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10.05.14 20:06
10. 5. 10. 無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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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지구의 거리는 멀고도 먼 거리인데도
햇살 한 줄기는 정확히 머리 위로 떨어지고
빛나는 그 창이 꿰뚫는 순간 머릿 속은 하얘지고
모든 건 부서진다, 빛과 함께
양쪽 귀를 통해 들어오던 멜로디들은
가운데가 끊어진 채로 스르르 흘러내리고
시야는 마치 한낮에 눈을 감았다가 갑자기 뜬 것처럼
낯설고 희뿌옇고...슬프도록 눈부시다
문득 모든 감정들을 거쳐서
투명하게 액화된 빛들이 두 눈에 천천히 차오르는 것은
떨어지다 말고 귓바퀴를 붙잡은 채 아직 매달려 있는 멜로디 때문일까
아니면 흩어져 머릿 속 여기저기 달라붙은 빛가루들 때문일까
아니면...그 모든 낯설고 희뿌옇고 슬프도록 눈부신 것들 속에서
네 얼굴이 보였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