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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나는 어느 창고 지붕위에 쭈구려 앉아 학원 경찰대와 SWAT들이 한 낡은 창고를 포위하고 있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풍기단속반 예하 강력단속대이 비밀 단속반원으로 계약직으로 활동하기도 하는 그녀는 학생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4제국의 마약 수색 작전에 참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밀 계약직인 이상 정체가 들통나서는 곤란하기 때문에 철저히 학원 경찰대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현제 그녀는 강력 단속대에 지급되는 검은색 가압식 통합 전투복을 입고 있었다.

나노 테크놀러지와 첨단 소재 공학의 결과물인 이 전투복은 군 전투복이 추구하는 최정점에 도달한 물건이다.

주요화기는 PMC에 판매되는 단축형 K-2 소총을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징한 물건으로 기존의 접이식 개머리판 대신 카빈총에 주로 사용되는 접철식 개머리판을 달았고 원래의 총열 덥개 대신에 RIS(Rail Interface System 총열 덥개와 상부 몸통 뒷부분을 피카티니 레일로 도배한 물건. 이걸 장착하면 총기의 실용성, 범용성 그리고 간지도가 상승한다?!)타입의 피카티니 레일을 달았다.

거기에 그립포드, 도트사이트, 3배율 조준경, 가시/비가시 레이저 사이트를 달아놓으니 완전히 다른 형색을 갖춘 물건이 탄생하였다.

그녀의 약간 뒤쪽 지붕에는 수진이 쭈구려 앉아 BN(Bad News) 저격총을 조립하고 있었다.

강력한 8.6mm 라푸아 매그넘 탄을 사용하는 이 반자동 저격총은 강력하면서도 빠르고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하고 확실하게 여러 개의 표적을 저격할 수 있는 훌륭한 물건이다.

상부 리시버와 하부 리시버를 조립하고 마지막으로 주야간 조준경을 얹어 조립하자 총기가 완전한 모습을 갖추었다.

 

 

"아가씨 준비 다됬어요."

"오케이."

 

유스티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왼손 엄지로 삐딱하게 어디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 사람들도 준비가 다 된거 같구나."

 

학원 경찰대의 SWAT들이 창고 외벽에 돌입용 성형작약을 설치하고 있었다.

그 양옆에서 방탄방패를 들은 선두돌입대를 비롯해 검은색 전투복에 총기와 광학장비로 무장한 SWAT들이 돌입 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어디 한번 짭세님들의 실력 좀 볼까?"

 

 

쿡쿡 웃으며 유스티나는 팔짱을 끼고는 말한다.

 

 

쾅-!

 

폭음과 함께 창고에 구멍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양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선두 돌입조가 열을 지어 달려들었다.

그 모습은 흡사 고대 로마군의 밀집 방진을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

외부에선 저격수들이 서포터와 한조가 되어 제4제국의 조직원들을 저격하고 있었다.

뒷문에선 우회하려는 다른 SWAT들이 투입되어 기습을 가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찰 특공대의 작전은 순조롭게 잘 돌아고 있었다.

 

"내가 나설 필요도 없을거 같군?"

 

싸늘한 눈빛으로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던 유스티나는 어깨를 으슥하고는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바람에 백금발이 나부껴 휘날린다.

휘날리는 머리체를 휘어잡은 그녀는 머리 위로 그것을 또아리 틀어 올린다음 끈으로 묶었다.

풀어 해쳤을때 땅에 끌릴정도로 긴 길이를 자알하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그리고는 고글을 머리에 걸친다.

 

"일단 테스크포스로 구성되어 있으니 같이 활동하겠다만."

 

훈련받지 않은 마약사범들이 제아무리 무장이 잘 되있다 하더라도 훈련되어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이는 군경의 힘을 따라잡을 순 없다.

결국 원시림의 원주민 학살이나 다름없는 일.

 

"차라리 밤의 제국 왈라키아나 호텔 모스크바 같은 터프 가이들이라면 모를까."

 

엄청난 자본력과 세력을 기반으로 군 출신자를 대거 받아들인 두 조직은 실제로 한 지부가 군사집단을 방불케 하는 지휘체계와 전투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런 초대형 범죄조직을 상대하려면 로엔의 정부 부처도 조금은 큰 마음을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언제 떨어질지 모를 요청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것이 지루하고 무료하다고 느끼던 차에 폭음과 함께 유스티나는 창고 천장 일부를 날려버린 폭발을 시선에서 잡았다.

 

콰앙-.

 

지루함에 절은 눈빛은 사라지고 눈가에 진지함이 어린 눈빛이 감돈다.

뭔가 생각나는 바가 있어 유스티나는 무전기에 귀를 기울이며 공용 회선을 틀여 돌아가는 상황을 엿들었다.

그러던 사이 무전기 리시버에서 착신음이 들려왔다.

 

-치이익…. 퍼니싱 블레이드를 요청합니다. 들립니까? 유니폼 리마 원?

"여기는 유니폼 리마 원. 잘 알았다. 빅데디. 요청을 받아들이겠다. 코드네임 퍼니싱 블레이드. 수신했다. 이상."

 

외부에 배치된 예비병력이 돌입 구멍을 통해 창고로 들어가고 있었다.

공용회선에선 다급하게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고 응답하는 통신음이 교차하고 있었다.

현장 지휘관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해 나가고 있는 듯 했지만 전체적으로 혼란에 빠진듯 했다.

 

"근성 없긴. 할 수 없지!"

 

절래절래 고개를 흔들고는 몸을 곳게 세우며 외쳤다.

 

"여기 신들에게 간택된 처녀가 있다! 나의 갑옷이여! 계약에 따라 내 소명에 따라 강림하라!"

 

말이 마치자 그녀의 발치에서 빛이 일어났다.

룬문자의 배열을 이룬 빛은 나선을 그리며 유스티나의 몸을 감싸앉았다.

룬의 나선들이 만들어 내는 강렬한 빛에 휩싸여 그녀가 입은 옷이 하나 둘씩 사라졌다.

가압식 통합 전투복에서부터 개인화기를 비롯해 폭약류 및 장구듀 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순식간의 알몸이 들어났다.

그러나 다른 무언가가 사라진 옷대신에 그녀의 몸에 자리잡는다.

셀릿형 투구서부터 시작하여 흉갑, 견갑, 등갑등의 판금 갑옷이 나타나 그녀의 몸에 걸쳐진다.

이어서 스커트와 정강이 받이, 건틀릿이 소횐되어 그녀의 몸 위로 입혀진다.

마지막으로 한손검(arming sword)과 장검(long sword)이 벨트와 함께 한자루씩 나타나 그녀의 허리에 매달렸다.

그렇게 모든 절차가 끝이난후 그녀의 몸을 감싼 빛을 내는 룬의 나선들은 머리위로 사라진다.

 

-아머 오브 브룬힐데. 트랜스 폼 컴플릿.

 

변신이 끝나고 난 후 그녀의 귓가에서 그렇게 기계합성음이 들려왔다.

그녀의 시야에는 여전히 창고 밀집 지역과 그 가운데서 창고를 둘러싸며 총격을 가하고 있는 경찰병력들이 보였다.

투구의 바이저(면갑)을 내리며 유스티나는 수진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가볼게. 뒤를 잘 봐줘.”

“네. 아가씨.”

“아머. 비행형으로.”

-Yes ma'am. Flying form. WCF(Winged Cloak of Falcon) activate.

 

등갑의 일부분이 긴 형상으로 위로 젖혀올라가 펴진다.

정강이 받이 뒷부분도 일부분 위로 열려 젖혀졌다.

열린 부분에선 푸른 불꽃이 일었다.

제트기의 에프터 버너의 가속을 연상시키는 푸른 불꽃은 사방으로 펼쳐지며 날개의 형상을 취하며 추진력을 내어 유스티나의 몸을 두둥실 허공에 띄운다.

약 1m 정도 허공에 떠올랐을 때 유스티나는 전방을 향해 쏜살같이 쏘아지듯 날라들었다.

창고지붕 몇 개를 지나쳐 날아간 유스티나는 총격전이 벌어지는 문제의 창고에 착지했다.

SWAT들이 총격ㅇ르 가하며 뒤로 물러서고 있었고 창고 내의 범죄자들은 독에 올라 미친 듯이 총격을 해대고 있었다.

곁을 지나쳐 가는 경찰들을 무시하고는 그녀는 경찰들이 만든 돌입구를 통해 창고 내부로 들어갔다.

때마침 경찰들의 철수가 완료되어가고 있었다.

범죄자들이 제대로 정신차리기 전에 쉴틈없이 파상공격을 가할 수 있는 훌륭한 타이밍 이었다.

 

“좋았어.”

 

바이저에는 다영역 입체 디스플레이어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창고내부 곳곳에 자리잡은 제4제국의 조직원들이 표시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는 대로 족족 디스플레이어에는 숨은 조직원까지 열 영상으로 그 모습을 시현해서 유스티나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그럼 가까운 곳부터 해볼까?”

 

그렇게 말을 흘리며 그녀는 오른편에 있는 남자를 향해 몸을 날린다.

바이저 너머로 본 남자의 얼굴에는 당황함이 가득했다.

최초 타깃에 접근함과 동시에 그녀는 허리춤에서 검을 빼든다.

검집에서 빠져나온 장검은 그 즉시 아래에서 비스듬히 위로 사선을 그린다.

허공에 칼날에 반사된 빛이 흩뿌려진다.

 

쉬각-!

 

못믿겠다는 듯 경악에 가득찬 표정으로 남자의 몸은 두동각이 난다.

요동치는 피분수를 피해 몸을 빙그르 돌려 빠져나온 다음 그녀는 좌측 컨테이너 위에 서있는 조직원에게로 달려들었다.

깜짝 놀란 그 조직원이 수중의 기관단총으로 유스티나에게 총격을 가했다.

총탄의 파공음이 그녀의 귓가에서 울려퍼졌다.

그러나 유스티나의 기세는 먹잇감을 낚아채기 직전의 맹금류의 그것이었다.

목표가 된 남자의 총격은 매를 피해 도망다니는 작은 짐승의 몸부림처럼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공포에 질린 남자의 눈에 마지막으로 비친 것은 건틀릿에 쌓여 마치 쇠망치 같아보이는 주먹이 초인적인 속력으로 그의 얼굴로 향해 날아드는 것이었다.

 

퍽-!

 

머리를 잃은 시체 하나.

무너져 내린 몸뚱이에서 철갑의 여전사는 기관단총을 뺏어든다.

장전 레버를 당겨 총의 상태를 확인한 다음 엄폐물에서 몸을 내민 제4제국의 조직원을 겨누었다.

 

드르르르륵!

 

불꽃이 튄다. 탄피가 눈앞에서 춤을 춘다. 핏물과 살점이 튀며 스킨헤드의 남자가 AK소총을 들고 춤을 춘다.

 

“야아아압!”

 

 

기합소리가 울려퍼지며 이번엔 한 백인 남성이 손도끼를 휘두르며 달려든다.

유스티나의 손에 들린 기관단총은 별 동요없이 그 남자를 향해 그 총구가 겨누어진다.

이어서 총구에서 불꽃이 뿜는다.

 

드르르륵!

“크아악!”

 

그 남자를 죽이고 나자 총탄이 떨어졌다.

빈총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그녀의 등 뒤로 다른 조직원이 잠깐 나타났다가 도망쳐 지나간다.

반사적으로 몸을 돌린 유스티나는 총을 그를 향해 던졌다.

빙글빙글 돌며 날아간 총은 그남자의 머리를 맞춘다.

그 조직원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쏴버려!”

 

누군가 소리쳤다.

숨어있던 다른 조직원들이 일제히 튀어나와 총격을 가한다.

위에서, 앞에서, 옆에서 총기를 든 남자들이 나와서 그녀를 겨누었다.

그런 그들에게 유스티나는 시니컬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이쿠. 자진해서 나와 죽겠다? 이거 눈물이 앞을 가리는 구먼?”

드드드드드드!

 

총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그녀는 창고 기자재가 쌓인 언덕 위로 뛰어올랐다.

낭패에 젖은 남자의 표정이 비친다.

 

“으윽!”

 

남자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유스티나의 손은 움직였다.

허리춤에 소드 벨트에 결속되어 있는 검집에서 한손검이 섬광처럼 뽑혀나온다.

왼손에 들린 한손검과 오른손의 장검이 교차하며 십자모양의 잔광이 남자의 몸을 가른다.

 

“아디오스 아미고.”

쉬가각-!

 

 

내토막난 시체를 외면하고 지상으로 뛰어내리는 철갑의 여기사.

뛰어내린 곳에선 총기를 든 세명의 사내들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유스티나를 본다.

그런 그들을 향해서 양손에 각각 들린 두 개의 도검이 춤을 춘다.

그렇게 창고 내를 종횡무진하며 유스티나는 네오나치들을 학살했다.

창고 곳곳이 그들의 피와 살점의 파편으로 흥건한 가운데 나머지 살아남은 제4제국 조직원들은 두려움에 질려 몸을 떨었다.

그 가운데 갑옷이나 도검에 피한방울 조차 묻지 않은 처음 등장했을때와 다를바 없이 깨끗하고 고결한 모습으로 유스티나가 당당히 서 있었다.

 

“히틀러의 배설물들아! 잘 듣고 있냐? 이 시대착오적인 병신들! 돼지처럼 도살당하는 기분은 어때? 오줌을 질질 흘리며 기도는 다마치셨나? 이제 엄마 곁으로 보내주마. 머저리들아!”

 

그때 그 순간.

창고 벽을 타고 뱀처럼 푸른색의 빛이 몰아쳤다.

벽을 타고 천장ㅇ르 타고 내달린 전격의 용틀임은 창고 한가운데 서있는 유스티나에게 쇄도했다.

 

콰광!

 

그 충격에 몸에 힘이 풀린 유스티나는 무릅을 꿇고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감전된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지만 전격의 충격을 받은 그 순간 그녀가 입은 갑주가 잠깐사이 기능을 멈추었다.

완벽하게 셧다운 된것이었다.

 

“크윽! 무슨 일이지?”

 

넓은 시야를 제공하던 다영역 디스플레이어를 비롯해 각종 패널로 가득 차 있던 바이저의 불빛이 꺼지자 중세 유럽에서 널리 사용된 패쇄형 투구의 눈구멍처럼 조그마한 틈만이 외부를 비치고 있을 뿐이었다.

다행히도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투구에 전원이 회복되었다.

 

-시스템 회복. 전투통제체제 이상무, 센서, 데이터링크 및 전자기 계통 기타 이상 사항 수정 및 복구 완료. 통합 전투관제체계 실행.

“아머. 무슨 일인지 설명하라.”

-초자연적인 힘에 의한 전격입니다. 마력이 실린 것으로 보아 근처에 강력한 마법사가 있습니다.

“역추적해.”

-접근 경고. 피하십시오.

 

갑주에 내장된 AI의 경고에 따라 그녀는 좌측으로 몸을 날렸다.

그 즉시 그녀가 있던 자리에 아까와 같은 벼락이 작열했다.

 

-접근 경고.

 

벼락은 쉬지 않고 몰아쳐왔다.

피하면 피하는 대로 전격은 마치 먹이를 가지고 노는 뱀처럼 유스티나가 움직이는 곳을 예상하며 그녀를 노리고 수없이 작열했다.

또 한편으로는 유스티나는 극도로 단련된 전사이기도 했다.

발키리의 갑주를 입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준 높은 운동 능력을 보유한 단련된 인간이다.

극한까지 단련된 운동신경과 동물적인 감각은 낙뢰로 하여금 다시 한번 그녀의 몸에 작열할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되어섯번의 벼락과 그와 동일한 횟수의 회피가 끝나갈 즈음 마지막 벼락을 피하고 나서 였다.

 

-접근 경고.

“또 냐?”

 

넌더리가 난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쪽으로 몸을 날리니 이번엔 왠 망치가 날아와 그녀가 있던 바닥에 깊게 박힌다.

콰직-.하는 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바닥이 깨지고 파편이 튀어올랐다.

무언가하고 돌아보니 유스티나처럼 갑옸을 입은 여자가 그 커다란 망치의 자루를 쥐고 있었다.

물결을 그리는 허니블론드의 머리카락에는 북유럽 신화 삽화를 연상시키는 깃털 달린 헤드기어가 고개를 들어내어 머리체의 멋을 살리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서 하얀 피부와 푸른 눈동자,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그녀는 아리안 계통의 전형적인 백인 미인이었다.

적어도 170은 넘어보이는 여성 치고는 다소 훤칠한 키에 갑옷을 입고 있음에도 감출수 없는 날씬하면서도 날렵한 몸매는 마치 고양이과 야수와 같은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유스티나는 상대에게 검을 겨누며 상대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눈에서 놓치지 않을려고 했다.

망치를 들어올린 상대는 자세를 잡고 유스티나를 보고 있었다.

잠시간 유스티나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던 그녀는 망치를 휘두르며 거칠게 압박해 들어갔다.

유스티나 또한 수중에 쥔 두 개의 도검을 휘두르며 거대한 망치의 돌진에 맞섰다.

 

캉!

 

두 개의 도검과 망치 자루가 맞닿으며 청명한 금속성의 울려퍼진다.

무기를 맞댄 상황에서 두 여전사가 힘겨루기에 들어간다.

밀착한 상태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전개되었다.

걷보기에 팽팽히 둘이 맞서고 있었지만 유스티나의 표정에 낭패의 기색이 슬그머리 그 모습을 들어내었다.

 

‘Bloody hell!(젠장)'

 

상대방의 힘이 너무 강해 기술을 쓸 여지가 없었다.

자루를 한쪽으로 젖혀 찔러 들어가던가 아니면 스텝을 바꾸며 측면으로 돌아가며 사선 베기로 카운터를 가한다던가 하는 식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이 무식하게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었다.

검의 방향을 자루를 교묘하게 틀어서 봉쇄하며 힘을 가하는 식으로 움직임을 봉쇄했다.

이에 비해 상대방은 표정에 변화가 없었지만 다소 여유로워 보였다.

 

“지난번은 신세를 졌다.”

 

힘을 실어 밀어 붙이던 가운데 상대가 입을 열었다.

그때 유스티나는 왼손에 쥔 한손검을 놓아버렸다.

지난번처럼 무기를 든 상태에서 레슬링 기술을 걸기 위함이었다.

 

“같은 건 통하지 않아.”

 

상대방은 타이밍을 맞추어 아예 더욱 강한힘으로 밀어 붙였다.

한손으로 감당할 수 없었던 그녀는 기술을 걸기 위해 놓아 버린 손을 검 끝으로 가져가 다시 힘겨루기를 행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나 아무렇지 않은듯 유스티나는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별말씀을. 그리고 신경쓰지마. 왜냐하면 나는 대인배니까.”

 

말을 마침과 동시에 유스티나의 갑옷 등부분 일부가 개방되더니 부스터가 점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 자체에서 밀리지 않았다.

대신에 바닥면과의 마찰력이 이를 이기지 못했다.

무기와 무기가 교차한 그 자세 그대로 상대방은 유스티나에게 밀려나간다.

그대로 상대방을 밀고 나아간 유스티나는 진행로 상에 있는 잡동사리와 무너진 창고 자재물의 언덕으로 돌진했다.

 

쿠쿵.

 

충격을 받아 이곳저곳으로 잡동사니들이 비산한다.

와르르 무너지는 잡동사니들은 유스티나와 그녀의 상대방을 집어삼켰다.

파편이 완전히 무너지고 난 후 남아있는 언덕 위에서 유스티나는 쓰러져 있는 상대방을 향해 검을 치켜 올렸다.

 

“그러니까 한번 더 신세를 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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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연재 폭주를 해볼까나요? 낄렵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