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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3 22:13

10. 5. 14. 無題.

조회 수 6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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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은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앉은 자리를 따라 빙 둘러가는 뿌연 모래길 

조심스럽게 들어올리면  

부스럭거리며 방향을 바꾸는 모래길 

뒷덜미와 두 귀를 잡힌 채로 대롱거리는 그 녀석 

손바닥으로 공기로 얼굴을 씻긴다 

터무니없이 큰 발도 털어내고 

조그맣게 톡 튀어나온 꼬랑지도 털어내고 

그런데 실컷 털어내고 보니 

이 녀석 원래 잿빛이다 

어이가 없는지 먼지가 콧속을 간지럽힌 건지 

그 큰 귀가 흔들리도록 깔깔대며 웃는다 

귀를 붙잡은 나도 덩달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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