낸 후 벌어진 입을 다물게 했다. 크논의 입이 강제로 닫히자 귓가에 있던 미세한 흔적마저 사라져 버렸다. 그들은 흔적이 사라지자 고개를 끄덕이더니 집 밖으로 나갔다. 그 곳에 한 마리의 구울이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너는 스콜지 지부로 가서 크논의 죽음을 알려라."
"네, 알겠습니다."
"사건은 강도가 들어서 일가가 몰살한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크논은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을 이기지 못해 죽은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가겠습니다."

돈으로 매수한 구울이 지부를 향해 달리자 남은 네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싸늘한 웃음을 던졌다.

"사건이 해결되면 저 놈도 없애야겠지."
"그건 두 말 할 필요가 없지."
"하지만 사고사로 위장해야 한다."
"걱정할 필요 없네."
"자네가 어련히 알아서 해결할 건데 그만 내가 나섰군."

갑자기 숲 속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그는 네 사람에게 말했다.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듣고 싶군."
"누구냐!"

네 사람은 숲 속에서 갑자기 한 사람이 나타나자 깜짝 놀랐다. 숲 속에 누가 숨어 있었다는 것은 물론 나타나 말할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에 놀라움은 더욱 컸다. 게다가 자신들이 저지른 사건과 은폐공작까지 목격했으리라는 사실이 그들에게 한가지 결정을 내리게 했다. 목격자를 없애기로 했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살아 돌아갈 생각은 말아라."

네 사람은 숲 속에서 나타난 목격자를 포위했다. 그런데 그는 네 사람이 자신을 포위했음에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움직임을 보고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네 사람은 목격자의 얼굴에서 자신을 조소하는 기색이 있음을 느끼자 분노했다.

"센티넬의 최정예들이 여기에 모여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죠?"

갑자기 옆에서 들려온 여인의 목소리에 네 사람은 경악했다.
네 사람은 일제히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온 장소로 시선을 옮겼다.

"아니 당신은..."
"실크!"

그들의 시선이 멈춘 곳엔 실크가 서있었다. 네 사람은 실크가 나타나자 혼란에 빠졌다. 실크는 요원 네 사람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크논 일족을 몰살시키고 사건마저 조작하려는 이유가 무엇이죠?"
"말할 수 없습니다."
"좋아요. 그럼 다래는 어디 있나요?"
"흐음~."
"대답할 수 없나요?"

네 사람은 실크의 추궁을 받자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며 눈짓을 했다.

"여기에서 빠져나갈 생각은 포기하는 것이 좋아."

맨 처음 나타난 인물이 네 사람이 주고받는 눈짓의 내용을 파악했는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장한이 도주하려는 네 사람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네 사람은 칼을 뽑았다.

스르릉 -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죽어 줘야겠소."
"호호, 증거를 없애기 위해 나를 해치겠다! 다래가 다른 마음을 먹었다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
"미안하오. 실크. 어차피 나중에 실크 일족 또한 몰살을 면치 못할 것이니 먼저 간다고 아쉬워하지 마시오."
"네 사람만으로 나를 죽일 수 있을까?"
"기껏해야 당신과 저자 두 사람이오. 우린 네 사람이오. 내가 당신을 상대하는 동안이면 남은 세 동료가 저자 정도는 해치울 수 있소."
"호호호, 아가멤논을 세 사람만으로 상대한다. 요원들의 실력이 언제 그리 높아 졌는지 궁금하군."
"아... 아가멤논!"

요원 네 사람의 안색은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들은 아가멤논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소문으로 듣고 있었다. 네 사람은 서로를 바라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허!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말게나."
"못 도망갈 것 같은가?"
"아가멤논, 이야기를 듣는데 네 사람은 필요 없어요."
"알겠습니다."

아가멤논은 실크에게 대답하고 네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
걸음걸이마다 살기가 터져 나오더니 네 사람에게 증폭돼 쏟아졌다. 아가멤논의 번개의 엘리멘탈이 유형화 된 선더러 포스(Thunderer Force)였다. 요원들은 아가멤논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숨이 콱 콱 막혔다.

"타!"

아가멤논은 칼을 뽑더니 네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 네 사람은 아가멤논이 날아오자 병장기를 들어 막았다.

[와장창.]

단 일격이었다. 4인조가 들고 있던 병기는 아가멤논이 휘두른 일검를 막아내지 못했다. 모두 박살나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병기 조각들이 꽃비처럼 내려오자 요원들은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스각. 스각.]

땅바닥에 착지한 아가멤논이 네 사람을 스치고 지나가자 섬뜩한 소리가 두 번 울렸다. 살이 썰리는 소리와 함께 사람머리 두 개가 하늘을 향해 빙그르 돌면서 날아올랐다.

"헉!"
"아니!"

요원들은 동료 두 명의 수급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것을 목격하자 신음소리를 냈다. 목 없는 시신 2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핏물을 뒤집어 쓴 두 사람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흥, 남을 죽일 때에는 희희낙락하던 놈들이 제 생명 귀한 줄은 아는구나!"

아가멤논은 두 사람의 안색을 보자 가증스러움을 느꼈다.

"어차피 한 명만 있으면 되겠지."

아가멤논이 다시 돌진하자 요원 두 사람은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반항할 생각도 못했다. 아가멤논의 자비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아가멤논은 두 사람의 표정에서 짜증만 느꼈다. 칼을 쓰기도 아까웠다.

[퍼억.]
"커억!"

아가멤논의 발길질은 가공했다. 발길질을 당한 자의 칠공(七 孔)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무려 삼 장이나 날아가더니 땅바 닥에 엎어져 미동도 없었다. 일격에 내장이 파열되면서 즉사 를 면치 못했다.

" 으으... 살려 다오."

나머지 한 명의 요원은 공포로 부들부들 떨며 아가멤논에게 애걸했다. 그러나 아가멤논의 눈가에는 차가운 한기만이 감돌 뿐이었다. 요원이 애걸하건 말건, 저쪽에서는 신중하게 앞으로의 계획을 토론하고 있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다래가 어떤 움직임을 하고 있는 것인가예요."
"맞아요. 실크님. 우리에겐 시간도 인력도 부족해요. 저 자를 고문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확인해야지요."

문득 나타난 한 여자가 유일하게 살아 남은 요원을 몽롱한 눈으로 처다 보았다. 여자는 온 몸을 로브로 둘러싸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기다란 완드를 든 그녀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만, 요원은 아가멤논이나 실크의 눈빛보다 저 아가씨의 몽롱한 눈빛이 더 위험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호호호, 그런 소리는 나에게 통하지 않는 답니다."
"너.. 네가 누군데 그런 소리를 하느냐?"
"나...?"

그녀는 요원을 향해 걸어갔다.

요원은 몽롱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여자에게 묘한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는 요원을 바라보며 혀로 자신의 입술을 부드럽게 핥았다. 남자를 유혹하는 모습이었지만 요원에겐 기이한 두려움을 선사했다. 요원은 갑자기 먼저간 동료 세 사람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 악녀... 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