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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위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본가에서는 이미 공개된 글월이나 못 보신 분들도 있을까 저어하여 올리니 삼가 일독하여 주시오소서.



행장이 순천에 성을 쌓고 노략질을 일삼던 어느날 술에 대취하여 성루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행장은 미소녀(...)가 되었으며 수하 장수인 송포(마쓰우라 시게노부), 유마(아리마 하루노부) 등도 모두 미소녀가 되었는데 다들 천하 절색이라 서로 돌아보며 웃으며 일컫기를,


"우리는 천주를 믿는 자이니 서로를 보고 음심이 발동치 말기를 비노라." (... 백합인지 야오인지. -ㅅ-)


라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서쪽에서 일진광풍이 불고 먹구름이 일더니 벌거벗은 군사 수천이 나타나니 송포, 유마 등이 대경하여 외치기를,


"전라全裸 수병이다!" - 말장난. -ㅅ- 전라도와 전라 (...)


라 하며 두려워 떨었다. 이에 행장 역시 겁에 질려 달아나려 하니, 전라 수병들(...)이 쫓으며 외치기를,


"핫핫핫, 오늘이야말로 필히 네놈들을 사로잡아 마음껏 능욕하리라!" (...)


라 하며 지름이 한치요 길이가 닷 치 되는 짧고 가는 몽둥이(...), 끈 달린 구슬(...), 채찍(...) 등을 휘두르니, 겁에 질린 세 왜장이 있는 힘껏 뛰어 바닷가에 이르렀다. 바다에 이르니 커다란 대선이 세 척 대어 있는지라, 한 척은 행장의 상선이요 다른 두 척은 송포, 유마 등의 좌선이라. 이에 허겁지겁 배에 오르니 군사들도 모두 미소녀들이었다. 이에 배를 저으니 전라 수병들이 바닷가로 따라와 깔깔 웃고 손가락질하며 말하기를,


"너희가 참으로 어리석어 바다로 나가는구나. 바다에는 우리보다 더한 괴물이 있는데 너희가 어찌 달아나려 하느냐?"


라 하였다. 이에 행장이 의심하는 마음이 들어 가만히 바다를 내려다보니, 바다 밑에서 무언가 흔들리는 것이 보이더니 울리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를 들으니,


"딱 내 취향이로다." (...)


라 하였다. 이에 대경한 행장이 당황하여 몸을 피하려 하나, 갑자기 바다에서 커다란 문어발 12개가 올라와 행장, 송포, 유마 등을 얽어매고 하늘로 치켜드니, 이마에 십팔자十八子 문양이 새겨진 거대한 문어가 모습을 드러내며 대희하여 가로되,


"오늘은 기필코 마음껏 능욕하리라!"


라 하였다. 이에 행장이 대경하여 잠에서 깨니, 갑자기 군사가 달려와 무릎을 꿇으며 고하기를,


"전라 수병이 당(중국) 수군과 함께 장도에 나타나 우리 군량을 모조리 불사르고, 지금은 수로를 막았습니다!"


라 하였다. 이에 행장이 탄식하며 가로되,


"이런 일이 생기려고 내가 그런 꿈을 꾸었구나!"


하였다. 무술년(1598년) 10월의 일이다.



... -ㅅ-;


- 혁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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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연희무쌍이 생각난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