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1. 22. 溫.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은
가끔 시선을 허공에 붙들어매고 놓아주지 않는다.
고정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그저 일상적인 것
하지만 눈을 거쳐 머리 속으로 들어오는 그것은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어떤 이질감
너는, 그렇지 않았는데, 어째서.
분명히 무언가 있어야 할 자리에
무형의 공기들만이 떠돌고
보이지 않아야 할 굳은 벽들이 보이고
거꾸로 박혀 외로운 날을 세우고 있구나.
하지만 곧 알게 되겠지, 이제 곧 다가올 겨울
얼어붙을 다리 잠시나마 덮어 온기가 날아가지 않도록
너를 지탱하는 그 땅을 덮기 위해서라는 것을
아, 그랬구나.
네 다리를 감싸덮은 그네들은
어딘지 모르게 햇빛을 닮아있었다.
타는 듯한 붉은 빛도 아니고
사그라드는 주황 빛도 아닌
물기 어려 반짝거리는, 노란 빛
그네들은 나에게 부탁했다
조금이라도 더 따뜻함을 붙잡아 둘 수 있도록
자신들을 바람이 데려가지 않게 전해달라고
그렇게 하겠다고, 전해주겠다고 하고 싶었지만
차마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었다.
미약한 나를 움츠러들게 하는
그 사랑 어린 노란 빛에 부끄러웠다.
마치 실제 추억을 회상하는 것 같습니다.