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유스티나는 관측 장비를 통해 창고 일대를 둘러보았다.

데이터 링크를 통해 무전기 리시버에선 민시아와 레이놀드가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음성 데이터가 고막을 괴롭힌다.

대충이나마 들어본 그 내용은 급박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지만 유스티나는 냉정하기 짝이없는 눈길로 상황을 살펴본다.

한쪽 구석에서 누리는 랩탑 컴퓨터를 들여다 보고 있었는데 그곳엔 데이터 링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데이터가 전송되어 표시되고 있었다.

좌우 양쪽을 차지한 영상 창은 각각 민시아와 레이놀드가 보내오는 것을 의미한 것이었다.

상황이 다급한덕택에 각각의 화면 어느 하나 안흔들리는것이 없었다.

좌측의 것은 창고 허공을 종횡무진하며 1:1 싸움을 벌이는 민시아의 것이었고 우측은 창고 내부의 산적물과 자재물 사이사이로 뛰어다니며 염동력을 발휘하거나 총격을 가하며 괴한들을 상대하는 레이놀드의 것이었다.

더욱이 민시아는 헤드셋 형식의 큼지막한 골전도 리시버를 통해서 음성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상황을 유스티나가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더 생생하게 확인할수 있었다.

참다못한 누리는 거칠게 리시버를 벗어던지며 유스티나에게 달려들며 외친다.

 

 

"민시아가 위험해! 유스티나 빨리 무슨 대책을 쓰지 않는다면…!"

 

 

다급하게 따지고 드는 단발머리를 한 또래의 동양계 소녀를 돌아보며 유스티나는 문득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뭐라고 따질세 없이 누리는 유스티나의 폼에 구속되었다.

여기에 뭐라도 입에 말을 담으려는 누리의 행동을 무시하고 유스티나는 그녀의 귀가에 입가를 가져가 대었다.

 

 

"진정하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잔잔히 전해지는 한단어의 말 한마디에 누리는 급하게 뛰는 가슴을 한탬포 늦출수 있었다.

그러나 머리속에서 '민시아가 위험하다' 라는 사실이 명확하게 박혀있는 한 완전히 진정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하지만! 지금 저 안에서는…. 민시아는!"

"괜찮아. 다 잘될꺼야."

 

 

그 한마디를 끝으로 유스티나는 부드럽게 느리지도 급격하지도 않은 속도로 누리로부터 몸을 풀었다.

몸을 뗀 그녀를 누리는 무언가에 홀린듯 멍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누리의 그런 시선을 무시한 유스티나는 포커페이스를 연상시키는 냉랭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좋아. 마이크 시에라 투, 민시아에게 무슨일이 생긴건 분명하다. 지금 내부 상황이 어떤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할 일은 저 낙뢰의 진원지를 찾아 제압하는거야."

 

이어서 주머니에서 PDA 타입의 군용 단말기를 꺼내든 유스티나는 단말기의 터치 스크린을 몇 번 두들기더니 작전상황지도를 꺼내들었다.

GPS를 통해 전송된 화면에는 창고 일대의 지도가 자세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터치팬을 꺼내든 유스티나는 지도 상에 몇몇 장소를 동그라미를 그렸다.

동그라미 한쪽에는 알파, 브라보, 찰리같은 군 암호 코드가 표시되었다.

 

"지금 내가 표시한곳은 이상 마력 가속 및 재배치가 감지된 포인트야. 마법을 사용한 흔적이 확인된 곳이지."

 

그 말을 끝으로 누리의 랩탑에 유스티나의 단말기에 표시된것과 똑같은 상황 지도가 떳다.

 

"어떻게 찾아냈어?"

"발키리 아머와 연동으로 홀리드 스칼프의 힘을 써서."

 

데이터 전송을 마친 유스티나는 자신의 군용 단말기를 집어 넣으며 이어서 말했다.

 

"저 낙뢰의 마법 사용자는 어느 정도 일정한 포인트로 이동하며 시간차를 두고 전격 마법을 사용하고 있어. 그리고 그걸 탐지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지."

"그래서 너의 생각은 뭐야?"

 

 

목과 허리에 걸쳐맨 맬빵끈에 달려있는 총기를 집어든 유스티나는 장전손잡이를 잡아 당기며 약실을 들여다 보며 총기를 확인했다.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그녀는 헤드기어 위로 올려져 있던 고글을 내려 고쳐쓰더니 준비운동을 하듯 몸을 이곳저곳을 스트레칭했다.

 

"대충 녀석의 패턴은 알았어. 이상 마력 가속이 감지될 때마다 위치 데이터를 전송할게. 그때마다 민시아에게 경고해줘. 나는 마력 사용자를 추적해서 잡아야지. 그리고 홍수진."

"예, 아가씨."

 

 

스코프에서 눈을 때지 않은체 냉랭한 얼굴로 긴 흑발의 소녀가 응답했다.

 

"내가 신호를 보내면 전송받은 포인트의 탱고(T Tango: target을 의마하는 암호)를 저격해. 누리도 알아들었지?"

"알겠습니다."

"알았어."

 

제대로 대답을 듣지 않은 체 유스티나는 옥상에서 달려나가 건물 사이의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가까이에 있는 1층정도 낮은 다른 건물 옥상 위로 몸을 날린 유스티나는 바닥에 착지하며 앞으로 굴렀다.

그렇게 낙하의 충격을 완하하며 몸 구르기의 반동으로 몸을 일으킨 그녀는 조금도 쉴틈도 없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건물의 옥상 끝에 다다랐다.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으며 이번에도 그녀는 거리낌 없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몸을 날렸다.

하지만 이번에 맞딱뜨린 건물의 최고층은 조금 더 높았다.

멀리서 지켜보는 누리는 그녀가 이대로 도약한 방향에 있는 건물 벽에 부딪치며 바닥에 추락하는줄 알고 가슴을 잔뜩 조렸다.

다행히 유스티나는 건물의 창틀을 붙잡으며 벽에 달라붙었다.

그 상태에서 벽을 타고 기어올라간 그녀는 무사히 꼭대기로 올라서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 누리는 수진을 돌아보았다.

 

"유스티나, 파쿠르도 할줄알아?"

"방학 때마다 조금씩 배우셨어. 아가씨 말로는 기술적인 결함은 체력으로 때운다고는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난 후의 누리의 표정은 멍하기만 했다.

 

---------------------------------------------------------

 

어둠의 잠긴 도시 한가운데 어느 건물 옥상 위에 누군가의 어둠의 잠긴 사람의 그림자가 서 있다.

인적도 드문 새벽 한때 그것도 창고 인근 건물 위에 서 있는 그 사람은 전신을 단단한 갑옷으로 감싸고 긴 자루의 거대한 망치를 한손에 쥔체 꼿꼿이 서서 저 멀리에 있는 창고 건물을 싸늘한 시선으로 주시했다.

가만히보기에 창고의 겉모습은 고요하기만 했다.

사람의 존재나 고양이, 개 같은 다른 생명체의 존재도 느낄수 없었다.

그러나 건물 옥상 위에 서서 있으니 바람결에 미약한 총성이 섞여 들려왔다.

냉정한 시선으로 창고를 주시하던 그녀는 손아귀의 거대한 망치를 치켜올렸다.

그러자 망치 머리의 표면을 따라 푸르스름한 빛을 띄며 무언가 문자들이 그 주위의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 문자들은 룬이었다.

페후즈, 안수즈 등의 룬 문자들은 서로서로 배열을 이루어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서로가 다른 방향으로 엇갈려 회전하는 문자의 띠들.

그 가운데 창고 바로 위 하늘에서 푸르스름한 기운이 돌았다.

그러던 차에 번쩍 하고 빛이 일어나며 시퍼런 우레가 창고 건물을 꽤뚫었다.

이 격렬한 전자의 교류가 오고가고난후 주변은 다시 고요함에 잠기었다.

망치 머리 주변 허공에 떠서 회전하던 문자의 무리들은 서서히 회전을 멈추더니 빛을 잃고는 망치머리의 표면에 달라붙어 사라졌다.

망치의 주인은 치켜올린 무기를 다시 내려놓았다.

한숨과 함께 바늘 하나 들어갈거 같지 않던 포커페이스에 처음으로 감정이 떠올랐다.

약간의 실망감이 그녀의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피했나?"

 

나지막하게 탄식하듯이 중얼거린 그 여성은 몸을 휙 돌려 어딘가로 향한다.

바닥으로 향한 망치 머리에서 작게 스파크가 일었다가 잠잠해 진다.

건물 옥상의 다른 끝에 도달은 그녀는 가볍게 도약하며 옆 건물 옥상으로 자리를 옴겼다.

건물 옥상 간의 간격이 좁은 것도 아닌데 가뿐하게 뛰는 그 모습은 마치 학교 체육시간에 줄넘기라도 하는 듯이 보였다.

잠시 후 다른 건물 옥상 위로 모습을 들어냈다.

이번에도 망치를 치켜 올리자 망치 머리 주변에 룬의 배열이 일어나더니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때 무언가 자그마한 공 같은 것이 굴러와 그녀의 발치에서 멈추었다.

고개를 내려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한 그녀의 얼굴엔 낭패의 기색이 떠올랐다.

수류탄이었다.

 

펑!

 

폭음을 동반한 폭압과 열이 그 주위를 찢어 발겼다.

수류탄의 파편이 사방을 튀었지만 갑옷 차람의 그 여성은 몸을 구르며 피하며 폭발의 중심지에서 벗어났다.

한쪽 옥상 끝으로 물러나며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 보며 경계하였다.

그때 옥상 다른 쪽 끝에서 검은색 타이즈 슈츠 같은 입은 여성이 솟구쳐 뛰어 올라와 옥상 위에 나타났다.

소형 돌격 소총으로 무장한 타이즈 슈츠의 여성은 옆으로 뛰더니 갑옷 차림의 여성을 향해 수중의 총기를 발사했다.

쇳소리와 함께 탄피가 튀며 순식간의 수십발의 총탄이 발사되었지만 갑옷 차림의 여성 앞쪽 허공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며 총탄을 튕겨내었다.

총탄에 맞서고 있던 갑옷 차림의 여성은 폭발적인 기세로 타이즈 슈츠의 여성인 유스티나에게 달려들었다.

쏜살같이 달려드는 갑옷 차림의 여성은 공격할수 있는 거리라고 판단되자마자 다짜고짜 망치를 휘둘렀다.

후웅- 하는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망치머리가 유스티나의 몸통을 노린다.

여기에 유스티나는 망치의 가격을 피해 높이 도약하며 허공에서 공중재비를 돌며 갑옷의 여성을 향해 몸을 틀었다.

놓친 표적을 향해 몸을 돌리는 갑옷의 여성을 향해 유스티나의 총이 불을 뿜었다.

 

드르르르륵!

 

 

이번에도 그 여성의 앞엔 스파크를 일으키는 파문이 나타나며 총탄을 막아내었다.

총격이 소용 없다고 판단한 유스티나는 수류탄을 꺼내어 안전핀을 뽑았다.

지상에 착지하마자 수류탄을 발로차 갑옷의 여성에게 날린다.

유스티나가 착지하자마자 달려들던 갑옷의 여성은 그 자리에서 돌진을 멈추었다.

대신에 망치를 앞세워 몸을 가리었다.

 

쾅!

 

수류탄의 폭발에 휩싸여 갑옷의 여성이 돌진을 멈춘 사이 유스티나의 몸이 빛에 휩싸였다.

아주 잠깐 동안 빛이 일어나고 사라진 자리엔 브룬힐데의 갑옷을 입고 발키리의 모습을 갖춘 유스티나가 있었다.

유스티나는 갑주의 무구 가운데 장검과 한손검을 각각 양손에 빼어들고는 갑옷의 여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수류탄의 충격에서 헤어나온 그 여성은 자신에게로 쇄도하는 유스티나를 보고 당황해 하는 기색 없이 한쪽 발을 앞으로 내딪으며 망치를 휘둘렀다.

두 개의 검과 망치의 자루가 교차하며 챙 하는 금속 마찰음이 울려퍼진다.

갑옷을 입은 두 여성이 서로의 무기를 맞댄 상태에서 힘싸움이 일어난다.

 

“크으으으윽!”

 

 

신음 소리를 흘리며 유스티나는 무기를 맞대며 힘을 내었다.

하지만 오히려 밀리고 있는 곳은 그녀 쪽이다.

여기에 맞서 무기간의 틈을 만들어 질러넣을려고 하면 상대방은 망치의 자루를 교모하게 틀어 칼끝을 빗나가게 했다.

일부러 힘을 약간 빼어 상대방의 균형을 무너트리는 기술도 이번 상대에겐 통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왼손의 한손검을 일부러 놓친다.

팽팽이 맞서던 힘과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순식간에 기운다.

나름대로 경험이 있는 상대방은 침착하게 균형을 회복하더니 상대방을 그대로 밀어붙이려 한다.

그런 상대에게 유스티나는 상대방의 한쪽 팔을 감싸앉은 왼팔을 집어넣어 구속한다음 반대편으로 휙하고 몸을 돌린다.

어어 하는 사이 유스티나의 매치기에 상대가 넘어갔다.

반대쪽 바닥을 향해 상대의 몸이 떨어진다.

그런 그녀를 향해 유스티나는 온 힘을 다해 미들킥을 먹였다.

 

빡-.

퍼석!

 

 

킥을 맞은 그 여성은 캐터펄트에서 발사된 사출물 처럼 곧바로 힘을 받은 방향으로 날아간다.

콘크리트로 구성된 옥상의 난간을 부수고 새벽 하늘의 허공에 내동댕이 친다.

이와 동시에 유스티나는 갑옷에 내장된 통신기에 대고 소리쳤다.

 

“재블린을 쏴! 빨리!”

 

그녀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건물의 숲 저편 멀리서 불빛이 떠올랐다.

느릿느릿하게 하늘을 오르는가 싶던 그 불빛은 갑자기 방향을 바꾸더니 눈 깜짝할 세에 날아와 허공에 떠있는 갑옷의 여성에게 작열했다.

 

콰콰쾅!

 

최신 전차를 격파가능한 무시무시한 위력의 대전차 미사일이다.

수류탄 따위와 비교자체가 의미 없는 무시무시한 폭발이 갑옷의 여성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을 거칠게 헐퀴었다.

성형작약탄이 유린하고 있던 자리가 걷히고 아무것도 없음이 확인한 유스티나는 통신기를 개방했다.

보통이라면 이런 공격속에서 무사할 리가 없다.

보통이라면 말이다.

 

“마이크 시에라 투. 낙뢰의 근원지를 제압했다. 속히 그곳을 탈출하라.”

-카피.

 

민시아와 통신을 주고 받은 후 유스티나도 그 즉시 그녀가 있던 건물 옥상에서 벗어났다.

다른 동료가 있던 것으로 이동 중 민시아와 레이놀드가 탈출했다는 통신 내용이 리시버를 통해 전해진다.

동료들의 안전이 확보되자 통신기에 대고 그녀가 외쳤다.

 

“파이어 인 더 홀(Fire in the hole)!”

 

2차 세계대전 소재 드라마나 영화에서 미군들이 했을법한 대사가 그녀의 입밖으로 나왔다.

지시를 받은 통신기 너머의 다른 동료들이 격발기를 누른다.

잠시 후 크지도 작지도 않은 폭발이 일어나 창고 천장을 날려버린다.

다만 그 폭음 만큼은 충분히 천지를 뒤흔들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폭발을 확인한 유스티나의 그녀의 친구들은 신속하게 현장을 빠져나왔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저 멀리서부터 사이렌이 가까이 오며 창고 주변으로 경찰차와 소방차들이 모여들었다.

 

---------------------------------------------------

 

이번건 이번 편에 쓰려고 했던 장면들을 가위질을 거듭한 끝에 비교적 쉽게 쓸수 있었습니다.

 

아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